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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여자들
설재인 지음 / 카멜북스 / 2019년 7월
평점 :
13개의 단편소설이 모여있는 소설이었다.
글 하나하나 주옥같았고, 작가님의 특유의 개그코드와 문체가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서 웃으며, 마음으로 울며 읽었던것 같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소설 몇가지를 떠올려보자면,
엔드 오브 더 로드웨이가 기억에 남는다.
일주일에 두 번 외박하는 아버지와 엄마와는 손도 잡지 않고 자신에게만 뽀뽀하는 아버지, 그리고 엄마에겐 혜순이 아줌마가 있었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화학작용으로 태어난 본인과 4명의 기묘한 관계에 어느순간 혜순이 아줌마는 아무말 없이 엄마를 떠났고, 차츰 시들어가는 모습으로 지내던 엄마는 하늘로 떠나버렸다. 그러다 주인공은 혜순이 아줌마를 만나러 피피섬으로 향하게 된다. 만나면 하고 싶은말이 많았으나 많은 말을 삼키고 왜 떠났는지 그리고 왜 떠나갔는지가 담겨 있는 소설이었다. 두 여자의 사랑이 가슴아팠고, 주인공의 심경도 이해되서 기억에 오래 남을 이야기가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든 여자들이란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주인공은 임차장을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남초사회인 회사에서 차장자리에서 똑부러지는 역할을 담당하는 임차장은 완전 초짜인 주인공에게는 하늘 같은 선배님이시다. 하지만 이게 이유는 아니었다. 어느 회식자리 비싼 스시집에서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 차장님의 손끝에는 검은 머리카락 몇올과 살가죽같은걸 달고 돌아온것을 보게된다. 그리고 화장실을 다녀오면 으레 줄어있어야할 파우치가 불뚝했다. 이게 호기심의 발단이었고, 그때부터 관찰일기가 시작된다. 으스스한 스토리지만 나도 주인공처럼 임차장이 무섭지 않았다. 심판자가 된듯한 그녀, 그리고 그녀의 동료가 될 주인공의 이야기 여자들이라면 통쾌할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추천해주고 싶다.
이외에도 여자들의 이야기가 많이많이 담겨 있었다. 82년생 김지영처럼 속시원한 이야기 그리고 현실이 반영되어 있어 속답답한 이야기도 담겨 있었다. 독특한 소재, 개그적 코드도 나 맞는 작가님을 만나게되어 즐거운 시간이었고, 다음 작품도 벌써 기대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