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
찰스 리드비터 지음, 이순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집단지성"은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주제 중 하나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보기 전부터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기쁘게도 이 책은 나의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 책에서도 집단지성의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는 위키백과에 보면, 집단지성이란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하여 얻게 되는 지적 능력에 의한 결과로 얻어진 집단적 능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집단지성에서는 개인이 아닌 집단이 주체가 된다.

이 책은 집단지성에 대해 상당히 날카롭고 폭 넓은 분석과 평가를 하고 있다. 물론 집단지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주로 다뤄지지만 집단지성에 대한 비판들도 함께 싣고 있다. 덕분에 지금까지 집단지성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생각할 수 있었다.

왜 집단지성이 좋은 것일까? 왜 필요할까? 왜 많은 이들이 집단지성에 대해 이야기할까? 그것은 뛰어난 몇몇 사람의 생각보다도 평범한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들이 모일 때 더 좋은 해결 방법이나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과 나늘 때 비로소 움직인다. 혁신과 창조, 더 근본적으로는 번영과 행복,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은 우리가 아이디어를 축적하고, 교환하고, 개발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도구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아이디어는 표현되고, 검토되고, 다듬어지고, 차용되고, 수정되고, 개작되고, 확장되면서 성장한다. 이런 활동은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드물고, 대개 다양한 관점과 안목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을 거치면서 이루어진다.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찰스 리드비터 지음, 이순희 옮김, 21세기북스, 2009년 5월, 276쪽.

집단지성이 오래도록 유지되기 위해서는, 즉 협업 사업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 막연히 대중을 위한 것이니까 혹은 좋은 일이니까 어떤 사업을 한다는 것은 처음에는 활기 넘치고 의욕을 가지고 일을 시작할 지 모르지만, 이를 지속하기에는 부족하다.

유토피아적 윤리관은 집단지성을 뒷받침할 수 없다. 이타주의에만 의존하는 집단지성은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협업적인 사업모델이 성공을 거두려면, 사람들에게 보상을 하고 사람들의 욕구와 개별적인 목표를 충족시켜야 한다. … 그러나 이런 실용적인 혜택은 사람들의 협업적 활동을 촉진하는 유일한 요인이 아니다. 사람들의 협업적 활동을 촉진하는 또 다른 요인(실용성은 떨어지지만 효과는 매우 강력한)은 바로 남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이다.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찰스 리드비터 지음, 이순희 옮김, 21세기북스, 2009년 5월, 282쪽.

집단지성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지도 모른다. 아직도 많은 분야에서 집단지성을 적용하고 끌어내는 것이 어렵고 불가능해 보이지만, 이제는 집단지성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어떻게 끌어내고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집단지성은 색다른 가능성을 안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자유주의적이고 계몽주의적인 전통 위에 세워진 신뢰와 협업의 가능성,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증거를 토대로 더 나은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신뢰와 협업의 가능성이다. … 집단지성은 경제발전을 위한 도구일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을 위한 도구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공유해야 한다. 그것만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아이디어는 점점 늘어나고 자라나서 아이디어를 더욱 강화하는 순환고리를 이룬다. 우리는 무엇을 갖고 있느냐뿐만 아니라 무엇을 공유하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규정된다. 이것은 우리가 앞으로 백년 동안 신조로 삼아야 할 가치관이다.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찰스 리드비터 지음, 이순희 옮김, 21세기북스, 2009년 5월, 295쪽.

건방진 소리이지만, 이 책의 경우 책을 옮길 때 쉽게 풀어 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책의 내용이 소설처럼 쉬운 내용은 아니지만, 읽고서 한 번에 이해하지 못하고 여러 번 되새기면 읽은 구절이 많이 있었다. 내용의 흐름이라든지 용어의 선택 등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혹시라도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오게 된다면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편집을 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3 
    "집단지성"은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주제 중 하나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보기 전부터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기쁘게도 이 책은 나의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 책에서도 집단지성의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는 위키백과에 보면, 집단지성이란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하여 얻게 되는 지적 능력에 의한 결과로 얻어진 집단적 능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집단지성에서는 개인이 아닌 집단이 주체가 된다. 이 책은 집단지성에..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생존 전략
스티브 맥코넬 지음, 김덕규.류미경.이종철 옮김 / 인사이트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쉽지 않은 책이었다.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읽어 나가기에 어려운 책이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이나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내용을 접한 지 오래 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 책의 내용이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있기 때문일까.

이 책은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켜야할 것들,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해야할 일들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진행이나 관리는 프로젝트 관리자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프로젝트 관리는 프로젝트 관리자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프로젝트를 제대로 관리하고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관리자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상품 기능'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프로젝트 수행 기준'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엄격하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소프트웨어가 다운되지 않고 오류 없이 수행되길 기대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람들이 프로젝트에 바라는 기대치는 아주 낮다. 사용자나 고객은 프로젝트가 1개월 또는 3개월, 6개월 지연되었을 경우에 불만을 나타낸다. 또한 사용이 불편하거나 몇 가지 중요한 기능이 빠져 있으면 불만을 토로한다. 그렇지만 계획된 소프트웨어의 상당 부분을 완성하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라도 완성된 경우 사용자 대부분은 그 프로젝트를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실패를 너무나 많이 겪어 왔기에 완전히 무너진 경우에만 실패라고 보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생존전략, 스티브 맥코넬 지음, 김덕규 외 옮김, 인사이트, 2003년 8월, 26쪽.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바로 우리들의 생각이 이렇지 않나 싶다. 개발 절차가 어떻게 되든, 프로그램 내부 구조가 어떻게 되든, 개발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든, 그저 제대로 동작하고 프로젝트 기간만 최대한 맞추면 성공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정말 성공한 것일까? 물론 제대로 동작하지도 못하고 기간도 맞추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경우에 비한다면야 성공적인 프로젝트이지만, 과연 이런 식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현재 진행 중이 프로젝트와 비교하며 생각을 하니 마음이 답답하기까지 했다. 분명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식으로 작업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기간의 문제, 비용의 문제, 개발 인력의 문제 등 현실의 문제들로 인해 우리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누더기가 되어가고 있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고 미래보다는 현재만 편하고자 하는 개발자들과 관리자들 덕분에 현재 우리의 프로젝트 개발 절차는 난잡하기 그지 없다. 이 책은 개발자와 프로젝트 관리자 뿐만 아니라 의사 결정 권한이 있는 사람들이 꼭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초기에는 어렵고 힘들겠지만, 이런 절차와 방식이 정착되면 효율이 좋아지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생존전략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3 
    쉽지 않은 책이었다.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읽어 나가기에 어려운 책이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이나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내용을 접한 지 오래 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 책의 내용이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있기 때문일까. 이 책은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켜야할 것들,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해야할 일들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진행이나..
 
 
 
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심리학 책이 의외로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인지, "유쾌한 심리학"을 읽고 곧바로 집어든 책은 "설득의 심리학"이다. 역시나 예상했던 데로 이 책 또한 재미있는 내용을 다양한 예를 들어 쉽게 적어놓고 있다.

우 선 책 제목이 참 재미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이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설득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고 있을까? 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설득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살아가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많은 상황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반대로 다른 사람에게 설득되는 상황 또한 수 없이 만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적절히 설득하는 방법과 다른 사람에게 현혹되어 설득되는 것을 줄이는 방법을 안다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즉,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창과 방패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 즉 설득의 방법에 대해 여섯 가지 법칙을 들고 있다.

  1. 상호성의 법칙 - 샘플을 받아본 상품은 사게 될 가능성이 높다.
  2. 일관성의 법칙 - 내가 선택한 상품과 서비스가 최고라고 믿고 싶어한다.
  3. 사회적 증거의 법칙 -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더 많이" 팔릴 것이다.
  4. 호감의 법칙 - 잘 생긴 피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5. 권위의 법칙 - 상 받은 상품, 큰 체구, 높은 직책, 우아한 옷차람에 약하다.
  6. 희귀성의 법칙 - 한정판매, 백화점 세일 마지막 날에 사람이 몰린다.

난 TV에서 나오는 쇼핑 채널들을 참 싫어하는데, 그 이유는 "오늘 하루만 이 가격" 이라든지 "판매 종료가 몇 분 남았습니다" 라는 식의 소비자를 우롱하는 듯한 광고를 하기 때문이다. 분명 이런 말들에 혹 해서 필요하지도 않음에도 사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기막힌 상술이기는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는 그다지 탐탁치 않은 광고 방식이기에 난 이런 방송들을 보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광고 방식들 또한 위 법칙들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이런 방법을 통해 광고나 영업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으며, 많은 소비자들이 여기에 혹 해서 구입을 한다고 하니 저런 식으로 광고하는 것이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프 리드만의 연구는 바람직한 자녀 양육을 위하여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자녀에게 거짓말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는 한 부모를 생각해 보자. '거짓말 하면 안된다. 만일 거짓말하다 들키면 혼쭐을 내주겠다'는 식의 매우 강하고도 분명한 위협은 부모가 감시하고 있을 때는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그러한 접근법은 자녀 스스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옳지 않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부모는 새로운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즉, 부모는 왜 거짓말을 하는 것이 나쁜가에 대한 합당한 이유를 자녀에게 제시해 주어야 한다. 또한 그 이유는 자녀들이 거짓말을 하지 않도록 만들 만큼 충분이 강하면서도 동시에 자녀가 그 이유 때문에 강제적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하게 만들 만큼은 강하지 않았어야 한다. 이것은 쉽지 않다. 그런 종류의 이유가 무엇이 될 것인가는 아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명 심해야 할 것은 그 이유가 자녀들로 하여금 부모가 원하는 바람직한 행동을 취하도록 만들 만큼 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자녀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내부적 책임감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그 이유는 커다란 보상이나 체벌 같은 명백한 외부적 압력이 적을수록 효과적이다.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차일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21세기북스, 2002년 9월, 159쪽.

이 외에도 방문 판매, TV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가짜 웃음들, 사기꾼들의 사기 방법, 광고 방송 등 많은 사례에서 보여주는 것들은 우리가 이에 대해 알면서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들에게 넘어가고 설득된다는 것을 보면 섬뜩하기까지 하다.

속이는 것은 아니더라도 감언이설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대단한 능력임에 분명하다. 우리가 여기에 넘어갈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이를 알고 있는 것과는 별개인 것 같다. 정신 차리고 이들이 하는 말에 주의 기울이면 이들의 말에 넘어가 나중에 곤혹해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이 또한 현대인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설득의 심리학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3 
    심리학 책이 의외로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인지, "유쾌한 심리학"을 읽고 곧바로 집어든 책은 "설득의 심리학"이다. 역시나 예상했던 데로 이 책 또한 재미있는 내용을 다양한 예를 들어 쉽게 적어놓고 있다. 우선 책 제목이 참 재미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이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설득하기..
 
 
 
유쾌한 심리학 - 합본양장
박지영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심리학이라고 하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어려운 학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심리학 만큼 필요한 학문도 없으리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며 필요한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된다면 심리학은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알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유쾌한 심리학"이라는 제목만 보고 덜컥 사고서 읽게 되었다.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는 심리학이 유쾌하다니! 딱 나한테 필요한 책이 아닌가!

다른 심리학 책을 접해보질 않아 이 책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감을 잡기는 힘들다. 하지만, 심리학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내가 읽고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는 것을 봐서는 참 쉽게 써진 책이 아닐까 싶다. 쉽게 읽고 즐기며 하나씩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심리학에도 많은 분야가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보통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여러 사건이나 생각들 위주로 정리가 되어 많은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리 난잡하거나 혼란스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예와 속담, 유머, 기사 스크랩 등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부드럽게 읽어나갈 수 있다.

책 구성도 마음에 든다.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분야별로 체계적으로 정리를 해놓고, 하나의 주제에 대해 그리 길지 않은 분량으로 재미있게 이야기해주고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알 수 없는 어려운 말들을 주저리주저리 적어놓은 책들이 많은데, 나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이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결코 좁은 범위는 아니기에 책의 분량은 다른 책에 비해 꽤 많은 편이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었으며, 어찌 보면 책의 마무리가 약간 미흡한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깔끔하게 마무리 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이 부분은 약간 아쉽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심리학의 여러 분야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 종종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해서 지루하지 않았고, 이런 것들을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 중 한가지는 칭찬을 무조건 많이 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칭찬하면 칭찬할수록 더욱 더 잘 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을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한다. 그러나 작은 일에 칭찬을 남발하다보면 진짜로 칭찬을 받을 일을 했을 때에는 효과를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칭찬을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는 교육가와 심리학자들은 작은 일까지도 칭찬을 받으며 자란 어린이는 칭찬중독증에 빠져 칭찬의 가치를 알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 또 바른 행동을 하도록 의도된 칭찬도 결국은 어린이에게 부모로부터 조종되고 있는 인상을 주게 되어 바른 행동을 장기적으로 지속해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은 창의력을 보인 아이에게 칭찬을 하는 것은 어린이에게 악박감을 느끼게 하거나 기대에 부응할 수 없을 것이란 좌절감을 갖게 해 창의력을 보일 수 있는 동기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에게 무조건 칭찬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진짜로 칭찬할 만한 훌륭한 일을 했을 때는 아낌없이 칭찬을 하되 일상적인 바른 행동에 대해서는 "잘했다" "훌륭하다" 등의 찬사 대신 질문을 통해 관심을 나타내고, 어떤 것이 바른 행동이란 점을 설명해 주라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권고다.

유쾌한 심리학, 박지영 지음, 파피에, 2006년 12월, 90 쪽.

어떤 것이든 과하면 탈이 난다. 칭찬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무조건 칭찬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적절한 타이밍에 칭찬을 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그리고, 자존심에 대한 개념도 새롭게 정립하게 되었다.

자존심을 양적인 개념으로 한번 생각해보면 자명해진다. 커피잔 속의 커피만한 자존심이 있는 사람과 강이나 바다만큼 정말로 많은 두 경우를 가정하자. 커피잔에는 아주 작은 돌맹이(다른 사람의 비난) 하나가 떨어져도 풍랑이 생긴다. 그릇이 깨어질 염려도 있다. 그러나 강이나 바다만큼의 자존심을 가진 사람은 집채만한 바윗덩어리가 떨어지더라도 그때 그뿐 별다른 동요나 풍랑이 생기지 않는다.

자존심은 글자 그대로 자기를 스스로 존경해 주는 마음가짐이다. 자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남도 자기만큼 중요한 줄을 '자조심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한나라 명신 한신이 어렸을 때 동네 깡패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갔다 하여 남이 비난할지라도 그는 태연했다. 오히려 후에 대장군이 되었을 때 그를 장수로 임명했다고 한다.

이것이 자존심이다.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라는 이야기다. 자존심이 조금밖에 없는 사람은, 그래서 자존심이 쉽게 상하는 사람은 다시 한 번 되씹어 주기 바란다. 자존심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영향받는 것이 아니다.

유쾌한 심리학, 박지영 지음, 파피에, 2006년 12월, 259쪽.

흔히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거슬리는 말을 들었을 때 "자존심 상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자존심이 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위 글처럼 자존심은 "자기를 스스로 존경해 주는 마음가짐"이다.

이 외에도 이 책에서는 다른 사람과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 생각들에 대한 이야기, 행동과 기억, 문제해결과 창의성, 현대인의 고질병인 스트레스, 성격, 정신분석, 집단형성과 리더십, 사회행동과 군중행동, 환경과 정신이상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한 번 읽어보시라! 후회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유쾌한 심리학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4 
    심리학이라고 하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어려운 학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심리학 만큼 필요한 학문도 없으리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며 필요한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된다면 심리학은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알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유쾌한 심리학"이라는 제목만 보고 덜컥 사고서 읽게 되었다.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는 심리학이 유쾌하다니! 딱..
 
 
 
더 링크 The Link - 크리에이터와 세상을 연결하는 소통의 법칙
이근상 지음 / 웅진윙스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세상의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따로 떨어져서는 그 의미를 갖는 것도 힘들며 어떤 힘을 발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것은 광고나 커뮤니케이션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광고와 소비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링크"가 중요하다.

이 책 "The Link"에서는 C군이 등장한다. C군(혹은 C양)은 이전에는 소비자(Consumer)로 불리우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 이근상님은 소비자는 더 이상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조자(Creator)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견 맞는 말인 듯 싶다.

이 책은 지금까지의 주입식 광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광고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것은 "The Link = CBR"로 표현되는데, 링크(Link)는 창조자(Creator)와 브랜드(Brand) 사이에 의미 있는 관계(Relationship)를 만들어 둘 사이를 강력하게 연결하는 것을 뜻한다. 이제 소비자들은 더 이상 광고에 나오는 문구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광고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소비자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는 "고리"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소비자 스스로 그렇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광고들 중 대표적인 것들로 다시다의 "고향의 맛", 나이키의 "Just Do It" 등을 들고 있다. 이런 광고들은 광고에서 직접적으로 자기네 상품이 좋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를 보는 소비자로 하여금 이 제품이 좋을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하도록 만든다. "고향의 맛", 참 대단하지 않는가. 이 조미료를 쓰면 고향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런 맛을 낼 수 있다고 표현하는데 그 누가 끌리지 않겠는가. 덕분에 이 광고 이후 다시다의 시장 점유율을 상당히 올라갔다고 한다.

이근상님은 이 책에서 링크의 법칙 9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1. C-Spot을 찾아라
  2. 들어가라
  3. 행동하라
  4. 웃게 하라
  5. 정직하라
  6. 겸손하라
  7. 너 자신을 알라
  8. 타이밍이 반이다
  9. 한 걸음 앞서가라

이 내용의 세세한 설명은 책을 읽어보며 알아가는 것이 좋을 듯 싶어 생략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 내용들을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몇몇 이야기들은 다른 책에서도 언급된 내용들이다.

커 뮤니케이션하고 싶은 것의 본질을 꿰뚫어봐야 한다. '정말'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며, '정말' 강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야만 한다. 광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작은 철학자이다. 사람들의 마음 속을 읽는 능력이, 그리고 그 마음을 촌철살인의 표현력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The Link", 이근상 지음, 웅진윙스, 2009년 8월, 203 쪽.

이제 세상은 정보가 넘쳐난다. 몇십년 전처럼 몇몇 채널을 통해서만 정보를 얻던 시대는 지나갔다. 오늘도 C군은 엄청난 광고와 정보 속에 파묻혀 살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광고나 커뮤니케이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물론 이 책이 모든 해결책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약간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논리를 너무 비약한 곳도 가끔 보이고, 쉽게 이야기하다보니 깊이 있는 설명이 부족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은 충분히 떠먹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리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The Link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4 
    세상의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따로 떨어져서는 그 의미를 갖는 것도 힘들며 어떤 힘을 발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것은 광고나 커뮤니케이션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광고와 소비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링크"가 중요하다. 이 책 "The Link"에서는 C군이 등장한다. C군(혹은 C양)은 이전에는 소비자(Consumer)로 불리우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 이근상님은 소비자는 더 이상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