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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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유를 빼면 뭐가 남겠어?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남지 ."

호러와 스릴러의 제왕. 스티븐 킹이 귀환했다.

그의 특기인, 인간의 근원적 공포를 자극하는, 미스터리하면서도 소름 끼치는 이야기를 가지고.

1권을 끝낸 지금, 2권의 내용이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다.

스토리의 기본 틀은 일단 살인 사건이다.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이 시간, 어느 지역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니까.

그러나 살인 사건의 주요 용의자가 똑같은 시간에 100km 떨어진 다른 지역에서 동시에 출몰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증명해주는 단서가 확실히 존재한다는 것...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가 전달하는 공포와 전율 속으로 들어가 보자.

" 이건 캔털루프 멜론이야. 그리고 이 우라질 멜론은 구더기들로 가득하지."

오클라호마 주의 소도시 플린트 시티. 사람들은 한창 어린이 야구 경기를 관람 중이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경찰 무리들.

형사 랠프는 1500명의 관중이 바라보는 상태에서 야구단 코치이자 영어교사인 테리 메이틀랜드를 체포한다.

혐의는 아동 강간과 살해? 이 엄청난 혐의 앞에서 용의자의 가족들은 무너지고 정작 용의자는 어리둥절하다.

" 겉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캔털루프 멜론을 샀는데 온 마을 사람들 앞에서 갈라 보니 안에서 구더기들이 득시글거렸죠.

안으로 들어갈 방법이 없었는데 들어가 있었어요."

프랭크 피터슨이라는 어린 남자아이가 도저히 묘사하기 힘든 잔인한 형태로 살해당하는 사건 발생.

아이의 목이 물어뜯기는 등,, 변태적이고 엽기적인 행태가 동시에 엿보인다.

다행히 아이의 몸 이곳저곳에 범인이 자신의 DNA를 남겼고 아이를 납치하는데 사용한 자동차 안에는 지문이 많아서 범인의 정체는 곧 드러난다. 범인은 바로 아이들의 인기와 존경을 독차지하고 있던 테리 메이틀랜드, 즉 바로 그 사람이다.

" 우리 대학교 때 교수님 설명에 따르면 포의 단편이 비유법으로 분열된 자아를 얘기하듯이 말이야.

하지만 비유를 벗겨내면 뭐가 남겠어?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남지.

두 명의 테리라는 수수께끼의 유일한 해답이 초자연적인 현상이라면 ?"

알 수 없는 초자연적인 존재, 사악한 힘이 다가오고 있음을 조금씩 느끼는 마을과 마을 사람들.

사고로 인해서 테리가 죽고 난 뒤 그를 검거했던 랠프는 살인 사건 당일 마을 사람들이 남긴 조서에서 약간씩 형사의 촉에서 벗어난

진술을 찾아낸다.

동네에서 십수 년을 살았던 테리가 잘 알았던 택시 기사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던가,

근처 병원의 이름을 제대로 몰라서 사람들에게 이름을 물어봤다는 것...

그걸 토대로 랠프는 이제 진짜 범인을 잡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는데....

논리와 추리로 범인을 잡아내야 하는 형사인 랠프

반면,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건도 있다는 사실을 가리키며 그를 설득하는 아내 지넷.

랠프는 멜론 이야기를 꺼내며 혼란스러워하고 ( 겉으로 보기엔 확실한 사건인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혼란과 잘못된 단서 투성.. )

지넷은 심령 현상이 끼어든 사건도 있음을 강조한다 ( 두 사람이 쌍둥이가 아니라면 나머지 한 명은 ... 유령? 도플갱어? )

역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이 발생하고

소름 끼치고 어마어마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사악한 영혼? 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니면 알 수 없는 힘이란 것은 애초에 없고 완벽한 범죄를 노렸던 한 위선자의 실패..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단순한 살인 사건의 시작과 해결이라고 생각했던 [ 아웃 사이더 ]

2부에서는 어떤 내용이 나올지 매우 궁금하다. 엑소시즘 이런 게 등장할지도 몰라서 기대만빵!!!

무더운 여름밤.. 잠 못 이루는 독자들에게 서늘한 스릴러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추천합니다. 꼭 읽어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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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대왕
김설아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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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봐라, 이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다. 뭘 하건 모든 것은 죽고 사라지고 멸망하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죽기 위해서지.

 그것말고 이 세계는 아무 의미도 없고 목적도 없다. 그러니까 부디 네 멋대로 살라고.”

 

 

김설아 작가의 단편집 [ 고양이 대왕 ]은 부조리하고 억압적인 세상을 향해 던지는 화염병 같다. 세상의 통념을 뒤집는 유쾌한 상상력이며 법과 규칙 그리고 이성의 세계에서 벗어나 본능과 쾌락의 춤을 추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사회의 욕망이 자신의 욕망인 줄 착각하면서 살아가던 현대인,, 학업과 미래를 위해 현재의 욕망을 저당잡힌 아이들,,, 돈을 벌기 위해서 자신을 억누르면서 직장의 룰을 따라야 했던 아버지들....

 

 

이성을 갖추고 문명을 이루기 전에 인간은 동물이었지 않은가? 법과 질서를 위해 야생의 에너지를 누르고 억압하는 사회에 살아가다보면 피로감이 쌓이기 마련. 그런 피로감을 안고 영혼 없이 의무감으로 살아가던 책 속 등장인물들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사슬을 끊고 뛰쳐나온다.... 용암처럼 펄펄 끓어오르는 삶의 에너지를 표현하면서 살아가는데..

 

 

외계에서 온 병아리

어느날부터 도로 한복판에 누워 병아리와 속삭이는 사람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그 누구도 아닌 병아리만이 자기 속마음을 알고 자기를 진정으로 이해한다고 말한다. 샛노란 병아리가 뒤뚱거리면서 걸어와 그들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던 것...

 

 

“ 난 너를 이해해.. 그동안 힘들었지 ”

 

 

인간의 말을 할 줄 아는 이 병아리는 언론에서 말하듯,, 외계에서 온 병아리일까? 그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

 

 

모든 것은 빛난다

아이를 유산한 뒤 상심했던 소라의 눈 앞에 그레이스 켈리 유령이 나타난다. 채워지지 않는 희망과 기다림으로 지쳐가던 주인공 소라에게 현재를 일깨워주는 켈리 유령. 다이아몬드보다 더 소중한 인생이라는 것을 우리는 낭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던 것을 잃어버린 후 귀중한 깨달음을 얻게 되는 소라의 이야기.

 

 

고양이 대왕

고양이로 갑작스럽게 변해버린 아버지. 카프카의 < 변신 > 과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와 같이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는 단편이다. 회사일로 비난받고 위축되었던 아버지는 누군가의 힘에 의해 고양이로 변화한 뒤 야생성을 한껏 드러낸다. 동네 사람들은 그를 정신병원에 보내라고 하지만 인간일 때 보다 당당해진 아버지. 고양이 무리를 이끌고 사라진다.

 

" 활기차던 그 몸과 반짝거리던 눈빛, 더없이 도도하고 당당하던 걸음걸이를 떠올리며 어디서든 잘 살고 있기를 바랄 뿐. "

" 건강하세요, 아버지."

 

 

우리 반 좀비

사고로 목숨을 잃었던 친구, 진구가 좀비가 되어 교실로 돌아온다. 모범생이었던 그는 좀비가 된 이후 ( 어차피 한번 죽은 몸 ) 거칠 것 없는 야수성을 드러내면서 살아간다. 섹시한 여선생의 머리채를 거머쥔 후 부비부비를 하지 않나, 거슬리는 남자 선생의 뺨을 물어뜯어버린다. 급기야는 수업 시간에 포르노에 가까운 영상을 틀어버리는데....

 

 

위의 작품들이 총 8편의 단편들 중에서 인상에 남았던 작품들이다. 김설아 작가는 각 단편들을 통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진정한 삶이 뭔지 고민을 거듭하는 그녀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저당잡혀야 되는 삶, 사회의 욕구에 따라서 살아가는 소시민, 법과 질서를 위해서 본능과 쾌락을 억압하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우리 모두에게 묻고 있는 건 아닐지.. 우리의 생은 지금 바로 여기서 빛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건 아닐까? 억눌려있던 삶이 영롱한 색깔과 빛을 띄며 살아난다. 살아서 뛰어오르는 생선처럼 우리의 눈앞에서 펄떡인다. 인간은 이성을 가진 인격이기 이전에 본능과 야수성을 가진 동물임을 한껏 보여준 김설아 작가의 [ 고양이 대왕 ].. 즐거웠던 독서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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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공포증
배수영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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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메디컬 미스터리 햇빛공포증! 엘리베이터에서 정신을 잃은 주인공 갑자기 정신병원에 갇히다?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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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필요한 순간 -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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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해야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는가?"

 

허무주의에 빠지기 쉬운 현대인들. 저자는 유명한 영화 감독인 우디알렌이 기자 회견에서 발언한 짧은 인터뷰를 인용하면서 머릿말을 시작한다.

 

" 저는 삶이 의미없는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우주는 계속 무너지고 있고 결국엔 아무것도 없게 될 테죠 "

- 영화 감독 우디 알렌 -

 

[ 철학이 필요한 순간 ] 의 저자 스벤 브링크만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 삶은 진짜 아무 의미가 없는 건지. 그리고 그는 동시에 답한다. 당연히 삶은 의미가 있는 것이고 허무주의에 빠진 현대인들이 삶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얻기 위한 도구적인 일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일과 그 자체를 위해 몰두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그런 맥락에서 학문, 예술, 놀이, 사랑 등등의 가치는 쓸모없을 때, 그러니까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해 쓰이지 않고 그 자체로 목적일 때 가장 쓸모가 있다고 말하는 저자.

 

삶을 보다 의미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한 그의 강의.

 

● 우리가 그 자체를 위해 하는 것이 선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

행복과 덕은 상관 관계가 있다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다. 예로써 선에 토대를 둔 고귀한 우정이 있다. 사람을 도구적 가치로 쓰지 않는 관계는 가능하다. 윤리적인 삶이 이윤만 좇는 삶보다 옳은 이유는 그것이 인간 본성을 더 잘 반영하기 때문.

 

● 존엄성은 가격으로 따질 수도 없고 대체될 수도 없다 - 칸트 -

사람에게 값을 매기는 현상, 즉 사람을 수단으로 여기는 풍토는 옳지 않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존엄하다는 칸트의 인본주의적 생각을 되살려야한다.

 

● 인간은 약속하는 동물이다. - 니체 -

두려움과 극심한 공포를 통해 반성적 주체가 등장한다고 믿은 니체. 잘못된 일에 대한 해명을 통해 인간은 책임감 있는 존재로 자라게 된다. 여기서 죄책감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체성을 확보하고 자기 반성적인 개인을 창조한다.

 

● 자기란 관계 그 자체와 관계하는 관계다 - 키에르케고르 -

키에르케고르가 이야기하는 자아는 우리 내면에서부터 실현되는 게 아니라 자기 바깥에 있는 다른 존재와의 관계를 통해서 형성된다. 공동체 안에서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모든 상호작용 과정을 통해서 형성되는 것.

 

철학자들의 다소 어려운 개념의 이론들이 저자의 필터를 통해서 쉽게 설명되어지고 있다. 저자 스벤 브링크만은 말한다. 소위 자기 계발 이론들이 인간의 가치를 높이기보다는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것. 결국 철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의미있는 삶이라는 것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 ( 돈, 세속적 이익 ) 인간을 도구적으로 이용하기 보다는 관계가 목적이 되는 공동체 내에서 남과 나의 삶에 책임을 지며 살아가는 삶이라는 것이 책에 나와 있다.

 

" 타인은 지옥이다 " 라는 말이 있는데 요즘 들어서 각종 매체에서 많이 인용되고 있는 걸 보면 너도 나도 함께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결국 삶의 의미는 " 나 " 만 덩그러니 존재하는 곳에서는 찾을 수 없다고 보는 듯 하다. " 나 " 와 " 타자 " 가 행복하게, 그 자체가 목적으로서 공존할 수 있는 곳에서 결국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듯 하다. 심리학자이지만 철학이 우리 삶에서 왜 필요한지 정확하게 짚어주었던 [ 철학이 필요한 순간 ]. 참으로 유익한 독서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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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남
슈노 마사유키 지음, 정경진 옮김 / 스핑크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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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지? 이야기가 마무리되면서 이런 결론이 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 때문에 갑작스러운 혼란이 찾아왔다. 도대체 왜 이런 결론이 난 건지 책을 다시 한번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

 

독특한 추리소설을 한 권 읽었다. [ 가위남 ]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추리소설은 가위를 이용하여 연쇄살인을 벌이는 주인공이 자신과 같은 수법으로 살인을 저지른 자신의 모방범을 추적한다는 내용이다. 주인공 1인칭 화자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충격적인 반전으로 인해서 막판에 독자들을 갑작스러운 혼란으로 밀어 넣는다. 계속 그려왔던 주인공의 이미지가 한꺼번에 바뀌는 느낌?! 사람들의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이용한 아주~~ 영리한 트릭을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조그만 잡지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평범한 직장인인 [ 가위남 ]. 그는 항상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살인귀이다. 주로 여학생을 노리고 사냥감을 물색한 뒤에는 시간을 벌면서 추적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여 죽이는 타입이다. 주로 가위를 이용하여 목을 찔러 죽인다고 해서 [ 가위남 ]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살인귀는 현재까지 2명의 여학생을 죽인 연쇄 살인범이다.

 

그런데 이 살인귀.. 여러 가지 이상심리에 시달리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우선 죽음에 대한 집착. 거의 매일 자살 시도를 한다. 세제, 쥐약, 수면제, 치사량의 니코틴, 목매달기 등등을 이용하지만 시도할 때마다 매번 실패한다. 자살 시도 후 실패하는 주인공의 눈앞에 또 다른 인격인 의사가 나타난다. 전문적인 지식을 섞어가면서 비난 섞인 조롱과 냉소를 일삼는 의사라는 또 다른 인격. 불쑥 면담 시간이 시작되는 걸 보면 아무래도 주인공이 해리성 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듯하다.

 

3번째 희생자를 물색하고 있던 원조 가위 남은 그 여학생을 계속 추적해오고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공원에서 그녀가 살해당한 채 시체로 발견된다. 물론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니다. 그런데 수법이 자신의 것과 같았다. 날카롭게 끝이 벼려진 가위로 목을 찔러 넣은 것. 그때부터 원조 가위남은 자신의 모방범을 추적한다. 물론 경찰들도 함께 모방범을 추적하는데....

 

" 이것은 살인귀 탐정의 이야기

나 ' 가위남 '의 모방범은 누구인가?'

 

제13회 메피스토 상 수상작이며 동시에 2000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2위상이라더니 미스터리 구성뿐 아니라 원조 가위남의 또 다른 인격인 의사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정신 분석 이론이 너무나 흥미로워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끊임없이 자살 시도를 하는 가위남, 그는 자신의 몸을 가지고 일종의 실험을 하는 것 같다. 어디까지가 한계인가? 그리고 실패하면 나타나는 또 다른 인격인 의사. 자신이 오히려 주 인격이라 주장하는 모습을 보며 해리성 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조 가위남은 과연 자신의 모방범을 잡을 수 있을까? 실제 탐정이나 형사처럼 탐문 수색 등을 이용하여 자신의 모방범의 실체에 서서히 접근하는 원조 가위남. 흥미로운 부분은 언론에서는 3번째 살인도 원조 가위남의 소행으로 보고 그에 대한 심리 분석을 시도하는데 예상 밖인 원조 가위남의 반응.

범죄 심리학자 : 이 범인은 전형적인 쾌락 살인자입니다. 소녀를 목 졸라 죽이고 가위로 목을 찌르는 것이 성적 쾌락을 주는 것이죠.

나 ( 원조 가위남 ) : 성적 쾌감. 나는 성적 쾌감을 느꼈던가. 대관절 쾌감이란 무엇인가?

 

르포라이터 : 확실한 것은 범인이 변태적 성욕이 강한 사디스트라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뺨이 가위로 난도질돼 있던 것을 떠올려보십시오.

나 ( 원조 가위남 ) :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내가 마쓰바라 마사요의 뺨을 자른 것은 그녀의 혀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영어를 잘하는 혀.

 

범죄심리학자 : 최근 수년간 사회가 급변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은 병들었고, 마음 어두운 곳에서 무시무시한 괴물을 만들어냈어요.

나 ( 원조 가위남 ) : 내 마음속에 어둠이나 괴물은 존재할까. 아무것도 없다. 내 안은 텅 비었다. 그리고 내 바깥도, 텅 비었다.

 

예상과 많이 달랐던 추리소설 [ 가위남 ]. 잔인한 장면이 여과없이 드러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딱히 그런 장면이 많지는 않았다. 오히려 생각보다 많이 달라서 흥미로웠다. 마치 실험을 하는 듯 여러가지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원조 가위남. 가위를 이용한 살인도 감정이 동반되지 않은 실험처럼 보였다. 그리고 자살 시도 후 실패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또 다른 인격 의사. 그의 전문적인 지식이 들어간 가위남에 대한 정신분석이 흥미로웠다. 마지막 충격적인 반전 때문에 아직까지 어질어질하다... 꼭 다시 한번 읽어봐야할 것 같은 수작 [ 가위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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