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들
아이셰귤 사바쉬 지음, 노진선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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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몇 장만 읽어봤는데도 깊이있는 글의 향기가 몰려오는 느낌....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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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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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부터 패션 그리고 머리칼까지

모든 것을 꼼꼼하게 관리하고 젊게 보이려고

노력해 온 일흔여덟 살의 할머니 오시 하나

노년층이 보는 잡지에 사진도 실린 그녀는

타인이 하는 말 “ 그 나이대로 안 보여요”

를 제일 좋아한다.

“사람은 내면이야”라는 말을 식상하다고 여기고

외모를 가꾸지 않는 사람들을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오시 하나. 그녀의 눈에 그림 좀 그린답시고

항상 후줄근한 옷에 화장하지 않은 얼굴로 돌아다니는

며느리는 눈꼴사납다.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에

훈훈하게 (?) 오고 가는 독설!

자존감만은 그 누구보다도 드높은 그녀는

“외면의 아름다움”과 “늙지 않기 위한 노력”을

신봉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너무나 강력하고 탄탄해서 바늘 하나 꽂히지

않을 것 같던 그녀의 세상에 갑작스러운 균열이 발생한다.

취미는 오직 종이접기에 평생 나만을 공주처럼

떠받들어주고 살아왔던 남편 이와조.

가족밖에 몰랐던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된 후 남겨진 그의 유서와 함께 발견된 누군가의 사진...

평생을 꼿꼿하게 살아온 오시 하나는 만천하에 드러난

엄청난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되는데...

40년간 알콩달콩 나만을 사랑해 주던 남편에게

치명적인 비밀이 있었다면?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만의 짝꿍에게 배신을 당한다면 기분이

과연 어떨까?

소설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는 이렇듯 나이가

들어서도 젊음을 유지하며 깐깐하게 살아온 오시 하나가

예상치도 못한 사건을 맞닥뜨리는 상황을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문화의 차이인지, 아니면 주인공 성격이 독특한지

일반인 같으면 울고불고 난리 날 일에도 아주 우아하게 대처한다.

평생 지지 않겠다는 의지로 버텨온 오시 하나

그녀의 그런 의지는 늙지 않으려는 노력과

외면적으로 늘 아름답게 보이려는 모습으로

드러나왔다. 그런 그녀의 의지는 죽은 후 드러난 남편의

충격적인 이중생활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으로도 드러나는데.....

이 책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재미가 있다. 젊음과 늙음에

선을 긋고 고리타분한 의견을 말하는 자에게 “닥쳐!”

라고 독설을 퍼부을 것 같은 할머니 “오시 하나”

그녀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다. 아주 당당하고 멋있게!

그리고 배신한 남편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해서

“사후 이혼”이라는 희한한 일을 벌였다가도

지금까지 자신의 마음을 괴롭게 했던 사람들을

용서하게 되는 오시 하나... 어쨌든 끝까지

“내 멋대로 사는” 멋진 할머니이다.

인간은 어차피 쇠퇴하기 마련이지만

쇠퇴하기 전까지는 태양처럼 빛나게 살고 싶었던

독특하고 괴짜 같은 할머니 오시 하나 이야기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그러니 사람도 빛나고 건강한 때부터 '죽음 준비'니 '엔딩 노트'니

하는 것에 신경 쓰지 말라는 거다. 유미든 이치고든, 발버둥 치고

질투하며 몸을 비비 꼬면 된다. 그게 번쩍 번쩍 빛나는 나이다.

아마 그런 인간만이 늙어서 '쇠퇴'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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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실종자
질리언 매캘리스터 지음, 이경 옮김 / 반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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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살 올리비아 존슨이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수사팀의 리더인 줄리아 데이 경감은 CCTV를 통해 막다른 골목에서 마치 연기처럼 사라진 올리비아의 모습에 의구심을 갖게 되고...... 그러던 어느날 집으로 귀가하던 길에, 목소리가 왠지 낯익은 남자에게 공격과 협박을 당한 후 그녀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증거를 조작할 것인가, 아니면 진실을 위해 모든 것을 감내할 것인가?

한편 올리비아의 아빠 루이스는 딸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사로잡힌 채 줄리아에게 집착 수준으로 매달리게 되고, 엠마는 아들인 매튜가 풍기는 수상한 낌새에 사로잡혀서 갈등하게 된다. 이 소설은 올리비아라는 한 젊은 여성의 실종을 중심에 둔 채 줄리아, 루이스 그리고 엠마 이 세 사람의 내밀한 목소리를 차례대로 들려주며 이야기를 매우 흥미진진하게 이끌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사건이 과거의 어떤 미해결 실종 사건과 긴밀한 관계가 있음이 드러나게 되는데.....

소설 <또 다른 실종자>는 글의 구성이 굉장히 정교하게 배치되어 있다. 사건 속의 사건이라고 하면 될까? 아니면 현재로 소환된 과거의 망령? 올리비아의 실종 사건을 파헤쳐 들어가면 갈수록 비밀스럽게 혹은 미해결 상태로 묻어놨던 “과거의 무덤”이 다시 그 끔찍한 모습을 드러낸다. 저자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여러 사건들의 연관성을 드러내면서 일종의 떡밥을 뿌려놓는다. 한마디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서술이랄까!

이뿐만 아니라 이 소설은 여러 명의 화자들의 시점을 교차하며 그들이 겪는 내면의 갈등을 첨예하게 드러낸다. 직업윤리와 모성 사이에서 방황하는 줄리아, 딸의 실종이라는 절망과 곧 돌아올 수 있을 거라는 희망 사이에서 허둥거리는 루이스 그리고 아들을 가엾어하는 마음과 아들에 대한 의심 사이에서 고민하는 엠마.. 이 책은 이들이 마주한 딜레마를 보여주면서 독자들에게 이렇게 묻는 듯하다. “당신이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소설 <또 다른 실종자>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감보다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 듯한 여러 인물들의 갈등과 초조함 그리고 불안 등을 드러내며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몰입감이 대단하다. 특히 부모와 자식 관계라는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고 있기에 더욱더 흥미롭다고 할까? 아무도 피해 가지 못할 도덕적 딜레마 속으로 독자들을 밀어 넣는다. 법을 수호할 것인가.. 가족을 지킬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의 전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소설의 구성이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 그리고 중간 지점에 가면 시점이 현재 – 과거를 마구잡이 (?)로 넘나는다는 느낌도 살짝 있다. 하지만 그만큼 상당히 독자의 추리력과 도덕 정신 (?)을 자극하는 매우 흥미진진한 구성을 가진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선택의 대가는 누가 치러야 할까?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갈등과 도덕적 딜레마에 무게를 둔 스릴러를 찾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스릴러 <또 다른 실종자>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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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과 일루미네이션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9
허진희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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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고 나니, 설명할 수 없는 온갖 감정들이 밀려온다. 참으로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다. 동시에 세상에 대한 원망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밤잠을 설치곤 했던 내 젊은 시절이 떠올랐는데 나의 모습은 구니보다는 오히려 “보하”쪽에 겹쳐 보였다.

구니와 보하는 어릴 적 첫눈에 서로가 서로의 인연임을 알게 된다. 아마도 보하가 신었던 반짝거리는 빨간 에나멜 슈즈를 구니가 맨손으로 닦아주었던 그 순간부터...... 우리 모두 이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엄마 없이, 할머니와 함께 쓰러져가는 집에서 살던 들짐승 같은 어린 구니와 화려한 에나멜 구두를 신은 공주님 같은 보하.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인데 이들의 차이는 또 있었다. 없지만 있는 구니와 있어도 없는 보하...

구니에게는 신에게 거짓말을 해서라도 구니의 인생을 바꿔주기 위해 노력한 할머니가 있었고 보하의 경우, 아이들이 샴페인을 마시고 어디서 잠들었는지 관심도 없는 부모님이 있었다.

이 책 <샴페인과 일루미네이션>은 구구절절한 설명이 없이 몇 개의 장면만으로도 등장인물들이 느꼈을 미묘한 감정을 독자들이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아이들이 느꼈을 깊은 외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지독한 고독이 묻어 나온다.

“나는 가끔 우리가 샴페인을 마시고 옷장 속에 숨어 있던 날을 생각해. 어쩌면 그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아닌가 싶어.”

아무리 털고 떼어내도 지긋지긋하게 달라붙는 불행과 어둠. 그랬기에 보하는 백화점 일루미네이션 행사를 그토록 기다렸던 걸까?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구니와 빛을 찾아다녀야 하는 보하... 가끔 우리는 도저히 신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우리 곁에서 “나만의 신”을 찾곤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일종의 신 혹은 구원이었던 구니와 보하.

그들은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고 위안이 되어주었다. 그러나 보하의 어둠이 너무나 컸던 걸까? 구니의 약한 빛은 가끔 보하의 어둠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빛과 어둠... 어둠과 빛... 우리네 인생은 샴페인의 기포가 있다가 꺼지는 것처럼 혹은 일루미네이션의 빛이 켜졌다가 꺼지고 다시 켜지는 것처럼 이렇게 조금씩 명멸하며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다.

소설 <샴페인과 일루미네이션>은 내 마음속 어딘가에 숨죽인 채 가만히 있었던 나의 유년기와 청년기를 떠올리게 했다. 마치 빛바랜 사진첩처럼, 우연히 들여다보다가 갑자기 울컥하게 되는 느낌... 조용하지만 진한 슬픔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드는 책 <샴페인과 일루미네이션>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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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 굴레 출판사 - 영상화 기획 소설
현영강 / 잇스토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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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을 잃는 굴레, 멈추지 않는 욕망과 고립."

3일마다 찾아오는 어둠 속에서 그는 빛을 찾으려 했다.

꿈을 자주 꾸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꿈속 세상은 논리적으로 펼쳐지진 않는다. 현실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고민 등이 은유적으로 드러나고 이야기는 뒤죽박죽 맥락 없이 이어진다. 그러나 잠에서 깨어난 후 꾼 꿈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메시지가 의외로 날카로워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나에게는 이 책 <세 굴레 출판사가>가 누군가가 꾼 꿈처럼 다가왔다. 백화점에서 눈이 먼 채 큰소리로 손녀를 찾아헤매는 할머니를 속으로 비웃었다가 3일에 한번 눈이 머는 병에 걸려버린 주인공. 인간에게는 원죄가 있다고 했던가?

주인공에게는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 어둠의 시기가 일종의 형벌이다.

주인공 현미생은 공모전에 떨어진 후 작가에 대한 꿈을 포기한 채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지만 우연히 신생 출판사를 알게 되면서 묵혀 뒀던 원고 <식물인간>을 출간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글의 구성이나 문장 가지치기 그리고 인세 분배를 두고 출판사 측과 팽팽한 기싸움과 갈등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세 굴레 출판사>는 "굴레"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이 현실에서

느끼는 짐스러움, 형벌, 내면의 죄책감 등을 다루는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에게 있어서 구원은 상사이자 여자친구인 "설화" 혹은 "글쓰기"

3일에 한 번씩 눈이 머는 지독한 형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그가 계속 살아가게

만드는 일종의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세 굴레 출판사>는 일종의 부조리극처럼 느껴진다. 혹은 작가가 밤낮없이 꾸는 꿈이랄까?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고, 주인공의 절망이나 인생에 대한 허무함이 느껴진다. 작가 혹은 주인공 현미생의 심리적 고통만이 뚜렷하게 드러난달까? 전체적으로는 나에게 조금 난해하게 다가왔던 책 <세 굴레 출판사>

"꿈, 꿈, 꿈, 꿈의 연속이었다. 꿈에서 깨어나면 다시금 꿈을 꾸었으며,

꿈에서 깨어났다고 인지를 했을 때에도 나는 꿈속에 있는 나약한 생명체에 불과했다. 그곳은 나의 집이 아니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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