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심리학 - 합본양장
박지영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심리학이라고 하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어려운 학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심리학 만큼 필요한 학문도 없으리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며 필요한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된다면 심리학은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알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유쾌한 심리학"이라는 제목만 보고 덜컥 사고서 읽게 되었다.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는 심리학이 유쾌하다니! 딱 나한테 필요한 책이 아닌가!

다른 심리학 책을 접해보질 않아 이 책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감을 잡기는 힘들다. 하지만, 심리학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내가 읽고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는 것을 봐서는 참 쉽게 써진 책이 아닐까 싶다. 쉽게 읽고 즐기며 하나씩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심리학에도 많은 분야가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보통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여러 사건이나 생각들 위주로 정리가 되어 많은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리 난잡하거나 혼란스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예와 속담, 유머, 기사 스크랩 등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부드럽게 읽어나갈 수 있다.

책 구성도 마음에 든다.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분야별로 체계적으로 정리를 해놓고, 하나의 주제에 대해 그리 길지 않은 분량으로 재미있게 이야기해주고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알 수 없는 어려운 말들을 주저리주저리 적어놓은 책들이 많은데, 나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이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결코 좁은 범위는 아니기에 책의 분량은 다른 책에 비해 꽤 많은 편이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었으며, 어찌 보면 책의 마무리가 약간 미흡한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깔끔하게 마무리 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이 부분은 약간 아쉽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심리학의 여러 분야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 종종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해서 지루하지 않았고, 이런 것들을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 중 한가지는 칭찬을 무조건 많이 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칭찬하면 칭찬할수록 더욱 더 잘 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을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한다. 그러나 작은 일에 칭찬을 남발하다보면 진짜로 칭찬을 받을 일을 했을 때에는 효과를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칭찬을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는 교육가와 심리학자들은 작은 일까지도 칭찬을 받으며 자란 어린이는 칭찬중독증에 빠져 칭찬의 가치를 알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 또 바른 행동을 하도록 의도된 칭찬도 결국은 어린이에게 부모로부터 조종되고 있는 인상을 주게 되어 바른 행동을 장기적으로 지속해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은 창의력을 보인 아이에게 칭찬을 하는 것은 어린이에게 악박감을 느끼게 하거나 기대에 부응할 수 없을 것이란 좌절감을 갖게 해 창의력을 보일 수 있는 동기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에게 무조건 칭찬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진짜로 칭찬할 만한 훌륭한 일을 했을 때는 아낌없이 칭찬을 하되 일상적인 바른 행동에 대해서는 "잘했다" "훌륭하다" 등의 찬사 대신 질문을 통해 관심을 나타내고, 어떤 것이 바른 행동이란 점을 설명해 주라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권고다.

유쾌한 심리학, 박지영 지음, 파피에, 2006년 12월, 90 쪽.

어떤 것이든 과하면 탈이 난다. 칭찬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무조건 칭찬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적절한 타이밍에 칭찬을 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그리고, 자존심에 대한 개념도 새롭게 정립하게 되었다.

자존심을 양적인 개념으로 한번 생각해보면 자명해진다. 커피잔 속의 커피만한 자존심이 있는 사람과 강이나 바다만큼 정말로 많은 두 경우를 가정하자. 커피잔에는 아주 작은 돌맹이(다른 사람의 비난) 하나가 떨어져도 풍랑이 생긴다. 그릇이 깨어질 염려도 있다. 그러나 강이나 바다만큼의 자존심을 가진 사람은 집채만한 바윗덩어리가 떨어지더라도 그때 그뿐 별다른 동요나 풍랑이 생기지 않는다.

자존심은 글자 그대로 자기를 스스로 존경해 주는 마음가짐이다. 자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남도 자기만큼 중요한 줄을 '자조심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한나라 명신 한신이 어렸을 때 동네 깡패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갔다 하여 남이 비난할지라도 그는 태연했다. 오히려 후에 대장군이 되었을 때 그를 장수로 임명했다고 한다.

이것이 자존심이다.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라는 이야기다. 자존심이 조금밖에 없는 사람은, 그래서 자존심이 쉽게 상하는 사람은 다시 한 번 되씹어 주기 바란다. 자존심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영향받는 것이 아니다.

유쾌한 심리학, 박지영 지음, 파피에, 2006년 12월, 259쪽.

흔히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거슬리는 말을 들었을 때 "자존심 상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자존심이 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위 글처럼 자존심은 "자기를 스스로 존경해 주는 마음가짐"이다.

이 외에도 이 책에서는 다른 사람과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 생각들에 대한 이야기, 행동과 기억, 문제해결과 창의성, 현대인의 고질병인 스트레스, 성격, 정신분석, 집단형성과 리더십, 사회행동과 군중행동, 환경과 정신이상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한 번 읽어보시라! 후회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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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쾌한 심리학
    from thoughts.mooo 2010-02-13 21:44 
    심리학이라고 하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어려운 학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심리학 만큼 필요한 학문도 없으리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며 필요한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된다면 심리학은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알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유쾌한 심리학"이라는 제목만 보고 덜컥 사고서 읽게 되었다.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는 심리학이 유쾌하다니! 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