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스파이 2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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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완벽한 스파이인 매그너스 핌. 그는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이미 범죄자였고 왜곡된 삶을 걸었던 아버지 릭에게서 완벽한 스파이가 될 수 있는 훈련을 받았다. 거짓말했고 다른 사람인 척 했으며, 남을 배신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렇게 사는 동안 진정으로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지 못했던 매그너스 핌. 그는 여러 다른 세계에 다리를 걸친 채 살았고 자신이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가면을 보여주면서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직장 상사와 친구들 그리고 아내와 아들 마저도 그를 각각 다른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다.

[ 완벽한 스파이 ] 2권에서는 삶으로부터, 그리고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는 매그너스 핌과 그를 지옥까지도 쫓아가서 본 모습을 밝혀내려는 듯한 여러 관계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또한 그가 타고난 사기꾼이었던 아버지를 추억하며 회고하는 글을 내용이 드러나며, 비밀스럽던 그의 삶이 조금씩 베일을 벗기 시작한다. 비밀 아지트에 숨어서 회고록과 아들에게 보낼 편지를 쓰는 현재의 모습과 아버지와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 받던 과거의 모습이 표차되면서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 탄생했다.

그 결과, 이 소설은 스파이 스릴러이자 ( 그의 이중생활이 드러나면서 매그너스를 사냥하려는 사람들의 추적이 이어진다는 점 ) 도망자로서의 여정이 막다른 골목에 와 있음을 직감한 매그너스 핌이 회고록이 잘 섞인 책이다. 즉 다시 말하자면, 현재는 지금까지 자신의 여러 다른 모습을 감추고 살았던 매그너스가 과거를 회상하며 조금씩 퍼즐을 맞추어가는 장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가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은 어떻게 보면 의식의 흐름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시간 순서대로도 아니고 논리적이지도 않고, 한마디로 뒤죽박죽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시간 순서나 논리적인 흐름을 기대하기 보다는, 이제 편하게 삶을 마무리하려는 한 스파이의 삶이라는 직소 퍼즐이 조금씩 조각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읽어나가면 되는 것이다. 다소 집중을 많이 해야 하고 시간이 드는 작업일 수도 있겠지만 한 남자의 일생이 담겨있고 흥미진진한 비밀의 장이 열린다면,,, 어느 정도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다소 의식의 흐름에 가까운 이야기 스타일과 페이지 수 때문에 읽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참을성을 가지고 읽다보면 이 [ 완벽한 스파이 ] 가 정말 훌륭한 책이고 존 르 카레의 최고의 소설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인 매그너스 핌과 그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아버지 릭 핌에 이르기까지, 이 소설은 스파이 소설이라고 하기엔 인간냄새가 물씬 나는 장면들과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그리고 냉전이라는 아픔과 그 속에서 스파이로써 거짓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야했던 한 남자, 퍼즐같이 복잡한 삶을 살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생존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배신을 하고 남들 뿐 아니라 자기 자신조차 기만해야 했지만 그런 모습마저 인간적으로 보이는, 소설, 위대한 스파이 스릴러이자 휴먼 드라마인 [ 완벽한 스파이 ] 를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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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탐정 유동인 - 더 비기닝 서점 탐정 유동인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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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래도 코지 미스터리를 좋아하지만 경성 탐정 이상으로 유명하신 김재희 작가님의 책이라 더욱 더 기대가 됩니다. 빨리 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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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스파이 1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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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 완벽한 스파이 ] 는 내가 기대했던 첩보물과는 약간 결이 달랐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액션과 스릴로 점철된 007 시리즈와 같은 소설책을 읽으리라 기대했던 

내게, 이 작품은 다소 생소하게 다가왔다. 드라마적 요소가 많았다고 할까? 

아니면 스파이 세계의 그 복잡한 세계를 묘사하려고 했다고 할까? 

어쨌건, 한 인간의 일생에 걸친 거짓과 배신, 그리고 기만과 애정에 대한 갈구를

보여주는 듯한 작품인 [ 완벽한 스파이 ] 속으로 들어가보자.

아버지 릭의 죽음 이후, 멋지고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줬던 영국인 첩보원 

매그너스 핌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진다.

그의 아내인 메리, 아들 톰 그리고 정보국 요원 브러더후드와 친구들은 

도대체 그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길이 없다. 그 이유는 그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씩 다르게 들려줬기 때문에. 한편, 한 아지트에 머무르게 되는 주인공 매그너스 핌.. 그는 거기서 모든 진실을 밝혀낼 책을 쓰기로 마음 먹는데....

이 소설은 영국의 첩보원인 매그너스 핌의 유년기 시절부터 1980년대 중반에 이른 현 생활까지를 보여준다. 소설 퍼즐의 조각 하나하나를 보여주는 동안, 사기꾼인 아버지 릭 아래에서 보낸 유년기 시절과 스위스에서 보낸 몇 년간이 그로 하여금 냉전 시대 최고의 스파이가 되게끔 한 초석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 두 남자가 떠오른다. 카리스마있고 사람들을 매혹시켰지만 평생 사기를 치고 다닌 남자 릭과 그에게 영향을 받아서 평생 거짓과 배신 그리고 사람들로 부터 도망친 불운한 남자 매그러스...

[ 완벽한 스파이 ] 가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존 르 카레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 위해 이 소설을 집필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매그너스가 사라진 이후, 그들을 쫓는 발걸음이 많아지고 빨라진다.

영국 정보국에서 나온 부러더후드는 아내 메리를 다그치게 되고, 메리는 남편과 남편의 세계라는 덫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매그너스 아버지 릭이 살아있을 적부터 함께 사기치고 돌아다녔던 시드와 핌에 대한 정보를 가진 CIA 요원까지... 이들은 모두 매그너스의 삶이라는 퍼즐의 조각들을 이루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영국인 특유의 유머적 요소가 많은 [ 완벽한 스파이 ]

그러나 사기꾼 아버지의 영향 아래, 평생을 사람들을 속이고 심지어 자신마저 속여가며

세상을 등진채 끊임없이 도망쳐야 했던 불운한 사나이의 모습이 펼쳐진다.

그가 지닌 비밀 조각은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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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유리코는 혼자가 되었다
기도 소타 지음, 부윤아 옮김 / 해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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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남는 유리코는 단 한 사람

조건은 다른 유리코를 없애는 것, 단지 그것뿐 ’

유리가하라 고등학교에는 무시무시한 전설이 있다.

30년전 쯤, 아이들의 괴롭힘 끝에 자살한 유리코라는 학생의 저주 때문에

단 한 명의 가장 강력한 유리코를 제외한 다른 유리코들은 모두

다치거나 목숨을 잃거나 혹은 전학을 가게나 하는 식으로 학교에서 사라지고,

유리코의 힘에 저항한 학생들도 비슷한 운명을 맞게 된다는 것.

즉,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 지배자 유리코 ” 와 싸워서 지는 이들은

모두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입학하자마자 테니스 선배로부터 이 이야기를 듣게 된

주인공 아사카 유리코는, 자신이 휘말리게 될, 혹은 마주치게 될 얄궂은 운명의

힘을 직감하고는 심난해한다. 하지만 함께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 베프인 

시마쿠라 미즈키는 이 무시무시한 전설에 대해서 심드렁한 반응을 보인다.

나이에 맞지 않게 놀랍도록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미즈키, 그녀는 걱정하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해주며 그녀를 안심시키려고 노력한다.

" 유리코의 힘이 있다고 굳게 믿으면 사사로운 일도

전부 유리코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느껴져.

누군가가 넘어진 것도 유리코님의 힘, 누군가가 감기에 걸린 것도

유리코의 힘. 그런 식으로 아무 관련도 없는 일을

전부 유리코 님과 연결시켜 생각하는 거야."

주인공인 아사카에 비해서 놀라울 정도로 명석하고 똑 부러지는 미즈키를 보며

순진한 아사카를 지켜줄 수 있겠구나.... 하고 안심하고 있던 그때,

미즈키의 논리와 사건 분석력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속속들이 발생하고 만다.

옥상에서 누가 밀어서 떨어지고, 위에서 무거운 물체가 떨어져서

아니면 도로에 서 있는데 갑작스럽게 밀리는 바람에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유리코들이 속속들이 발생하는데....

이상하게도 일본이든 한국이든, 학교 전설이 하나쯤은 각 학교에 있는 듯 하다.

대부분은 코웃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내용 ( 예를 들자면, 새벽 12시가 되면 이순신 장군 동상이 칼을 휘두른다 등등 ) 이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누군가가 다친다거나 목숨이 달려있는 전설이라면 더 이상 우스개소리로 흘려듣고 넘어갈 수 만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순진하기만 했던 아사카 유리코는 실체없는 전설과의 전쟁 혹은 혼령 

혹은 유리코들과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전투태세에 돌입하고

그런 와중에 미즈키는 불합리해 보이는 일들에, 이성과 논리, 분석으로 맞서서

 이겨보려고 하는데....

어른들도 그렇겠지만 아이들이 특히 권력에 민감한 듯 하다.

학교라는 폐쇄된 공간 속에서 누가 권력자인지 금방 알아채고

또 누가 권력자의 심기를 거스르고 있는지도 금방 알아내는 아이들.

사실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순진한 아이들마저, 유리코라는 혼령의 힘을 빌어서까지

권력 싸움에 뛰어들고 피 튀기는 전투를 벌이는 것은 아닌지...

제발 제발 이성과 합리가 통하는 결과가 나오길 빌면서 읽었는데, 그런데!!

참으로 엄청난 대반전의 반전이 반전이 발생했다. 역시 예상할 수 없는 일본 추리 소설.

서술 트릭이라는게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소위 독자들의 블라인드 스팟을 콕 찌른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똑똑한 미즈키가 나중에 유리코 귀신으로 변하는 게 아닐까? 

하는 삽질을 하게 만든 소설그러나 그녀의 이성과 합리를 바탕으로 한 분석 덕분에 

더 재미있었던 소설..

결론이 너무나 놀라웠던 소설

[ 그리고, 유리코는 혼자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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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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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가 존재하는 한 비리와 부패는 늘 우리 주위에 독버섯처럼 자라왔다.

이 지구촌에 비리와 부패가 없는 나라는 없다.

그러나 부패 공직자를 응징하고 처단하는 방법은 나라마다 다르다.

아마 우리나라만큼 그들에게 국민 화합이라는 이름으로 면죄부를 준 나라는 없을 것이다.

이제 깨어있는 시민들이 나서야 할 차례다.

(...) 그것이 민주 시민으로서의 직무다 .”

일제 강점기 시절 악질 형사로 근무하며 독립 투사들을 가장 지독한 방법으로 고문하여

그들을 죽음의 고통에 빠뜨리거나 실제로 죽음으로 이끌었고,

해방 이후에도 민주 운동 열사들을 괴롭히는 대공수사 업무를 맡았던 노창렬.

역사와 민족의 준엄한 심판을 피해서 일본에 살고 있었던 그가,

노구의 몸을 이끌고 한국에 있는 자신의 땅을 찾으러 들어왔다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특이했던 점은, 그가 일제 앞잡이 시절 가장 잘 이용했던 고문 방법인 “ 등나무 감기 ”

라는 고문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점이다. 이 방식은 희생자의 온 몸에 등나무를 친친 감아

열기를 가하는 방식인데, 등나무가 마르는 동안 쪼그라들면서 온 몸의 살과 근육을 파고들면서 고문 당하는 자에게 엄청난 고통을 가하는 방식이었다. 고문을 가하는 당사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지만 막상 당하는 입장에서는 당장 죽기를 바라는 그런 고통... 노창렬을 그렇게 살해한 사람들은 과연 누구이고, 그렇게 살해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 [ 집행관들 ] 을 읽으며 혼란과 충격 속에 내내 빠져있었다.

이성과 논리로는 이런 잔인한 방식의 살인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본능과 감성으로는 엄청난 후련함과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인간이라는 존재를 잔인하게 해친다는 면에서는 전혀 공감할 순 없었지만,

다른 인간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만든 괴물이라는 존재를 처단한다고 생각하면?

무지 당연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니... 심정적으로 나는 그들과 공범?

“ 역사는 친일파의 죄를 방치하지 않았다.

노창룡의 죽음은 일개 고등계 형사의 죽음으로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다.

반민족행위자에게는 반드시 그 죄를 묻고 심판해야 한다는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접한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또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겸허한 자세로 귀 기울여야 한다.

(... )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 ”

이 “ 집행관들 ” 이라는 소설은 한국 사회파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소설이라고해도 무방할 듯 하다. 솔직히, 사회에서 온갖 비리와 갑질을 저지르고도 쉽게 빠져나가는 미꾸라지 같은 인간들을 이렇게 소설에서나마 처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후련하기만 하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부패한 사회의 민낯을 보게 되면서 사적 보복이든 법적 절차를 밟은 보복이든 인간이라면 누구든 자신이 저지른 죄의 값은 달게 받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인도의 작은 마을에서 행하는 법의 심판처럼,

" 눈에는 눈, 이에는 이 " 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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