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은 이제 개를 키우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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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매주 토요일마다 외할머니를 보러 고향으로 내려가서 일요일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시골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던 엄마는 중학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 품에서 떨어져나와 언니들이랑 자취를 시작했다고 했다. 나이가 들고 보니 그렇게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던 그 품이, 언젠가 영영 못 안길지도 모를 품이 소중하고 또 소중해서 매주 고향으로 내려가는 거라고 했다.


외할머니를 씻겨드리고, 같이 밥을 먹고, 옆에 누워서 이야기를 하고, 같이 티비를 보는 것. 엄마랑 외할머니는 대단한 일이 아니라 그런 보통의 일상을 보내다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지만 엄마는 어렸을 때 같이 오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건 후회스러운데, 그래도 나이들어서 엄마랑 계속 같이 지냈던 건 진짜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 그 시간이 아니었으면 엄만 정말 많이 힘들었을거야.” 라고 했다.






 






마스다 미리의 <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은 이제 개를 키우지 않는다>를 보고 주말마다 외할머니를 보러 갔던 엄마가 생각났다. 40세의 딸이 70대 부모님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을 보며 마냥 따스함과 평범한 일상 속의 행복만을 느낄 수 없었던 건 언젠가 닥칠 부모님의 부재를 알고 있기 때문에, 특히 자신들의 장례식을 생각하는 사와무라 씨 부부의 모습과 이 책의 제목에서도 볼 수 있는, 이제 하늘나라로 가버려 더 이상 같이 지내지 않는 강아지 치비에 대한 내용에서 이 딸이 언젠가는 반드시 겪게 될 공허함과 슬픔이 미리 보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친구들 중에 중학생 때부터 부모님 곁을 떠나 살게 된 친구들을 많이 봤다. 그때마다 나는 이 친구들이 결혼 전까지 부모님 곁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부모님이 챙겨주시는 집밥을 앞으로 몇 끼니나 먹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안타까워했다.


중고등학교, 대학교 심지어 이제는 직장까지 전주에서 다니게 되어 부모님 곁을 한번도 떠나 살아본 적이 없는 나는 어쩌면 행운아인지도. 여전히 집 밖으로 나가 혼자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딸이지만, 조금은 더 부모님 곁에서 부모님과 보통의 매일을 이어나가는 행복을 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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