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짐, 맺힘 문지 에크리
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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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인 김현이 생전에 발표했던 글들을 다시 편집해서 모은 에세이집이다. 1990년 " 김현 " 작가가 작고하시기 전 쓰여진 글들이 대부분이라 책의 내용들이 1960~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다지 큰 위화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우리나라가 산업화를 이루면서 서구의 합리주의를 받아들이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동시에 팽배해진 물질만능주의, 도시의 삭막함, 개인주의의 만연 등등의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겪는 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듯 느껴졌다.

 

 

“아파트는 이제 거주 공간이 아니라, 자기의 뛰어남을 확인하는 전시 공간이 된다.

같은 평수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끼리는 자동차가 있고 없음이,

자동차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끼리는 캐비닛형의 냉장고가 있고 없음이 

 사람 판단의 잣대가 된다.

그래서 너도 나도 기를 쓰고 남들이 사들인 것을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사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p.37)

땅의 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에서는 어찌보면 아파트라는 생활 공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수도 있다. 그런데 생활 공간이어야할 아파트가 사람들의 계층을 나누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실제로 과거엔 아이들 사이에서 아파트 평수로 계급을 나누었다면, 오늘날에는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학교배정이나 주변시설을 이용하도록 하면서 계급을 나누고 있는 듯 하다. 사람이 우선인지 아파트 브랜드가 우선인지.. 어리둥절한 현실에 대해서 저자도 안타까웠으리라.

 

 

“아마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나 사과 먹는 것이나 비슷할 것이다.

세상의 좋은 면부터 봐나간다. 봐라, 이런 선의에서 일이 시작하고 있지 않느냐,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세상의 나쁜 면에만 눈을 준다, 앞으로 잘되어나갈 것이다.

 최소한도 이것보단 낫지 않겠는가.

그러다 보면 잘사는 나라에 태어나지 않고 이따위 형편없는 나라에 태어난 게

한심해진다.”(p. 83)

 

식민지 치하의 소설가가 사과 다섯 알을 어떻게 먹어야할지 고민했던 글이다. 맛없는 사과를 먼저 먹고 맛있는 것을 남겨두고 싶지만 왜 굳이 맛없는 것을 먼저 먹어야할지 고민이 되고 맛있는 것을 먼저 먹어버리면 불쾌하게도 맛없는 사과가 남아버린다. 세상일도 마찬가지... 우리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을 동시에 겪을 수 밖에 없다. 저자 김현은 세상을 보는 관점이 이렇게 어려울 수 있음을 토로한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 남북한의 두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화해무드가 조성되어서 국민들이 환호를 했지만 사실 앞으로가 더 문제일 수 있다. 독일이 겪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법이 어디 있을까?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하는 나라에 태어난 것이 불행하다고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통일이 되든 되지 않든 그 이후에 발생될 수 있는 좋은 일들을 꿈꿔봐야겠다. 여하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엔 정답이 없다.

 

 

“모르는 사람들 틈에 있고 싶다. 매일 나무 우거진 공원길을 산보하고 싶다. 오후 7시면 카페에 나가 모르는 사람들 틈에 끼어 맥주를 마신다. 그래 네가 그토록 원하던 모든 것을 이제는 할 수 있다. 그러니 행복한가? (p. 159)

 

 

“ 삶, 그것 때문에 고통하지 않는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그것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관찰하려 하는, 그래서 거기에서 의외성을 발견하는 한 미술가의 처참한 노력,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의 초상이었다.”(p. 265)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유학을 했던 저자. 그가 유학을 했던 1970년대만 하더라도 해외에 나간다는 것이 쉽거나 자유롭지 않았다. 국내와 외국의 경계가 다소 희미한 오늘날의 경우는 해외로 나가는 것이 쉽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다수의 이유로 외국을 나간다. 자아를 찾기 위해서 혹은 자기 계발을 위해 혹은 그냥 낯선 곳에서 하루를 보내기 위해...

 

여행을 하다보면 한국이라는 익숙한 지형과는 다른 낯선 장소, 낯선 사람의 틈바구니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최근 들어서 낯선 환경에 자신을 던져넣고 새로운 나를 만나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저자 또한 프랑스 외에 많은 도시를 여행한 듯 보인다. 그는 여행을 하면서 만난 많은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삶이 무엇인지, 예술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는 무엇인지에 귀를 기울이게끔 해주었다.

 

저자는 일상과 낯선 환경을 오가면서 문학적이고 예술적인 사고를 이끌어내었다. 그의 문체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식은 아니다. 산문이 아니라 운문처럼 낯설게 다가오는 그의 작품. 그러나 페이지를 넘기다보니 공감이 가거나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문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의 내적 의식을 파고드는 " 김현 " 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 소중한 독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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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탐구 생활
게일 피트먼 지음, 박이은실 옮김 / 사계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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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미니즘에 대해 배우는 것은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아요.

언어를 배울 때 우리는 기본에서 출발해야 하죠.

페미니즘을 하나하나 한걸음씩 익히는 과정은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면서

여러분이 페미니즘의 바다에 살짝 발을 적셔 볼 수 있게 도와줄 거에요 ."

 

나는 페미니즘이 뭔지 잘 모른다. 남자처럼 행동하고 권력을 추구하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야 페미니스트일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기 보다는 공동체 속에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온갖 불합리한 생각과 일들을 깨닫고 그것들을 없애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 이것이 페미니즘이 하고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인종과 성 차별을 없애기 위한 운동의 역사가 깊은 미국에서 쓰여진 책이니만큼, 이 책은 청소년들을 위한 페미니즘 이론서이지만 다른 어떤 이론서 못지 않게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이 책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청소년기에 페미니즘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내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페미니즘은 단순히 이론이 아니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자기 계발 이론이다. 이 책에서는 페미니즘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도움이 되어줄 수 있다고 한다.

● 한 번이라도 자신이 ' 뚱뚱하다 ' 고 느낀 적이 있는 경우

● 하고 싶지 않은 일인데 해야만 한다는 압력을 받은 적이 있거나  자신의 가치관에 반하는 일을 하라는 압력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

● 직접 말하는 일을 두려워한 적이 있는 경우

● 누구에게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거나 누구를 괴롭혀 본 적이 있는 경우

뭔가 익숙하지 않은가? 솔직히 한국에서 살아온 여성이라면 ( 남성이라도 ) 학창시절엔 위와 같은 상황을 한번 정도는 겪어본 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면 책에 나오는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 여자는 두뇌보다 얼굴이라고?    소녀들은 똑똑한 두뇌보다는 예쁜 얼굴에 대한 칭찬과 독려의 메세지를 더 많이 받는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음을 믿어야 한다.

◆ 남자용, 여자용이 어디 있어? 아이들에게 성별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장난감을 줘야 한다.

                                   그런 아이들은 훨씬 적응력이 뛰어나고 다재다능한 사람이 될 수 있다.

◆ 그냥 농담인데 뭐 어떠냐고? 은근히 여성을 깎아내리는 성차별주의적 태도 ( 여자치곤 운동을 잘한다 등등 ) 를 그냥 넘기지 않는다.

◆ 여성적인 건 열등한 거라고? 전통적인 여성이 했던 일 바느질, 요리, 뜨개질, 요리와 같은 일은 해방된 현대여성이 하지 않는다고?  이것은 철저히 위험하고 성차별주의적이다.

 

이외에도 책 속에는 남자와 여자를 철저히 갈라놓는 성차별주의적인 생각을 깨고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러 예가 나와 있다. 

 

< 페미니스트 역사 > 코너를 통해서는 페미니즘이 어떤 식으로 발전을 해왔는지, < 바로 해 보는 페미니즘 > 코너를 통해서는 본인이 삶에서 느꼈거나 당했던 혹은 저질렀던 성차별적인 행태에 대해서 성찰해볼 시간을 가져볼 수 있게 한다. 가면 갈수록 남혐, 여혐이 깊어지는 우리 사회를 보면 우려도 생기고 한숨도 나온다. 이 책은 쉽고 재미있게 페미니즘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 혐오와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배우고 행동하는 1020 페미니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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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안전가옥 오리지널 1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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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얼굴을 가진 불행. 각자의 이유로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즐거움과 기쁨이 넘쳐흐를듯한 놀이공원 뉴서울 파크에 모였다.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인가? 그런데 그들 앞에 나타난 젤리 장수. 그는 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모습으로 나타나 달콤하고 향긋한 향을 풍기는 젤리를 나눠준다. 그리곤 기다린다 젤리의 파괴적인 효력이 드러날 때까지.

 

 

안전가옥 출판사의 장르소설 [ 뉴서울 파크 젤리 장수 대학살 ]을 읽었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창작자와 스토리 PD 가 협업하는 ‘ 프로듀서 시스템 ’으로 이야기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보다 창의적인 작품을 탄생을 위해서 여러 명이 협업하는 시스템 덕분에 이렇게 상상력이 풍부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는 것 같다.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면,

 

 

 

어른스러운 아이 유지는 허구한 날 싸우는 철없는 부모를 둔 아이이다. 놀이공원에 와서도 어린 유지는 신경 쓰지 않고 싸움에 열중한 부모를 보며 한숨짓는 사이 유지는 왠지 얼굴의 형체가 뚜렷하지 않은 한 남자가 젤리를 나누어주는 상황을 발견한다. 그는 젤리를 나누어주며 말한다.

 

 

 

“ 그 젤리를 나눠 먹으면 부모님이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야 ”

 

 

사준은 뉴서울 파크에서 마스코트인 꿈곰이 탈을 쓰고 공연하는 직원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거나 힘들 때마다 그가 외우는 주문이 있다. 그 주문을 외울 때마다 힘을 얻는 사준.

“ 이번에 들어올 월급이 180, 추가 퍼레이드 뛴 거 합하고 거기서 통신비 10에 식비 20을 빼고 생활비를 30이라고 치면 남는 돈은 대략 ○○○, 계좌에 있는 돈에 그걸 합치면 ○○○, 매달 최소 이만큼 적금 넣는다 치면 1년이면 얼마지. 서울에 집을 구하려면 얼마가 더 있어야... ”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한 사이트에 접속하고 설탕가루를 흘리고 다니는 골칫덩이 룸메이트인 영두가 사준에게 돈다발을 쥐여주며 부탁을 한다. 자신과 어떤 여인이 만나는 장면을 찍어달라고.... 그런데 함께 따라나선 사준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고 만다.

 

 

 

고시원에서 만나 사랑을 키운 커플 다애와 재윤. 사이가 조금 멀어졌던 그들은 오랜만에 놀이공원인 뉴서울 파크에서 만난다. 그러나 좋아하는 다애와는 달리, 재윤이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다. 그 표정을 모른척한 다애의 눈길은 누군가가 파는 젤리에 닿았다.

 

 

 

“ 예쁜 커플이네. 이 젤리 먹으면 절대로 안 헤어져요. 마법의 젤리라니깐. 평생 꼭 붙어살아. 진짜야 ”

 

 

현경은 청소업체의 사장이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사악한 힘을 부리는 신을 모시고 있다. 그녀가 신을 모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신은 한때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자신을 위해 어리석은 인간들을 처단해주었다. 이제 더 이상 소심하거나 우유부단한 예전의 그녀가 아니다. 그런데 그녀가 운영하는 사이트에 이상한 댓글이 달리며 그녀의 종교활동을 방해한다?!

 

 

 

뉴서울 파크에서 젤리를 나눠주던 정체 모를 젤리 장수. 그가 하는 말은 하나같이 젤리처럼 달콤하다. 삶의 무게로 끙끙대던 사람들은 잠시나마 문제를 잊기 위해서 젤리와 젤리 장수가 하던 말에 기댄다. 마치 그걸 먹으면 그들이 갖고 있던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처럼. 그러나 사람들이 몰랐던 것이 있었으니... 젤리에는 파괴적인 힘이 들어가 있다는 것.

젤리와 죽음.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사람들의 손에 쥐어진 젤리는 죽음의 대향연을 펼친다. 칼도 아니고 총도 아니고 젤리라니 너무 소프트한 무기가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젤리를 보라. 상상치도 못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삶을 파괴한다. 뉴서울 파크 곳곳에서 흘러내리고 물컹거리는 젤리가 바다를 이루면 그 뒤에서 젤리 장수 곧 젤리의 신이 웃고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서...

" 어쨌든 소원을 이루어주긴 했잖아..."

 

 

젤리라는 평범한 소재이지만 독특한 이야기의 전개로 인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오랜만에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친 기분이 든다. 그런데 동시에 앞으론 젤리 냄새가 더 이상 달콤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 [ 뉴서울 파크 젤리 장수 대학살 ] 을 통해서 달콤하지만 썩은 듯한 죽음의 젤리 냄새를 맡아버려서 그런가... SF 와 판타지가 골고루 섞인 듯한 책. 특이한 이야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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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얼굴로 구워삶는 기술 - 세상에서 가장 짧고 쉬운 20가지 심리 법칙
로버트 치알디니.노아 골드스타인.스티브 마틴 지음, 박여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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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소한 것에 즉 다시 말해서 아주 간단한 것에 흔들리도록 설계된 존재라고 볼 수 있다.

그 말인 즉슨, 한마디 말로도 내 마음에 꼭 맞게 상대의 행동을 유도해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구차한 행동을 하지 않고 너무 애쓸 필요도 없이

기분 좋게 상대방의 예스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가족관의 관계, 매일 퇴사를 생각하게 되는 직장생활, 그리고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죽어라 싸워대는 연애나 결혼생활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감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짧고 쉬운 20가지 심리 법칙을 소개하는 이 책은 상대방이 기분 좋게 내가 말한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전달하는 방법을 사례를 통해서 제시해 준다.

인간은 작은 것에 흔들리도록 설계되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사려 깊고 배려 있는 선물을 주고 싶다면 

 (그러면서도 은밀히 돈도 아끼고 싶다면)

가격대가 낮은 제품군 중에서 고가의 선물(65,000원짜리 스카프처럼)

을 구매하는 것이 가격대가 높은 제품군에서 저렴한 제품을 사는 것보다 낫다.

일단 선물을 받은 사람이 더 고마워한다.

( ...)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저렴한선물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위험을 없앨 수 있다. (p. 34)

 

과도하게 노력하지 않고도 약간의 센스만 있다면 누군가의 마음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차를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하기 위해 반드시 운전석에 앉아야 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특정 전문분야에 관해 훌륭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사람임을 알리려면

설득 전에 다른 사람을 통해 내가 적임자임을 알리는 것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좋은 전략이다.”(p.72)

 

좋은 대학이나 대학원 그리고 회사를 들어가기 위해서 교수님이나 전 직장의 상사에게 추천서를 부탁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닐까?

굳이 힘들게 설득하기 보다는 추천서 한장이 더 큰 효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누군가의 부탁에 선뜻 긍정적인 대답을 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특정 지점에 초점을 두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부탁을 하는 사람은 부탁받는 사람이 부탁을 수락했을 경우

 들여야 할 시간 등의 경제적 비용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와 반대로 잠재적으로 부탁을 들어줄 이들은 부탁을 거절할 경우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더욱 염두에 두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단순한 진실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예상보다 누군가의 부탁을 수락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p.85)

그러니,, 부탁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지어다.

한 연구에서는 누군가 나에 관해 칭찬을 한 직후 부탁을 하면

 그 부탁에 더욱 호의적으로 반응하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부탁을 하는 사람이 평소 내가 얼마나 호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인지와는 상관없이

 그 사람의 부탁을 들어줄 확률이 높아졌다.

부탁을 하는 사람은 그 대상에게서 좋은 점을 찾아 칭찬이라고 하는 수단으로

그것을 보여줌으로써 설득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었다.”(p. 116)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니까...

실례합니다만, 제가 다섯 장만 복사하면 되는데요, 먼저 복사기를 사용해도 될까요?

왜냐하면 제가 지금 굉장히 급한 상황이라서요.”

이렇게 말했을 때는 94퍼센트의 사람들이 양보를 했다.

이 실험을 토대로 보면 부탁을 할 때 이유를 설명하면

 예스라는 답을 들을 확률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듯하다.“(p. 130)

Why? 시리즈로 아이들을 위한 책도 만들어졌다..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다.

이 책은 설득에 관한 이론을 압축하여

설득 대상을 어떻게 설득 시킬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족관의 관계, 직장인, 취업준비생, 연인과의 관계 등 그 대상에 따라서

 독자들이 상대방의 예스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주는 좋은 책인 것 같다.

   힘든 상황을 만날 때 마다 한번씩 꺼내어보고 다시 읽어봐도 좋을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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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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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배운 게 하나 있다면, 인간은 원하기만 하면

무슨 일이든 합리화할 수 있다는 거예요."

 

 

어쩌면 인간들은 이렇게 나약할 수 있을까? 상황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악마와 손을 잡으면 안 될 일이다.. 그런데 욕심과 이익에 한번 눈이 멀어버린 이 저주받은 도시에선 온갖 불법과 불의가 자행되고 있었으니..... 그러나 사람들이 모르는 게 있었다. 물고기 하나가 죽어나가면 연쇄적인 죽음이 이어진다는 것... 결국 남는 건 죽음이 남기는 역겨운 냄새밖엔 없다.

 

스릴러가 줄 수 있는 거의 모든 재미를 한껏 느끼게 해준 작품 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탄탄한 스토리, 연속적으로 터지는 사건들, 주인공 에이머스 데커의 날카로운 추리력과 그를 위협하는 온갖 세력들의 공격에 한시도 책을 손에서 떼어놓을 수 없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지는  빨리빨리 넘어갔다. 지루할 틈 없이 몰아친 사건들과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책에 계속 몰입하게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

" 배런빌은 존 배런 1세가 품었던 부를 향한 꿈의 하나로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 꿈은 악몽이 되고 말았다. 모두에게 "

한때는 제지, 탄광, 제분 산업 등으로 풍족한 삶을 누렸던 배런빌. 그러나 산업을 이끌면서 마을을 쥐락펴락하던 배런가가 망하게 되면서 마을 사람들은 한순간에 해고당하고 거리에 나앉아야만 했다. 나락으로 치달은 삶에 대한 절망감과 우울감을 마약으로 잠재우려 한 사람들. 배런빌 사람들의 약물 중독은 심각한 수준이다. 몰락한 도시를 보고 있자니 실제로 산업이 쇠퇴하면서 유령도시, 범죄 도시로 몰락한 미국의 여러 도시들이 떠올랐다. 저자는 범죄와 마약에 노출된 채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실제 사람들의 생활상을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전 세계 80개국에 출간되었고, 1억 3천만 부가 판매된 시리즈인 에이머스 데커 시리즈 중 <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 < 괴물이라 불린 남자>, < 죽음을 선택한 남자 >에 이어 4번째 시리즈인 < 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로 에이머스 데커가 돌아왔다. 한때는 프로 미식축구 선수였던 에이머스 데커, 그러나 사고를 당한 뒤 성격도 변하고 과잉기억 증후군이라는 질병을 앓게 된다.   그 덕분에   많은 사건들을 해결했던 그는 이번 시리즈에선 동료 FBI 요원인 알렉스 재미슨을 따라 그녀의 언니 집으로 휴가를 오게 된다. 하지만 사건 사고가 따라다니는 데커는 휴가지에서도 연쇄 살인사건과 마주치게 되는데...

" 누가 당신을 죽였는가? 또는, 누가 당신을 살해했는가 ?"


맥주를 손에 들고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던 데커는 뒷집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와 번쩍이는 불빛을 보고 그 집으로 달려간다. 그는 그곳에서 수상쩍은 죽음을 맞이한 두 구의 시신을 발견한다. 목매어 죽은 남자 주위에 피가 낭자하고 죽은 지 꽤 시간이 지나 보이는 사체의 체내에 파리가 거의 침입하지 않은 상태였다. 법의학적 지식이 풍부했던 데커의 눈에는 과학적, 논리적 설명을 벗어난 시체들이었다.

수상쩍은 낌새를 느낀 데커는 그동안 배런 빌에서 일어난 다른 살인 사건도 추적하려 하지만 곧 그를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세력에 의해서 다각도의 공격을 받게 된다. 연쇄 살인의 조사차 들어간 트레일러에 갇혀서 죽을 뻔했다가 살아남지만, 곧이어 재미슨의 언니인 앰버의 남편 프랭크가 일하던 물류센터에서 사고사를 당하게 된다.... 그런데 그게 과연 사고일까? 아니면 그들에 대한 또 다른 위협일까?

" 손바닥만 한 도시에서 이렇게 많은 빌어먹을 일들이 제각기 벌어지고 있을 줄이야.

아,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

주인공 데커가 처한 상황과 그의 남다른 재능이 재미를 더해준 작품이다. 주인공 에이머스 데커는 자신이 본 거의 모든 것을 기억하는 천재적인 남자이다. 그 덕분에 사건 해결을 위한 아주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그의 엄청난 기억력과 사건 분석력   덕분에 조금씩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 데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엔 작은 구멍처럼 보였던 살인 사건은 데커가 파들어가는 순간 그 끝을 알 수 없는 어두움과 어마어마한 깊이를 드러내는데........

 

죽음의 도시로 전락해버린 배런빌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저자의 놀라운 필력과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고 치밀하게, 논리와 과학에 의해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데커의 활약에 엄청난 스릴과 통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죽어나간 작은 도시 배런빌.... 그들을 죽게 만든 게 과연 무엇이었을까? 충격적이면서도 우울한 결말을 지켜보면서 이런 이야기가 현실적으로도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나 즐거웠던 독서시간.... 여름휴가 때 꼭 읽어야 할 스릴러 소설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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