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커튼 한국추리문학선 16
김주동 지음 / 책과나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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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사고가 불러온 은밀한 추적

붉은 커튼이 숨기고 있던 비밀

많은 것을 극복했지만 죽음만은 극복하지 못한 우리 인간. 그래서 종교를 만들었고 신만이 우리를 구원해 줄 수 있다고 믿어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신이 우리를 구원해 줄 수 있는 존재인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구원할 수는 없는 것인가? 주로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의 주제로 많이 쓰여왔던 신, 죽음, 영원한 삶이라는 주제가 이 추리소설 [붉은 커튼] 속에 담겨 있다. 책을 읽다 보니 요즘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이비 종교단체가 떠올랐다. 이 책에 등장하는 미래파라는 종교 단체는 과학으로 영생할 수 있다고 신자들을 미혹하는 곳이다. 아들의 죽음과 아내의 실종 그리고 사이비 종교 단체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빠르게 풀어낸 추리소설 [붉은 커튼] 속으로 들어가 본다.

시골 할머니 집에 놀러 갔던 아들 지호가 뺑소니 사고로 죽은 뒤 아내는 매일 슬픔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녀는 모든 게 남편, 즉 주인공 탓이라고 하면서 원망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실종된 아내를 찾아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던 남편은 아내가 근무하던 학교에서 귀신을 볼 수 있다는 한 여학생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리고 주희라는 이름의 그 학생에게 지호의 영혼이 실려서 아내와 자신에게 죽음에 대한 결정적 메시지를 남겼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아내 나영이 주희와 함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되는 주인공.. 아내를 찾아 주희의 고향 갈산으로 가게 되는데.. 과연 그는 아내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주인공의 직업은 기자이다. 그는 6개월 전부터 미래파라는 종교단체를 취재해오고 있었다. 이 단체는 과학으로 인간을 영생시킬 수 있다는 교리를 가진 단체인데 교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로 명맥만 유지해오고 있었다. 주인공은 지호의 죽음에 미래파가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필연적 결과인지 아내를 찾기 위해 내려간 경북 갈산이라는 동네는 완전히 미래파 신도들이 장악한 곳이었다. ( 이 대목에서 JMS 신도들이 가득하다는 한 지역명이 딱 떠올라서 소름이 끼쳤다 ) 아내가 실종되기 전 만났다는 미래파 신도들을 추적하며 아내의 흔적을 찾으려 하지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녀의 흔적... 이상하게도 주인공이 만나는 족족 목숨을 잃게 되는 미래파 신도들... 이 조그만 마을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주인공과 미래파 신도들 간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볼만했던 소설 [붉은 커튼] 아들의 죽음도, 아내의 실종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주인공이 끈질기게 단서를 얻어 가며 진실을 찾는 과정이 흥미진진했다. 스파이 소설을 방불케하는 심리전도 이 소설을 재미있게 하는 요소였다.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할지 누가 누구를 위해서 일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 목숨을 위협당하는 상태에서 오직 아내를 찾겠다는 신념만으로 미래파와 대결하는 주인공이 짠하면서도 대단해 보였다. 그러나 추리 소설은 끝날 때까지 그 끝을 알 수 없는 법..... 독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막판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붉은 커튼 너머에서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 끝부분에서 기억의 왜곡이라는 부분도 첨가가 되는데 역시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은 추리 소설의 백미라는 생각도 들었다. 죽음과 영생, 신과 구원이라는 다소 무거운 메시지를 품었으나 가독성은 높았던 추리소설 [붉은 커튼]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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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박물관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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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경험한 순간들이 동상으로 만들어져서 박물관에 전시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매우 기뻤던 순간 혹은 슬펐던 순간 아니면 너무나 행복했던 순간 등등 떠올리기만 해도 코끝이 찡해지는 순간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게 된다면 감개무량할 것 같다. 김동식 작가의 초단편 소설집 [인생 박물관] 중 같은 제목의 이야기에 그런 내용이 담겨 있다. 사진으로 밖에 남아있지 않은 추억들이 동상으로 제작되어 박물관에 전시되고 주인공이 꿈을 통해서 그 작품들을 만난다는 설정.. 신비롭기도 하고 가슴 찡하기도 한 설정이었다. 이처럼 이 책 [인생 박물관]은 굉장히 짧지만 강력한 한 방의 감동이 있는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회색 인간]이라는 책으로 김동식 작가를 처음 만났었다. 판타지, 공상과학 등등 장르적 색채가 강한 이야기임에도 사회적 문제와 인간다움 등을 이야기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지금 [인생 박물관]이라는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도 그러하다. 틀은 장르이지만 결국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 우리가 착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 "이다. 점점 더 각박해지고 인간미를 잃어가는 세상에 내리는 조용한 단비 같은 느낌이다. 조금 다르게 표현한다면 약간 현대적인 느낌의 우화집 같기도 하다. 짧은 글이지만 서술 구조가 확실하고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난 글들이라 재미가 있었다. 읽고 난 뒤에 더 큰 여운이 남는 [인생 박물관] 속으로 들어가 본다.

한 편의 소설집에 총 25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굉장히 짧은 소설, 즉 초단편 소설들로 이루어진 책 [인생 박물관] 그런데 각 이야기 개성 있고 살아있다.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는 느낌이다. 25편의 이야기들 모두 인간의 본질, 즉 우리는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다루고 있는데, 주로 인간의 선한 의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치 김동식 작가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듯하다. 우리는 가끔 스스로에 대해 너무 박하게 점수를 매기고 너무 가혹하게 평가하는데 이제는 그러지 말자. 우리는 악하기도 하고 선하기도 하다. 그러나 주로 선하게 살아가겠다는 의지 쪽을 택하는 존재이기도 하다고 말이다. 이야기들 중 인상 깊었던 몇 가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단편 [ 자살하러 가는 길에 ] 음주 운전자의 손에 아내와 아들을 잃은 주인공.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부산에 있는 특정 장소로 자살하러 가기로 마음먹는다. 가던 중에 빨간 불에 길을 건너다가 사고를 당할 뻔하고 기차에서 도시락을 먹다가 소스를 흘려서 좌석을 어지럽히고 마지막에는 카드기가 고장 난 택시를 탔는데 현금이 없다. 매번 상대편에게 심한 욕을 먹는 주인공.. 그러나 죽으러 가는 길이라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단편 [인생 박물관]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노인은 주인공 민서에게 잠들기 전에 인생 박물관의 입장권을 써서 베개 밑에 넣어두고 자면 꿈속에서 인생 박물관에 들어가 볼 수 있다고 한다. 민서는 재미있겠다 싶어 노인이 시키는 대로 하고 실제로 꿈속에서 자신의 인생이 동상으로 표현되어 전시된 박물관에 들어가게 된다. 어떤 동상들은 과거를 떠올리게 해주지만 다른 것들은 미래를 예언하기도 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박물관에서 자신이 주저앉아 울고 있는 동상을 보게 되는 민서. 그 동상의 제목은 바로 [부모님의 죽음]이다. 화들짝 놀라서 깨게 되는 민서... 그녀에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우리는 아주 사소한 이야기에도 약간의 반전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거기에 눈물과 감동 그리고 웃음이 있다면 금상첨화! 김동식 작가의 초단편소설집 [인생 박물관]에 등장하는 이야기에는 그러한 강력한 페이소스가 있다. 비극적으로 끝나는 이야기인가 했는데 해피엔딩이 살짝 버무려져 있고 복수에 관한 이야기인가 했더니 결국엔 진정한 복수는 용서라는 교훈을 심어놓았다. 어떻게 보면 너무 단순한 권선징악적인 시선 혹은 세상과 인간성에 대해서 너무 좋게만 보는 시선은 아닌가 싶다가도 결국 선이 악을 이기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다 싶다. 세상과 인간에게 냉소적이거나 마음을 굳게 닫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반전과 페이소스 그리고 약간의 비틀기를 이용해서 재미있게 엮은 초단편 소설집 [인생 박물관]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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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읽어주는 여자 - 공간 디자이너의 달콤쌉싸름한 세계 도시 탐험기
이다교 지음 / 대경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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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도시공간에서 살고 있는가?

공간을 통해 현재의 삶을 성찰하고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세계의 행복한 도시공간과 그것을 만들어낸 예술가들의 이야기

여행을 많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특정 나라와 도시에 가게 되면 건축물을 유심히 보게 된다. 몇 년 전 1주일 밖에 머물지 않았었던 이탈리아 여행이 너무 좋았던 이유는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그대로 지닌 건축물이 유달리 많았었기 때문이다. 어딜 가나 웅장하면서도 예스러움을 간직한 성당이 눈에 띄었고 예쁜 야외 카페에서 사람들이 한가한 시간을 즐기는 걸 볼 수 있었다. 이 책 [공간 읽어주는 여자]를 쓴 저자 이다교씨는 공간 디자이너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더 각 나라의 건축물과 공간의 디자인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아름다운 도시, 그러나 그보다 더 아름다운 공간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인 [공간 읽어주는 여자] 속으로 들어가 본다.

젊은 시절, 저자는 서울이라는, 전쟁통 같은 도시를 뒤로하고 무작정 세계 여행에 뛰어든다. 그녀는 각 나라의 도시를 넘나들면서 도시 공간이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가끔은 평범한 여행자의 시선으로 때로는 공간 디자이너라는 전문가가 가진 날카로운 눈으로 여행 내내 그녀가 바라본 도시와 건축 그리고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저자. 3년이나 이어진 긴 시간의 여행 동안 그녀는 다양한 나라와 도시를 방문한다. 유럽의 유명한 도시 - 런던, 베를린, 파리, 암스테르담... - 에서부터 인도의 도시 - 뉴델리, 올드델리...- 와 뉴욕까지, 15개국 45개의 도시를 넘나들며 체험한 생생한 경험을 들려주는 그녀.

이 책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은 단연코 유명한 건축물에 대한 언급이다. 다양한 건축물 중에서도 나는 런던의 미술관 "테이트 모던"에 대한 언급이 눈에 들어왔다. 런던에 있는 "테이트 모던" 은 공간 업사이클링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20년간 도시에 버려져 방치되어 있던 뱅크 사이드 화력 발전소가 멋진 현대 미술관으로 재탄생되었다.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유와 휴식을 주고, 여행자들에게는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한다. 기존의 지루한 박물관과는 다르게 경쾌하고 개방적인 분위기가 있다고 하니, 혹시나 런던을 갈 기회가 있다면 꼭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를린에서 경험한 내용도 눈에 들어왔다. 특히 유대인 학살이라는, 슬프고도 끔찍한 과거와 연계하여 들려주는 이야기가 특히 인상 깊었다. 일본과는 다르게 독일은 과거에 조상이 저지른 만행에 여전히 진심으로 후회하고 반성 중이다. 그래서인지 과거에 대한 후회와 반성을 테마로 한 건축물이 이 책을 통해서 소개되고 있다. 관처럼 생긴 직사각형의 콘크리트 상자 2711개가 다양한 크기로 놓여 있는 유대인 추모 공원, 날카로운 선을 주로 보여주는 해체주의 외관이 뚜렷한 유대인 박물관 등은 유대인이 가진 상처를 표현하고 위로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과거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과 참회의 시간을 가지게 해주는 베를린 건축물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인턴으로 일하면서 머물렀다는 파리에 대한 감상도 인상적이었다. 파리의 한 건축사 사무소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반년 동안 파리에 머물게 되는 저자.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자유로운 도시의 분위기나 개인주의적인 파리지앵들의 삶에 대한 태도 등을 더 많이 언급하고 있다. 주말에는 반드시 문을 닫는 상점들이나 관공서에 내야 할 서류를 제출하고 답변을 기다리는데 걸리는 오랜 시간, 건배할 때는 반드시 상대편의 눈을 맞춰야 한다던가 잔디에 앉을 땐 강아지의 배설물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등등의 소소한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차갑고 도도하고 쌀쌀맞다고 알려진 파리지앵들이 알고 보면 인간적이고 정이 많다는 사실로 깨알같이 알려주는 저자.

" 평생의 시간을 우리는 도시에서 살아간다. 도시는, 공간은, 건축은 그리고 그 안에서 행해지는 우리의 삶은 모든 것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아름다운 도시와 공간이 우리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든다. 또한 우리가 행복할 때 도시와 공간이 아름다워진다 "

층고가 높은 집에 사는 아이들의 창의력이 더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는 우리가 사는 공간의 영향을 알게 모르게 받으며 살고 있다. 예전에는 건축물과 공간의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지 못했는데, 아름다운 구조물로 유명한 나라와 도시를 여행했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날 비슷비슷하게 생긴 콘크리트 숲을 보고 우울하다는 느낌마저 받게 되었다. 이제는 건물을 지을 때 실용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디자인의 영역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팍팍한 삶이라는 현실이지만 미적인 공간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여러 나라와 도시들에 흩어져 있는 예술적 공간들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감상하게 해준 책 [공간 읽어주는 여자]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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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지니 2023-04-03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공간 읽어주는 여자>저자 이다교입니다. 소중한 서평 감사드립니다~~행복한 하루되세요~~^^
 
미국 전문간호사 완전정복 -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미국 의료시장 메가트렌드에 올라타라
고세라 지음 / 라온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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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 간호사를 위한 출발과 준비 과정,

구체적인 미국 생활과 탄탄한 미래 전망까지 담았다.

예전에 간호사인 친언니가 취업 이민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외국, 특히 북미 쪽에는 간호사 수요가 항상 많으니, 영어를 조금 할 줄 아는 네가 한번 도전해 보면 어떻겠느냐 하는 취지의 이야기였다. 당시에는 언니를 통해서 본 간호사란 직업이 너무 힘들어 보이고 근무 환경이 열악해 보여서 귀담아듣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만난 책 [미국 전문간호사 완전정복]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완벽한 워 라벨 보장 (주 3일, 월 급여 1천만 원) 과 최고의 직업 만족도 (78%가 만족) 폭발적인 시장 성장 (50% 증가 ) 등등등 낯선 직업인 NP ( Nurse Practitioner) 즉, 미국 전문 간호사에 대해 귀가 솔깃해지는 정보를 읽어 볼 수 있었다. 전문 간호사는 어느 정도 의사에 준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 즉, 환자를 진료해서 약을 처방하는 일까지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참으로 매력적인 직업이 아닐 수 없다.

그렇더라도 아무나 간호사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했는데, 이 책을 쓴 고세라 씨도 20대에는 방황하다가 늦게 공부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대를 1년 다니다가 서울에서 2년제 야간 전문대 졸업 후 직장을 찾아 일했지만 끊임없이 열등감에 시달렸다는 저자. 특별한 기술 하나 없는 비전공자였지만 미국 이민 후 서른 살 넘어 시작한 간호사 공부로 결국엔 전문간호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고 3년 만에 미국 최초로 한인 정신과 개원 1호가 되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NP라는 직업의 전망과 NP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등등 미국 전문 간호사에 대한 디테일한 정보를 모두 실은 바이블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선 앞으로 전문 간호사의 전망은 밝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했고 2030년이 되면 베이비붐 세대가 전체 인구의 20%가 넘을 전망이라고 한다. 노년 인구에 대한 의료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10년에 도입된 "오바마 케어"로 약 2천만 명의 미국인이 의료건강보험 혜택을 추가로 받게 되는 등 폭발적인 의료 수요가 계속 유입된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연봉 수준과 워라밸 보장도 확실히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 따르면 연봉 수준이 가장 높은 캘리포니아주는 한화로 약 2억 원, 두 번째로는 뉴저지 주로 연봉 약 1.78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하루 8시간, 일주일 3일, 교대 근무 없는 조건으로 직장을 찾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다. 나의 경우, 간호사였던 언니가 교대 근무를 하면서 휴일에도 못 쉬고, 야간에도 일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과연 이것이 가능한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전문 지식을 갖춘 고급 인력이기에 짧은 노동 시간으로도 충분히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 [미국 전문간호사 완전정복]은 한 마디로 전문간호사가 되는 법에 대해 A부터 Z까지 매우 꼼꼼하고 자세하게 정보를 제공해 준다. 어떤 학습 과정을 거쳐야 할지부터, 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출과 집 구입 그리고 괜찮은 직장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말 그대로 이 직종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항들을 하나하나 조목조목 짚어주는 안내서라고 볼 수 있다. 저자 본인의 경험담은 크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흥미 위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기보다는 정말 이 직종에 마음이 있고 도전할 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문가가 되어서 보다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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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가 울다
박현주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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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을 막고자 발생하는 행위가 설령 명부전의 규율을 어기는 것일지라도

사자의 행위는 정당함으로 인정받는다"

저승사자라고 하면 다소 무서운 이미지가 떠오른다. 검은 도포와 갓 그리고 창백한 얼굴에 날카로운 눈빛.. 그들은 밤의 어둠을 틈타 슬며시 다가와서는 누군가의 목숨을 거둬서 체포하듯 저승으로 끌고 간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래서 수사에 일가견이 있는 경찰이나 검찰에게 때때로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붙이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소설 [까마귀가 울다]에 나오는 저승사자들은 다소 세련된 분위기에 일종의 공무원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저승사자가 자살 예방에 나선다는 설정은 비록 사람은 아니지만 저승사자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인간성을 부각시킨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좋았다. 저승사자에게서 사람 냄새가 난달까? 따뜻하면서도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듯한 소설 [까마귀가 울다]

주인공 현은 저승사자이다. 그러나 그는 죽음이 임박한 사람들을 저승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죽음" 그 자체로 보이는 저승사자가 죽음을 예방한다니.. 다소 아이러니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명부가 확실히 열리지도 않은 사람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해서 명부전에서 만든 또 다른 규율을 따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현은 5년 전에 자신이 겨우 살려냈던 한 소년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불행한 가정 출신이었던 소년 정운은 도서관에서 책마다 자살 방지 명함을 꽂고 다니던 저승사자 현을 당시 알아봤었다.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현이 소년의 눈에 보인다? 그 말이라는 것은 소년이 살인에 연루되거나 자살 결심을 했다는 뜻.

" 자살에 실패했다는 말은 삶에 성공했다는 말과 동일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매일 인간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그 당시 소년을 살리기 위해서 고양이를 어디서 구해오고 김밥을 사다 나르고 옆에서 좋은 충고를 해주는 등 저승사자 현은 최선을 다했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정운의 눈에 왜 또다시 저승사자인 자신이 보이는 걸까? 5년 전 당시에 비해서 많이 안정되어 보이는 듯한 정운. 비록 3수이지만 대학 준비를 착실하게 하고 있고 사랑하는 반려묘 소크라테스에게 꼬박꼬박 밥을 주는 것을 잊지 않는 생활 밀착형 인간으로 변한 듯한 정운.. 그러나 현은 불안하기만 하다. 혹시 정운이 겉으로는 행복한 척하면서 다시 자살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소설 [까마귀가 울다]에서 좋았던 점은, 각기 개성 있는 저승사자들에 대한 묘사였다. 대구를 담당하기에 걸쭉한 사투리가 매력인 저승사자 "철" 은 붉게 염색한 머리에 선글라스를 낀 외모로 묘사된다. 넉살 좋고 오지랖을 심하게 떠는 "철" 은 정운의 자살을 막아보겠다고 줄기차게 그에게 밥을 사 먹인다. 논리적이고 냉철한 저승사자 "한"은 인간에게 다소 냉소적이라 오지랖 떠는 "철" 과 사사건건 부딪힌다. 성격이 180도 다른 이들의 소소한 갈등 구도도 재미있었다. 이 소설에는 저승사자 외에도 선녀도 등장하는데, 하늘에서 쫓겨나서 이승을 전전하고 있는 선녀 해당에게까지 정운의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선녀와 장군은 미래에 일어날 죽음을 미리 예방하는 역할을 하는데... 정운에게 깃든 불길한 죽음의 전조..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발생할 것인가?

까마귀가 울면 누군가가 죽어나간다는 것... 그렇게 오늘도 현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팔을 걷어붙인다. 그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던 할머니에게서 꾸준하게 김밥을 주문했고 자살하려는 낌새가 보이는 정운을 따라다니며 밥을 샀다. 옛날부터 한국에서는 " 식사하셨어요? "라는 말이 인사일 정도로 정을 나누는 데는 "따뜻한 한 끼" 가 최고로 여겨진다. 다 읽고 나니 무시무시한 저승사자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복지 회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동네 사람들의 안부를 알뜰살뜰하게 살피는 그런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자살공화국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많은 대한민국. 우리 눈에는 보이진 않지만 최근에 저승사자 "현" 과 같은 이들이 유달리 많이 늘어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만약에 부제를 붙일 수 있다면 " 저승사자와의 따뜻한 한 끼"라고 붙여도 될 정도로 밥 먹는 장면이 많이 등장했던 [까마귀가 울다] 혹시나 힘겨운 삶에 지쳐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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