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불안해질까 - 후회와 걱정을 내려놓고 진짜 ‘나’를 되찾는 불안 심리학
데이비드 A. 클라크 지음, 공지민 옮김 / 어웨이크(AWAKE)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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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넘치고 행복했던 예전의 나는 

영영 사라진 걸까? 현대판 프로이트의 의자에 앉아 

불안을 마주한 12명의 이야기



책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불안해질까>를 읽고 

나는 누가 내 이야기를 여기에다 적어놓았나 싶었다. 

대인공포증이 좀 있어서 낯선 공간을 두려워하는 내게 

이 책은 ‘충분히 해결 가능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증상은 경미한 편이라 그럭저럭 일상을 살아가지만

정말로 상태가 심각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불안 장애’라는 심리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불안 때문에 고통을 겪는다. 우리는 흔히 

불안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보지만 이 책을 읽고 보니

함께 충분히 살아갈 방법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불안을

무조건 억누르기보다 그 정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책은 어려운 전문 용어를 쓰는 대신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사례로 들면서 불안이 우리 삶에서 

어떤 식으로 나타나고 어떻게 장애가 되고 해결책은 무엇인지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총 12장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독자들이 특히 고민하는 

부분 - 예기 불안, 불안 민감성, 회피와 도피 등등 – 을 

골라서 읽어도 된다. 마치 나를 잘 아는 상담 선생님이 

옆에서 조언해 주시는 기분이 든다.



예기 불안, 즉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걱정으로 힘들었던 제시카

불안을 다스리지 못할까 봐 하루 종일 불안했던 샨드라

시선 공포증으로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는 자말과

스스로를 취약하고 연약하다고 믿어서 의존성이 커져버린

라파엘의 이야기 등등 그들의 사례는 바로 우리 이야기이다.



위처럼 저자가 상담했던 환자들의 사례가 소개되고

그들이 불안을 경감시킬 수 있었던 여러 방법들이 제시된다.

특히 <멘탈 트레이닝>이라는 이름의 자료를 활용하여

내가 겪고 있는 불안한 상태를 수치화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독서를 하다 보니 나도 ‘예기 불안’이라는 것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예전보다는 좀 좋아졌지만 예전에는 학교나

회사에서 큰 행사를 앞두고 있거나 하면 그 전날 숨이 막힐 정도의 

공포감을 느끼곤 했다. 그럴 때마다 약해빠진 나의 정신머리를 

탓하고 했는데 책에서는 ‘불안은 자기보호장치’라고 다독여준다. 

이 책을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도움을 많이 받았겠구나 싶다.


 

다양한 불안의 증상들과 대처법이 실려있는 책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불안해질까> 읽어 보다가

자신의 상황에 비추어 보면서 나의 문제와 관계되는

부분만 골라 읽어도 될 듯 하다.  곁에 두고 일상을 

지내면서 틈틈이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걱정과 불안이 삶을 좀먹고 있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불안해질까>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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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에 밑줄 치지 말 것 - 정답만 찾는 시대, 농담처럼 읽는 삐딱한 예술 이야기
오후 지음 / 서스테인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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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찾기는 이제 그만!”

해석의 감옥에서 빠져나와

진짜 예술을 마주 하라


자유롭다 그리고 유쾌하다! 책 <아름다움에 밑줄 치지 말 것

>을 읽고 느낀 점이다. 예술 평론집인데 난해하지 않고

파격적이다. 예술이라고 하면 일단 고상하고 우아한 뭔가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저자는 오히려 거칠고 정돈되지 않은

것들을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음악에 비유하자면 아주 맹렬하게 현실을 고발하는

힙합 장르라고 하면 될까? 특정 공간에 앉아

우아하게 클래식을 듣는 것도 예술 활동이지만

사람들과 큰 소리로 떠들며 사회 비판을 하는 것도

하나의 예술 장르라는 이야기를 하는 듯.


말하자면 예술이라는 것을 어떤 틀에 넣고 가두지 말고

좀 더 개혁적이고 자유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자

라는 말을 하는 것 같다.


“흔히 예술을 ‘아름다움’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내게

예술을 정의할 기회가 온다면 아름다움 대신

‘일상적이지 않음’이라고 하겠다” 

 - 책 속에서 -


책에는 시대를 앞서간, 아주 파격적인 행보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예술가들의 삶의 모습이 소개된다.

1980년대 화려한 음악들 사이를 뚫고 나와 거칠고

투박한 음악을 했던 밴드 너바나와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삶이 몰락해버렸던 문인 오스카 와일드

비극적인 삶조차 하나의 예술 활동으로 여겼던 오스카

와일드와 추한 것이 오히려 아름다움을 뛰어넘는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던 밴드 너바나의 모습은 아주 강렬하게 마음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다가온 내용은바로 브라질의 예술가들이

어떤 식으로 군부독재에 저항했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독서를 하면서 매번 그 묘사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했던

라틴 아메리카 문학 속의 "마술적 리얼리즘"이 저항의 한 형태였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권력이 예술을 탄압하는 것 자체는 여전히 발생하는 일이고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긴 하나, 저자가 책에 써놓은 것처럼

권력의 탄압이 오히려 예술을 발전시킨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마술적 리얼리즘은 지독한 빈곤, 끝없는 내전, 제국주의의 착취,

군사 독재라는 비이성적이고 잔혹한 현실을 마주한 라틴 아메리카의

작가들이 만들어낸 일종의 방어 기제다” - 책 속에서 -


결국 이 책 <아름다움에 밑줄 치지 말 것>이 이야기하는

예술은 완벽하게 정리된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그런 세계를

깨뜨리고 균열을 내고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어온 질서에

의문을 제기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말하자면 숨이 막히도록 답답한 현실이 있다면 망치를 들고

내려치는 행위도 곧 예술 활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 <아름다움에 밑줄 치지 말 것>은 상당히 재미있기도 하거니와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예술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뒤바꿔준 책이다.


도발적이고 신선하지만 매우 깊이 있고 통찰력 있는 책

<아름다움에 밑줄 치말 것>을 모두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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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에바 틴드 지음, 손화수 옮김 / 산지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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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덴마크 작가 에바 틴드의 소설 <뿌리>

서사가 상당히 풍부하고 색다른 소재를 가진,

아주 흥미진진한 소설이었다. 제목 그대로 등장인물들의

뿌리를 향한 여정을 다루는데 인종적, 민족적 뿌리뿐 아니라

인류 자체의 뿌리인 “신” 과 “영성”을 다루는 깊이

있고 몰입감 있는 소설이었다.

나만의 세계가 너무나 명확해서 불행한 여자 예술가 미리암

남들을 치유하는 능력을 가졌지만 늘 스스로를 방랑자라

여겨온 외로운 남자 카이 그리고 이들 두 사람의 딸 수이.

수이는 독립한 후 벌어진 어떤 사건을 계기로 결국

카이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할아버지를 찾아 한국으로 가게 된다.

이 책은 가족이자 개인인 이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그들이 평생 추구하는 그 무엇인가를 함께

추적한다. 미리암의 경우는 스스로도 이상하다 느낄 정도로

부모의 사랑도 많이 못 느꼈고 딸 수이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었는데, 책의 마지막에 그 이유가

거대한 반전처럼 등장한다.

미리암은 인생의 여러 우여곡절 끝에 나이가 든 후에는

그림 그리는 일을 그만두고 매우 고립된 지역의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거기에서 그녀는 자연이라는 근본으로

돌아가는 예술을 시작한다. 이것을 보면서 어쩌면

그녀는 평생 세상과의 단절 아니면 사랑하는 이들로부터의 도피라는

인생의 프로젝트를 추구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한국인인 카이의 경우에는

자신의 인종적, 민족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한국으로

먼저 오는가 했는데, 이 사람의 경우는 좀 더 깊이 있고

극적인 이야기를 저자가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내 안의 신 이야기 혹은 인류의 영적 각성을 다루는 이야기랄까?

카이는 인도에 있는 명상 커뮤니티 오로빌로

가게 되고 이쯤에서 이 책은 전생과 윤회 등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생을 반복하며 고통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자들이고

반복된 삶을 통해 영적 성장을 이루고 영성을 키워갈 수 있다고.

그리고 딸 수이. 그녀는 일찍부터 버려짐이라는 고통을

겪는다. 예술에는 뜨거웠으나 가족들에게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미리암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가족을 버렸고

성인이 된 후 사귀게 된 남자친구 안톤은 자유로운 연애를

주장하며 수이에게만 집중하기를 거절한다.

설상가상으로 뱃속에서 종양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수이는, 결국 자신을 온전히 받아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할아버지의 고향인 마라도까지 내려오게 되는데...

솔직히 말해서 번역이 약간 어색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소설 <뿌리>는 깊이 있는 메시지와

풍부한 서사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책이다.

‘뿌리’라는 개념이 이 책에서는 단 하나의 의미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 누군가에게 있어서 뿌리는

‘가족’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연’이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신’과 ‘영성’일 수도 있다는 것.

이 책을 읽는 동안 조셉 캠벨 박사의 저자

<천 개의 얼굴을 한 영웅>을 읽었던 기억이 났다.

결국 인간은 자신의 내면 혹은 진정한 자아, 즉 내 안의 영웅을

찾기 위해서 원래 있던 곳을 떠나, 낯선 곳에서

온갖 고생을 하다가 결국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한다는 이론이 떠올랐다.

미리암, 카이, 그리고 수이 각자의 궤적은 조금은

달랐지만 결국은 내면에서 치밀어 오르는

‘뿌리’에 대한 갈망을 내내 따라간다.

이 책 <뿌리>가 내내 묻는 것은 우리는 과연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가?라는 것인 듯하다. 깊이 있는

주제에 강렬하고 빠른 전개로 독자들을 사로잡을 소설 <뿌리>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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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도망 - 까미난떼, 끝인 줄 알았던 순간 다시 걷기 시작하다
나상천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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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곁에서 나란히 걸어준다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달라질지 모른다.

인생이란 게 그렇다. 죽지 못해 산다 싶을 정도의 어려움이 벌떼처럼 몰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누구에게나 터닝 포인트가 필요하다. 이 책 <어느 멋진 도망>은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로 인해 힘겨워하는 네 인물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고통을 마주하고 삶을 변화시켜 가는지를 보여준다. 아름다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드러나는 연대와 공동체의 힘은 상처투성이의 내면을 가진 인물들을 다시 삶으로 복귀시킨다.

주인공들 중 한 명인 세프 킴스는 바쁜 삶에만 매달리다가 아내를 암으로 잃은 후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다. 도로시는 아버지의 부재와 자신의 음악 세계가 인정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좌절감에 시달리고 로저는 병원에 있는 아버지의 막대한 병원비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에 짓눌려 있다. 그리고 아직 스무 살 남짓한 준상은 자신도 모르게 저지른 일로 인해 죄책감 속에서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이들의 동행은 로저에게 도착한 한 통의 문자로 시작된다. 산티아고 순례길 33일 동안 구독자 33만 명을 달성하면 영화 제작을 지원하겠다는 메시지. 그렇게 시작된 여정 속에서 이들은 인생이라는 무거운 짐을 안은 채 묵묵히 길을 걷는다. 그러나 처음에는 각자의 과거에 갇혀서 상처를 곱씹고 미래를 마냥 두려워하던 이들은,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면서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어쩌면 처음에는 힘겨운 삶을 잠시 피하러 온 '도망'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여정을 통해 그들은 더 이상 과거를 외면하고만 있지는 않는다. 걷는 걸음 족족 자신의 상처를 직면하게 되면서 조금씩 치유하는 길을 찾아내는 사람들. 같은 길을 걷고, 음식을 나누고, 때로는 충돌하고 다시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고, 그 관계는 결국 상처 입은 마음들을 회복시킨다. 그전에는 그저 낯선 타인에 불과했으나 이제 서로에게 선한 영향을 주면서 다시 일어설 힘을 서로에게서 얻는 모습이 특히 좋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개인적 기억이 떠올랐다. 큰 수술을 받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시절, 억지로 나를 일으켜 세워 운동을 시켜준 가족들과 일부러 먼 길을 찾아와서 따뜻한 위로를 건넸던 동창들이 생각났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의 존재가 더욱더 고마워졌다. 결국 이 책 <어느 멋진 도망>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연대' '서로를 위한 마음' 등이 아닐까? 33일의 여정 속에서 이들은 자연을 걷고, 음식을 나누고 노래를 함께 부르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사람은 결국 사람 속에서 치유되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삶의 방향을 잃었거나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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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된 마을, 마을이 된 도서관 - 사람과 이야기가 모이는 곳, 도서관은 재밌다!
구산동도서관마을 지음 / 리스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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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빌라를 이어 붙여 만든 도서관

주민이 만들고 마을이 운영하는

구산동 도서관 마을의 특별한 이야기



살면서 ‘이게 바람직한 삶이지’라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러한 모습이 현실에서 구현된 경우를 잘 못 봤는데

이 책 <도서관이 된 마을, 마을이 된 도서관>은 그런 드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도서관 이야기를 넘어 하나의

이상적인 공동체를 본 느낌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이 다루는 공간은 서울 은평구 구산동에 위치한

‘구산동도서관마을’ 이다. 이곳은 시나 도에서, 즉 위에서 운영하는

‘관 주도의 도서관’ 이 아니라 협동조합을 기반으로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가고 운영하는 ‘민간 주도의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고 열람하기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 머물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느껴진다.



우선 건물 구조부터가 인상적이었다. 예산 문제로 인해

새 건물을 짓는 대신, 골목 안의 오래된 빌라들을 리모델링하여

이어 붙인 형태의 도서관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소개된 도서관을

상상하면 마치 여러 집을 거닐면서 책을 만나는 듯한 독특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 도서관은 책 중심이라기보다는 이용자 중심이라는

생각이 든다. 복도, 창가, 계단 옆 등 어디에서든 자연스럽게

책을 펼칠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냥 산책하듯

걷다가 책을 읽을 수 있는 그런 느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공간은 바로 만화자료실이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만화를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들이 직접 이야기를 만들고 캐릭터를 창작해

자신만의 웹툰을 완성할 수 있다. 작가와 청소년들이

합심하여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장면이 매우 바람직하게

다가왔다.



또 인상적이었던 곳은 바로 3층의 공연장 ‘힐링캠프’였다.

이곳이 청소년 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는 점이 좋았다.

아이들이 1박 2일 캠프와 같은 시간을 통해서

함께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고 밤을 새우면서

동네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과정이 참 좋았다.



이 책의 2장 <도서관을 닮은 사람들>에서는

이 도서관을 만드는데 힘을 보탠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구청장, 시민 활동가, 사서 등 직업도, 성별도

나이도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의 생각이

놀랍도록 비슷했다.



그것은 바로 “주민에 의해서 운영되는 도서관”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시도를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여겼으나

결국 누군가가 시작했고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이쯤 되니까 이 구산동도서관마을 이야말로 단순한

문화시설로 보기보다는 민주주의 실험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책을 읽는 동안, ‘풀 뿌리 민주주의’라는 표현이

너무 많이 생각났다. 이런 도서관을 지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은평구에 오랫동안 축적된 시민 사회 운동과

생활 문화중심의 풀뿌리 조직들이 있었다고 하니,

결국 살기 좋은 공동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시간과 사람 그리고 신뢰의 축적 위에서 탄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항상, 죽어서 천국 갈 게 아니라

그냥 이 땅을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서로를 돌보고, 연결하고, 함께 만들고, 운영하는

공간 <구산동 도서관 마을>이 내가 생각하는

살기 좋은 곳, 즉 천국에 가까운 곳이라 본다.



부럽기도 하고 내가 사는 곳 근처에도 있으면

좋겠다 싶은 아름다운 도서관 이야기

<도서관이 된 마을, 마을이 된 도서관>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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