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 집사와 C님의 일상

기침을 해도 나 혼자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
무레 요코 지음, 장인주 옮김 / 경향BP / 2019년 6월

비오는날 주인공이 사는 아파트 담장위에 있던 새끼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옆건물과의 틈 사이 에어컨 실외기 아래 틈새에 울고 있던 새끼 고양이, 흰색과 검은색의 얼룩 고양이로 가름마를 정중앙으로 탄 무늬가 있는 패기 있는 냥이는 수컷인줄 알았는데 암컷이었다. 눈이 무척 큰 이 고양이는 앞으로 C라고 불리게 된다.
옆집에 사는 친구의 고양이 10살 고양이 B를 보고도 절때 쫄지 않는 대범한 C, 앞으로 이 아이는 작가의 여왕님이 되어 집사의 헌신적 돌봄을 받는 주인공이 된다.

여왕님 답게 C는 입이 굉장히 짧았다. 통조림도 많이 먹지 않고 새로운 통조림 아니면 거부도 수시로 했다. 덕분에 집사는 끊임없이 여왕님의 입맛에 맞는 통조림을 찾아헤매고, 어쩌다 맛본 자신의 장어를 먹고 힘내는 여왕님을 보고 열흘에 한번은 진상을 올리게 된다. 이외에도 잠이 많은 그녀를 수시로 깨우는 여왕님 덕에 그녀와 같이 산 현재까지 제대로된 숙면을 취해본적이 없고, 여행이나 행사 등으로 집을 오래 비워본적도 없다.
집사가 춤을 추거나 재채기하는 소리를 유독 싫어하는 C덕분에 눈치를 보는 그녀의 일상이 가득 담겨 있는 이야기였다.

우선 부러웠다. 한없이 시크하고 패기넘치는 19세 C와 살아가고 있는 시간이 소중하게 보여졌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용변보면 칭찬도 해줘야하고, 기침도 함부로 못하는 까칠한 고양이님이지만 털을 빗어주거나 림프 마사지를 해주면 골골골 노래를 불러주는 나른함을 허락하는 유일한 주인이라는게 부러웠던것 같다.

고양이 나이의 19세란 사람나이로 90살 노인이라고 볼 수 도 있는데 그 나이까지 장수하게 만들어준것이 주인공이 아닌가 싶고, 그 시간까지 주인의 곁을 지켜준것도 C의 의리가 아닌까 싶었다.
잔잔한 둘의 일상이 소소했지만 예뻐서 마음에 가득 찼던 이야기였다.
마지막 반려묘를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많은 집사들이 공감할만한 이야기가 많을것 같다 생각하며 집사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