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을 꿈꾸다 나의 문화 교과서 2
정재왈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공연을 보러 가서 무대에서 열정을 불 태우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흥분하게 된다. 오페라나 콘서트, 연극, 연주회, 뮤지컬 등의 공연들은 묘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다. 눈 앞에서 보는 이런 공연들은 TV나 다른 매체를 통해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짜릿하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공연을 보러 갈 때는 나름대로 약간의 공부를 하고 가는 편이다. 보러 가는 공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가는 것보다는 이 공연에 대해 뭔가를 알고 가서 보는 것이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더 즐겁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이 영화와는 다른 점이 아닐까 싶다.

이 책, "뮤지컬을 꿈꾸다"는 많은 공연 문화 중에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뮤지컬의 역사에서부터 뮤지컬의 구성, 제작 과정, 그리고 화제작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들이 나와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뮤지컬 화제작들 중에도 보지 못한 것들이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약간의 공부를 할 수 있었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보러 가고 싶다.

"뮤지컬"에 대해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원 래 '음악적'이라는 의미의 수식어에서 나온 뮤지컬은 연극과 무용, 음악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쉽고 다채롭고 화려한 게 일반적이다. 또한 같은 음악극으로 엄격한 형식미를 자랑하는 오페라와 비교해 훨씬 자유롭다. 흔히 뮤지컬은 19세기 유럽에서 시작된 것으로 간주하지만, 갑작스런 발명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뿌리는 매우 깊다고 할 수 있다.

뮤지컬을 꿈꾸다, 정재왈 지음, 아이세움, 2009년 8월, 13쪽.

뮤지컬의 역사를 살펴보려면 고대의 제천의식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여기에서부터 중세의 연극, 오페라, 그리고 가면극과 오페레타를 거쳐 현대의 뮤지컬이 완성된다. 현대 뮤지컬은 영국에서 탄생하였다. 영국 뮤지컬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불리는 윌리엄 길버트, 아서 설리번에 의해 현대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는 공연이 시작되었고, 미국 뮤지컬의 제작자인 플로렌스 지그펠드와 작곡가 조지 거슈윈 등의 거치면서 하나의 확고한 대중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세계 뮤지컬의 양대 산맥은 미국과 영국이다.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는 두 나라 뮤지컬 산업의 상징이요 메카다. 백 년에 걸친 뮤지컬 역사는 자웅을 겨루는 이 두 나라의 경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여러 나라들이 뮤지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두 나라의 독주 시대도 저물어 갈 조짐이다.

뮤지컬을 꿈꾸다, 정재왈 지음, 아이세움, 2009년 8월, 41쪽.

현대 뮤지컬의 탄생은 영국이었지만, 대중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은 미국에서의 일이다. 미국에서 뮤지컬이 발전하게 된 것은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의 공로가 큰데, 이들이 주목한 것은 "뮤지컬은 음악보다 가사가 더 중요하다"이다.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가 주창한 "뮤지컬 플레이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뮤지컬 플레이에는 줄거리와 인물이 있어야 한다.
  2. 음악과 춤, 의상, 무대 디자인, 조명 등 여러 예술 요소들이 하나의 정해진 형식 안에서 잘 조합되어야 한다.
  3. 이야기의 변화와 움직임은 물론이고 장면과 배경이 많아야 한다.

이런 규칙에 충실한 "오클라호마!"를 비롯한 "회전목마", "남태평양"을 크게 성공시켰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뮤지컬은 황금기를 맞게 된다, "아가씨와 건달들", "왕과 나", "마이 페어 레이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의 뮤지컬이 나온 것이 바로 이 시기이다.

이후 1990년대 들어 영국에서 제작된 뮤지컬들이 큰 인기를 끌게 된다. 뮤지컬 황제라고 불리우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의 뮤지컬들이 영국과 미국, 그리고 전세계에서 큰 인기를 누르게 된다. 보통 "뮤지컬의 빅4"라고 불리우는 "캣츠",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이 모두가 영국에서 제작된 뮤지컬들이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뮤지컬들이 많이 공연되고 관람객도 많다고 한다. 서울에서만 한 해에 100여편의 작품이 공연된다고 하니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가장 대표적인 뮤지컬이라면 "명성황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이문열님의 희곡 "여우 사냥"을 각색한 것으로 제작비가 무려 10억이나 들어간 작품이다. 1995년 마지막 날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한 이 작품을 난 2002년에야 보게 되었다. 이 공연을 보고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구나 하며 감탄을 하였고 그 감동을 이어가기 위해 OST까지 구입하여 듣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정재왈님은 뮤지컬을 재미있게 보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다.

  1. 열심히 좋은 작품을 찾아 관람하면서 하나하나 알아 가는 게 가장 좋은 감상법이다.
  2. 관람 전에 작품에 관한 정보, 공연장 정보 등 어느 정도 공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3. 공연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환호한다.
  4. 휴대폰 울림이나 사진 촬영 등과 같이 관람 분위기를 해치는 일은 피한다.
  5. 막이 내린 뒤 관람한 공연을 차분히 음미하는 것은 다음 번 보다 나은 관람을 위해 필요한 절차이다.
  6. 자신의 느낌과 다른 사람의 소감을 비교해보고 전문가들의 평을 읽어본다.

그리고, 이 책에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명곡 모음 DVD가 함께 들어있다. 1시간이 조금 넘는 분량인데 뮤지컬 명곡이라고 일컬어지는 스물 아홉 곡의 콘서트 녹화 실황을 담고 있다. 실제 뮤지컬 녹화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콘서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뮤지컬을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기회가 오면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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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뮤지컬을 꿈꾸다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2 
    공연을 보러 가서 무대에서 열정을 불 태우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흥분하게 된다. 오페라나 콘서트, 연극, 연주회, 뮤지컬 등의 공연들은 묘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다. 눈 앞에서 보는 이런 공연들은 TV나 다른 매체를 통해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짜릿하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공연을 보러 갈 때는 나름대로 약간의 공부를 하고 가는 편이다. 보러 가는 공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가는 것보다는 이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