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이고 섹슈얼한 이야기, 좀비, 세기말, 페미니즘적 이야기 등 다양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단편들이 모여있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골라보자면 스푼 같은 두 남녀와 고양이는 한 집에 살고 있었고, 원초적 본능만 남아있는 두 인간들 뒤로 세계는 식인 바이러스라는 인류적 재앙을 맞닥들이게 된다. 요새같은 집안에서는 안전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식량과 고양이의 자유를 고민하다가 두 남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결론과 다른 결론을 선택하고 고양이의 자유도 존중하는 이야기였다. 참 황당하기도하고 결론이 참 열린 결론이다 라는 생각을 하며 다음 장으로 넘어가게 박차를 가해준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 외에도 섹스와 코미디라는 이야기에서는 실제의 여성과 포르노속 여성의 차이를 주인공과 딜도의 이야기로 다뤄준 일명 골때리는 이야기였고 기억에 남는 에피였다.이야기들이 다 독특했다. 지하철에서 종교를 전파하려는 소음과 같은 아주머니의 이면을 생각해볼 수 있던 깃발이라는 제목의 이야기도 그랬고 콘돔이 가득가득 나오는 이따오세요 라는 에피도 그랬고, 옛날이라면 낯뜨겁다 할만한 주제들로 가슴속을 뻥뚫리게하는 이야기로 탄생시키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작가를 만나 즐거웠던 책이었다고 생각한다.다음주제는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되어지는 작가님을 오랜만에 만난것같아 즐겁게 읽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