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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독서와 음악에 대해서 쓴 책이라니 참 궁금했다. 둘다 좋아하는 분야라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책이란 느낌이 들어 선택한 책이었다.
언어로 이루어진 책은 음악에 비해 조용히 배열되어 있으며, 속으로 들어가면 거세게 일렁이는 물결과 같다고 했다. 그것이 독서의 화성이라고... 독자가 가진 자신만의 경험과 느낌으로 책을 읽어가는것 그것을 독서로 칭하고 있었다. 반면 음악은 선율로만 구성되어 있지만 단편소설의 한 편의 구조와 비슷하게 긴 주제를 표현 가능한 장르라고 했다. 작가님만의 간결하지만 모든걸 함축시킨 표현이라고 생각하며 개인의 감상평을 그리고 일기를 읽듯한 느낌으로 책 전체를 즐기며 읽었던것 같다.
여러 작가들을 비교하며 분석하는듯한 글이 많았다. 그중 기억에 남는건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카프카에 대한 이야기인데,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육체의 미궁, 만개한 양귀비꽃의 혼곤한 잠이라면, 카프카는 심리의 지옥, 혈관에 헤로인을 투약한듯 강렬한 흥분을 일으키는 작가라고 칭했다. 둘의 상반된 매력을 작품으로 비교하고 있었는데, 이런식의 책읽기는 처음이라 흥미로웠고 처음 표현처럼 느낌이 강렬하게 남았다. 특히 가와바타야스나리의 작품은 아직 만나보지 못한터라 그의 섬세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책들에 대한 관심이 읽을 수록 커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카프카의 작품들의 대한 세세한 평가로 내가 읽은 책들에 대한 다른 견해를 옅볼 수 있던것도 재미중 하나였다.
이외에도 세헤라제데의 이야기의 전환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작품의 전개 방식에 대한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었고, 플롯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던 파트라 기억에 남는다.
책의 앞장은 독서에 관한 이야기라면 중간 후반부에서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문화대혁명 후반기 억압의 시기속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중 음악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직후 바로 빠진건 아니지만 어느날 국어와 수학과 달리 악보로 파악이 힘들다는 어려운 장점을 가진 악보에 빠져들게되고, 텍스트 악보를 만들게 된다. 그러다 또 일련의 사건으로 음악과 멀어졌다가 음향기기에 빠지게되고 음향기기를 채워줄 교향곡들에 빠져들며 그의 음악인생이 시작되게 되었다고 했다. 대가들의 사생활과 음악적 뒷이야기로 그들의 음악을 좀 더 이해하게 도와주는 사담같은 글이 많았다. 물론 교향곡과 친하지 않은 나에겐 재미난 이야기들이어서 부담없이 읽어내려갔던것 같다.
마지막 인터뷰도 참 인상 깊었다. 작곡가의 이름 뒤에 붙은 사족에 대한 견해들에 대한 비판이었는데, 참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의작품도 그의 가치관을 담아 커다란가보다라는 생각을 갖게 했던 인터뷰였다.
우선 음악은 사람의 감정을 표현해주기 때문에 남녀노소 쉽게 찾게 되어 모두에게 접근성이 쉬운 장르이다. 물론 책이서 말하는건 교향곡들이지만 교향곡이 아니라도 음악은 그런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독서는 그보단 접근성이 떨어지고 소수의 덕후들이 존재하며 점점 소외되고 위축되는 (시장 혹은) 장르가 되어 가고 있는데, 듣고 보면 둘다 비슷한 매력라고 열심히 설명하는 책이었다.
글마다 날짜가 담겨 있었다. 그래서 일기를 당당히 훔쳐보는 느낌도 들었는데, 완독 후 느낀건 일기같은 개인적 사담을 열심히 풀어놓은 책이라 더 공감가고 재미있었던게 아닌가 싶었다.
작가의 제목에 끌려 책을 집어들었다면, 제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담겨 있는 책이라고 생각이 들어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