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통장 사용설명서 - 통장 7개로 시작하는 세상에서 제일 쉬운 재테크
이천 지음 / 엘도라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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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재테크의 열기가 뜨겁다. 금리는 바닥을 달리고 있고, 경기는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실제 우리들이 느끼기에는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재테크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미련하게도 난 재테크에 큰 관심이 없었다. 관심이 없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모르기 때문이다. 재테크의 방법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재테크를 통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재테크를 모르고 이에 관심이 적기는 하지만, 불어나지 않는 통장 잔고를 보면 이걸 좀 불려야 할텐데 하는 생각은 꾸준히 갖고 있었다. 지금처럼 살다가는 나중에 아이들이 더 크거나 우리가 나이 먹게 되면 큰 어려움을 겪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많다.

들어오는 수입은 한정되어 있고, 나가야 할 돈은 나날이 늘어만 가는 현실에서 재테크를 위해 돈을 모은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해 왔다. 미래를 생각하면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 어떻게든 돈을 모아야겠는데, 그 방법을 모르니 답답했다. 그러던 차에 눈이 번쩍 뜨이는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내 통장 사용설명서", 부제목으로 "통장 7개로 시작하는 세상에서 제일 쉬운 재테크"라는 말이 붙어있는 책이다. 그래, 이 책이면 재테크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나에게 뭔가 알려줄 거야!

재테크,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법한 이 단어의 정의는 과연 무엇일까? 위키백과에서는 재테크를 "기업 또는 개인이 금융수익을 얻기 위해 벌이는 재무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돈 벌어서 모아놓고 이걸 불리기 위해 재테크를 하는데, 도대체 이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몇 푼 되지도 않는 돈 모아서 재테크를 한들 그게 얼마나 크겠어?" 난 이제까지 이렇게 생각해왔다. 돈이 돈을 번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적은 돈을 모아 재테크를 한다는 게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내 통장 사용설명서"를 읽고서 이런 생각이 크게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재테크도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이 반"이었던 것이다. 그걸 이제서야 깨닫다니, 난 지금까지 뭘 한걸까. 비록 적은 돈이지만 이전부터 잘 모아서 재테크를 했더라면 과연 얼마나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을까.

돈이 없다는 이유로 자산 관리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돈이 없을수록 더더욱 계획적인 자산 관리가 필요하다. 한정된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가에 따라 시간이 흐를수록 엄청난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내통장 사용설명서, 이천 지음, 웅진윙스, 2009년 9월, 38쪽.

모든 일이 그렇듯 재테크 역시 처음부터 무리해서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계획을 세우고 원칙에 맞게 하나씩 하나씩 실천해 가면 웃을 날이 오지 않겠는가.

재테크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지혜롭게 아끼고, 악착같이 모아서, 효율적으로 굴리는 것입니다. … 또 하나의 원칙은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원칙에 따라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유행을 타기보다는 기본적인 원칙에 의거해서 반드시 꼭 필요한 상품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탐욕에 흔들리지 않고 내 재산을 또박또박 불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내통장 사용설명서, 이천 지음, 웅진윙스, 2009년 9월, 8쪽.

사람들이 워낙 재테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이에 대한 정보들도 사방에 널려있다. 재테크에 관련된 사이트나 카페, 동호회 등은 부지기수이고 재테크에 대한 책, 인터넷 게시물, 언론 기사들, 정말 많다. 이렇게 넘쳐나는 정보들 중에 우리는 어떤 것을 받아들이고 따라가야 할까. 이게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모든 것은 자신의 책임이다. 어떤 것을 따라가든 그걸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면 손해를 볼 수도 있고, 이에 대한 것은 제대로 확인하고 따져보지 않은 자신이 책임인 것이다.

올바른 재테크를 위해서는 시중에 넘쳐나는 재테크 정보를 올바르게 판단하고 자신에게 맞게 적용하는 능력이 필수다. 완전히 알지 못해도 알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같은 돈을 투자해도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적으로 손실을 보게 된다. 이해하지 못하는 투자 대상에는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조금 더 벌려다가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재테크는 유행에 휘둘려서 하면 안 된다. 신문과 방송에서 매일 좋다고 이야기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미 과열이 된 뒤라 그런 것에 투자를 하면 막차를 타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내통장 사용설명서, 이천 지음, 웅진윙스, 2009년 9월, 34쪽.

이 책에서는 보통 서민들이 재테크하기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금융 상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워낙 많은 금융 상품이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자신의 주머니 사정과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필요한데, 사실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어떤 금융 상품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남이 하는데로 따라가거나 어설프게 주워들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결정하게 되는데 그렇게 하다간 이익은 커녕 손해 보기 쉽상이다.

책의 부제목에도 있듯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금융 상품은 크게 일곱 가지이다. 이것들을 간략하게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 수시 입출금 통장 - 수수료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보고, 돈이 있으면 쓰게 되므로 통장에 돈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가계부를 잘 쓰는 것은 재테크의 기본이다. 쉽지 않겠지만, 돈의 흐름을 파악해야 재테크 계획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
  • 예금ㆍ적금 통장 - 원금 손실 없이 목돈이나 재테크에 필요한 종잣돈을 모을 수 있다. 예금 상품은 수익률을 떠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꼭 필요한 상품이다.1-2년 정도 짧은 기간 동안 저축을 하여 그 용도가 정해진 것이라면 예금이나 적금을 이용해야 한다.
  • 청약 통장 - 요즘처럼 저금리일 때는 청약 통장에 최소한의 돈만 묶어두는 것이 좋다. 즉, 청약 1순위가 될 정도의 조건만 맞춰두는 것이 좋다.
  • 펀드 - 저금리 시대에는 안전 자산에만 투자해서는 물가상승률에 따른 자산의 가치 하락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펀드 투자를 해야 한다. 단, 펀드는 중ㆍ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3-5년 정도 묶어둔다는 생각으로 투자해야 한다. 펀드는 주식과는 달리 단기에 매매할 때 이익금의 일정 부분을 환매 패널티로 물어야 하기에 단기 투자에는 적당하지 않다. 적립식 펀드의 경우 기준가가 낮아질 때 매수를 중단하지 않아야 수익률이 커진다. 장기 투자를 계획하고 기준가가 낮아질 때에도 꾸준히 매수하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 CMA 통장 - 수시 입출금 통장에 비해 금리가 높기 때문에 단기 자금을 맡겨두기에 좋다. 비상금이나 단기간에 사용처가 정해지지 않은 돈의 임시 보관소로 적당하다.
  • 보험 - 보장보험은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다. 보장보험의 경우 종신보험보다는 정기보험이 보험료가 절대적으로 저렴하다. 단, 정기보험은 해약이나 만기 후에 환급금은 없다. 하지만, 그 차액으로 저축과 투자를 한다면 이익은 훨씬 크다. 실손 의료비 보험을 가입할 때는 보상되는 내용을 잘 확인하여 가입해야 한다.
  • 연금 - 나이 들어 여유로운 생활을 하기 위해서 연금은 필수이다. 공적 연금의 경우 내는 돈보다 받게 될 돈이 더 적어질 것이 거의 분명하기 때문에 개인 연금을 하나 정도는 들어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공적 연금을 무조건 불신할 필요는 없다. 공적 연금과 개인 연금을 적절히 조절하면 노후에 부족하지 않을 만큼의 연금 해택은 볼 수 있다.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이 책을 읽은 사람이거나 이런 상품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라면 이렇게 간단히 적어도 그 뒤에 있는 위험성이나 효율성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여기 적어둔 것만을 보면 위험하다. 단순히 이렇게 나열해놓은 정보는 위에서 이야기했던 어설픈 정보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이러한 통장에 관심이 있고 이런 금융 상품을 통해 재테크를 할 생각이라면 이 책이든 아니면 다른 정보원을 통해 꼼꼼히 살펴본 후에 결정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예를 통해 우리가 어떤 금융 상품에 얼마나 투자하는 것이 좋은 것인가를 이야기 해주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 각 금융 상품 별로 수익률이 다르고 위험성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상품에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손해 보지 않고 효과적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는 지 말해 주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책 전반에 걸쳐 나오는 고대리의 컨설팅 이야기는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책 뒷 부분에도 몇 가지 상황에 대해 어떻게 재테크 계획을 세워야 할 지 이야기해주고 있다. 딱 나한테 해당되는 이야기도 있더라. 왠지 반가운 마음도 들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대략적인 계획도 이 예를 통해 보이는 것 같다.

돈을 모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적게 쓰는 것이다. 적게 쓰고 제대로 모으는 것!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재테크의 방법이다. 그리고, 많이 모으기 위해서는 역시 많이 벌어야 한다. 자신의 수입을 높이는 것이 어떻게 보면 재테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까.

돈을 많이 번다고 꼭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돈을 적게 번다고 부자가 못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 차이는 얼마나 소비 생활을 잘하며 소비 이외의 돈을 저축과 투자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 여기서 부자가 되는 비법 아닌 비법을 한 가지 공개한다면, 부단한 자기 계발을 통해 자신의 몸값을 높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좀 더 빨리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내통장 사용설명서, 이천 지음, 웅진윙스, 2009년 9월, 320쪽.

많이 늦었지만, 더 늦지는 말아야지! 앞으로 30년, 4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 어떻게 하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겠다. 재테크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깨달음을 준 "내 통장 사용설명서"가 고맙게 느껴진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 부록으로 붙어 있는 재무 컨설팅 무료 쿠폰을 사용해서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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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 통장 사용설명서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1 
    재테크의 열기가 뜨겁다. 금리는 바닥을 달리고 있고, 경기는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실제 우리들이 느끼기에는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재테크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미련하게도 난 재테크에 큰 관심이 없었다. 관심이 없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모르기 때문이다. 재테크의 방법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재테크를 통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재테크를 모르고 이에 관심이 적기..
 
 
 
보랏빛 소가 온다 - 광고는 죽었다
세스 고딘 지음, 이주형 외 옮김 / 재인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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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고 널린 것이 마케팅이나 광고, PR에 대한 책들이다. 조금 과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서점에 가보면 마케팅이나 광고, PR에 대한 책들은 참 많이 보인다. 이 많은 책들 중에 그래도 돋보이는 책은 있기 마련이고,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도 이렇게 돋보이는 책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케팅이나 광고, PR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적기 때문에 이왕이면 좋은 책을 골라 읽고 싶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서평 등을 참고해서 읽을 책을 고르는데, "보랏빛 소가 온다"는 2004년에 나온 책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다. 나야 뒤늦게 이 책을 보았지만,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책이 아닐까 싶다.

처음 이 책을 고르면서 "왠 보랏빛 소?" 라고 생각했다. 책 표지 또한 보라색이다. 거기에 은박으로 소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보랏빛 소(Purple Cow)는 무엇일까? 마케팅에 대해 많이 알거나 눈치 빠른 분들은 눈치 챘겠지만, 난 본문을 읽기 전까지 보랏빛 소가 뜻하는 바를 알지 못했다.

마케팅 분야에서 자주 이야기되는 용어 중에 5P라는 녀석이 있다고 한다. 이건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데, 보통 제품(Product), 가격(Price), 촉진(Promotion), 포지셔닝(Positioning), 선전(Publicity), 포장(Packaging), 회람(Pass-along), 허락(Permission) 등이라고 한다. 즉, 마케팅 분야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요소들을 열거해보면 앞 글자가 P로 시작되는 용어들이 많다.

세스 고딘은 이제는 이러한 P 요소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새롭게 주장하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보랏빛 소(Purple Cow)"이다. 소 떼 수백 마리의 무리에 보랏빛 소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 보랏빛 소는 금방 눈에 띨 것이고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줄 것이다. 이 보랏빛 소의 핵심은 "리마커블(remarkable)"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리마커블한 것은 무엇일까?

리마커블(remarkable) - 얘기할 만한 가치가 있다(worth talking about)는 뜻.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고, 예외적이고, 새롭고, 흥미진진하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보라빛 소다. 따분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invisible). 그건 누런 소와 같다.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17쪽.

"리마커블(remarkable)"이 P로 시작했다면 "보랏빛 소(Purple Cow)"라는 말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즉, "보라빛 소(Purple Cow)"는 새로운 P 요소를 만들기 위해 생겨났다.

요즘처럼 광고 매체가 다양해지고 정보가 쏟아지는 세계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광고하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세스 고딘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과거의 법칙은 이랬다.

안전하고 평범한 제품을 만들고 이를 위해 위대한 마케팅과 결합하라.

새로운 법칙은 이렇다.

리마커블한 제품을 창조하고 그런 제품을 열망하는 소수를 공략하라.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38쪽.

그렇다. 이제는 평범한 제품은 아무리 많은 광고비를 들여 광고하더라도 사용자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물론 아직도 이런 광고 효과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하면 광고 효과는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제는 사용자들의 눈에 띄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나 디자인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그런 제품을 만들어 광고비를 들이느니 그 돈을 개발비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스 고딘은 대다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보다는 소수를 노린, 즉 틈새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즘 대세는 틈새 시장이다. 다수를 위한 제품보다는 소수를 위한 제품이 더 잘 팔리고 더 성공하고 있다.

모든 이를 위한 제품을 만들지 말라. 왜냐하면 그런 제품은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니까. 모든 이를 위한 제품은 이미 다 선점됐다. … 주류(主流) 시장으로 파고 들어가려면 거대 시장이 아니라 틈새를 노려야 한다. 주류 시장의 덩어리를 작은 조각으로 잘라 내고, 이 작은 조각 시장에 정확하게 초점을 맞춰서 당신이 파는 것에 실질적으고 열광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바이러스를 생산해야만 한다.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59쪽.

고객을 차별하라. 가장 많은 수익을 안겨주는 집단을 찾아라. 스니저 성향이 가장 강한 집단을 찾아라. 이 두 집단을 육성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광고하고, 보상하는 방법을 생각해 내라. 나머지는 무시하라. 당신의 광고를 (그리고 당신의 제품도!) 일반 대중의 입맛에 맞출 필요가 없다. 당신의 광고는 (그리고 당신의 제품도) 당신이 고객을 고를 수 있다면 선택했을, 그런 고객의 요구에만 부합하면 된다.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70쪽.

세스 고딘은 이러한 생각들이 제품에만 한정되지 않고 우리가 일자리를 찾을 때에도 적용된다고 말하고 있다.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은 많기 때문에 이들 중에서 튀지 않으면 사람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다. 어떤 영어 시험 광고에서도 이런 내용이 있던데, 이건 정말 맞는 말이다. 튀어야 한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거부감을 줄 정도로 튀면 아니한만 못하겠지만 :-)

예외적인 사람이 돼라. 리마커블한 경력을 가진 리마커블한 사람은 훨씬 적은 노력으로 일자리를 바꾼다. 리마커블한 사람은 많은 경우 이력서조차 없다. 대신에 이들은 빈자리가 생겼을 때 재빨리 자기들을 추천해 줄 스니저들에게 의존한다. …

비결은 구직 기법에 있는 게 아니다. 비결은 이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지 않는 동안 무엇을 하는지와 관련돼 있다. 이 퍼블 카우들은 충격적인 일을 해낸다. 이들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프로젝트에 시간을 쏟는다. 이런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때로는 커다란 실패를 경험한다. 하지만 이런 실패가 이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인도하는 일은 거의 없다. …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161쪽.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구태의연한 예전의 전략으로 마케팅이나 광고, 구직 등을 성공으로 이끌기에는 세상이 너무 달라졌다.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졌으며 추구하는 것도 달라졌다. 따라서 이런 전략들도 세상의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할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 밖에 없고, 돈만 낭비하고 효과는 전혀 없는 마케팅 전략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옮긴 이주형님께서 이 책에서 세스 고딘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아주 잘 정리하셨다.

열성적 전파자 역할을 할 만한 잠재 소비자 집단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화젯거리가 되고 추천거리가 될 만한, 한마디로 리마커블한 제품을 공급하라. 그리고 이들이 효과적으로 주변 친구나 동료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와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제공하라.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206쪽.

이제 의미 없는 광고에 돈을 쓰기보다는 차라리 퍼플 카우를 만드는데 돈을 쓰자. 누구나 다 하는 공부를 하면서 구직을 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뭔가 새로운 것들을 익혀서 나와 다른 사람을 차별 짓고 리마커블해지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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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랏빛 소가 온다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1 
    널리고 널린 것이 마케팅이나 광고, PR에 대한 책들이다. 조금 과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서점에 가보면 마케팅이나 광고, PR에 대한 책들은 참 많이 보인다. 이 많은 책들 중에 그래도 돋보이는 책은 있기 마련이고,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도 이렇게 돋보이는 책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케팅이나 광고, PR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적기 때문에 이왕이면 좋은 책을 골라 읽고 싶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서평 등을 참고해서 읽을 책을 고..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1 리처드 파인만 시리즈 4
리처드 파인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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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 천재들은 세상 사람들에게 특별한 이야기들을 남겨놓았는데, 리처드 파인만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리처드 파인만은 기발한 사고와 행동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물리학자이다. 이 책은 이러한 기발한 생각과 행동들을 리처드 파인만이 직접 쓴 책이다.

이 책은 총 2권으로 이뤄져있으며 첫 번째 책은 어린 시절에서부터 MIT, 프린스턴 대학원 시절, 세계2차대전 시절까지의 이야기를, 두 번째 책은 코넬대학과 캘리포니아공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천재들에게는 쉽게 접근하기 힘든 뭔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사람과는 다른 뭔가가 있기에 그들이 천재라고 불리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다.그런데, 이 책에 나온 파인만의 이야기를 보면 꼭 그렇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그들도 분명 사람이고, 고민을 갖고 있으며, 인생을 즐기고 싶어하고, 때로는 아파한다.

아무래도 물리학자가 자신이 걸어온 길을 쓴 책이라 책 내용 중에 물리학에 대한 내용들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이 내용들을 모른다고 해서 책 읽는데 불편하거나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내 경우에는 이런 물리학에 대한 내용들이 참 재미있었다. 어떤 물리학 법칙을 하나 발견해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며, 하늘에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어떤 현상이나 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번뜩이는 재치, 혹은 주위의 조언 덕분에 부딪힌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들은 흥미진진하다.

이 책의 두 번째 권에 나오는 브라질의 교육 문제에 대한 것은 우리나라와 완벽하게 같다! 아마 지금의 우리나라에 파인만이 온다면 브라질보다 더 놀라운 학생들과 교육 환경에 대해 놀랄 것이다. 학생들은 뭔가를 많이 알고 있지만,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 모르며, 그것을 어떻게 써야 하는 것인지 모른다는 것!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알지만 모른다는 것, 참 슬픈 일이다.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 이들의 일상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그리 무겁지 않게 비교적 가벼운 이야기들로 가득 채운 책. 천재들은 어떤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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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2 
    세상에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 천재들은 세상 사람들에게 특별한 이야기들을 남겨놓았는데, 리처드 파인만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리처드 파인만은 기발한 사고와 행동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물리학자이다. 이 책은 이러한 기발한 생각과 행동들을 리처드 파인만이 직접 쓴 책이다. 이 책은 총 2권으로 이뤄져있으며 첫 번째 책은 어린 시절에서부터 MIT, 프린스턴 대학원 시절, 세계2차대전 시절까지의 이야기를, 두 번째 책은 코넬대학과 캘리포니아..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위대한 생각들 - 유가에서 실학, 사회주의까지 지식의 거장들은 세계를 어떻게 설계했을까?
황광우 지음 / 비아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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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보다 잘 살기 위한 사회체계와 정치사상은 반드시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정치사상들은 그때 그때 사회환경에 따라 바뀌어 왔고 발전되어 왔으며 그 중심에는 몇몇 선지자들이 서 있었다.

이 책, "위대한 생각들"은 지금까지 서양과 동양에서 나타난 여러 정치사상에 대한 이야기와 그 중심에 서 있었던 여러 선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단순히 이런 정치사상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회적 배경으로 인해 어떤 정치사상이 나타나게 되었고, 이런 정치사상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이것을 우리는 어떤 시각에서 볼 것인지를 말해준다.

정치사상이라는 것은 보는 이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사물을 두고도 똑같이 보는 사람이 없듯이 같은 정치사상도 어떤 상황에서 누가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여러 비교 대상, 즉 여러 정치사상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지 않으면 이를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은 어렵다. 어떤 사상을 갖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들의 겉모습은 알 수 있겠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현실적인 문제점은 알아 보기 쉽지 않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이런 시각에서 여러 정치사상을 해석하고 그들의 주장과 문제점 등을 알기 쉽게 들려주고 있다. 더군다나 이런 이야기들을 우리의 입장에서, 우리가 현재 처해있는 환경에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은 아는 만큼 세계를 이해한다. 정치사상을 통해서만 세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사상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어야 한다.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은 이 사상의 전투장에 대해 기초 소양을 쌓아야 한다. 싫건 좋건 남과 북은 하나가 되어야 하고, 좋건 싫건 두 나라의 청년은 대화를 나누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이해할 줄 아는 교양을 갖추고 통일 한국이 어떤 정치체계와 경제체계로 갈지 대안을 찾는 과정에도 이데올로기에 대한 기초 지식은 필수적이다.

위대한 생각들, 황광우 지음, 비아북, 2009년 8월, 300쪽.

이 책에서는 중세시대 이후 서양에서 나타난 자유주의,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자유민주주의, 민족주의, 그리고 파시즘과 중국에서 발전한 유가사상, 도가사상, 그리고 법가사상, 우리나라에서 조선 후기에 발생한 실학사상과 동학사상에 대해 말하고 있다.

혹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차이점을 아는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어떤 정치 사상이 가장 이상적인가? 유가와 도가, 법가에서 주장하던 정치가 무엇이며, 이들은 어떤 이상향을 추구했는지 이야기할 수 있는가? 그리고, 왜 이런 정치사상들이 나타났으며 발전했는가?

새로운 사상이 등장하려면 무엇보다 사회•경제적인 토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어떤 사상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그런 사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회집단이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위대한 생각들, 황광우 지음, 비아북, 2009년 8월, 19쪽.

위에서도 말했지만, 황광우님은 단순히 정치사상에 대한 사실들만을 나열하지 않고, 이를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이렇게 주장한다.

북 한에 대한 반공주의적 적대 의식이나 주사파 등의 맹목적인 북한 찬양은 건전한 상식을 갖춘 젊은이들이 지향할 바가 아니다. 소련을 비롯한 현실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어떤 오류를 저질렀고, 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그 역사의 전개를 정확히 알아두어야 한다. 동시에 자본주의의 모순은 무엇이고 그 극복의 해법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위대한 생각들, 황광우 지음, 비아북, 2009년 8월, 61쪽.

그리고,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이야기해준다.

" 민주주의의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언뜻 들으면 좀 섬뜩하지만 민주주의의 역사를 차분히 돌아보면 참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지금 당연한 듯 누리고 있는 참정권, 언론과 사상의 자유, 여덟 시간 노동제 등 어느 것 하나 피 흘리는 투쟁 없이 얻어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민주주의의 최전선'이라는 생각으로 국민 각자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각성하고 싸우지 않는다면 언제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성큼 후퇴하고 말 것이다.

위대한 생각들, 황광우 지음, 비아북, 2009년 8월, 85쪽.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도가사상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도가란 단순히 민간신앙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생각은 크게 잘못된 것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이에 대한 공부는 다시 해보고 싶다.

아래는 이 책에 실린 장자가 한 말이다.

너 와 내가 논쟁을 해서 네가 이겼다면 과연 너는 옳고 나는 그런 것인가? 내가 너를 이겼다면 과연 너는 틀린 것인가? 우리가 결론을 내릴 수 없어 제삼자를 부른다면 누구에게 바르게 판정해달라고 할 수 있을까? 너와 의견이 같은 사람은 이미 너와 의견이 같으므로 바르게 판정할 수 없다. 나의 의견이 같은 사람은 이미 나와 의견이 같으므로 바르게 판정할 수 없다. 우리와 의견이 다른 사람이라면 이미 우리와 다른데 어떻게 바르게 판정할 수 있겠는가? 우리와 의견이 같은 사람이라면 이미 우리와 같은데 어떻게 판정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너와 나와 제삼자가 모두 알 수 없는데 또 다른 사람을 부른다고 해결되겠는가?

위대한 생각들, 황광우 지음, 비아북, 2009년 8월, 176쪽.

사람은 생각을 할 수 있기에 발전한다. 어떤 생각이 현재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면 정치사상으로 발전하고 그 사회를 바꾸어 나가게 된다. 사람이 영원히 살 수 없듯이 그리고 지금의 모습을 계속 유지할 수 없듯이, 정치사상도 나타났다 사라지고, 이런 모습 저런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현재 상황에 걸맞는 정치사상이 확립되고 유지된다. 만약 이 정치사상이 사회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결국 사라지게 될 것이고, 그 자리는 새로운 정치사상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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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대한 생각들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2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보다 잘 살기 위한 사회체계와 정치사상은 반드시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정치사상들은 그때 그때 사회환경에 따라 바뀌어 왔고 발전되어 왔으며 그 중심에는 몇몇 선지자들이 서 있었다. 이 책, "위대한 생각들"은 지금까지 서양과 동양에서 나타난 여러 정치사상에 대한 이야기와 그 중심에 서 있었던 여러 선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단순히 이런 정치사상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회적 배경..
 
 
 
뮤지컬을 꿈꾸다 나의 문화 교과서 2
정재왈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공연을 보러 가서 무대에서 열정을 불 태우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흥분하게 된다. 오페라나 콘서트, 연극, 연주회, 뮤지컬 등의 공연들은 묘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다. 눈 앞에서 보는 이런 공연들은 TV나 다른 매체를 통해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짜릿하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공연을 보러 갈 때는 나름대로 약간의 공부를 하고 가는 편이다. 보러 가는 공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가는 것보다는 이 공연에 대해 뭔가를 알고 가서 보는 것이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더 즐겁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이 영화와는 다른 점이 아닐까 싶다.

이 책, "뮤지컬을 꿈꾸다"는 많은 공연 문화 중에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뮤지컬의 역사에서부터 뮤지컬의 구성, 제작 과정, 그리고 화제작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들이 나와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뮤지컬 화제작들 중에도 보지 못한 것들이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약간의 공부를 할 수 있었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보러 가고 싶다.

"뮤지컬"에 대해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원 래 '음악적'이라는 의미의 수식어에서 나온 뮤지컬은 연극과 무용, 음악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쉽고 다채롭고 화려한 게 일반적이다. 또한 같은 음악극으로 엄격한 형식미를 자랑하는 오페라와 비교해 훨씬 자유롭다. 흔히 뮤지컬은 19세기 유럽에서 시작된 것으로 간주하지만, 갑작스런 발명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뿌리는 매우 깊다고 할 수 있다.

뮤지컬을 꿈꾸다, 정재왈 지음, 아이세움, 2009년 8월, 13쪽.

뮤지컬의 역사를 살펴보려면 고대의 제천의식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여기에서부터 중세의 연극, 오페라, 그리고 가면극과 오페레타를 거쳐 현대의 뮤지컬이 완성된다. 현대 뮤지컬은 영국에서 탄생하였다. 영국 뮤지컬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불리는 윌리엄 길버트, 아서 설리번에 의해 현대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는 공연이 시작되었고, 미국 뮤지컬의 제작자인 플로렌스 지그펠드와 작곡가 조지 거슈윈 등의 거치면서 하나의 확고한 대중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세계 뮤지컬의 양대 산맥은 미국과 영국이다.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는 두 나라 뮤지컬 산업의 상징이요 메카다. 백 년에 걸친 뮤지컬 역사는 자웅을 겨루는 이 두 나라의 경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여러 나라들이 뮤지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두 나라의 독주 시대도 저물어 갈 조짐이다.

뮤지컬을 꿈꾸다, 정재왈 지음, 아이세움, 2009년 8월, 41쪽.

현대 뮤지컬의 탄생은 영국이었지만, 대중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은 미국에서의 일이다. 미국에서 뮤지컬이 발전하게 된 것은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의 공로가 큰데, 이들이 주목한 것은 "뮤지컬은 음악보다 가사가 더 중요하다"이다.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가 주창한 "뮤지컬 플레이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뮤지컬 플레이에는 줄거리와 인물이 있어야 한다.
  2. 음악과 춤, 의상, 무대 디자인, 조명 등 여러 예술 요소들이 하나의 정해진 형식 안에서 잘 조합되어야 한다.
  3. 이야기의 변화와 움직임은 물론이고 장면과 배경이 많아야 한다.

이런 규칙에 충실한 "오클라호마!"를 비롯한 "회전목마", "남태평양"을 크게 성공시켰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뮤지컬은 황금기를 맞게 된다, "아가씨와 건달들", "왕과 나", "마이 페어 레이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의 뮤지컬이 나온 것이 바로 이 시기이다.

이후 1990년대 들어 영국에서 제작된 뮤지컬들이 큰 인기를 끌게 된다. 뮤지컬 황제라고 불리우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의 뮤지컬들이 영국과 미국, 그리고 전세계에서 큰 인기를 누르게 된다. 보통 "뮤지컬의 빅4"라고 불리우는 "캣츠",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이 모두가 영국에서 제작된 뮤지컬들이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뮤지컬들이 많이 공연되고 관람객도 많다고 한다. 서울에서만 한 해에 100여편의 작품이 공연된다고 하니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가장 대표적인 뮤지컬이라면 "명성황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이문열님의 희곡 "여우 사냥"을 각색한 것으로 제작비가 무려 10억이나 들어간 작품이다. 1995년 마지막 날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한 이 작품을 난 2002년에야 보게 되었다. 이 공연을 보고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구나 하며 감탄을 하였고 그 감동을 이어가기 위해 OST까지 구입하여 듣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정재왈님은 뮤지컬을 재미있게 보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다.

  1. 열심히 좋은 작품을 찾아 관람하면서 하나하나 알아 가는 게 가장 좋은 감상법이다.
  2. 관람 전에 작품에 관한 정보, 공연장 정보 등 어느 정도 공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3. 공연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환호한다.
  4. 휴대폰 울림이나 사진 촬영 등과 같이 관람 분위기를 해치는 일은 피한다.
  5. 막이 내린 뒤 관람한 공연을 차분히 음미하는 것은 다음 번 보다 나은 관람을 위해 필요한 절차이다.
  6. 자신의 느낌과 다른 사람의 소감을 비교해보고 전문가들의 평을 읽어본다.

그리고, 이 책에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명곡 모음 DVD가 함께 들어있다. 1시간이 조금 넘는 분량인데 뮤지컬 명곡이라고 일컬어지는 스물 아홉 곡의 콘서트 녹화 실황을 담고 있다. 실제 뮤지컬 녹화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콘서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뮤지컬을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기회가 오면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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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뮤지컬을 꿈꾸다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2 
    공연을 보러 가서 무대에서 열정을 불 태우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흥분하게 된다. 오페라나 콘서트, 연극, 연주회, 뮤지컬 등의 공연들은 묘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다. 눈 앞에서 보는 이런 공연들은 TV나 다른 매체를 통해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짜릿하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공연을 보러 갈 때는 나름대로 약간의 공부를 하고 가는 편이다. 보러 가는 공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가는 것보다는 이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