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유리코는 혼자가 되었다
기도 소타 지음, 부윤아 옮김 / 해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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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남는 유리코는 단 한 사람

조건은 다른 유리코를 없애는 것, 단지 그것뿐 ’

유리가하라 고등학교에는 무시무시한 전설이 있다.

30년전 쯤, 아이들의 괴롭힘 끝에 자살한 유리코라는 학생의 저주 때문에

단 한 명의 가장 강력한 유리코를 제외한 다른 유리코들은 모두

다치거나 목숨을 잃거나 혹은 전학을 가게나 하는 식으로 학교에서 사라지고,

유리코의 힘에 저항한 학생들도 비슷한 운명을 맞게 된다는 것.

즉,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 지배자 유리코 ” 와 싸워서 지는 이들은

모두 불행한 결말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입학하자마자 테니스 선배로부터 이 이야기를 듣게 된

주인공 아사카 유리코는, 자신이 휘말리게 될, 혹은 마주치게 될 얄궂은 운명의

힘을 직감하고는 심난해한다. 하지만 함께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 베프인 

시마쿠라 미즈키는 이 무시무시한 전설에 대해서 심드렁한 반응을 보인다.

나이에 맞지 않게 놀랍도록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미즈키, 그녀는 걱정하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해주며 그녀를 안심시키려고 노력한다.

" 유리코의 힘이 있다고 굳게 믿으면 사사로운 일도

전부 유리코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느껴져.

누군가가 넘어진 것도 유리코님의 힘, 누군가가 감기에 걸린 것도

유리코의 힘. 그런 식으로 아무 관련도 없는 일을

전부 유리코 님과 연결시켜 생각하는 거야."

주인공인 아사카에 비해서 놀라울 정도로 명석하고 똑 부러지는 미즈키를 보며

순진한 아사카를 지켜줄 수 있겠구나.... 하고 안심하고 있던 그때,

미즈키의 논리와 사건 분석력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속속들이 발생하고 만다.

옥상에서 누가 밀어서 떨어지고, 위에서 무거운 물체가 떨어져서

아니면 도로에 서 있는데 갑작스럽게 밀리는 바람에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유리코들이 속속들이 발생하는데....

이상하게도 일본이든 한국이든, 학교 전설이 하나쯤은 각 학교에 있는 듯 하다.

대부분은 코웃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내용 ( 예를 들자면, 새벽 12시가 되면 이순신 장군 동상이 칼을 휘두른다 등등 ) 이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누군가가 다친다거나 목숨이 달려있는 전설이라면 더 이상 우스개소리로 흘려듣고 넘어갈 수 만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순진하기만 했던 아사카 유리코는 실체없는 전설과의 전쟁 혹은 혼령 

혹은 유리코들과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전투태세에 돌입하고

그런 와중에 미즈키는 불합리해 보이는 일들에, 이성과 논리, 분석으로 맞서서

 이겨보려고 하는데....

어른들도 그렇겠지만 아이들이 특히 권력에 민감한 듯 하다.

학교라는 폐쇄된 공간 속에서 누가 권력자인지 금방 알아채고

또 누가 권력자의 심기를 거스르고 있는지도 금방 알아내는 아이들.

사실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순진한 아이들마저, 유리코라는 혼령의 힘을 빌어서까지

권력 싸움에 뛰어들고 피 튀기는 전투를 벌이는 것은 아닌지...

제발 제발 이성과 합리가 통하는 결과가 나오길 빌면서 읽었는데, 그런데!!

참으로 엄청난 대반전의 반전이 반전이 발생했다. 역시 예상할 수 없는 일본 추리 소설.

서술 트릭이라는게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소위 독자들의 블라인드 스팟을 콕 찌른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똑똑한 미즈키가 나중에 유리코 귀신으로 변하는 게 아닐까? 

하는 삽질을 하게 만든 소설그러나 그녀의 이성과 합리를 바탕으로 한 분석 덕분에 

더 재미있었던 소설..

결론이 너무나 놀라웠던 소설

[ 그리고, 유리코는 혼자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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