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아람 작가의 새 책이 내가 좋아하는 마음산책에서 나왔다.
작가는 내가 구독하는 신문의 북스팀장이기도 한데 그녀가 도서 리뷰와 편집자레터를 쓰는 토요일자 신문은 항상 기대하게 된다. 어제 신문에서는, 명절에 본가에서 슬램덩크 만화책을 다시 읽었고 주말에 애니메이션을 봐야겠다 하셨는데 보셨는지 모르겠네요.(뭔가 스토커 느낌이-_-;; 나쁜 사람 아닙니다ㅠㅠ)

사진의 분위기나 글의 분위기로 작가를 삼십대일 거라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자생활 20년@_@;; 그 세월을 기자 ‘쓰는 사람‘ 으로 울고 웃었던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주신다. 끄덕끄덕하다가 키득키득하다가 눈물 콧물 닦으며 공감하게 된다.
앞으로 얼마나 더 기자 생활을 할지는 모르겠다.(p.219)고 하시는데 책은 물론이고 계속 신문에서도 만나고 싶습니다. 수줍은 팬////

[당시 영화를 담당하던 선배가 출장 안내를 해주었는데, 그가 트레이드마크인 빨간 안경테 너머로 지그시 나를 응시하며 ˝정킷이라는 말, 나는 참 싫어해. 놀러 간다는 뜻이거든. 출장은 놀러 가는 게 아니잖니. 일하러 가는 거지.˝라고 진지한 어투로 말했던 기억이 난다. (p.137)]
읽으면서 음성 지원이 되는 느낌ㅎㅎ 이동진 평론가의 기자시절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보게 되어 기쁘다. 그 당시 이동진 기자의 영화기사를 참 좋아했었다.

마음산책 출판사 답게^^ 표지가 참 다정하고 예쁜데 사진 속 작가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리 위의 저 하얀 건 뭐지? 흰 장미꽃을 올려놓으신 건가? 했는데ㅎㅎ 책 속에 답이 나옵니다. 궁금했는데 감사합니다.


누군가는 안쓰러워하며 말한다. 기사에 쓸 부분만 발췌독해도 충분할 텐데 왜 고지식하게 책을 다 읽으려 하냐고. 그러게 왜 나는 고통을 자처하는 걸까. 스스로에게 묻다 보면 답이 나온다. 책 읽기를 사랑하는 만큼 완독이 주는 기쁨을 알기 때문이다. 완독의 힘을 알기 때문이기도하다. 무엇보다도 나는 안다. 일이라는 건 대충 하면 그저월급 받는 대가에 그치고 말지만 열과 성을 다하면 그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자산이 되어 내 안에 남는다는 걸.
결국 성장하고 싶다는 이기적인 욕구 때문에 한숨을 쉬면서도 남은 책장을 세어가며 읽고 읽고 또 읽는 것이다. - P86

취재를 할 때마다 자문한다. 이 일은 옳은가? 기사를쓸 때마다 생각한다. 이 글은 공정한가? 나 자신이나 회사의 이익보다 공익을, 옳고 그름을 먼저 생각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직업을 가진 것에 때로 감사하다. 사회생활의 첫발을 언론사에서 뗀가장큰 혜택은 선공후사先公後私 라는 가치관 아래 좀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보는 훈련을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치라든지, 이념이라든지, 사회라든지 하는 거대한 것들과 상관없는 평범한 20대가 되고 싶다고, 아아, 이런 것들은 너무나 무겁고 버겁다고, 진절머리 난다고 사회 초년생 때는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시절의 그러한 고민들이 결국은 나를 단련시켰으리라 믿는다. 정의란 무엇인가. 베스트셀러가 된 마이클 샌델의책 제목처럼 기자들은 매일 묻고 또 묻는다. 정의란 무엇인가. 과연 무엇이 정의인가.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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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23-01-30 1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곽아람 작가(기자?)의 책 몇 권 샀었네요. <공부의 위로>에서 대학시절 공부한 얘기 읽어보니 난 도대체 학교 다닐 때 수업시간에 뭐했나, 하며 반성했던 기억이. ㅠㅠ

moonnight 2023-01-30 13:06   좋아요 0 | URL
야클님^^ 네-_- 저도 그랬어요ㅠㅠ 와@_@; 서울대 가면 이렇게 좋은 수업을 들을 수 있구나 부럽다 싶다가도 같은 수업이라도 나는 놀았겠거니 하며 반성-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