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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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태평양의 조그마한 섬마을 보라보라에 살고 있다.

아마도 그 이름만 듣고 어떤 섬인지를 바로 떠올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항에서 탑승권을 발급해주는 직원조차 늘 어디에 있는 곳인지 묻고는 하니까.

태평양의 진주라고 불리며 휴양지로 많이 알려져 있다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프랑스령 섬인 보라보라 섬.

그곳에서 저자는 9년간 남편과 검은 고양이 쥬드와 함께 살면서 느꼈던 일상생활의 소소함을 글로 전달하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여행지. 저자는 거기에서 얼마나 행복한 일상생활을 보냈을까? 급 궁금해진다.

생활에세이는 크게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사소한 일이 우리를 위로한다

2. 이 모든 전달 불가능에도 불구하고

3. 어른이 된다는 것

4. 심심한 건 꽤 좋은 일

# 벌거벗은 아이

모아나의 가족들은 낡은 집에서 사는 것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외적인 것으로 이곳 사람들을 판단하는 일은 불가능한 것인지도 몰랐다.’

우리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우나 정신적으로는 다소 빈곤한 시대에 살고 있다.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너무 쉽다. 필요한게 있으면 앱을 통해 간단하게 구매할 수 있으니.

가끔은 욕구불만을 채우기 위해서 온라인을 목적없이 배회하기도 한다.

자연에서 필요한 것을 얻고 부족하지만 부족한대로 살아가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소비생활을 하는 섬주민들이

더 풍요롭고 느긋한 삶을 살아가는 듯 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확행을 실천하고 있다고 해야할까?

# 우리에게 위로가 필요한 시간

‘가족들이 보라보라섬에 놀러 왔을 때, 새삼스럽게 놀랐다. 딱히 나눌 말이 없어서였다.

과묵하기로는 아빠가 최고였지만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른 섬에 있는 국제공항까지 따라가서 가족을 배웅하고 돌아와 텅 비어버린 집 앞에 서 있었을 때,

쥬드가 안에서 ’야아옹‘하고 울어주어 문을 열 용기가 생겼다.’

일을 하려고 하면 노트북 위에 앉아버리고, 침대에 누우면 내 배를 꾹꾹 누르고,

‘나 여기 있어’라고 온몸으로 말하는 것 같았다.‘

가족끼리의 적막함을 없애고 서로 대화를 나누고, 웃게 한 장본인.

또한 가족들을 떠나 보낸 후의 공허함을 위로해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고양이의 행동들.

요즘 반려견이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낱 동물이라고 생각한 존재가 서먹서먹한 가족들을 이어주는 존재가 되어주다니...

어쩌면 서로에게 무심해져버린 우리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거울이 아닐지

생각해본다.

# 가장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공짜.

‘요즘 나는 매일같이 해 질 때를 기다린다.

엄마가 좋아하는 분홍색으로 하늘이 물든 날에는 사진을 찍어서 보낸다.

엄마는 그것도 고맙다고 하고, 나는 미안해지고 만다.

가장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공짜라서, 정말 다행이다.’

보라보라섬만이 줄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을 엄마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작은 행복인 것이다.

#우리만 아는 농담

‘서로의 사진에 가끔가다 ’좋아요‘를 눌러줄 뿐. 하지만 별 걱정은 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무리 먼 훗날 다시 만난다 해도, 우리에게는 우리만 아는 농담이 있기 때문이다.’

‘내일은 모르겠고~~’라고 하지만 정말로 몰라서 하는 소리는 아닐 것이다.

보라보라섬에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소소한 일상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낸 작가처럼

우리도 주어진 삶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는 즐거움을 가져보는 것을 어떨까?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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