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메어 앨리 스토리콜렉터 91
윌리엄 린지 그레셤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부터 스탠은 계속 같은 꿈을 꾸었다.

그는 어두운 골목을 달리고 있었다.

길 양쪽의 텅 빈 건물들은 컴컴하고 위협적이었다.

저 멀리 길 끝에 빛이 있었다.

그러나 뭔가 등 뒤에 바짝 붙어 점점 다가와,

결국 그는 빛에 도달하지 못한 채 부들부들 떨며 잠에서 깨곤 했다

나이트메어 앨리는 독특한 느와르 소설이다. 범죄 소설 (살인, 강도 등 )에서 볼 수 있는 범죄를 다루지 않기 때문에 고전 느와르와는 조금 다른 성격이지만, 주제면에서는 분명히 느와르이다. 탐욕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자신을 기다리는 불운을 향해 돌진하는 주인공이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아마 장르물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본다.

우선 책의 구성이 흥미롭다. 각 장의 제목은 타로카드의 메이저 아르카나의 22장 카드에서 따왔다. 평소에 타로카드를 봤을 떄 22장의 카드 순서가 인간들의 인생을 다루는게 아닐까? 라고 궁금했는데 역시,,, 이 책은 주인공 스탠 칼라일의 인생 역정을 다룬 것이었다!! 타로카드의 순서대로 바보카드에서 시작해서 마법사, 여사제 등으로 이어지는 스탠의 인생역정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이야기의 전체 줄거리를 대충 보자면, 카니발의 사이드쇼인 열가지 쇼에서 마술사로 일하는 스탠튼 칼라일이 초보 마술사에서 영향력있는 심령술사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스탠이 일하던 카니발에 할애되고 있는데, 단순 마술사였던 그는 열가지 쇼에서 점성술사이자 가짜로 독심술을 행하는 지나 부인을 만나게 된다. 원래는 지나와 남편 피트가 팀으로 독심술 사기를 쳤지만 피트가 알콜에 중독되면서

결국 스탠튼에게로 기회가 돌아온다.

스텐은 지나에게서 받은 독심술 수법을 가지고 몰리와 함께 도시로 나아간다.

그는 과거 보안관에게 행했던 독심술 기법이 통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이런 정신적 심리 요법이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고 많은 돈을 벌게 해줄 수 있다는 걸

깨닫고는 카니발에서 함께 일하던 몰리와 도시로 나가서 명성을 추구한다.

그는 이제 독심술 쇼로 큰 무대에 올라 떼돈을 벌 수 있게 되었지만

점점 악몽에 시달리고 한 심리 치료사의 환자가 되고... 그러나 그의 삶은 더 나빠지기만 하는데...

스탠이 골목에서 피해 도망가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공포가 아닐까?

그는 끊임없이 공포를 추구해왔지만 동시에 그것을 피해 도망치는 삶을 살았다.

스탠은 일평생 많은 역할을 많으며 속임수와 부정을 저지르는데 이런 파괴적인 삶의 끝은

과연 그를 어디로 데리고 갈 것인가? 숙명주의, 운명주의의 분위기가 짚게 배어있는 이 소설에서 스탠은 자신을 정신적으로 이끌어줄 한 여자를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그럴까?

그로테스트하고 어둡고 기괴한 소설, 나이트메어 앨리. 사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좀 멀리할 만한 내용이 도처에 널려있다. 알콜에 쩐 괴짜의 육식쇼라든가 사기꾼들의 군중을 속일 수 있는 방법이 등장하고 심령술이나 영성 주의와 같은 평범하지 않은 내용들, 돈을 받고 사람들에게 가짜 희망을 파는 사기술 등등이 등장한다. 작가 그레셤은 술을 위해 카니발에서 일하고 기괴한 행동을 하는 " 괴짜 " 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 소설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평생 정신적 문제에 시달리던 그를, 떠돌던 이야기가 찾아낸 건 아닐까? 신비롭지만 동시에 매혹적일 정도로 어둡고 파괴적인 무엇가를 찾고 있는 독자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소설 [ 나이트메어 앨리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더에이지
문현경 지음 / Storehouse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 여기에는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존재이자

이 게임의 유일한 규칙 말이야.

찰리의 허락으로 시작해서 찰리의 허락으로 끝나야 한다 .”

주인공 유연우 형사는 종로 경찰서 여성 청소년과 수사팀으로 발령받은 직후

매우 특이한 사건을 배정받게 된다. 한 아파트에서 잘린 손목이 피웅덩이에서

발견되고, 그곳에 살던 아버지와 딸이 동시에 실종된다.

학교에선 인자한 선생님, 가정에선 장애를 가진 딸에게 헌신하던

훌륭한 아버지였던 이승구..... 발견된 그 손목이 그의 것이라면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일까? 그리고 장애를 가진 딸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손목의 주인을 찾고 이지원의 행방을 찾는 도중에

또 다른 사건이 동명여고에서 발생한다. 사라진 선생이 근무하던 학교에서 한 여학생이

4층에서 투신을 하는데, 비교적 낮은 층에서 떨어진 터라 그녀는 다행히 목숨을 건진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그녀가 임신 16주였다는 것!

빡빡한 수업과 공부 스케쥴로 눈코 뜰새가 없었던 이 모범생의 어머니는 그녀가 자살기도를했다는 사실보다 임신을 했었다는 사실에 더 충격을 받은 것 처럼 보인다...

동명여고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추리 소설은 탄탄한 플롯도 중요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 등장도 중요한 듯 하다.

그런 면에서 [ 언더 에이지 ] 의 중심 인물인 유연우 형사는 참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고 평생 죄책감을 안고 가야 하는 그녀는

언뜻 보기에는 강해 보이지만 하루도 수면제나 신경 안정제가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다. 그 어둡고 불안정한 모습이 인간적이고, 그 뿐만 아니라 호들갑 떨지 않는,걸 크러쉬 터지는 모습도 있어서 여성 독자이건 남성 독자이건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캐릭터인 듯 하다.

피가 낭자한 한 아파트에서 손목만 남긴 채 사라진 남자와 그의 장애를 가진 딸

임신한 몸으로, 좌절한 채, 학교 건물 4층에서 뛰어내린 모범적인 여학생

아무 연결고리도 보이지 않는, 이 뿌연 안개와도 같은 상황 속에서

그들의 접점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동시에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그 후에 밝혀지는

반전에 독자들은 입을 다물 수 없을 것이다..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 언더 에이지 ] 는 매우 가독성도 높고 이야기 구성도 탄탄하게 짜여져있다.

형사 유연우와 준배 팀이 이끄는 시리즈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추리 소설은 재미있지만 읽고 나면 스스로에게 자꾸 묻게 되는 질문이 있다.

너무 똑똑한 인간을 믿을 수 있을까?

잊지 마. 이 게임은 내가 허락해야 끝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르몬이 그랬어 트리플 1
박서련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서련 작가를 알게 된 건 [ 마르타의 일 ] 이라는 장편 소설을 통해서다.

자살로 마무리될 뻔 한 여동생의 죽음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언니의 서늘한 옆모습을 그려내는데 복수를 결심한 한 여인의 분노가 뜨겁다기 보다는 차갑게 느껴졌는데 그 온도가 누군가의 몸과 뼈를 다 녹일 정도로 뜨겁다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뿐 아니라, 자매 끼리의 경쟁 관계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애정 등등 여성들의 심리도 치밀하게 잘 묘사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지금도 내 인생 최고의 책들 중 하나는 [ 마르타의 일 ] 이다.

이 책 [ 호르몬이 그랬어 ] 는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이번에 기획한 [ 트리플 시리즈 ] 라고 한다. 3개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박서련 작가의 초기 작품 ( 습작도 있는 듯 ) 도 있는 듯 하다. 20대에 쓴 작품이라서 그런지, 뭔가 서투르고 어색하지만 파릇파릇한 젊은이의 감성이 섬세하게 펼쳐진다. 책을 읽고 있자니, 내가 20대에 겪었던 온갖 흑역사 (?) 와 헛발질이 떠올라서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돌아보니 그때의 사랑이 정말 순수 그 자체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3개의 작품 중 [ 다시 바람은 그대 쪽으로 ] 에는 대학 기숙사 시절 만난 친구 ' 예 ' 에 대한 이야기이다. 피부가 하얗고 항상 외로움을 타는 듯한 그녀는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한다.

나 지금 서울이야

자신의 외로움을 서울이라는 낯선 곳에 떨어진 상태로 표현한 그녀.. ' 예 '

내 눈엔, 그녀가 한없이 투명한 한 점 구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찾아 다니는 구름.

[ 호르몬이 그랬어 ] 는 흔히들 그렇듯 연애에 실패한 20대 딸이, 자기 보란 듯이 당당하게 연애하는 엄마를 보고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표현한 소설이다. 근데 읽다보니 엄마의 연애 이야기보다

상대의 감정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주인공의 전 남자친구 모습에 기함을

했다는 결론. 나의 영혼에 잠들어 있던 욕쟁이 할머니가 나올 뻔 하기도 하고 또 나의 20대의 흑역사가 머리 속에 떠오르기도 하고.. 어쨌든 이 단편도 꿀잼이었다.

마지막으로 [ 총 ] 을 읽고는 참,,, 가슴에 묵직하게 슬픔이 밀려들었다.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요즘 젊은 세대들.. 한 젊은 커플의 순수했지만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마치 단편 영화처럼 뇌리 속에 딱딱 하고 박히는.. 그런 소설이었다. 너무 아름답고 슬퍼서 읽고 나면 허둥거리게 되는 그런...

[ 총 ] 은 그런 소설이었다.

이 책 [ 호르몬이 그랬어 ] 는 작품도 작품이지만 작가의 해설에 해당하는, ...... 라고 썼다, 도 너무 재미있었다. 문학공주로 불렸다는 과거의 일화나 트럭 운전수인 아버지의 문학적 상상력을 물려받은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읽어보니 박서련 작가를 작가로 만든 건 팔할은 DNA 이지만 한 20% 정도는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일화에 지분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알아가고 싶은 박서련 작가의 단편 소설집 [ 호르몬이 그랬어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둥의 계절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고요한숨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천둥계절은 어디에나 있어. 그것이 언제 찾아올지도 사람마다 다 다르게 정해져 있지.

필요한 사람인지 필요 없는 사람인지. 미래로 흘러갈 사람인지 과거로 흘러갈 사람인지.

다 내가 정하는 거야. 지금 만나러 가겠어

천둥의 계절 - 281쪽





세상에 실제로 존재할 가능성이 있겠지만, 적어도 지도 상에는 나타나 있지 않은 신비의 땅인 “ 온 ” 이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아마도 겉으로 보기에는, 전쟁의 무서움을 온 몸으로 경험한 조상들이 외부의 적이 침입할 수 없도록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숨겨진 땅을 찾아서 세운 마을 인 듯 보입니다. 이 곳 주민들은 바깥 세상을 하계라 부르며 철저히 외부와 차단된채 살아갑니다. 시대 배경을 도저히 알 수 없을 정도로, 이 " 온 " 에서는 문명 세계의 특징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 자동차나 전화 컴퓨터... 등등 )

마치 4차원 세계인 듯 ( 해리 포터가 마법을 배우던 곳 처럼 ), 혹은 이승과 저승의 중간계에 있는 곳인 것처럼, 천상계도 있고 무덤촌이라는 곳도 이 마을에는 있습니다. 그리고 혼령의 진입을 차단하는 문지기까지 있지요. 그런데 이 마을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기가 있어요. 그것은 바로 [ 천둥의 계절 ] 입니다. 그 이유는, 겨울과 봄을 잇는 신의 계절, 이 시기에 마을 사람들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사라지는 이유는 뭐고, 사라진 그들이 가는 곳은 어디일까요?

이 특별한 마을 " 온 " 에는, 바깥세계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

" 겐야 " 가 있습니다. 기절한 채 마을 바깥 숲에서 발견되었다는 그는, 하계에서 ( 즉, 천한 곳 ) 왔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지만, 그에게는 남다른 특징이 있어요. 귀신이 출몰하고 활보한다는 [ 천둥의 계절 ] 에 겐야 몸으로 뭔가 크고 어두운 존재가 " 쑥 " 하니 들어온 거지요. 그것은 " 온 " 사람들이 흔히들, 마물 혹은 바람와이와이라고 부르는 풍령조입니다. ( 거대한 까마귀의 혼령? )

순수한 영혼을 가진 겐야는 이제 괴물 혹은 마물과 같은 존재로 변하게 되는 것일까요?

쓰네자와 고타로 작가의 책은 처음 읽는데,, 세계관이 너무나 독특하여 처음에 갈피를 못 잡다가 아,, 이것은 SF 와 판타지의 어느 중간쯤에 있는 소설이겠구나 하면서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바람와이와이라 불리는 풍령조의 존재가 독특하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일본 소설에서도 풍령조 개념을 읽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실제로 존재하는 (?) 요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것들이 눈에 보인다면, 얼마나 무서울까요? ㅠ

하나 밖에 없는 누나가 [ 천둥의 계절 ] 에 실종되고, 아이들에게 따돌림마저 받아 외롭기 그지 없던 겐야에게 호다카라는 친구가 생깁니다. 그러나 운명은 왜 이다지도 그에게 가혹한 것일까요? 휘말리지 말아야할 살인 사건에 휘말려버리는 겐야. 풍령조로 인해서 초능력이 생긴 겐야는 그 힘으로, 자신을 죽이려던 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만, " 온 " 마을 사람들은 겐야의 말을 믿지 않을게 뻔합니다. 그가 바깥세계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이제 그가 할 일은 살아남을 때까지 도망치는 것 뿐... 겐야는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판타지를 쓴다면 이런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둡고 괴이쩍지만

동시에 너무나 신비롭고 아름다운 소설 [ 천둥의 계절 ]

다양한 신을 모시는 일본 작가의 소설 답게 이 책 속에도 다양한 요괴가 등장하고

삶과 죽음이 교차하며 이승과 저승 사이, 알 수 없는 묘한 세계가 등장합니다.

이런 세계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든 탄탄한 세계관의 소유자

쓰네카와 고타로 작가의 소설 [ 천둥의 계절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요일의 괴담회 - 전건우 공포 괴담집
전건우 지음 / 북오션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쁜 것만 눈에 담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하면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리..

그러나 인간의 속성이란 그렇지 아니한 것이 문제이다.

삶이 팍팍하고 힘들면 힘들수록 나의 삶이 그나마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게 인간의 심리.

그래서인지 질병이 창궐하고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면 않을 수록

이상하게 더욱 더 괴담이 유행하는 듯 하다.

괴담이라는 이야기에, 실화라는 양념이 뿌려지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듣는 순간 뒤를 돌아보게 되고 머리칼이 쭈뼛서는 괴담을 알고 있는 자,,

그가 바로 진정한 호러계의 스토리텔러가 아닐까?

호러 장르계를 휘어잡고 있는 작가인, 전건우님이 이번에 출간한 신작 [ 금요일의 괴담회 ] 는

어딘가 들어본 듯한, 그러나 듣는 순간 소름이 오소소 돋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을 선보이고 있다.

[ 금요일의 괴담회 ] 는 뭔가 근거 없어 보이는 귀신 이야기만 다루고 있지 않고,

과거에 엄청나게 회자되었던 살인 사건이나 학교, 회사에서 일어나는 왕따 등을 소재로 다루고 있어서

왠지 실화같은, 그래서 더욱 더 공포감에 휩싸이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인간의 뒤틀린 심리 - 시기, 질투, 모함 - 등등으로 일어난 무시무시한 사건들과

영원히 비밀이 밝혀지지 않을 듯한 기묘한 미스터리 속으로 들어가보자.

- 여우고개

어릴 때 친구의 크레파스를 훔친 주인공은 친구와 산을 넘어가다가 천년 묵은 여우라는 이름의 메구를 만난다.

당시 친구를 모함하고 살아남은 그녀는, 나중에 할머니가 되어 당산 나무에 걸린 빨간 스웨터를 발견하면서

또 다시 자신의 주위를 멤도는 메구의 존재를 느낀다. 다른 누군가의 것임을 알면서도 빨간 스웨터가 몹시

갖고 싶었던 그녀, 그러나 당산 나무에 걸려있던 빨간 스웨터는 사라지고 없었는데....

- 메구가 나인가? 내가 메구인가? 지나친 욕심과 분노는 거대한 악이 되어 주인공을 집어 삼키고 마는데...

- 자살하는 캐릭터

게임 론칭을 하루 앞둔 회사에 이상한 소문이 돈다. 게임 속에 원래 만들지 않은 캐릭터가 생겼다는 것.

그녀는 어둠의 사원이라는 곳에 게임 유저들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애원한다. 게임 속에서 몇 번이나

타격을 가해도 살아남던 그녀는 .. 드디어 머리를 자른 순간 죽음을 맞이하지만, 주인공을 바라보는 그

눈동자.. 부릅뜬 눈동자가 석연치 않게 느껴지는데?!

- 어떤 조직을 가던지 간에 꼭 그런 사람들이 있다... 괴롭히고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들.. 당신은 어느 쪽인가?

- 1킬로미터

호기심에 데이트 어플을 깔았던 한수.. 마음에 드는 외모를 가진 여성을 골라 대화를 하다가 드디어

그녀를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러나, 그녀를 만나기로 한 사거리 편의점에서 같은 이름의 여성과

대화하던 한 남자가 갑작스럽게 나타난 덩치 큰 남자들에게 이끌려 납치되는 것을 보고마는데...

- 한때 대학가를 흉흉하게 만들었던 납치괴담!! 순박하게 생긴 할머니 그리고 할아버지가 건네주시는 음료는

절대로 받아마시지 말라는 이야기까지 돌았었다.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현재 납치된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

금요일에만 괴담을 나눌 필요는 없지만 웬지 불금에 괴담을 나누면 더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다가 비명을 지르고 무서운 상상을 하다가 지쳐서 나가떨어지더라도 내일 출근할 필요가 없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괴담은 항상 우리 주위에 존재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때그때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주제나 소재라는 옷을 바꿔입고 등장한다고 할까? 마치 스트레스를 받을때 매운 음식을 먹고 고통스러워하면서 푸는 것처럼, 괴담도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지... 오늘도 이 시대 최고의 스토리텔러 전건우 님의 다소 흉흉한 (?) 책 [ 금요일의 괴담회 ] 를 읽으며 즐거워하는 나를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