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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 ㅣ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21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정영선 옮김 / 별글 / 2020년 3월
평점 :
평화로운 에이번리 마을에 메튜와 마릴라 남매가 살고 있다는건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두 남매에겐 집안일을 도울 적당한 나이의 남자아이가 필요했고,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메튜는 아이를 데릴러 기차역에 갔고, 남자아이는 보이지 않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가진 빨강머리 여자아이가 서있었다. 커다란 눈망울에 온갖 기대를 품고 메튜를 바라보고 있어 메튜는 쉽게 아이를 만나자마자 파양할 수 없어 자신의 초록색 지붕집에 데려오게되고, 단호하고 합리적인 성격의 마릴라는 자신이 필요한 아이가 아니기때문에 빨간머리 여자아이 앤이라고 불리는 아이를 돌려보내려한다. 그러나 내가 여기서 놓친 점은 마릴라는 생각보다 감성적이었고, 상상력이 뛰어나고 마음이 예쁜 앤의 매력에 금세 푹 빠져버려 아이를 보내는것을 포기하게 된다는것이었다. 만화로만 겪었던 앤보다 소설속 앤은 좀 더 강력하고 매력적이었다. 만화속에서는 앤의 표정과 그림의 움직임, 스토리의 진행에 집중했다면 책은 좀 더 앤의 감성을 문장으로 만나니 독자인 내 방식대로 느낄 수 있었다.
엄청 낡고 손잡이를 잘못잡으면 가방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가방을 지니고, 전 재산이 가방에 다 들어갈정도로 가난하며, 깡마른 앤에게 완전 꽉 달라붙는 잠옷밖에 가진게 없었어도 앤은 주변 환경속에 쉽게 빠져들고, 자신을 주인공으로 만들줄 아는 상상력을 가진 아이였다. 초록색 지붕집을 떠나는 당일에도 초록 지붕 집 근처 시냇물은 명랑하게 웃고 있고 집근처엔 햇빛도 예쁘게 쏟아지며 꽃도 활짝 피었다는걸 평생 마음속에 간직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예쁜 아이를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다이애나와 처음 만난날 자신을 친구로 받아들여달라는 부탁하는 장면이라던지, 난생 처음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는 피크닉을 위해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은 했다고 털어놓는 모습, 수업중에 창밖 풍경에 빠져 자신의 관심을 끌려던 길버트에게 분노 대 폭발로 석판을 내려쳐 평생 절교하게되는 사건들, 다이애나와 멀어질뻔한 대 위기, 그리고 성장하며 좀 더 성숙해지는 앤의 모습은 내가 알던 애니속 빨간 머리 앤보다 좀 더 깊이 있고 매력적인 캐릭이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메튜의 죽음에 같이 슬퍼하고, 커가면서 절교했던 길버트랑도 다시 대화를 나눌 때 쯤까지 읽다보면 저절로 애니속 앤보다 소설 속 앤을 찾게 될거라고 장담하며 애니 빨간머리앤의 팬들에게 소설 빨간머리앤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