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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링 아저씨
타지리 지음, 강경민 옮김 / 언제나봄 / 2025년 4월
평점 :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성공하지 않아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화려한 인생을 살길 꿈꾼다.
그러나 어느덧 어른이 되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수많았던 화려한 꿈들은 어느새 먼지가 되어 흩어지고 없다.
우리는 주인공이 되길 원하지만 사실 인생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소설 <소년과 링 아저씨>는 일본의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의
저자 타지리의 작품이다.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이라고
하는데, "프로레슬링"이라는 운동을 주제로, 다양한 인물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들이 느끼는 삶의 슬픔, 기쁨, 환희 그리고 실망 등을
아주 담담하지만 실감 나게 그려낸 작품이다.
프로 레슬러가 되고 싶은 까까머리 중학생 쇼고의 이야기는
안타까운 사연의 링 아저씨 곤다를 거쳐서 쇼고의 엄마와 아빠
그리고 이미 스타 프로 레슬러가 되었으나 평생 곤다에게 열등감을
품을 수밖에 없는 사사하라의 이야기까지로 이어진다.
프로 레슬러가 되고 싶지만 사실 용기가 부족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삶을 살고 있는 쇼고
그리고 뛰어난 프로 레슬러가 될 수 있었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지금은 링 아저씨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곤다
아들 쇼고의 프로레슬링에 대한 사랑을 궁금해하다가
본격적으로 여자 프로레슬링에 관심을 가지고 헬스장 사업을 하게 되는 엄마 고토에
그리고 운동을 하면서 점점 변하는 아내를 의심하다가
여자 프로 레슬러 마모루에게 오타쿠 이상의 집착을 하게 되는 남편 다이치
이 책 <소년와 링 아저씨>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서로 다른 이유로 프로레슬링을 추구한다. 쇼고처럼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싶다는 이유로, 혹은 고토에처럼 우러러볼 수 있는
멋진 여자 프로 레슬러처럼 되고 싶다는 이유... 그리고 오타쿠들조차 진상으로
여기고 하찮게 보는 다이치처럼 오직 젊고 예쁜 여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욕심으로...
이 책은 그렇게 작고 사소하고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이유로
프로레슬링을 사랑하는 쇼고와 주변인들... 그리고 비슷한 이유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는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살다 보면 운이 좋아서 아니면 엄청난 노력을 해서
본인의 꿈을 이루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프로 레슬러가 된 사사하라처럼 몰래 열등감을
품고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비록 인생이 던진 잔인한 돌멩이에 맞아서 꿈을 이루지 못하고
그저 무대 주변을 맴도는 링 아저씨로 살아가지만
쇼고에게 용기를 주고 곁을 내어준 곤도가 더욱더 멋진 사람으로 보이는 건...
나라는 독자 한 명 만의 생각일까?
모두가 하늘의 별이 될 순 없다. 스타가 될 순 없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있어서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어
행복한 쇼고와 곤도의 우정이 돋보이는 소설 <소년과 링 아버씨>
인생 .... 행복하면 그만 아닌가?
"... 무언가 이루지는 못했어도, 도전했으니 괜찮은 것 아니냐."
"그건 저와 아저씨 둘 다 말인가요?"
"그래도.... 프로레슬링 덕분에 나도 너도 행복했잖냐."
-254쪽 -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