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12가지 충격 실화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 지음, 이지윤 옮김 / 갤리온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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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범죄소설에 열광하고 법정씬이 화려한 영화나 소설을 좋아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어서가 아닐까? 나는 그 반대의 경우는 아닐거라 생각했다. 범죄자가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직접 범죄에 가담하였거나 소시오패스가 아닌 이상, 정의가 구현되는 사회를 보고 싶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이 책 [ 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 ] 에는 의도했거나 혹은 의도치않았거나 간에 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유히 법망을 피해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로 실려있다. 표지에 나와 있는대로 [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12가지 충격 실화 ] 이다. 지구상에 아직도 이런 일이 일어날까? 싶을 만큼 놀랍고도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았는데, 현재 나는 도덕적 판단의 혼란 상태에 와 있다. 흠....

변호사를 흔히 영어로 devil’s advocate 이라 부른다. 악마를 대변하는자 라는 뜻의 번역에 맞게 변호사는 의뢰인이 누구냐에 따라서 악역을 담당해야 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때로는 아주 사악한 역할도 마다하지 않아야할 거 같은데,, 그렇게 살면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도 그런 정신적 부담을 안아야했던 한 변호가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는 특히 변호사라는 이름이 가지는 무게와 정신적 부담을 몰랐던 애송이였다.

이 책은 변호사가 쓴 책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살인과 같은 엄청난 짓을 저지르고도 법망을 유유히 빠져나간 사례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변호사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겉으로 보기엔 번지르르해 보이는 사법제도가 얼마나 허술할 수 있는지 고백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변호사의 능력에 따라 혹은 증거 불충분 등으로 악인들이 살아남았던 불공평한 사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평생을 변호사로 살았던 사람의 입장에서 어떻게보면 양심 고백으로 들리기도 했고 아니면 그냥 법이 의외로 주먹보다 멀다는 것을 담담히, 객관적으로 들려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했다.

여러 가지 안타까웠던 사연들 중에서 제일 마음 아팠던 것이 동유럽 여자들이 독일로 인신매매를 당해서 겪게되는 비참한 사례였다. 이 사례에 등장하는 의뢰인의 변호를 맡게된 사람은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 고등교육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하지만 자신의 강한 의지로 변호사자리까지 올라가게된 여성이었다. 그녀는 마땅히 자신의 성취를 자랑스러워해야하지만 음... 처음 그녀가 맡게된 의뢰인 때문에 자신의 직업에 대한 회의를 품었던 것 같다.

그녀가 맡았던 그 의뢰인은 겉으로는 젠틀해보이고 매우 친절한 남자였지만,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에서 여성들을 인신매매해서 그녀들로 하여금 몸을 팔게 하고 학대한,, 정말 사악한 인간이었다. 애송이 변호인은 나중에서야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고 변호사를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지만 왠걸 < 변호사 윤리 장전 제 19조 > 에 따르면 " 변호사는 의뢰인이나 사건의 내용이 사회일반으로부터 비난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수임을 거절하여서는 아니된다 " 라는 내용이 나와 있다. 어쩔 수 없다. 이 세상에서 최고의 악인이라 할지라도 그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 결국 에송이 변호사였던 그녀는 의뢰인에게 14년이 구형되었던 1심 파기 환송을 받아내고 재판을 다시 열리지만, 첫번째 재판에서 증인을 섰던 루마니아 여성은 다시 증인석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그녀가 증언을 하기 위해 돌아왔던 그 잠시 동안, 살해 되어 버려졌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겉으로 보기엔 사고로 보일 수 있는 사건들도 있고 피고의 정신적 이상으로 인해 억울한 피해자의 한을 풀지 못한 사건들도 있었다. 그리고 증거가 충분치 못해서 범인이 유유히 법정을 빠져나간 사건들도 많아 보였다. 변호사란 직업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가끔씩 회의가 들지는 않을까? 같은 인간으로써 이게 할 짓인가?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을까?... 정말 충격적이고 놀라운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등장하는 책. [ 왜 살인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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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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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들이 있다. 오래봐야 알 수 있고 오래봐야 예뻐보이는 사람들. 냉정하고 까칠하고 이기적인 것 같았던 고복희를 오래 지켜본 사람들은 그녀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사람인지를 깨닫는다. 그녀와 함께 일했던 호텔직원 " 린 " 도 그랬고 엉뚱했던 한달 살이 여행객 " 박지우 " 도 그러했다. 대학 시절 그녀를 배신자, 겁쟁이라고 욕했던 평생의 사랑 " 장영수 " 도 그러했고 캄보디아 교민 사회의 발전을 걱정했던 목사님 " 이영식 " 도 그러했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엔 " 하... 이런 까칠한 사람 곁에서 누가 있겠냐고 ... " 이랬다가 나중엔 가슴 속에서 진정한 존경심을 느꼈으니.

원칙을 중요시하는 까칠한 여자 고복희와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의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복희라는 사람은 절대로 춤출 사람이 아니라는 것과 춤추는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 다만 그녀가 사랑했고 여전히 그리워하는 장영수라는 한 남자는 한때 열정적으로 디스코를 췄고 열정적으로 사람을 사랑했던 인물이었다는 것.

절대로 호텔같은 건 운영하지 못할 것 같은 까칠한 사장님 고복희씨. 똑단발에 앙다문 입술의 그녀는, 그러나, 오늘도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호텔 곳곳을 청소하고 있다. 그녀가 운영하는 [ 원더랜드 ] 라는 이 호텔은 캄보디아에 있다. 그녀가 캄보디아라는 먼 타향까지 흘러들어와 혼자서 호텔을 운영하기까지의 비밀이 많이 궁금했다. 그러나 비밀이 밝혀지기전,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한인교회와 한국인들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게 펼쳐졌으니.....

고복희씨는 원칙주의자다. 약속은 꼭 지켜야하고 매우 단호한 사람이다.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한국 교민회에 나가지 않는 그녀의 주위에 언젠가부터 김인석이라는 사람이 알짱거리기 시작한다. 그는 만복회라는, 한국인들로 구성된 자치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리고 부동산으로 제법 돈을 번 사람인데,, 그가 고복희씨 주위를 맴도는 목적은 뭘까?

음식도 맛없고 사장님이 친절하지도 않은 [ 원더랜드 ] 가 그나마 돌아가는 이유는 고복희 밑에 아주 우수한 직원이 있기 때문이다. 린이라는 이름의 그 직원은 캄보디아 출신이지만 마치 한국인처럼 유창한 한국말을 할 수 있다. 린은 돈이 필요하긴 하나,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은 없다. 그냥 [ 원더랜드 ] 가 발전하길 바랄 뿐. 까칠한 고복희의 원칙 위주의 경영 때문에 호텔이 파리를 날리기 시작하면서 린은 살아남을 방법을 생각해내고 그것이 바로 [ 캄보디아에서 한달 살기 ] 프로젝트였다. 호텔에서 숙식 제공하고 싼값에 한달 살이 손님을 모시겠다는게 그녀의 전략.

그녀의 전략에 걸려든 한국인 여성 박지우. 그녀는 한국에서의 자신의 모습이 보기 싫어서 떠나온거나 마찬가지이다. 친구 한별은 부모가 돈이 많아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여유롭게 사는데 자신은 용돈을 긁어모은 돈으로 고작 온 곳이 여기 캄보디아이다. 게다가 [ 원더랜드 ]에서 홍보한 것과 다르게 앙크로와트는 이곳에서 버스로 7시간이나 걸린다. 앙크로와트에 대한 환상을 가득 품고 온 길인데 말이야 ... 울상을 지은채 환불을 요구하는 그녀에게 [ 원더랜드 ] 의 사장 고복희는 단호히 거절한다.

" 여기가 캄보디아 수도 아니에요?"

" 맞습니다."

" 근데 앙코르와트가 없어요?"

" 불국사는 서울에 있습니까?"

작가가 실제로 프놈펜에 8개월을 머무르면서 쓴 소설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캄보디아라는 나라에 대한 묘사와 그 지역 한인들의 삶에 대한 묘사가 대단히 생생하고 살아있다. 특히 한국에 가족을 놔두고 성공을 위해서 찾아왔던 최사장의 안타까운 죽음과 살아남기 위해서 반찬을 팔며 살아가는 억척녀 오미숙 아줌마의 삶이 인상깊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고복희의 캐릭터와 그녀의 추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학생들이 한창 군부정권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며 살았을 떄도 절대 수업만은 뺴먹지 않았던 그녀.

어떻게 보면 융통성없고 원칙주의자에 무뚝뚝한 그녀 고복희를 마음깊이 사랑했던 그 남자 장영수. 대학생일 때는 시민에 의한 정부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고 나이가 들어서는 어민를 위해서 불철주야 뛰어다녔던 그 남자 장영수. 고복희 여사는 그가 살아있지 않은 한국이 싫어서 떠나온지도 모를 일. 호텔 사장이 저렇게 장사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답답하고 꽉 막힌 고복희 여자이지만, 엉뚱한 한달 살이 여행객 박지우가 남긴 호텔에 대한 글 덕에 조금씩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이 책은 고복희라는 여자의 삶 뿐만 아니라 한국이라는 사회의 격변과 그 속에서 피해를 입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조곤조곤 들려준다. 새만금사업으로 갯벌이 썩어나가는 바람에 고통을 받아야했던 어민들, 어민들을 도우느라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해 일찍 하늘나라로 가버린 남편 장영수. 캄보디아에서도 위선과 가면은 쭉 이어진다. 교민들을 걱정하고 교회를 걱정하는 목사 이영수는 막상 자신에게 도움을 청했던 최사장을 외면하고 부동산으로 조금 재미를 본 김인석은 고복희의 주위를 맴돌며 언제쯤 원더랜드 호텔을 장악할까.. 노리고 있는데.

그러나, 그 사람들의 뜻에 흔들릴 고복희 여사가 아니다. 어떻게 찾은 평화인데, 여기서 포기할 수 없지. 당당히 그들을 쏘아보며 절대로 호텔을 내놓을 수 없다는 고복희 여사. 책을 읽다보니 계속 그녀를 응원하게 되었다. 어떻게 살아가든 나에게 떳떳하면 그만이지 않은가? 를 깨닫게 해준 책, [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 오늘도 [ 원더랜드 ] 의 사장님 고복희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호텔 청소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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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베스 올리리 지음, 문은실 옮김 / 살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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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다가온다. 치아가 딱딱 부딪힐 정도로 추운 날씨가 찾아오면 우리 마음 속에 떠오르는게 몇 가지 있다. 시린 손을 녹여줄 따뜻한 캔 커피,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뜨거운 호빵 그리고 매력적인 사람들의 우연같은 필연적인 사랑 이야기... 외모가 매력적인 사람들이 마음까지 따뜻해버리면 더할 나위 없다!!!! 그런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있어서는 영국 작가들을 따라올 수가 없을 것 같다. 한때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 러브 액츄얼리 ] 부터 [ 브리짓 존스의 다이어리 ] 그리고 코미디는 아니지만 눈물, 콧물을 쏙 빼는 [ 미 비포어 유 ] 까지......

대학에 들어가서도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은 한국 사회와는 다르게 서양의 경우는 일찍 독립을 하여 혼자 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 책에 나오는 두 주인공 티피와 리언도 살인적인 물가로 시달리는 런던에서 독립한 채 겨우겨우 살아내고 있다. 둘 다 직업에 상관없이 박봉을 받는 모양인지 아니면 집의 임대료가 엄청 비싸서 어쩔 수 없이 그런 아이디어를 내야하는 것인지, 리언이 하나의 집을 낮과 밤으로 나누어 쓰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낸다.

얼마전까지 남자친구 저스틴의 집에 살았으나, 그에게 새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한순간에 노숙자 신세가 된 티피, 그리고 병원 간호사로 일하는데 주로 야간근무를 하기 때문에 저녁 6시부터 밤새도록 집이 비어있는 리언, 각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하나의 집을 낮에는 리언이 쓰고 밤에는 티피가 쓰는, 아주 묘한 동거 관계가 시작된다.

티피는 [ 코바늘 뜨개질 하는법 ] 같은 마니아층만 좋아할 것 같은 책을 내는 소규모 출판사에 다니면서 박봉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롭고 개성이 강한 영혼이다 . 박봉을 받을 지라도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리언은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데 환자들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들어주고 그들에게 진심어린 관심을 주는 정~~~~말 가슴이 따뜻한 남자이다. 약간 무뚝뚝해서 그렇지..

그들은 함께 살기 시작한 이후로 계속 메모로 안부를 나누고 있다. 짧았던 메모가 길어지고 리언은 누명을 쓴 채 감옥에 갇혀있는 동생 리치의 이야기까지 티피에게 털어놓는다. 남들의 불행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까지 둘이 어쩌면 이렇게 똑같은지... 티피는 가장 친한 친구 변호사 거티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책인데,,,, 진짜 너무너무 재미있다. 뭐라고 할까? 약간 [ 브리짓 존스의 다이어리 ] 스럽긴 하다. 엉뚱하고 발랄한 여주인공, 그녀는 자신의 외모가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아름다운데 혼자서 그걸 깨닫지 못하는 캐릭터?? 그리고 리언은 또 어떤가? 2차 세계대전때 만났던 애인을 잊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환자를 위해서 그 애인을 찾기 위해서 수소문하는 남자... 왜 이리 다들 오지랖이 넓은건지.. 이상하게도 이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에서 따뜻함이 솔솔 밀려나온다.

희한하게도 티피가 만났던 저스틴은 나쁜 남자의 대명사같은 행동을 하고 ( 사귀던 중에 다른 여자를 만남 ), 리언이 만났던 케이는 리언의 동생인 리치가 감옥에 있건 말건 상관도 하지 않는다 ( 리치가 범행을 저질렀을 거라는 발언까지 한다!!! 간이 배밖에 나왔던지 아님 리언을 사랑하지 않았던지 둘 중 하나 )... 이제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아직까지 제대로 서로를 만나보지도 못한 두 주인공이 만난다는 상상만 해도 짜릿하고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 물론 그들이 만나서 사랑에 빠질 거라는 장담을 할 수는 없다. 그냥 친구같은 사이가 될 수도 있고 뭐 티피의 친구인 거티와 리언이 사귈 수도 있고 기타 등등등.. 하지만 그들 둘 다 개성있고 매력있고 무엇보다도 인성이 갑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이 시점에서 둘이 이어질 수 있길 간절히 바랄 뿐...

짓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쓴 리치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리언의 환자가 2차 세계대전 때 잠깐 만났던 동성 연인을 그가 과연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역시 혼자서 살아갈 순 없는 것이다. 사랑은 사랑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다. 자기 자신보다 더 남들을 사랑하는 것 같은 두 주인공을 보면서 잠시나마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 따뜻하지만 재미있고 웃기지만 동시에 감동적인 책을 찾고 있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 [ 셰어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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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아이 (스페셜 에디션) 신카이 마코토 소설 시리즈
신카이 마코토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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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고토 감독에 대해서는 [ 너의 이름은 ] 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 너의 이름의 ] 내용을 잠시 이야기하자면, 남녀 주인공이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살아가다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만남을 가지게 된다. 우연과 필연이 더해져 점점 사랑에 빠지는 두 주인공,, 그러나 커플 중 한쪽이 위험에 빠지는 일이 발생하고, 그 혹은 그녀를 위해 전력투구하는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이야기 구조가 신비롭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이 [ 날씨의 아이 ] 도 그에 못지 않게 신비로운, 초자연적인 현상과 풋풋한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이 소설에도 신카이 마고토 감독의 색깔이 물씬 묻어나온다. 영원한 피터팬의 일본 버전이라고 하면 될까? 아직 청소년기를 벗어나지 않는 주인공들,, 그런 만큼 아직 완벽하게 성장하지 않은 그들은 그 나이때 겪게 되는 성장통이라는 고통을 앓게 된다.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는 작지만 아름답고 너무나 순수하다. 손가락을 갖다대면 “ 톡 ” 하고 터질 듯한 [ 날씨의 아이 ] 속 주인공들의 세계로 들어가본다.


주인공 호다카는 고향인 섬을 탈출해서 도쿄로 향하고 있다. 그가 왜 가출을 하는지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부모님과의 갈등이라는 사실이 언뜻 시사된다. 배에서 실수로 미끄러져 바다에 빠질 뻔한 호다카. 그때 한 깡마른 몸매의 아저씨가 그를 구해주고, 생명을 구해준 그에게 호다카는 본인의 입장에서는 큰 돈을 들여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준다. 그리곤 그 아저씨에게서 받는 한 장의 명함.


한편, 도쿄에 온 호다카는 연고가 하나도 없는 도시 생활이 만만치 않음을 깨닫게 된다. 가출을 위해 모아두었던 비상금이 다 떨어지고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수프로 허기를 떼운지 어언 3일, 거기서 일하던 왠 아르바이트생이 호다카 앞에 햄버거를 턱 하니 놔두고 돌아선다. 눈이 휘둥그레져서 쳐다보는 호다카에게 그녀는 말한다. " 며칠 째 수프만 먹고 있잖아.. " 3일을 굶은 호다카에게 있어서 그때 그 햄버거는 이 세상에선 있을 수 없는 맛이었다나 뭐라나...


어쨌든 차갑고 냉정한 도시 도쿄에서 노숙을 하며 떠돌기를 며칠, 도저히 버티기 힘들었던 호다카는 마지막 보루로써, 배에서 자신을 구해준 남자가 줬던 명함 하나를 들고 그에게 무작정 찾아간다. 지하에 있는 허름한 사무실을 운영하는 스가라는 남자가 바로 명함의 주인공인데 이 사람은 초자연적 현상을 주로 취재해서 잡지사에 넘겨주는, 일종의 작은 편집 프로덕션 일을 하고 있다.

쫓겨나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의외로 순순하게 호다카를 받아주는 스가, 스가는 여자친구로 보이는 나츠미라는 여성과 함께 일하고 있다. 호다카는 자신을 편하게 대해주는 스가와 나츠미의 곁에서 점점 도쿄생활에 적응해간다. 나츠미와 함께 여러 기이한 현상과 초자연 현상을 취재하러 다니던 어느날, 여고생들에게서 흐린 날씨를 맑게 바꿔주는 " 맑음 소녀 " 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 맑음 소녀 " 를 취재하러 갔더니, 그녀는 바로바로바로 그에게 햄버거를 사주었던 그녀,, 바로 " 히나 " 였다!!!

아무리 많은 비가 내리고 태풍이 쳐도 그녀가 기도만 하면 어느새 햇빛이 쨍쨍 내리쬔다. 그녀의 능력은 놀랍기만 하다. 초자연 현상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어느 무녀의 말에 따르면,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여인들이 있다고 한다. 햇빛을 관장하는 이나리 여자와 비를 관장하는 용신 여자. 그들은 모두 각각 자연령에 빙의되어 있다고 말하는 무녀. 그런데 그녀가 말하길, 맑은 여자와 용신 여자 모두 자연을 다루기 때문에 크나큰 댓가를 치러야 한다고 하는데....

유명한 애니메이션 감독의 작품 답게 가출한 소년과 초능력의ㅏ 힘을 가진 소녀와의 만남이 따뜻하고 아름답게 그려진다.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좋은 날씨를 빌어주는 마음 착한 소녀 히나, 그러나 왜 착한 사람들에게 비극이 스며드는지 모르겠다. 그녀가 치러야하는 댓가는 톡톡하기만 한데... 신비로운 현상을 다루고 있지만 결국은 순수한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 날씨의 아이 ]. 영화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국이 시국이기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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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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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태평양의 조그마한 섬마을 보라보라에 살고 있다.

아마도 그 이름만 듣고 어떤 섬인지를 바로 떠올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항에서 탑승권을 발급해주는 직원조차 늘 어디에 있는 곳인지 묻고는 하니까.

태평양의 진주라고 불리며 휴양지로 많이 알려져 있다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프랑스령 섬인 보라보라 섬.

그곳에서 저자는 9년간 남편과 검은 고양이 쥬드와 함께 살면서 느꼈던 일상생활의 소소함을 글로 전달하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여행지. 저자는 거기에서 얼마나 행복한 일상생활을 보냈을까? 급 궁금해진다.

생활에세이는 크게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사소한 일이 우리를 위로한다

2. 이 모든 전달 불가능에도 불구하고

3. 어른이 된다는 것

4. 심심한 건 꽤 좋은 일

# 벌거벗은 아이

모아나의 가족들은 낡은 집에서 사는 것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외적인 것으로 이곳 사람들을 판단하는 일은 불가능한 것인지도 몰랐다.’

우리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우나 정신적으로는 다소 빈곤한 시대에 살고 있다.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너무 쉽다. 필요한게 있으면 앱을 통해 간단하게 구매할 수 있으니.

가끔은 욕구불만을 채우기 위해서 온라인을 목적없이 배회하기도 한다.

자연에서 필요한 것을 얻고 부족하지만 부족한대로 살아가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소비생활을 하는 섬주민들이

더 풍요롭고 느긋한 삶을 살아가는 듯 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확행을 실천하고 있다고 해야할까?

# 우리에게 위로가 필요한 시간

‘가족들이 보라보라섬에 놀러 왔을 때, 새삼스럽게 놀랐다. 딱히 나눌 말이 없어서였다.

과묵하기로는 아빠가 최고였지만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른 섬에 있는 국제공항까지 따라가서 가족을 배웅하고 돌아와 텅 비어버린 집 앞에 서 있었을 때,

쥬드가 안에서 ’야아옹‘하고 울어주어 문을 열 용기가 생겼다.’

일을 하려고 하면 노트북 위에 앉아버리고, 침대에 누우면 내 배를 꾹꾹 누르고,

‘나 여기 있어’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가족끼리의 적막함을 없애고 서로 대화를 나누고, 웃게 한 장본인.

또한 가족들을 떠나 보낸 후의 공허함을 위로해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고양이의 행동들.

요즘 반려견이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낱 동물이라고 생각한 존재가 서먹서먹한 가족들을 이어주는 존재가 되어주다니...

어쩌면 서로에게 무심해져버린 우리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거울이 아닐지

생각해본다.

# 가장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공짜.

‘요즘 나는 매일같이 해 질 때를 기다린다.

엄마가 좋아하는 분홍색으로 하늘이 물든 날에는 사진을 찍어서 보낸다.

엄마는 그것도 고맙다고 하고, 나는 미안해지고 만다.

가장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공짜라서, 정말 다행이다.’

보라보라섬만이 줄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을 엄마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작은 행복인 것이다.

#우리만 아는 농담

‘서로의 사진에 가끔가다 ’좋아요‘를 눌러줄 뿐. 하지만 별 걱정은 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무리 먼 훗날 다시 만난다 해도, 우리에게는 우리만 아는 농담이 있기 때문이다.’

‘내일은 모르겠고~~’라고 하지만 정말로 몰라서 하는 소리는 아닐 것이다.

보라보라섬에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소소한 일상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낸 작가처럼

우리도 주어진 삶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는 즐거움을 가져보는 것을 어떨까?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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