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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누나 속편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언제나 언니가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 부러움은 중학생 때 세 명의 언니가 있는 친구와 친해진 후 정점을 찍었다. 친구네 집에 놀러간 날, 그 공간엔 중학생인 내가 집에선 전혀 볼 수 없었던 '언니들의 흔적'이 있었다. 화장품, 향수, 잡지, 어른스러운 옷, 예쁜 구두…. 언니들 덕분인지 친구는 내가 모르는 '성숙한 여자'의 이야기들을 많이 알고 있었고, 어려운 일이 있을때마다 척척 해결해주는 언니들이 있다는게 샘이 났다. 친구는 당시 막내로 살아가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토로하면서 "너처럼 남동생이 있으면 좋겠어." 하고 말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난 "그럼 내 남동생이랑 너희 언니랑 바꿀래?" 하고 우스갯소리를 '진지하게' 할 정도로 언니가 있었으면 했다.
그렇게 언니들에 대한 환상을 잔뜩 가지고 집에 돌아가면 내 눈에 보이는 건 네 살 터울의 남동생이었다.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시간까지 내 옆에서 같이 놀고싶어했던 남동생, 뭐든 나한테 해달라고 하는 남동생, 그땐 남동생이 나한테 달려있는 혹 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미웠다.
마냥 철없는 애로만 보이던 남동생이 이젠, 위 표지 사진처럼 술잔을 앞에 두고 누구에게도 쉽게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어른이 되었다. 우리가 같이 어른이 되고나니, 떼어내고 싶은 혹 같았던 남동생이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래서였을까, 마스다 미리의 《내 누나》 시리즈를 읽는 내내 군대에 간 동생이 얼른 휴가를 나와서 준페이처럼 때로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때로는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랐다.
남동생과 나누는 대화 중 가장 재밌는 건 무엇보다도 이성 이야기이다. 우리는 종종 서로 연애팁을 공유하곤 하는데, 서로 데이트 장소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이성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데는 더 적극적으로 힘을 보탠다. 특히 애인과 사이가 안좋을 때면 여자의 입장에서, 남자의 입장에서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같이 뒷담화를 나누기도 하니 남동생과 누나라기 보다는 제일 친한 남사친, 여사친과도 같달까.
또, 싸울 땐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서로의 자존심을 뭉개버리지만, 밖에서 이런저런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고 집으로 들어왔을 땐 다른 의미로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서로의 자존심을 치켜세워준다. 특히 요즘처럼 자존심이 낮아져있을 때 군대에 가있는 동생의 전화는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얼마 전, 동생이 "누나는 잘하니까, 뭐든 잘할거야. 나 제대하면 누나 직장인 되어있을거니까 나한테 용돈도 많이 주겠지?" 하고 뭐든 잘 해낼거라는 전제를 깔고 건네는 장난스러운 말에 울컥해버렸다.
《내 누나》 시리즈가 남동생이 바라보는 누나에 대한 이야기이다보니, 동생이 누나를 생각하는 마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가 있는데 틱틱 거리면서도 누나를 끔찍이 생각하는 그 마음이 전해진다. 준페이가 바라보는 누나는 가끔은 철부지 같지만, 준페이에게 조금 더 살아낸 자의 삶의 지혜 같은 것들을 (특히 이성 문제에 대해) 알려주기도 하고, 그 누구보다 준페이를 든든하게 지지해주고 있는 존재이다. 물론 준페이도 누나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주고 있다.
이제 예전처럼 언니, 오빠를 가진 친구들이 부럽지 않다. 나와 같이 어른이 되었고, 앞으로 같이 나이들어갈 내 남동생이 동생, 친구, 언니, 오빠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으니까. 남동생은 "형이 있었으면 좋겠어!" 할 때가 많긴 하지만.... (왜 형이 있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누나는 내 옷을 입는데 나는 누나 옷을 입을 수가 없어서'라고 말했다) 나만 만족하면 되...된거다..
글을 적다보니 《내 누나》를 《내 남동생》 이라고 바꿔야하나 싶을 정도로 남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것 같지만, 누나의 입장에서 마스다 미리의 《내 누나》 시리즈를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정도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남동생과 나누는 대화 중 가장 재밌는 건 무엇보다도 이성 이야기이다. 우리는 종종 서로 연애팁을 공유하곤 하는데, 서로 데이트 장소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이성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데는 더 적극적으로 힘을 보탠다. 특히 애인과 사이가 안좋을 때면 여자의 입장에서, 남자의 입장에서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같이 뒷담화를 나누기도 하니 남동생과 누나라기 보다는 제일 친한 남사친, 여사친과도 같달까.
또, 싸울 땐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서로의 자존심을 뭉개버리지만, 밖에서 이런저런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고 집으로 들어왔을 땐 다른 의미로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서로의 자존심을 치켜세워준다. 특히 요즘처럼 자존심이 낮아져있을 때 군대에 가있는 동생의 전화는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얼마 전, 동생이 "누나는 잘하니까, 뭐든 잘할거야. 나 제대하면 누나 직장인 되어있을거니까 나한테 용돈도 많이 주겠지?" 하고 뭐든 잘 해낼거라는 전제를 깔고 건네는 장난스러운 말에 울컥해버렸다.
《내 누나》 시리즈가 남동생이 바라보는 누나에 대한 이야기이다보니, 동생이 누나를 생각하는 마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가 있는데 틱틱 거리면서도 누나를 끔찍이 생각하는 그 마음이 전해진다. 준페이가 바라보는 누나는 가끔은 철부지 같지만, 준페이에게 조금 더 살아낸 자의 삶의 지혜 같은 것들을 (특히 이성 문제에 대해) 알려주기도 하고, 그 누구보다 준페이를 든든하게 지지해주고 있는 존재이다. 물론 준페이도 누나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주고 있다.
이제 예전처럼 언니, 오빠를 가진 친구들이 부럽지 않다. 나와 같이 어른이 되었고, 앞으로 같이 나이들어갈 내 남동생이 동생, 친구, 언니, 오빠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으니까. 남동생은 "형이 있었으면 좋겠어!" 할 때가 많긴 하지만.... (왜 형이 있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누나는 내 옷을 입는데 나는 누나 옷을 입을 수가 없어서'라고 말했다) 나만 만족하면 되...된거다..
글을 적다보니 《내 누나》를 《내 남동생》 이라고 바꿔야하나 싶을 정도로 남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것 같지만, 누나의 입장에서 마스다 미리의 《내 누나》 시리즈를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정도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남동생과 나누는 대화 중 가장 재밌는 건 무엇보다도 이성 이야기이다. 우리는 종종 서로 연애팁을 공유하곤 하는데, 서로 데이트 장소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이성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데는 더 적극적으로 힘을 보탠다. 특히 애인과 사이가 안좋을 때면 여자의 입장에서, 남자의 입장에서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같이 뒷담화를 나누기도 하니 남동생과 누나라기 보다는 제일 친한 남사친, 여사친과도 같달까.
또, 싸울 땐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서로의 자존심을 뭉개버리지만, 밖에서 이런저런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고 집으로 들어왔을 땐 다른 의미로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서로의 자존심을 치켜세워준다. 특히 요즘처럼 자존심이 낮아져있을 때 군대에 가있는 동생의 전화는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얼마 전, 동생이 "누나는 잘하니까, 뭐든 잘할거야. 나 제대하면 누나 직장인 되어있을거니까 나한테 용돈도 많이 주겠지?" 하고 뭐든 잘 해낼거라는 전제를 깔고 건네는 장난스러운 말에 울컥해버렸다.
《내 누나》 시리즈가 남동생이 바라보는 누나에 대한 이야기이다보니, 동생이 누나를 생각하는 마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가 있는데 틱틱 거리면서도 누나를 끔찍이 생각하는 그 마음이 전해진다. 준페이가 바라보는 누나는 가끔은 철부지 같지만, 준페이에게 조금 더 살아낸 자의 삶의 지혜 같은 것들을 (특히 이성 문제에 대해) 알려주기도 하고, 그 누구보다 준페이를 든든하게 지지해주고 있는 존재이다. 물론 준페이도 누나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주고 있다.
이제 예전처럼 언니, 오빠를 가진 친구들이 부럽지 않다. 나와 같이 어른이 되었고, 앞으로 같이 나이들어갈 내 남동생이 동생, 친구, 언니, 오빠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으니까. 남동생은 "형이 있었으면 좋겠어!" 할 때가 많긴 하지만.... (왜 형이 있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누나는 내 옷을 입는데 나는 누나 옷을 입을 수가 없어서'라고 말했다) 나만 만족하면 되...된거다..
글을 적다보니 《내 누나》를 《내 남동생》 이라고 바꿔야하나 싶을 정도로 남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것 같지만, 누나의 입장에서 마스다 미리의 《내 누나》 시리즈를 읽으면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정도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