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나타난 사촌 주영서, 외삼촌의 딸이라고 했다. 이제껏 모르던 삼촌의 딸이 나타났는데 엄마나 아빠를 보니 썩 반가워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동그란 얼굴 중학생다운 단발머리 아이는 눈이 참 예뻤다. 함께 쓰게 된 내 방, 환영의 의미로 문을 활짝 열고 반겨줬지만 하나뿐인 가방을 내려 놓는것 조차 쉽지 않은 경계심 많은 사촌이었다. 조금이라도 다가서려고하면 날서있는 모습에 자신을 미워하는줄만 알았는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영서는 속이 참 깊은 아이였다. 엄마가 잠깐 어른들끼리 할말이 있다고해서 함께간 계족산성의 산책로에서 하나뿐인 외삼촌의 행방과 영서가 우리집에 와있게된 이유, 맑은 하늘보다 구름낀 하늘을 좋아하는 영서의 취향을 나눌 수 있었으나 그것도 잠시 이모란 사람이 나타나서 영서와는 헤어지게 된다. 이후에도 영서는 여러 사람들 곁을 잠깐씩 머물며 자신을 버린 엄마를 계속 기다리는데... 중학생 영서가 주인공인 이야기였다. 보살핌이 필요한 나이인데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훌쩍 떠나버리고, 안면조차 없는 친척집을 전전하게 된다. 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않아 결국 혼자 엄마와 함께 살던 파라다이스라는 모텔에서 지내게 된다. 영서는 자신이 짐이되지 않으려 쉽게 자취를 남기거나 맘을 내려 놓지 못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졌다. 아이답지 않은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오히려 처음본 편의점 알바생과 학교 선생님 그리고 엄마랑 같이 지내던 모텔 사장님에게 더 핏줄들에게보다 더 어린아이같은 순수한 모습이 보여지던게 서글펐다. 영서에게는 하나뿐인 책가방 그리고 교복 그리고 더 소중한 노트 한 권 어린소녀가 어떤 심정으로 노트에 끄적이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지 외롭다고 한마디 내뱉지 못하고 삼켜왔는지가 느껴지는 순간들이 많아 읽는 도중 여러번 울컥울컥했었다. 자신을 책임지지 못한 미안함에 남겨둔 이모의 반지하에서 전구없이 밤을 지새웠을 몇날의 밤들, 그리고 염치없는걸 싫어하는 성격에 파라다이스모텔에서 겨울을 지내게 해달라고 부탁했을 영서를 떠올리니 또 다시 맘이 아파왔다. 마지막 뉴스에 나온 사건이 부디 영서가 아님을 바라는 내모습을 보며 어른으로써 많은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였다. 너를 잃는 순간이 아니라 너를 읽는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우리 모두가 관심가져야할 이야기를 주제로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많은 어른 그리고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신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