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걸
해리엇 워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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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부러워하던 패션 에디터의 삶이,

가장 소중한 것들이 하나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그리고 여자의 소설이라는 문구가 딱 떠오르는 책 <뉴 걸> 눈부시게 화려하고 다소 사치스러운 패션 에디터의 세상이 가감 없이 펼쳐지는 가운데, 여자들만 알 수 있는 미묘한 신경전과 불안감의 향연 그리고 서로에 대한 질투와 시기 그리고 형편없는 자존감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무엇보다도 겉으로는 너무나 완벽해 보이는 마고의 삶을 시시각각으로 위협해 오는 존재,,,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집어삼킬 것 같은 그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주인공 마고는 글로벌 패션 매거진인 <오트>의 패션 에디터로 오랫동안 경력을 쌓아왔다. 그러나 그녀는 곧 출산을 앞두고 있기에 1년간 자신을 대신할 임시 직원을 뽑게 된다. 최종 선택된 인물인 매기는 마고가 여행 중 잠시 친하게 지냈던 사람, 솔직히 경력이나 학력이 그저 그런 매기는 마고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 인물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마고의 자리에 매우 매끄럽게 적응하기 시작하는 매기. 동료들과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았던 마고와 달리 매기는 적극적으로 주위 사람들과 우정을 쌓아간다. 그리고 키가 크고 다소 마른 마고와 달리 매기는 입체적인 굴곡이 있는 몸과 예쁜 외모를 가졌다. 출산을 한 후 집에 처박혀 있는 자신과 달리 갈수록 신나는 삶을 살아가는 듯한 매기의 SNS를 훔쳐보게 되는 마고....

그러다 자신과 똑같지만 다른 컬러의 스웨터를 입은 매기를 발견하는 순간,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을 마고는 느끼게 되는데...

과연 여자의 적은 여자가 맞는 걸까? 책의 앞부분만 읽으면 이런 생각을 하기 쉽다. 화려한 경력에 안정된 가정까지.. 모든 것을 다 가지고도 불안해하는 마고는... 신경쇠약 환자?! 1년만 일하는 임시직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것인지 줄곧 SNS로 자신의 일거투 일수족을 자랑하며 마고의 신경을 긁는 매기는... 뻔뻔스러운 밉상?

그러나 여러 화자들의 시점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이 책의 중후반부터 과거 마고와 가장 친했던 친구 "위니"의 이야기가 펼쳐지게 되면서 이 소설은 약간의 "유턴"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적"이었던 매기보다 훨씬 더 큰 강적이 나타난 기분이랄까? 사실 학창 시절부터 마고와 베프 관계였던 위니는 출산을 하다가 아기를 잃게 되면서부터 너무나 이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한다.

그걸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몸을 낮추고 있었던 마고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 아기 라일라를 돌봐주겠다고 나선 매기가 동네 카페에서 위니를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마고는 잔뜩 긴장하게 되는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의 화려함과 미묘한 신경전을 그리고 영화 <위험한 독신녀>에서 느껴지는, 내 삶에 조금씩 침투하는 위협감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소설 <뉴 걸>

처음에는 이 책이 스릴러 소설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약간은 단조롭게 흘러가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여자들 사이의 팽팽한 기싸움과 감춰져 있던 은밀한 비밀이 드러나면서 독자들은 심장이 쫄깃한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느끼게 된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문구를 딱 떠올리게 하는 소설 <뉴 걸> 이 책은 분명 여자들이 읽었을 때 큰 공감을 할 수 있고 동시에 큰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맨날 붙어 다니다가도 사소한 일로 틀어질 수 있는 여자들의 우정... 그러나 사람의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그 진의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의 진짜 이야기는 끝까지 읽어봐야 알 수 있다!

소중한 것을 한순간에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본능적인 불안감을 자극하는 소설 <뉴 걸> 세상의 모든 여자들에게 추천한다.

"분명 그녀의 짓이다. 내 일자리를 빼앗고, 내 친구들을 빼앗고, 내 삶을 빼앗고 이제는 내 온전한 정신까지 빼앗으려 하고 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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