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의 주인공 마음이 자라는 나무 22
미나 뤼스타 지음, 손화수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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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 선배가 위선을 떨고 있다는 뜻이야. 공공을 위해 기사를 쓰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아니라는 거지.

조회 수만을 위한 낚시성 기사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어.

물론 나도 가십을 좇지만 가짜로 지어내지는 않아.

진짜 있었던 일만을 쓴다고. 마가 선배는 신뢰할 만한 편집장이 아니야, 절대로 .“

학교 신문사에서 칼럼을 맡고 있는 마리에 그리고 가십란을 맡고 있는 이딜. 마리에는 다소 소심하고 눈치를 많이 보는데 비하여 이딜은 직설적이고 할말은 하는 스타일이다. 그들이 일하는 신문사의 편집장인 마가 선배는 기사의 내용 보다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자극적인 제목에 더 집착하는 인물이다. 마리에는 그녀에게 휘둘리는 편이지만 주관이 확실한 이딜은 마가 선배가 옳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러던 어느날, 마가 선배는 마리에에게 학교의 축구 선수이자 인기남인 ( 엄청 잘생김 묻은 남학생 ) 타리예리 선배의 인터뷰를 따올 것을 주문한다. 너무나 인기남인 타리예리 앞에서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마리에. 무뚝뚝하고 거칠다는 소문에 비해서 의외로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해낸 타리예리 덕분에 인터뷰를 성공했지만 문제는 바로 자극적인 제목을 원하는 편집장!! 그녀는 마리에가 따온 타리예리의 기사에 대한 자극적이고 다소 도발적인 제목을 붙일 것을 주문한다.

인터뷰 중 축구를 좋아하는 타리예리가 체육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를 원하는데 비해서 그가 의사나 변호사가 되길 바라는 부모님의 설득에 의해서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야할지도 모른다는 푸념을 들은 것을 기억해낸 마리에는, ” 부모님 때문에 무너진 프로 축구 선수의 꿈 “ 라는 제목을 붙이고 환하게 웃던 타리예리의 사진을 빼고 대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어두운 표정의 사진을 올린다.

사실 타리예리 선배가 그 기사를 보고 화를 낼 줄 알았던 마리에. 그러나 운 좋게도 기사는 전혀 다른 결과를 일으켰다. 그 기사를 본 타리예리 선배의 부모가 그의 체육 고등학교 진학을 허락한 것! 거기에다 학교의 인기남인 그가 마리에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그 전에 남사친인 에스펜을 몰래 좋아하다가 거의 차인 적이 있던지라 사랑 앞에서 망설였던 마리에는 친구 이딜의 도움으로 타리예리와 데이트를 시작하게 되고 그들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지만... 아뿔싸!!

그들의 사랑이 채 시작되기도 전에 마리에에게 사건이 터지게 된다. 누군가가 있지도 않은 사실을 꾸며내어 악의적인 사진을 마가 편집장에게 보낸 것. 마리에는 진실을 밝히려고 마가 선배에게 애써서 설명해보지만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사진이라면, 조회수를 올릴 수 있는 기사라면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말이다. 마리에에게 일어난 사건이란 무엇일까? 그녀는 이 위기를 무사히 해쳐나갈 수 있을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시대가 되버렸다. 사실관계 확인도 안하고 무조건 기사를 믿어버리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제일 문제는 조회수에만 목매면서 되도록 자극적이고 센세이셔널한 기사를 내보내는 몇몇 악독한 언론사들이 아닐까? 그런 언론사들 때문에 피해 받는 입장은 얼마나 억울할까? 이 책은 청소년들의 핑크빛 로맨스를 다루기도 하지만 언론이 지켜야할 도덕과 윤리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하는 듯한 내용을 밝히고 있다. 이런 책을 우리 청소년들이 읽고 올바른 언론과 기자의 태도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토론하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끝이 해피엔딩이어서 더 좋았던 작품 [ 소문의 주인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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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 딸이 사라졌다
리사 주얼 지음, 원은주 옮김 / 왼쪽주머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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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세월호 사건을 끄집어내자니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부모를 잃은 아이에겐 고아라는 단어가 있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를 일컫는 단어는

없다는 말,, 그때 어딘가에서 들었어서,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때 기억이 문득 난다. 그만큼 자식을 잃은 부모의 고통, 그리고 형제 자매를 잃은

가족의 고통은 어디에도 비할바가 못될 것이다. 거대한 싱크홀 같은 그 상실감을 과연 누가 위로해줄 수 있을까?

이 책은 리사 주얼이라는 작가의 작품인데 이 분의 작품은 앞으로도 꾸준하게 읽게 될 것 같다. 마치 층층이 쌓여있는 케이크처럼 복잡하게 짜여있는 이야기 구성이 놀랍도록 흥미롭다. 이 이야기는 로렐이라는 한 여성의 삶을 추적하는데, 그녀에게는 엘리라는 딸이 있었고 그녀는 10년전 15세의 나이에 그야말로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이 책은 과거에서 현재로 번갈아 펼쳐지는 구성인데 엘리가 사라진 시점부터 현재까지가 번갈아서 등장한다. 뒤로 가면 갈수록 사건의 정황에 다가가게 되는 만큼 이런 글 스타일이 좀 중독성이 있는 듯 하다. 결론을 볼 때까지 진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이 책이 좋았던 또 다른 점은, 등장 인물들이 모두 현실적으로 그려진다는 점이다. 엘리는 평범하지만 멋진 남자친구를 가진 사랑스런 딸이고 그들의 가족은 그녀가 실종되기 전까지는 완벽했다. 모두들 엘리가 절대로 가출했다고는 믿지 못할 정도로... 책을 읽으며 로렐에게 엄청난 감정이입이 되었다. 만약에 내게 딸이 있다면? 실종된 아이를 두고 사건이 종결되는 걸 절대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그 뿐만 아니라, 그녀가 왜, 어떻게, 어디로 사라지게 된 것인지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사실도 나를 미쳐버리게 만들 것 같기 때문이다.

엘리의 실종 이후 슬픔을 견디지 못한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가족들은 엘리를 떠올리게 만드는 서로를 견디지 못한 것일까?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게 된 로렐 부부는 이혼을 겪게 된다. 친구들과도 거리를 두고 살던 어느날, 로렐은 플로이드라는 이름의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매우 매력적이라 단번에 로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플로이드의 집에 놀러간 어느날, 로렐은 그의 딸 포피를 만나고는 그만 깜짝 놀라게 된다. 포피는 10년전 사라졌던 엘리와 마치 쌍둥이처럼 닮아있었던 것!!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로렐의 마음은 혼란으로 가득차고 심장은 요동치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어둡고 슬프다. 진짜 끝부분에 가서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땐 내가 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스릴러의 경우 대부분은 플롯이 주는 긴장감과 반전 그리고 복선이라는 요소들 때문에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고 느끼는 편인데 스릴러의 등장인물 때문에 슬퍼서 울다니.... 하지만 어쨌든 이 책은 정말 슬프다. 등장인물 때문에 슬펐는데 특히 엘리의 사건을 종결 지을 수 없는 엘리의 고통이, 같은 여자로써, 그야말로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졌다.

[ 그 때 내 딸이 사라졌다 ] 는 정말 .. 놀라운 소설이지만 부분 부분 약간 예측 가능한 부분이 있다. 추리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스토리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엄청난 반전이 등장하므로 기대하시라... 전체적으로 너무나 매력적인 스토리 구성의 이야기이고 등장인물들이 매우 현실감이 있다. 리사 주얼이라는 작가가 내는 작품을 다시 또 읽게 될 것 같다. 스릴러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또 울컥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읽고 싶으시다면 오늘 이 책 속으로 한번 빠져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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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1~2 세트 - 전2권 - 셜록 홈즈 130주년 기념 BBC 드라마 [셜록] 특별판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마크 게티스 외 엮음, 바른번역 옮김, 박광규 감수 / 코너스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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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난 사이코패스가 아니야.

고기능 소시오패스지. 검색 좀 해. ”

추리 소설을 이야기할 때 셜록 홈즈를 떠올리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셜록 홈즈를 떠올리면서 영국의 미남배우, 아니 미남을 연기하는 배우 베네딕트 컴버베치의 얼굴을 떠올리는 사람은 아마도 최근에 많이 생겼으리라. BBC 방송에서 방영된 셜록 홈즈 시리즈 드라마가 책으로 나오다니,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할까. 분명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원본도 재미있긴 하나, 셜록 홈즈를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강렬한 카리스마가 묻어나는 연기 덕분에, 그리고 소시오패스 같은 셜록의 부족한 점을 든든히 메워주는 왓슨의 역할 덕분에 우리는 BBC 셜록 홈즈 드라마 시리즈에서 좀 더 입체적인 셜록 홈즈 시리즈를 마주하게 된다.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은 다음의 19편의 이야기로 꾸며진다. 원전은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일진 몰라도 이 단편들을 엮은 사람들은 마크 게티스와 스티븐 모팻이라는 이름의 BBC 드라마 작가들이다. 셜록 홈즈 130주년 기념 특별판이라고 하니, 그들이 생각하기에 드라마로 옮겨봤을 때도 가장 재미있는 단편들을 모은 소설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잘생김을 연기하는 컴버배치의 얼굴을 떠올리며, 띄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셜록 홈즈 만의 우아한 사건 해결법으로 들어가본다.

19편의 작품 중 첫 번째 작품인 [ 주홍색 연구 ] 는 영미권이나 다른 문화권을 통틀어서 가장 많이 읽힌 단편이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여기에 우리의 셜록 홈즈와 왓슨의 첫 만남이 나와 있으니. 이 [ 주홍색 연구 ] 라는 단편은 첫 번째 섹션과 두 번째 섹션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 섹션에는 이 소설의 사랑스러운 화자, 왓슨 박사가 등장한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막 돌아왔고 거의 파산한 상태이므로, 경제적으로 감당할 만한 숙박시설을 찾고 있다. 지인이 그를 셜록 홈즈에게 소개시켜 주는데, 여기서 우리는 왓슨의 눈을 통해 이 셜록 홈즈라는 인물이 어마어마한 관찰력과 분석력을 가진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들은 221B 베이커 스트리트 라는 곳에 머무르게 되고 그러던 어느날, 그들은 토바이어스 그레그슨이라는 형사로부터 한 사건 의뢰를 받게 된다. 브릭스턴 로드의 로리스턴 가든 3번지에서 괴이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빈집이었던 그 곳에서 시체 한구가 발견된다. 그런데 그에게서 발견된 쪽지로 미루어보아 그 시신은 미국 출신이고 이상하게도 상처하나 없다. 마치 안개에 싸여있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겠다. 셜록 홈즈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면밀한 조사를 실시하는데, 시체의 냄새를 맡고 시체의 몸에 묻어있는 뭔가의 맛을 보는 그에게 다른 사람들은 경악의 눈길을 보내고, 그런 면에서 왓슨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조사를 다 마친 셜록 홈즈가 범인을 막 잡으려 하는 순간 책은 두 번째 섹션으로 넘어가고 이야기는 낯선 인물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두번 째 섹션에 등장하는 남자는 원래는 선한 남자였으나, 여러 건의 살인을 저질렀다. 주홍색 연구의 경우 첫번째 파트가 대중들에게 어필하기에는 좋은 것 같다. 왓슨에 대한 셜록의 관찰력은 거의 마술과도 같고 깜짝 놀라는 왓슨을 놀리는 듯한 셜록의 다소 거만한 태도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두 번째 파트에서는 화자가 낯선 인물로 바뀌어버리는 바람에, 갑자기 그들의 목소리가 사라져버려서 독자의 입장에서는 여간 당황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꾹 참고 읽어내려가다보면, 이 두 번째 부분도 매우 흥미롭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암흑 같은 어두운 마음과 피의 복수 그리고 사악한 몰몬교 ( 배우자를 여러명 두는 ) 가 등장하는,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다소 쌩뚱맞은 이야기에는 틀림없지만, 이들 콤비가 영웅처럼 등장하여 대단원을 장식하니 끝까지 읽어봐야할 듯 하다.

이 단편소설집에서 " 주홍색 연구 " 다음으로 인상적인 단편이 바로 " 바스커빌가의 사냥개 " 일 것이다. 셜록 홈즈는 대단히 논리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왓슨은 그를 도와서 도저히 풀릴 것 같지 않은 이 미스터리를 해결한다. 이 이야기에 고딕풍을 띄고 있고 매우 소름끼치고 으스스한 면이 있다.

스토리를 약간만 얘기하자면, 홈즈와 왓슨은 어느날 아침 닥터 모티머의 방문을 받는다. 그는 바스터빌 가를 괴롭히는 초자연적인 사냥개의 전설에 대한 이야기를 이들 콤비에게 들려준다. 몇년 전에 휴고 바스커빌이 한 지역의 처녀를 납치했고 그녀는 휴고의 저택으로 부터 도망쳐서 황야를 향해 내달렸다. 휴고가 그녀를 쫓아가려던 순간, 한 거대한 검은 야수와 같은 것이 휴고의 목덜미를 물어뜯었고 이글거리는 눈빛과 방금 휴고가 흘린 피가 뚝뚝흘리는 턱을 든 채 휴고를 따라온 친구들을 덮친다 . 그 순간 친구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갔지만 누군가는 죽고 다른 누군가는 큰 상처를 입고 만다.

전설 속 이야기가 되풀이 되는 걸까? 친절한 신사인 찰스 바스커빌은 최근 그를 공포스럽게 한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치다가 심장 마비에 걸렸고 모티머의 말로는 그의 곁에는 거대한 사냥개의 발자국이 찍혀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찰스의 재산을 물려받을 상속인 헨리 바스커빌이 캐나다에서 돌아오지만 뭔가 미스터리한 경고가 그에게 남겨진다. 그 뿐만 아니라 헨리의 소유물이 사라지고 뭔가 불길한 분위기를 풍기는 자가 그를 따라다니는 것이 목격된다. 셜록 홈즈와 왓슨은 헨리 경을 보호하기로 결정하고 전설의 사냥개 혹은 살인자 혹은 위험하고 미친 탈주범 혹은 늪과 같은 것이 그들은 기다릴지 모르는 황무지로 떠나는데.... 정말 재미있는 단편이다!

아무래도 추리 소설의 시작점과 끝점은 바로 셜록 홈즈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이 책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 1편과 2편에는 각각 8개 그리고 11개의 단편들이 실려있다. 시간이 많이 없어서 모든 단편들을 다 읽을 수 없을 경우에는 주홍색 연구와 바스커빌의 사냥개 두 편 정도만 읽어봐도 이 시리즈이 진가가 다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둡고 불길하고 사악한 무엇인가가 이야기의 전반에 걸쳐져서 분위기를 장악하고 있긴 하지만 이 미스터리의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공감능력은 제로지만 관찰력과 분석력이 거의 신의 경지에 도달한 셜록 홈즈가 아닌가? 그리고 그 옆에 그를 도와주는 든든한 왓슨이 있다. 이 책은 드라마를 본 사람이면 그 캐릭터들을 연기한 배우들을 상상해보는 것 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코로나로 인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할 이 시기에 시간을 보낼 거리가 없다면 재미있는 추리 소설을 읽어보면 어떨까? 하고 권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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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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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돈을 받을 수 있고 호화로운 삶이 펼쳐진다는 조건 하에 약 9개월 동안 삶을 포기할 수 있나요?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못 보게 될 것이고, 당분간 학교도 다니지 못할 겁니다. 그래도요? 하지만 삶을 당분간 포기하는 대신 헌신적인 팀의 돌봄을 받으면서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선택은 어떨까요?

여기에 그렇게 하겠다는 몇몇 여자들이 있습니다. 대리모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꺼이 호스트가 되겠다는 결정을 내리죠. 그들은 골든 오크스라 불리는 최고급 리조트에서 다른 누군가의 아이를 임신한 채 살아가게 됩니다. 대부분은 이민자 출신의 여성들이 이 일에 참여하게 되는데, 사실 임신하고 출산하는 과정이 매우 힘든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그들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현실은 그보다 더 비참하기 때문이죠.





이 책에는 여러 종류의 인물들이 나오는데, 우리는 이 여성들 중 제인이라는 이름의 여성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필리핀 출신이고 6개월짜리 딸아이를 가진 싱글맘입니다. 최근까지 일했던 곳에서 일어난 사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직장을 구하고 있습니다. 딸아이를 부양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골든 오크스로 온 그녀. 그녀의 룸메이트이자 사촌인 아테와 함께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를 하게 됩니다. 즉, 대리모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인데, 부유한 고객들의 아이를 임신한 채 골든 오크스라 불리는 리조트에서 머물게 된 것입니다.


이곳의 엄격한 규칙은 모든 것을 비밀에 부치게 만듭니다. 대리모들의 유일한 일은 그들 앞에 놓여진 일과들을 무사히 해내서 가장 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죠.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물음을 묻고 있는 듯 합니다. 대리모로 일하고 받게 되는 돈이, 그 여성들이 감내해야할 감정적 고통의 가치가 과연 되는가? 하는 것이죠?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을 하는 동안 생기는 그 아이에 대한 애착 감정을 나중에 어쩔려고 이렇게 위험한 일을 하는 것인지... 그녀는 아주 진지하고 심각한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다양한 여성들의 관점에서 그려지는데, 가장 강력한 캐릭터는 역시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메이라는 여성이지요. 그녀는 위에서 호스트들을 좌지우지하며 그들에 대한 억압을 하는 인물이고 모든 것을 비밀에 부치게 만듭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호스트가 된 이민자 여성들에 대한 차별 문제를 본격적으로 목도하게 됩니다.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엄마라면, 진짜 엄마라면, 누가 억만금을 준다 하더라도 아이와 돈을 맞바꾸지 않을 겁니다. 내용 자체가 찬반 논란을 불러올 책이라서 [ 베이비 팜 ] 은 독자에 따라서 호불호가 조금 갈릴 책이지만 나는 넘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단순히 흥미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고 ( 비밀스럽게 ) 우리의 삶에서도 곧 일어날 수도 있을 일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자꾸 읽고 있자니, 어머니와 아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어두운 미래를 다룬 " 시녀들의 이야기 " 라는 소설이 생각나기도 했어요.

아무리 돈이 급하고 삶이 팍팍하지만 과연 인간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과 돈을 맞바꿀 수 있을까요? 저자 조앤 라모스는, 아기를 돈을 받고 판다는 다소 도발적인 주제를 통해서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윤리적 관념을 되돌아보게 만들고 있어요. 미래적이고도 SF 적인 요소도 있고 약간의 공포스러운 요소도 있는 이 소설. 저자 조앤 라모스는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멋진 소설을 써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흥미 위주가 아닌, 인종, 계급, 등등의 문제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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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미터O
이준영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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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을 많이 좋아하긴 하지만 나는 문과 출신이라서 그런지 파라미터 와 같은 이과 용어가 나오면 개념 파악부터 해야해서 독서가 느려지기 시작한다. 어쨌든 파라미터의 정의를 찾아보니, 매개변수? 함수? 등등등 어쨌든 입력값에 어떤 변수가 가해져서 바뀌는 산출량 정도로 이해가 되는데, 맞는지 잘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저자 이준영 씨의 신작 SF 소설 파라미터 O 는 지독한 환경 파괴로 인해서 인류가 거의 전멸하고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도 좁은 시설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더 이상 번식을 할 수 없는 인간들, 그리고 혹이나 짧은 한쪽 다리 등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 등등 저자 이준영은 음울한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보여준다.

자욱한 구름 때문에 태양열 전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는 시설에 있는 " 나무 " 라는 시스템 ( 나무처럼 산소 공급의 역할을 함 ) 에서 산소가 제대로 발생하지 않아서 사람들의 목숨이 위협당하고 인류가 후손을 보관 중인 씨앗 탱크 에도 에너지를 공급하지 못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인류는 살아있다해도 더 이상 살아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 삶이 던지는 허무함의 깊이를 견디지 못하는 자들은 그들 중 유일한 의사인 지호가 발명한 쾌감기 ( 이걸 쓰면 성적 쾌감이 생기는 듯 ) 를 쓰고 하루종일 버티거나 스티브 라는 인물처럼 하루종일 영화를 보면서 희망없는 삶에서 도피를 한다.

엔지니어인 주인공 조슈는 약 서른 명 정도가 꾸려가고 있는 이 시설의 실질적 리더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지호나 헬레나 그리고 게이브 목사 같은 나이많은 어른들도 있지만 시설을 유지하고 보수 보완하는 엔지니어인 조슈와 엘리 같은 사람들이 꼭 필요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조슈는 엄마 가야의 마지막을 보지 못했다. 암흑기 시절 동료인 카일에게 죽임을 당할 뻔 했으나 의사인 지호의 재빠른 처치로 살아난 엄마가 시설 밖으로 도망쳐서 어딘가에서 살아남아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을 뿐. 정의롭고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하는 조슈를 보고 있자면 엄마가 짠 하고 그녀 앞에 나타나서 함께 힘든 상황을 헤쳐나가는 스토리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조슈는 시설 밖으로 도망치려다가 죽은 한 장애아의 입을 통해서 낯선 전파 신호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방호복을 입은 채 위험을 무릅쓰고 그 지역으로 나아간다. 그런데 거기에서 그녀는 시설에서 노동력을 담당하고 있는 기계종들 ( 일종의 A.I. ) 과는 약간 다른 행동과 말솜씨를 보이는 희한한 A.I. 를 찾아낸다. 이브라는 이름을 가진 이 기계는 죽은 동료를 추모할 줄 알고 외롭다는 감정을 느낄 줄도 안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서 이름을 불러준 조슈에게 " 창조주 " 라 부르며 의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 한마디로 자유 의지를 가진 인간과 비슷하다는 말씀 ) 조슈에 의해서 시설로 오게 된 이브는 외롭다는 말을 연발하더니 마치 아메바처럼 자가 복제를 하며 이브 2, 이브 3 을 생산한다. 그리고 태양열을 이용한 전력 충전을 하여 시설에 부족한 전기도 보충하는 아주 실용적인 인물이 되어준다.

하지만 이브가 조슈를 창조주라고 부르는 것을 우연히 목격한 게이브 목사는 오직 인간만이 창조주라는 개념을 가질 수 있다며, 한낱 기계에 불과한 이브가 창조주를 운운할 수 없다면서 이브를 빨리 시설에서 몰아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목사 뿐만 아니라 숀 존이라는 인물도 ( 쾌감기에 들어가 있느라 식사도 거르는 인물 ) 이브가 위험한 존재로 언제 변할지 모른다면서 배척하는 인물인데... 조슈는 인간보다도 더 인간같은 이브에게 너무나 끌리고 보호해주고 싶은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조슈는 사람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이브를 보호할 수 있을까? 어머니 가야가 사람들의 공격을 받은 이유는 뭐고 그녀는 살아 있을까? 책은 중반을 넘어설 떄까지 가장 중요한 핵심 열쇠인 조슈 어머니 가야의 존재와 이브 출현의 이유를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중간 이후로 펼쳐지는 급박한 전개와 스릴를 느끼려면 반드시 끝까지 읽어봐야 한다. 뒷 부분에 한꺼번에 많은 것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삶의 목적과 의미를 조슈와 이브 등의 입으로 많이 논한다. 지금 우리 인간이 겪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다. 암울한 미래 사회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현 모습을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수작 [ 파라미터 O ]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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