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 이브 생로랑 삽화 및 필사 수록본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이브 생로랑 그림, 방미경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담 보바리는 한 세기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절망적인 혼란 상태에 빠진 여자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남자인 플로베르가 어쩌면 이렇게 여자의 마음을 잘 알았을까? 싶을 정도로, 고전문학 [마담 보바리]는 순진하기 짝이 없던 아가씨가 잘못된 사랑의 열정에 휘말려 점점 타락하게 되는 상황을 너무나 잘 묘사하고 있다. 마담 보바리, 즉 엠마가 한때의 불장난 같은 사랑, 혹은 성애에 빠져서 인생을 조금씩 잃어버리는 것을 보고 있자니, 누구에게 인지 모를 울화통이 터져나갔다. 엠마를 꼬여낸 뒤 냉정하게 차버린 양아치 로돌프에게 인지, 아니면 엠마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는 방법을 몰랐던 둔한 남편 샤를에게 인지, 아니면 소중한 인생을 시궁창으로 던져버린 엠마 본인인지... 하여간 책을 읽는 동안 계속 울화통이 터져나갔다. 이것은 고전인가? 아니면 고전의 옷을 입은 " 부부의 세계 " 인가?

샤를 보바리와 혼인하여 마담 보바리가 되기 전, 엠마는 농장을 꾸리는 아버지를 도와서 성실하게 집안을 관리했다. 만약에 샤를이 엠마 아버지의 다친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서 시골로 오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그녀의 인생은 달라졌을까? 혹시 모르지, 근처에 사는 비슷한 수준의 농부나 장사꾼과 결혼해서 그럭저럭 만족하고 살았을지도.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샤를보다 신분이 낮은 사람과 결혼한 엠마의 모습이 도저히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다. 깊고 검은 눈동자의 아름다운 엠마, 그녀는 귀족의 아내가 될 수도 있고, 무도회에 가서도 남자의 시선을 끌고, 빛을 발하는 그런 종류의 여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이기 전에 너무나 평범한 샤를. 샤를은 그녀가 그냥 아내로 자신의 곁에 머물러 주길 원했다. 자신을 위해 집안 살림을 도맡고 남편을 지지해 주는 그런 종류의 여인 말이다. 샤를은 성공한 사람이지만 지루한 편이고 관습대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한마디로 융통성 제로. 아내와 좀 더 친밀해지고자 노력은 하는데 어쩐지 둘의 사이는 삐걱거리기만 한다. 샤를이 낭만적인 사랑 혹은 열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너무나 몰랐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샤를은 성실하고 아내에게 충실하지만, 엠마가 책을 통해서 배운 이상적인 " 사랑 "의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사랑의 언어와 제스처를 모르는 사람이다. 엠마는 사랑이 너무너무 고파서 죽을 지경이다.

좌절과 절망은 쌓이고 쌓여, 마침내 고여있던 흙탕물이 썩어가는 것처럼 그녀는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다. 낯설지만 환상적인 남정네들과의 부적절한 애정행각을 몹시도 바라게 된 것. 그러나, 엠마가 책에서 읽었던, 혹은 혼자 상상했던 남녀상열지사는 사실 현실에서는 조금 불가능한 것. 그것은 현대에도 마찬가지이다. 부부는 그냥 의리로 살아가는 것이다. ( 제 생각입니다 ) 책 속에서 펼쳐지는 환상은,,, 그냥 뭐랄까? 만들어진, 플라스틱 같은 사랑인데 말이다.. 쩝. 어쨌든 남편과의 거리로 인해서 생긴 외로움은 조금씩 그녀를 갉아먹으며 성품까지 변화시킨다. 그녀의 유순했던 성품은 조금씩 음흉하고 세속적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아! 내가 만일 엠마의 언니였다면 머리채를 잡아끌고 와서 방 안에 가둬놨을 텐데..... 너무도 안타까운 이 상황. 마담 보바리는 남자들에게 외로움이라는 페로몬을 뿌리고 다니며 그들을 본인 쪽으로 끌어당긴다. 잘생기고 훤칠하지만 여자에게 손톱만큼의 책임감도 없던 양아치 로돌프, 그리고 엠마에 대한 큰 애정도 없으면서 단지 힘든 현실을 잊어보려 그녀를 만난 어린 레옹, 그들과 치명적인 사랑을 시작하게 된 엠마. 엠마는 환상적인 나날을 보냈을 수도 있지만, 그들과의 애정 행각은, 독자들의 예상대로 엠마에게 치명적이고 파괴적인 결과만을 남기게 된다.

애정행각으로 끝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마담 보바리에게는 또 다른 큰 문제가 있었다. 남편인 샤를이 돈을 많이 벌었지만 엠마의 어마어마한 물질적 욕망을 다 채워줄 수는 없었다. 당시 플로베르는 돈만 많고 교양이 없는 부자들이 결국엔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을 많이 본 게 아닐까? 사회적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쓸데없는 물건을 구매하고 애인들의 애정을 유지하기 위해 그들에게 비싼 물건을 사주는 엠마의 욕망이 가득 찬 두 눈동자가 보이는 듯하다. 그녀는 결국 돈만 밝히는, 매우 부도덕하고 사악한 상인인 뢰뢰에게 걸려서 차용증을 계속 쓰던 끝에, 원금을 훌쩍 넘어서는 채무의 늪에 빠지게 된다. 남편인 샤를이 이 사실을 알게 될 것은 시간문제, 그녀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자신의 인생과 샤를, 그리고 소중한 딸의 인생까지 쓰레기통으로 처박은 것을 깨달은 엠마는 어떤 결심을 하게 되는데....


한심한 마담 보바리라 손가락질 하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그러나 이런 생각도 들었다. 과연 엠마만 비난을 들어야 하나? 여기서 마담 보바리의 편을 들자면, 그녀는 사실 책을 많이 읽고 호기심도 많고 지루한 현실보다는 가슴 뛰는 이상을 바라는, 그런 인물로 묘사된다. 여자에게 제한이 많았던 당시 사회 말고, 그녀가 시간 여행을 해서 현대 사회로 왔다면, 상황은 좀 달라졌을 거라고 본다.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녀는 작가가 되었을 수도, 예술가가 되었을 수도, 혹은 큰 사업체를 이끄는 리더가 되었을 수도 있다. 시대가 시대였던 만큼 부적절한 애정 행각과 그로 인한 금전의 손실이 그 당시에는 큰 논란을 낳았을 수도 있지만, 엠마가 지금 살아있다면? 과연 서로 맞지 않는 샤를과의 결혼 생활을 그냥 유지하고 살았을까? 그냥 자유롭게 살고 싶은 삶을 살았을 수도 있다. 양아치같은 남자를 만나건, 한참 연하를 만나건, 사랑에 실패하고 눈물바람으로 삶을 살아가더라도 그건 자신의 몫. 엠마에게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서, 또 다른 삶을 살아볼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천재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이 그린 삽화 13점이 수록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열 다섯 살에 그렸다는 삽화는 당시 귀족들의 사교 생활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면도 있지만,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여주인공 마담 보바리의 아름다운 모습과 순수했던 순간을 보여주기도 한다. 남자들과 춤추며 행복해하는 엠마...... 앞으로 있을 불행은 전혀 모른 채 홍조를 띤 얼굴이 슬프게 보이기까지한다. 이 책 [마담 보바리]가 고전이기에 현대물을 읽는 것보다는 힘들 거라는 예측을 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대책 없는 이 마담 보바리가 빵빵 터트리는 사건에 가슴 떨면서 책에 푹 빠져들었다. 사슴 같은 눈동자를 가진 아름다운 엠마, 마담 보바리. 그녀의 이야기가 오늘 내 가슴속에 깊이 스며들었다. 더 이상 그녀를 판단하게 되지 않는다, 단지 슬플 뿐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최대한 솔직하게 리뷰를 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 조선을 뒤흔든 예언서, <귀경잡록>이야기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원히 죽지 않는 자가

살육의 새벽을 피로 물들인다

과연 조선 시대에도 외계인과 좀비가 존재했을까? 라는 질문을 하게 만들어준,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SF 좀비물인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를 읽었다. [신을 받으라]와 [섭주] 그리고 [전율의 환각]과 같은 초현실적인 소재를 가지고 글을 쓴 박해로 저자의 신작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상상 속의 예언서인 [귀경 잡록]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 책에는 온 우주를 아우르는 육십오능음양군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그가 부리는 원린자들 (외계인들) 이 조선을 장악할 것이라는 예언이 실려있다. [귀경 잡록]은 비록 삿된 내용을 품고 있다하여 금서가 되었지만, 비밀리에 [귀경 잡록] 을 읽고 원린자를 모시는 집단이 있었으니....

세종 20년 어느 날, 체격 좋고 힘센 사람들이 이상한 꿈을 꾼 후, 그 다음날 천둥소리와 함께 증발되는 기괴한 사건이 여기저기서 발생한다. 이 증발자들은 사라지기 전 육십오능음양군자라는, 온 세상을 다스리는 유일신에 대한 꿈을 꾸었다는 해괴한 발언을 한다. 그 존재는 곧 증발할 자들에게 빛으로 나타나, 세속을 버리고 자신을 받아들이면 위대해질 수 있다는 식으로 그들을 현혹시킨다.

세속의 눈알을 파내고 내세의 신안을 끼워 넣어라.

그리하면 육십오능음양군자를 알현할 시야를 회복하리라.

내일이면 그대는 죽은 학문 대신 시간과 공간의 비밀을 터득할 수 있노라.

이 기괴하고도 허무맹랑해 보이는 사건을 조사하던 포도청 종사관 서만주는 이 사건이 금서 처분을 받은 삿된 책인 [ 귀경 잡록 ] 과 관계가 있고, 특히 찢어진 부분인 33장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뿐 아니라 그는 사람들이 증발된 와중에 들었다던 천둥소리가 사실은 총소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화승총을 가진 존재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 끝에, 서 종사관은 그를 찾아내지만, 마치 관절이 없는 듯한 너덜거리는 팔다리와 붉게 타오르는 눈동자를 가진 화승총의 사나이는 엄청난 속도로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한편, 한양 대신 섭주에서 열린 과거 시험장에 웬 미친 남자가 벌거벗은 채 어기적대면서 걸어들어온다. 시체인 듯, 피가 엉겨 붙고 관절을 굽히지 못하던 그는 증발했었던, 이유석이란 자였다. 좀비가 된 이유석은 자신을 막는 감사관의 어깻죽지를 물어뜯고, 누군가의 머리통을 박살 낸다. 이미 죽은 목숨이라 그런지, 아니면 힘이 원래 세서인지 아무리 많은 병사가 덤벼들어도 끄떡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좀비 말고도 체격 좋고 힘센 시체들이 섭주에 나타나서 사람들을 공격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포도 대장의 허락을 얻은 서 종사관은 급히 천오백 명의 기병을 거느리고 섭주로 출발하는데.....

이 책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를 읽고 나니, 사람들이 외계인의 흔적을 찾아 헤매고 그들을 숭상하는 종교까지 창시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독서 이후, 나의 세계관이 완전히 뒤집히는 걸 느낀다. 책 속에는 선과 악을 뛰어넘는 거대한 우주적 존재가 있고, 그것이 거느리는 무자비한 원린자들 (외계인들)의 종류도 엄청나게 많아서 호시탐탐 지구 정복을 넘보고 인간들을 지배하려는 야욕을 부린다. 그 원린자들은 마술 능력까지 있어서 사람들을 조종까지 하는 무시무시한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인 우리는 한시도 마음을 놓아서도 안된다고 이 책은 말하는 듯하다.

과연 좀비로 변한 무적 군대를 무찌를 수 있을까? 그들은 왜 증발했다가 시체로 나타난 것이며, 그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무리들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이 책에는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외에도 [암행어사]라는 단편도 실려있는데, 두 이야기가 연관이 되어 있어서 먼저 [암행어사]를 읽어봐도 재미있을 듯하다. 시리즈 [킹덤]과 [데드 워킹]을 보는 듯 좀비들의 생생한 이미지가 그대로 전달되는 책 [화승총을 가진 사나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후루타 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익명의 악의가 교차하는 순간,

온 세상이 순식간에 뒤집힌다 ”

일본 추리 소설의 백미는 역시 서술 반전이다! 독자들이 깜짝 ( X100 ) 놀랄 만한 폭발적인 반전이 도사리고 있는 소설인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나름 추리 좀 한다고 잘난 척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이야기의 방향을 전혀 짐작 못 했다. 하지만 표지를 잘 보시길. 마그리트의 명화 [연인들]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표지의 그림이 이야기에 대한 약간의 힌트를 주고 있다.

천을 덮어쓴 채 키스를 하는 연인. 원작에서는 연인들이 키스만 하는데, 표지 그림 속 연인들은 손으로 서로의 목을 조르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신비로운 마그리트의 원작과는 달리, 표지 그림에서는 왠지 모를 분노와 절망이 느껴지고, 싸늘하기까지 하다. 연인이든 친구든 가족이든, 우리는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너도 나도 부르짖는 사랑의 깊이와 너비는 얼마나 될까? 닭살 돋을 정도로 재미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슬프고 소름 끼쳤던 이야기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속으로 들어가 본다.

주인공 카에데는 도오출판사에서 잘나가는 잡지 [히로인]을 만드는 팀을 이끌고 있다. 여자아이를 대상으로 한 이 잡지는 주부들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지만, 가정주부를 폄하하는 듯한 광고 문구 때문에 카에데에게 온갖 악플과 메일 그리고 전화를 통한 공격이 이어진다. 판매 부수가 떨어질 것을 걱정한 카에데의 상사는 급기야 그녀에게 잠시만 휴식을 취해달라고 권유하는데, 그 말은 바로 팀에서 나가달라는 소리다. 본인이 피땀 흘려 일군 잡지를 그만두기에는 너무 허망하지만 이 정도에 실망하고 쓰러질 카에데가 아니다.

그러던 중, 카에데는 프리랜서 기자인 사키모리라는 사람으로부터 책 출간 프로젝트를 제안받게 된다. 그 즈음에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돈을 별로 들이지 않고도 아이들을 위한 캐릭터 의상을 만드는 게 유행이 되었는데, 그 유행을 이끄는 파워 블로거인 "소라 파파"를 중심으로 책을 만들어보자는 게 그의 제안이다. 그가 블로그에 올린 내용과 그에 대한 인터뷰만 있다면 좋은 책을 발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

일에 있어서는 빈틈이 없는 카에데는 "소라 파파" 와 게시물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서 그의 블로그에 접속한다. 그런데 게시물들을 보고 뭔가 위화감을 느낀 카에데. " 소라 파파"라는 이 블로거가 딸을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의 만족을 위해서 의상 제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그러면서 한 게시물 아래에 이런 댓글을 남긴다.

comment : 당신은 아이를 정말 사랑하나요?

사람에 따라서는 가볍게 넘길 수도 있는 댓글이긴 하지만, 아내가 식물인간이 된 채로 누워있는 상태에서 아이를 외롭게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졸린 눈을 비벼가며 의상을 제작하는 "소라 파파" 입장에서는 댓글 하나에 통제 불가능한 분노를 느끼게 되고, 그때부터 "소라 파파"는 미친 듯이 온라인을 뒤져서 댓글러의 흔적을 조금씩 찾게 된다.

한편, "소라 파파"와 블로그 상에서 몇 번 설전을 벌인 이후, 카에데는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 자신을 뒤쫓는 검은 그림자를 느끼게 된다. SNS 친구였던 딸기 밤비라는 닉네임이 갑자기 스토커처럼 행세하고, 누군가가 쓰레기통 안에 있는 음식에 독약을 뿌려서 근처 까마귀들이 사체로 발견된다. 우편함에 있었던 각종 우편물들이 누군가에 의해 도난되고 결국엔 카에데가 인터넷상에 적어놓은 비밀 일기가 온 천하에 공개되면서 그녀의 사생활에 대한 악플이 달리기 시작하는데.......

어릴 적 입은 상처로 인해서 사람들을 잘 믿지 못하는 카에데. 그녀는 겉으로 씩씩하고 당당해 보이지만 사람에 대한 지독한 두려움을 안은 채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그 사건부터 그녀에게는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검은 어둠이 마음속에 생기고 말았다. "소라 파파"인 다나시마는 밝았던 아내가 베란다에서 떨어져서 식물인간이 된 이후로, 직장 생활과 육아에 지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딸인 미소라에게 의상을 만들어주는 것은 딸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취미일 수도 있다.

처음부터 책은 무척 재미있었다. 카에데가 회사에서 겪게 되는 갑작스러운 실패와 아이가 없는 그녀가 직장 동료에게서 느끼는 가벼운 질투심. 그리고 아이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한 무심한 남편 사토루에 대한 실망... 등등은 여성들이 현실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한 부분이었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드러나는 큰 그림!!!! 진실을 알게 되면서 깜짝 놀랄 독자들의 얼굴 표정이 기대가 된다.

흥미진진한 전개! 다시 읽어보면 여기저기 숨어있는 복선! ( 한 번 더 읽어보니 쏙쏙 나왔다) 그리고 마지막에 "빵" 하고 터지는 어마어마한 반전... 여러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특히 서술 반전에 강한 일본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솔직하게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엽기인물 세계사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인류가 영웅으로 칭송하고 위인으로 존경하던

인물들의 음흉하고 어리석고 위험천만한 속살을 들추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역사 책은 대개 주인공의 위대하고 훌륭한 업적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달리 말하자면 보기 좋게 꾸며진 모습만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에 때로는 기이하고 괴팍하며 어리석기까지 한 행동을 한다. 어쩌면 그게 더욱더 진실에 가까울 수도 있다. 이 책 [엽기 인물 세계사]는 그런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 역사 속 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짧지만 흥미진진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읽다 보니, 이 책은 역사 책이라기보다는 역사를 통해 본 인류의 범죄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인물들의 엽기적이거나 변태스러운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대개의 이야기들은 저자의 철저한 역사 고증을 통해서 드러난 진실일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가 마치 역사 속 그 시간, 그 장소에 있었던 것처럼 술술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 그 인물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런 행동의 결과는 무엇이었는지 등등을 설득력 있고 흥미롭게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이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장에는 제목과 관련된 인물들의 짤막하지만 임팩트 있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1. 우리가 미처 몰랐던 ' 두 얼굴의 위인 ' 이야기

2. 위대한 군주도 피해 가지 못한 위험하고 치명적인 성욕

3. 평범함 속에 감춰진 비범함으로 세계사를 뒤흔든 기묘한 인물 이야기

4. 인간에게 가장 잔혹했던 인간들 이야기

5. '성'과 '사랑'을 도구로 부와 권력을 쟁취하려 분투한 사람들 이야기

6. 인간의 내면에 감춰진 '악마'의 본성이 깨어나다

각 장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하나하나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우선 1장에 등장하는 과학자 마리 퀴리는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한 천재로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은 라듐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그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독하고 교활한 인물이었을 수도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위대한 발명을 이끌어낸 위인이 감추고 있던 추악한 비밀을 알아낸 느낌이었다.

2장에는 죽은 아내를 그리워해 21년간 '타지마할'을 지은 샤 자한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아내를 영원히 사랑하려는 로맨틱하고 애틋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있었으나, 사실은 극과 극으로 치닫는 심리를 가진 인물이었다. 죽은 아내에게 집착하여 그녀를 닮은 딸과 근친상간을 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아들들을 심하게 차별하는 바람에 (첫째만 예뻐함) 분노한 둘째가 형님을 참수하는 끔찍한 일도 발생했다. 그의 노후는 처참했다고 하는데, 한때 무굴제국을 호령했던 그의 이면에 어린 어둠과 우울함이 엿보였다.

이외에도 "최악의 독재자 히틀러", " 악마 성직자 라스푸틴" 그리고 "잔혹한 살인마 잭 더 리퍼" 와 같은, 인간의 이상 심리의 한계를 넘어서는 듯한 소름 돋는 이야기들도 뒤에 나온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 인간의 마음속엔 비밀스러운 지하실 같은 곳이 존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둡고 폭력적인 본성이 드러나지 않도록 가둬두는 지하실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떤 계기나 사건으로 인해 그 지하실 문을 열었고, 그 결과로 인해서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엽기적이고 잔혹한 인간 역사가 펼쳐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충격과 놀라움 그 자체였지만,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서 보기 편하고 흥미진진했던 책 [엽기 인물 세계사]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짜 산모 수첩
야기 에미 지음, 윤지나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여자의 역할을 벗어나기 위해

역설적으로 임신을 선택한 여자

하지만 현실은 아이를 낳아도 낳지 않아도 지옥이었다!”

능력이 있건 없건 여자의 역할은 따로 있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답답한 일본 사회에 도전장을 내민 한 당찬 여성의 투쟁기인 [가짜 산모 수첩]. 대놓고 여자를 차별하는 분위기에 지지 않겠다는 발칙하고 대담한 주인공의 가짜 임신 여정기는 매우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전에 보지 못했던 신선한 주제인데다가, 언제 들킬지도 모를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이어져서인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책에 몰입되었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주인공인 여직원 시바타의 회사 생활을 피곤하기 짝이 없다. 복사기에 카트리지가 떨어지면 그걸 채우러 뛰어가야 하고 쓰레기통이 꽉 차면 비우는 것도 시바타의 몫이다. 사무실에 누가 있건 없건 전화는 시바타가 받아야 하고 회사에 손님이 오면 커피를 접대해야 하는 등등 잡다한 일은 모두 시바타에게 돌아간다. 잡스러운 일들은 여직원이 맡아야 한다는 룰이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어서 누구에게 항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던 어느날, 회의를 마치고 나온 사원들 중 한 명이 커피잔에 담배꽁초를 가득 채운 뒤 치우지 않는다. 그걸 치워야 하는 사람은 누구? 부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눈길이 향한 곳은 사무실 유일한 여직원인 시바타이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그럴 순 없다. 분노의 뚜껑이 열리고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시바타는 담배꽁초로 가득 찬 커피잔을 치우라는 상사의 종용에 자신은 담배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처지라고 말한다. 바로 " 임신했기 때문에"

물론 시바타는 임신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그러나 더 이상은 불공정한 환경을 참을 수 없다. 이때부터 그녀의 가짜 임산부 여정이 시작된다. 잡무와 본인 업무로 인해서 항상 야근을 해야 했던 시바타는 회사의 배려로 칼퇴근을 하고 본격적으로 임산부 역할에 돌입한다. 그러면서 임산부 요가나 에어로빅 교실에 다니면서, 다른 임산부들의 진짜 현실을 알아버린다. 힘들어 낳는 것도 여자의 몫, 낳아놓으니 밤잠 못자고 아이를 키워야 하는 것도 여자의 몫이었다. 띠지에 나오는 것처럼 아이를 가지지 않아도, 아이를 가져도, 세상은 여자에게 일종의 " 지옥문 "을 열어주었던 것.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책. 표지엔 무표정한 얼굴로 허공을 주시하는 한 산모가 보인다. 담담해 보이는 눈길이긴 하나, 매우 야무지게 보이기도 한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공정의 아이콘인 회사와 동료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그녀의 단호한 결심이 눈빛에 묻어있기 때문일까? 이 글의 저자 야기 에미는 이 책으로 제 3회 다자이 오사무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 사실은 이 책이 대중성 뿐만 아니라 작품성 동시에 놓치지 않고 점을 보여주는 듯 하다. 시종일관 아슬아슬한 시바타의 가짜 임산부 여정기인 [가짜 산모 수첩].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었고 의미있는 작품이었다. 솔직히 남자들이 더 읽었으면 하는 책이라서 신랑에게 먼저 추천해보고 싶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최대한 솔직하게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