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수명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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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타인에게 수명을 나눠줄 수 있다면 당신의 수명을 나눔 하시겠습니까?

내 수명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나를 알 수 있다면? 그리고 내 수명을 남에게 나눠줄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마주하게 될까? 마치 할리우드 SF 영화에 나 등장할 듯한 초현실적인 설정,,, 만약에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사랑하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혹은 소중한 연인을 둔 사람이라면 수명을 기꺼이 나눠줄 수도 있을 거라는 말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은 매우 이중적인 존재.. 수명을 나눠주는 대신, 내 수명이 줄어든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심각한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동시에 드라마틱한 재미를 선사하는 소설 [타인의 수명]

세상이 바뀌면서 수명 측정기가 국민들에게 보급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까지 살 수 있는지를 수명 측정기를 통해 알 수 있다. 혹시나 수명이 짧게 나오면 음식 조절이나 운동을 통해서 약간 늘일 순 있지만 큰 변화를 이뤄낼 순 없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이제 수명을 서로에게 나눠줄 수도 있다. 다만, 그와 관련된 규칙이 좀 까다로울 뿐. 주인공 도훈은 고아라서 가족이 없다. 절친 정우를 가족처럼 생각하며 살아온 도훈. 그러던 어느 날 도훈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들여온다. 친구 정우에게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도훈은 정우에게 수명 나눔을 해주고 싶었으나 법칙상 오직 가족만이 나눠줄 수 있다.

그런데 정우가 입양아였던 것이 밝혀지고 가족들이 정우에게 수명을 나눠주는 것을 거절하게 되면서 결국 정우는 잔인한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가족처럼 아꼈던 정우를 허무하게 떠나보낸 도훈이 슬픔에 빠져서 식음을 전폐하고 술로 세월을 보내고 있던 그때, 자신을 차버렸던 전 여자친구 세희가 도훈에게 돌아온다. 세희는 정우가 세상을 뜨기 전에 자신을 찾아와 혼자 남게 될 도훈을 걱정했었다면서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다. 차갑게 돌아섰던 세희가 갑자기 돌아와서 어리벙벙했던 도훈은 급기야 자신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세희 때문에 놀라면서도 삶에 대한 의지를 다시 다지게 되는데.....

소설 [타인의 수명]은 타인에게 수명을 나눠줄 수 있는 충격적인 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SF 장르에 속하는 소설이라고 볼 수 있지만 나에게는 충격적 반전이 숨어있는 드라마로 더 다가온다. 뻔뻔한 거짓말과 그로 인한 오해, 가족 사이의 증오와 애정, 자식에 대한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 등등 수명 측정기와 수명 나눔으로 인해서 벌어지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극적 드라마를 더 다루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SF 장르에서 주로 발견되는 비판의식이나 메시지 전달보다는 인간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극적 상황에 더 몰입한 소설이 아닌가.. 싶은 생각? 여하튼 숨겨진 여러 반전이 있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헤어졌던 전 여자친구가 다시 찾아와 결혼을 하자고 한다?? 나는 이 설정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 여자들은 헤어지면 끝인 경우가 많음 ) 결국엔 그녀에게 아주 사적이고 이기적인 목적이 있었다!! 책 [타인의 수명]은 결혼 이후 도훈이 맞닥뜨려야 했던 여러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여주면서 인간이란 얼마나 이중적인 존재인가?라는 것을 보여준다. 세희와의 결혼, 그리고 충격적인 진실 이후 이혼, 또 다른 여인과의 만남 등등등 도훈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되는데, 수면 아래 숨어있는 거짓말, 오해, 진실 등등은 나중이 되어서야 다 드러난다. 인간은 정말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다. 마냥 선하지도 않고 마냥 악하지도 않은 인간... 그런 인간의 모순을 한껏 보여주는 재미있는 소설 [타인의 수명]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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