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처럼 이용하던 엘레베이터가 갑자기 멈춰 버렸다. 하필 그것도 연인에게 헤어짐을 통보받은 그 상황에서...구조대원이 구해준다고 이야기를 듣고 침착하게 기다리는데 갑자기 덜그덕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 사이로 새하얀 빛의 덩어리가 넘실거렸다. 문득 그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머리에 스쳐지나가고, 끔찍한 쇳소리와 함께 엘레베이터 문이 활짝 열리게 된다. 순간이지만 눈부신 빛줄기가 주인공 한준의 얼굴에 쏟아졌다. 방심한 그의 얼굴로 빛이 칼날처럼 한준의 얼굴을 강타했다는 표현이 적절했다. 빛이 몸에 닿자마자 두동강 내듯한 충격과 통증 그리고 전신을 태울듯한 작열감이 몸에 휩쌓이며 입밖으로 소리한마디 내 보지 못하고 구조되기도전에 쓰러지게 되고, 햇빛을 바라보며 살던 평범한 남자가 햇빛을 등지고 과거와 현재의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가 시작되게 된다.한준은 파일럿이었다. 태양에 가까이 일하는 직업! 한번도 햇빛에 쓰러져본적 없는 남자였으나, 갑자기 엘레베이터가 멈추고 구조대원을 기다리다가 내리쬔 햇볕 한줄기에 자신도 모르게 쓰러져 버렸다고 했다. 그 후 지금 입원한 병원에 어떻게 입원처리가 된건지 몰랐다. 다만 햇빛 공포증이라는 희귀 질환으로 일반병원이 아닌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것, 꼭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만 전달 받았다. 최면 치료를 통해, 까마득한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하게되고, 잊고지냈던 고통스러운 어릴적 기억이 하나씩 불이 켜지듯 머릿속에 켜질 때마다 주치의라는 김주승의 행동이 묘해져 간다. 꺼림직한 자신의 병명과 앞으로 파일럿으로 근무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 헤어짐을 통보받은 연인에 대한 그리움 등으로 복잡한 주인공의 심리상태와, 그보다 더 복잡한 김주승이라는 주치의와의 심리싸움이 볼만했던 소설이었다.전개가 빨랐다. 술술 읽히는 가독성 있는 추리소설이라는 점에서 여름밤 읽기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하며 강력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