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소가 온다 - 광고는 죽었다
세스 고딘 지음, 이주형 외 옮김 / 재인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널리고 널린 것이 마케팅이나 광고, PR에 대한 책들이다. 조금 과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서점에 가보면 마케팅이나 광고, PR에 대한 책들은 참 많이 보인다. 이 많은 책들 중에 그래도 돋보이는 책은 있기 마련이고,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도 이렇게 돋보이는 책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케팅이나 광고, PR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적기 때문에 이왕이면 좋은 책을 골라 읽고 싶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서평 등을 참고해서 읽을 책을 고르는데, "보랏빛 소가 온다"는 2004년에 나온 책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다. 나야 뒤늦게 이 책을 보았지만,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책이 아닐까 싶다.

처음 이 책을 고르면서 "왠 보랏빛 소?" 라고 생각했다. 책 표지 또한 보라색이다. 거기에 은박으로 소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보랏빛 소(Purple Cow)는 무엇일까? 마케팅에 대해 많이 알거나 눈치 빠른 분들은 눈치 챘겠지만, 난 본문을 읽기 전까지 보랏빛 소가 뜻하는 바를 알지 못했다.

마케팅 분야에서 자주 이야기되는 용어 중에 5P라는 녀석이 있다고 한다. 이건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데, 보통 제품(Product), 가격(Price), 촉진(Promotion), 포지셔닝(Positioning), 선전(Publicity), 포장(Packaging), 회람(Pass-along), 허락(Permission) 등이라고 한다. 즉, 마케팅 분야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요소들을 열거해보면 앞 글자가 P로 시작되는 용어들이 많다.

세스 고딘은 이제는 이러한 P 요소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새롭게 주장하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보랏빛 소(Purple Cow)"이다. 소 떼 수백 마리의 무리에 보랏빛 소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 보랏빛 소는 금방 눈에 띨 것이고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줄 것이다. 이 보랏빛 소의 핵심은 "리마커블(remarkable)"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리마커블한 것은 무엇일까?

리마커블(remarkable) - 얘기할 만한 가치가 있다(worth talking about)는 뜻.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고, 예외적이고, 새롭고, 흥미진진하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보라빛 소다. 따분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invisible). 그건 누런 소와 같다.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17쪽.

"리마커블(remarkable)"이 P로 시작했다면 "보랏빛 소(Purple Cow)"라는 말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즉, "보라빛 소(Purple Cow)"는 새로운 P 요소를 만들기 위해 생겨났다.

요즘처럼 광고 매체가 다양해지고 정보가 쏟아지는 세계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광고하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세스 고딘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과거의 법칙은 이랬다.

안전하고 평범한 제품을 만들고 이를 위해 위대한 마케팅과 결합하라.

새로운 법칙은 이렇다.

리마커블한 제품을 창조하고 그런 제품을 열망하는 소수를 공략하라.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38쪽.

그렇다. 이제는 평범한 제품은 아무리 많은 광고비를 들여 광고하더라도 사용자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물론 아직도 이런 광고 효과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하면 광고 효과는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제는 사용자들의 눈에 띄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나 디자인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그런 제품을 만들어 광고비를 들이느니 그 돈을 개발비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스 고딘은 대다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보다는 소수를 노린, 즉 틈새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즘 대세는 틈새 시장이다. 다수를 위한 제품보다는 소수를 위한 제품이 더 잘 팔리고 더 성공하고 있다.

모든 이를 위한 제품을 만들지 말라. 왜냐하면 그런 제품은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니까. 모든 이를 위한 제품은 이미 다 선점됐다. … 주류(主流) 시장으로 파고 들어가려면 거대 시장이 아니라 틈새를 노려야 한다. 주류 시장의 덩어리를 작은 조각으로 잘라 내고, 이 작은 조각 시장에 정확하게 초점을 맞춰서 당신이 파는 것에 실질적으고 열광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바이러스를 생산해야만 한다.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59쪽.

고객을 차별하라. 가장 많은 수익을 안겨주는 집단을 찾아라. 스니저 성향이 가장 강한 집단을 찾아라. 이 두 집단을 육성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광고하고, 보상하는 방법을 생각해 내라. 나머지는 무시하라. 당신의 광고를 (그리고 당신의 제품도!) 일반 대중의 입맛에 맞출 필요가 없다. 당신의 광고는 (그리고 당신의 제품도) 당신이 고객을 고를 수 있다면 선택했을, 그런 고객의 요구에만 부합하면 된다.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70쪽.

세스 고딘은 이러한 생각들이 제품에만 한정되지 않고 우리가 일자리를 찾을 때에도 적용된다고 말하고 있다.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은 많기 때문에 이들 중에서 튀지 않으면 사람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다. 어떤 영어 시험 광고에서도 이런 내용이 있던데, 이건 정말 맞는 말이다. 튀어야 한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거부감을 줄 정도로 튀면 아니한만 못하겠지만 :-)

예외적인 사람이 돼라. 리마커블한 경력을 가진 리마커블한 사람은 훨씬 적은 노력으로 일자리를 바꾼다. 리마커블한 사람은 많은 경우 이력서조차 없다. 대신에 이들은 빈자리가 생겼을 때 재빨리 자기들을 추천해 줄 스니저들에게 의존한다. …

비결은 구직 기법에 있는 게 아니다. 비결은 이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지 않는 동안 무엇을 하는지와 관련돼 있다. 이 퍼블 카우들은 충격적인 일을 해낸다. 이들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프로젝트에 시간을 쏟는다. 이런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때로는 커다란 실패를 경험한다. 하지만 이런 실패가 이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인도하는 일은 거의 없다. …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161쪽.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구태의연한 예전의 전략으로 마케팅이나 광고, 구직 등을 성공으로 이끌기에는 세상이 너무 달라졌다.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졌으며 추구하는 것도 달라졌다. 따라서 이런 전략들도 세상의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할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 밖에 없고, 돈만 낭비하고 효과는 전혀 없는 마케팅 전략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옮긴 이주형님께서 이 책에서 세스 고딘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아주 잘 정리하셨다.

열성적 전파자 역할을 할 만한 잠재 소비자 집단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화젯거리가 되고 추천거리가 될 만한, 한마디로 리마커블한 제품을 공급하라. 그리고 이들이 효과적으로 주변 친구나 동료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와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제공하라.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206쪽.

이제 의미 없는 광고에 돈을 쓰기보다는 차라리 퍼플 카우를 만드는데 돈을 쓰자. 누구나 다 하는 공부를 하면서 구직을 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뭔가 새로운 것들을 익혀서 나와 다른 사람을 차별 짓고 리마커블해지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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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랏빛 소가 온다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1 
    널리고 널린 것이 마케팅이나 광고, PR에 대한 책들이다. 조금 과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서점에 가보면 마케팅이나 광고, PR에 대한 책들은 참 많이 보인다. 이 많은 책들 중에 그래도 돋보이는 책은 있기 마련이고,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도 이렇게 돋보이는 책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케팅이나 광고, PR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적기 때문에 이왕이면 좋은 책을 골라 읽고 싶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서평 등을 참고해서 읽을 책을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