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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세계 -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곤충들의 비밀스러운 삶
조지 맥개빈 지음, 이한음 옮김 / 알레 / 2024년 12월
평점 :
"작은 것들의 안부를 물을 때 비로소 세계는 살아 숨 쉰다!"
경이로운 존재들로부터 배우는 협력, 번영, 배신, 멸종의 수수께끼
꿀벌이나 나비가 없다면 식물들은 수분 활동을 더 이상 하지 못할 것이고, 식물들이 점차 사라지게 되면서 이 세상도 멸종에 다다르고 말 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곤충이나 벌레가 별로 싫지 않았고 그들이 살아가는 시스템이나 몸 구조 등이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전문적인 시각으로 곤충들에게 접근한 책 [숨겨진 세계]를 만나게 되었다. 지은이 조지 맥개빈은 영국의 저명한 생물학자이자 곤충학자, 탐험가, 자연계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존경 받는 학자라고 한다. 오랫동안 B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약해오셨다고 하는데 언젠가 한번쯤은 TV에서 만나뵌 분이 아닌가?싶기도 했다.
이 책은 한마디로 곤충에 대한 백과사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곤충의 창의적 행동을 분석하고, 곤충이 처한 위험을 살펴보고, 곤충에 관해 일가견이 있는 다른 일곱 학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곤충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 생명체의 80퍼센트를 차지하지만 여전히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분류되지 않은 수많은 무척추동물인 곤충의 미스터리를 밝히고, 그들이 처한 위험을 살펴보고, 그들의 안녕을 살피는 일을 이 책을 통해서 하고 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일곱 학자와의 대화편인데, 저자인 조지 맥개빈만큼이나 열정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1장: 파란 초호의 생물들 편에서는 주로 이 땅에 곤충들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곤충들이 어떻게 이렇게 풍부해질 수 있었는지를 다루고 있다. 산소가 생기면서 다세포 생물의 증가로 처음 생겨난 곤충들은 몸이 가볍고 방수가 되는 겉뼈대로 덮여 있어서 살아남기 좋고 엄청난 번식능력을 자랑한다고 한다. 제2장 : 탁월한 몸 편에서는 특히 곤충의 경이로운 몸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소개된다. 탁월한 갑옷, 즉 단단한 겉뼈대는 바깥세상으로부터 곤충을 보호하고 작은 몸집 덕분에 살아갈 장소를 찾기가 쉽다. 이외에도 초감각이 있어서 인간이 볼 수 없는 것을 본다든가 놀라운 번식 속도 등도 소개된다.
제3장: 피라미드를 짓는 법 편에서는 생태계에 있어서 곤충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가 소개된다. 수가 엄청나게 많을 뿐만 아니라 식물, 균류, 다른 동물과 드넓게 상호작용을 하는 곤충은 자연 세계의 작동 메커니즘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 먹이사슬이라는 피라미드에서 곤충은 바닥층에 속해있는데, 포식자들의 엄청난 식욕을 위해서는 번식이 왕성한 곤충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6장 : 삶 이후 편에서는 거대한 재활용 공장이나 다름없는 지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즉, 생물권에 있는 물질의 양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으므로 계속 재활용할 수밖에 없는데, 저자는 죽어서 부패하는 시체 위에 알을 낳고 분해되는 생물을 먹으면서 살아가는 구더기를 통해 곤충이 이 역할을 얼마나 잘해내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BBC에서 오랫동안 다큐멘터리를 진행해온 저자답게 이 책은 객관적이지만 경쾌한 문체로 쓰여있다. 곤충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루는 백과사전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은 지식으로 채워져있다. 더군다나 그냥 곤충에만 초점을 맞추었다기보다는 생태계와 지구의 안녕을 도모하는 생물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라는 악재에 맞서고 있는 현대인이 꼭 읽어야 할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곤충의 생태계 적응, 먹이, 짝짓기 습관 등등뿐 아니라 자연 서식지 파괴나 생물 다양성의 상실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 소중한 자연 세계를 지키고 있는 곤충들을 위해서 우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알려주는 좋은 책 [숨겨진 세계]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