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알아야 할 가업승계를 위한 10가지 실전 전략
이문환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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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다닌 적은 있고, 특정 회사의 주주였던 적은 있으나 한 번도 회사를 설립해 봤거나 물려받을 회사도 없는 나. 하지만 이 책 [CEO가 알아야 할 가업승계를 위한 10가지 실전 전략]을 읽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던 이유는 뭘까? 사실 미래에 내가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고, 혹시나 농사일을 크게 지으시는 시댁에서 작은 회사를 설립하려는 계획이 생길지도 모르기에 한번 읽어두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가업승계 실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가업승계를 위한 연금술을 펼친다고 하는 이 책 [CEO가 알아야 할 가업 승계를 위한 10가지 실전 전략]으로 들어가 보자.

이 책을 쓰신 이문환 씨는 현재 경영 컨설턴트로, ㈜ 서밋앤파트너스의 대표이사이자 경영컨설턴트를 겸하고 계신다고 한다. 주로 중소기업의 가업승계, 상속, 증여 및 재무적 고민 해결을 해주는 회사라고 한다. 책 내용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프롤로그를 읽었는데, 강연 중 지루해진 청중들 중 한 명이 저자에게 가업승계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해달라고 요청을 한다. 이에 저자는 “기업 가치를 낮추고, 주식을 이동한다, 끝”이라고 대답하셨다고 하는데, 이 문장 안에 핵심이 들어있고, 가업승계는 주식 이동 전 기업가치를 낮출 수 있다면 벼로 어려운 게 아니라는 말이라고 하신다.

책은 크게 Part 1 그리고 Part 2로 나뉜다. Part 1에는 CEO를 위한 경영전략 이해라는 내용이 실려 있다. 아마도 회사를 차릴 계획이 있거나 가업을 물려받아서 CEO가 될 사람들에게 최적의 기업 경영을 위한 전반적인 개념을 이해시키는 장이라고 볼 수 있다. Part 1에는 가업승계를 위한 실전 전략은 없고, 대신 재무 상태 표, 자본거래, 손익계산서 등등 기업 경영의 핵심 개념들이 나와 있다. 이 장에서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이라는 포인트가 강조되는데 (24쪽) 가업승계 이전 기업가치를 낮추는 데 있어서 빠질 수 없는 계정이라고 하니, 바쁜 독자들은 이 장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Part 2 : 가업 승계를 위한 실전 경영전략에 본격적으로 가업승계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와 있다. 이 장에서는 가업 승계를 준비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기업가치를 낮추거나 지분을 이동시키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 최신 전략이며, 검증됐고, 안전하며,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주로 가업 승계를 위한 비상장 기업의 주가를 낮추거나 주식 이동을 하기 위한 여러 실전 전략들을 다루고 있다고 하니, 가업 승계가 코앞에 닥친 사람들은 Part2부터 읽어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사주 취득, 이익소각, 유상감자 등등 실질적으로 어떻게 기업 가치를 낮출 수 있는지가 자세하게 나와 있다.

대한민국의 상속세가 OECD 국가의 1위이고, 거의 50%가 상속세로 나간다고 하니 진짜 승계를 눈앞에 두고 있는 분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에서 가업승계 지원 제도를 마련해두었다고는 하지만 그마저도 실행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고 한다. 이론과 실전이 모두 갖추어져 있는 저자 이문환 경영 컨설턴트의 이 책 [CEO가 알아야 할 가업 승계를 위한 10가지 실전전략]은 “왜 우리 회사는 가업 승계가 어려울까?”라는 질문을 품은 분들께 속 시원한 해결책이 될 것 같다. 기업승계 전략의 고정관념을 깨는 실전 전략들로 가득한 이 책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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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살인 사건 요다 픽션 Yoda Fiction 6
전건우 지음 / 요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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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이란 만 14세가 되지 않아서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법망을 피해 갈 수 있는 연령대의 아이들을 말한다. 요즘은 범죄가 잔혹해지기도 했고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져서 이 법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진짜 상상도 못했던 일들을 겁도 없이 저지르는 애들을 보게 된다. 만만한 친구들에게 빵 셔틀은 기본이고, 어떤 경우는 성매매를 시킨다거나 심한 폭력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아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더 큰 범죄자가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니 사실 호러 장르의 마스터, 전건우 작가의 [촉법소년 살인 사건]은 독자들에게 아주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당신이라면 법의 수정을 원하시겠습니까?

어느 순간부터, 청소년들이 연쇄적으로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들은 각각 팔, 다리 그리고 혀가 잘린 채 사망했고, 알고 보니 이 아이들은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를 저질러놓고 처벌을 받지 않았던 아이들이었다. 강남에 거주하며 주로 부유한 가정 출신이었던 이청소년들은 경계선 지능 장애가 있던 같은 반 친구 김하민을 평소에 돌덩이라 부르며 괴롭히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괴롭힘을 당하다 못해 작은 반항을 하는 하민이를 혼내주고 싶었던 아이들이 한꺼번에 폭력을 가하게 되고, 이 상황에서 그만 피해자가 사망하게 된다. 그러나 촉법 연령이었던 아이들은 강제 전학 등 가벼운 처벌만 받고 끝나게 된다. 그렇게 모두 끝난 줄 알았건만, 누군가가 단죄하는 듯 3명이 처참하게 살해를 당한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무리의 우두머리 격이었던 박수호가 납치를 당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다. 박수호는 특히 외할아버지가 판사에 엄마가 검사인 빵빵한 집안 출신이어서 강제 전학도 가지 않은 채 뻔뻔스럽게 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것. 그동안 이 청소년 연쇄 살인 사건을 조사하고 있던 광역 수사대 팀장인 조민준 형사와 동료들은 5명의 학생들에게 폭력을 당했던 김학민 학생의 집을 탐문하고 CCTV 등을 관찰한 끝에 이 사건의 중심에 추종국이라는 범죄자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예전에 초등학생에게 폭력을 휘둘러 1명을 사망케했던 괴물 같은 인간이었다. 하지만 청소년 폭력 사건과 별 연관관계도 없는 그가 왜 이 사건에 발을 담그게 되었을까? 과연 범인은 누구란 말인가?

이 소설에는 의심스러운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우선 광수대 팀장 조민준. 그는 현재 범죄자를 때려잡는 형사이지만 어릴 적에는 약한 동물을 죽인다던가 하는 ( 비록 실험이었지만 )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한때는 가해자였던 5명의 청소년들의 심리 상담을 담당했던 교수 윤민우. 그는 아무리 잘못을 저질렀어도 아이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쪽이고, 겉으로 보기엔 젠틀하나,,,,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는 법. 이들 뿐만 아니라, 이슈킹 TV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가 있다. 현대의 유튜버들이 그러하듯, 그도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양잿물이라도 마실 인간이다. 그런데 구독자 수가 빠르게 올라가지 않아서 발을 동동 구르던 그에게 "단죄자"라는 이름의 누군가가 연락을 하게 되고 그는 이슈킹TV 쪽으로 어마어마한 동영상을 보내기 시작하게 되는데....

나도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의 괴롭힘을 겪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왕따 사건 등은 봐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더군다나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거나 존엄성을 빼앗는 범죄를 저지른 경우는 더욱 더 강력한 처벌로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하기는 한다. 하지만 촉법 연령을 낮추는 것으로 과연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을까? 어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청소년들만의 세계가 있는 만큼, 좀 더 깊이 있는 분석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그렇고, 하... 결말은 조금 예측하기는 했지만 바라지 않았던 결말이 등장해서 조금 씁쓸했다. 하지만 반전도 있고 나름 설득력도 있는 결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복수는 언제나 달콤한 것... 피를 부르는 복수라 하더라도 말이다. 현실의 한국 사회를 정말 잘 반영하고 있고, 스토리의 완성도도 높은 소설 [촉법소년 살인 사건]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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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의 참새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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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총 6권을 읽었는데 하나같이 너무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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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의 참새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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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새 "라고 하면 약하지만 착한 사람이 떠오른다. 물론 죄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말히다. 경건하고 성스러운 수도자이지만 동시에 매우 날카로운 관찰력의 소유자인 캐드펠 수사가 돌아왔다. 이번에도 그가 펼치는 대활약 덕분에 정말 흥미진진한 추리 극장이 문을 열었다! 이번에 읽게 된 편은 7번째 소설 [성소의 참새]이다. 아무런 죄를 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절도와 살인을 저질렀다는 모함을 받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번 작품을 읽고 나서도 느낀 게,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밑바닥 사람들의 삶은 진짜 어두컴컴하기만 했다. 그러나 이 약하고 무력한 사람들에게도 신의 가호가 미치고 있었으니....

조용하고 평화로운 수도원이 사람들의 아우성으로 들썩거린다. 모두가 잠들어있어야 할 밤, 피투성이의 한 젊은이와 그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듯한 성난 폭도들이 들이닥친 것. 그들은 이 젊은이가 금고에 손을 댔고, 누군가의 아버지를 죽이고 달아났다며 난리 법석이다. 그러나 수도원은 엄연히 성스러운 곳, 라둘푸스 원장은 죄인에게도 자비를 베풀어야 마땅하다고 말하면서 엄한 태도로 그들을 돌려보낸다. 다음 날, 행정을 다루는 이들이 수도원을 찾아오지만, 원장은 다시 그들과의 협상을 이끌어내었고, 불쌍한 도망자는 40일간 수도원에서 머물 수 있는 유예 기간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알고 보니, 이 젊은이는 릴리윈이라는 이름의 광대로, 혼인 잔치가 벌어졌던 금은세공업자 월터 아우리파버 집에서 제주를 부렸던 것. 그러나 그가 재주를 부리던 와중에 누군가가 날뛰는 바람에 비싼 찻주전자가 부서졌고, 그 일에 대한 책임으로 돈 한 푼 못 받고 릴리윈은 쫓겨난 것이었다. 잔치가 끝난 뒤 금고가 있던 방에서 월터는 쓰러진 상태로, 금고 속 보물들은 사라진 상태로 발견된 바람에 몇몇 사람들은 그냥 짐작으로 광대가 복수심에 이 일을 저질렀다고만 생각하게 된 것이다. 숲속에서 잠들어있던 릴리윈은 영문도 모른 채 폭도에게 쫓겨서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며 수도원으로 뛰어들었던 것이다.

이 불쌍한 젊은이를 치료하던 와중에 캐드펠 수사는 그가 분명 결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사건을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 돌아다니며 탐문 수사를 시작하게 된다. 그는 금세공인의 집안 하녀인 레닐트와 대화를 하고 이웃인 자물쇠 제조공인 볼드윈 패치와도 대화를 나눈다. 레닐트는 분명 다정하고 친절하며 재주 많은 광대 릴리윈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믿고 있었고, 이웃인 볼드윈 폐치는 이 사건과 별개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얼마 전 혼인을 치른 금세공인의 아들 대니얼이 어떤 유부녀와 몰래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는 것... 그러던 중 캐드펠은 금고가 있던 방의 문설주에서 릴리윈이 기대 있었을 법한 흔적 ( 붉은 피딱지 )를 발견하게 되는데....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단지 정황 증거만 가지고 혹은 심리적 근거만 가지고 광대 릴리윈을 때려잡으려 했다. 과학 수사대도 없었고 CCTV도 없었을 과거 중세 시대에 얼마나 많은, 힘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했을까라고 생각하니 진짜 간담이 서늘해졌다. 캐드펠 시리즈가 재미있는 이유는, 이렇게 오고 갈 데도 없는 불쌍한 사람들이 구원을 받는다는 데 있다. 그리고 현재 못지않게 악인들이 들끓었다는 것. 신을 믿고 따른다는 자들이 가난하고 약한 자들을 업신여기고, 혼인이라는 믿음과 책임의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뒷구멍으로 몰래 불륜을 저지르는 자들이 있다. 그리고 많이 가졌음에도 한 푼도 남에게 베풀려 하지 않는 자들도 있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손에 피를 묻혔음에도 불구하고 큰소리로 떠들며 남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자... 그자야말로 지옥행 특급열차의 1등 손님이 될지어다. 이번에도 정말 푹 빠져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느낄 수 없게 해준 재미있는 역사 추리 소설 [캐드펠 시리즈 - 7 : 성소의 참새]를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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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 - 루마니아의 소설가가 된 히키코모리
사이토 뎃초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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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편에 이르는 인디 영화를 본 힙스터면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히키코모리이자

독특한 외국어를 탐구하는 언어 오타쿠

굉장히 독특하고 이상한 책을 만났다. 일본에서, 그것도 방에만 틀어박혀있었다는 사람이, 일본어도 아니고 루마니아어로 소설을 쓰다니? 이게 과연 사실일까? 싶어 이 책이 너무 궁금했다. 이 글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사이토 뎃초’는 히키코모리에 오타쿠 기질이 풍부한 사람이다. 학창 시절, 강제로 하는 공부가 싫어서 우울감에 빠진 후, 그때부터 그는 방에 틀어박혔다고 한다. 외로움과 고독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영화 감상이 그를 루마니아에서 온 영화로 이끌었고, 루마니아 영화에 푹 빠져버린 그는 결국 루마니아어까지 섭렵하게 되는데...

와! 이렇게 재미있는 책이 있다니! 저자 “사이토 뎃초”의 지적 탐험이 펼쳐지는 광활한 세상에 던져진 기분이 들었다. 다소 경직된 일본이라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서 부모님에게 바퀴벌레 취급을 받아 가며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 저자 “사이토 뎃초”,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그의 영혼과 공명하는 루마니아 영화와 소설을 만난 이후로 그의 인생은 180도로 바뀌게 된다. 이 책이 나에게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첫 번째, 외국어를 배우게 된 과정이 비슷했다랄까? 나는 학창 시절 팝송을 즐겨 듣다가, 우리말로 비슷하게 따라 부르다가, 결국 직접 가사를 알아내는 과정을 통해 영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이 사람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 세상과 내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일찍부터 좌절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저자는 자신만의 독보적인 세계를 만들어나간다. 이 길이 아니면 내가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리라..라고 외치는 사람을 이 책을 통해서 만났다. 이뿐만 아니라, 꾸준함과 성실성도 본받을만하다. 언어를 유창하게 하기 위해서는 문법 공부에 단어 암기까지.. 아주 힘들고 지치는 과정을 다 견뎌내야 한다. 그 과정을 모두 이겨내고 루마니아어라는 낯선 언어를 마스터한 사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그러나 이 책이 재미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열정적으로 몰두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스스로 실패자라고 생각했던 저자가 좋아하는 일에 푹 빠지게 되면서, 그는 영화 평론가를 넘어서서 루마니아어 소설가가 되는, 드라마틱한 성공 과정이 펼쳐진다. 저자 "사이토 뎃초"의 성공담을 보면서 느낀 건, 역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

이 책에는 유독 마음을 파고드는 듯한 인상적인 문장들이 많았다. 40쪽에는 그가 본격적으로 루마니아 영화에 빠지게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영화 [ 경찰, 형용사 ] 가 소개된다. 그는 이 영화에 빠지게 된 요소로써 “언어”, “수사법”을 다루는 부분을 이야기한다. “ 즉 언어학적 통찰, 그것도 보편성보다는 루마니아 어의 독특함을 둘러싼 통찰이 풍부하다. 영화도 훌륭하지만, 루마니아어 그 자체에 푹 빠지게 되는 작품이다. ” 113쪽에는 루마니아라는 나라만의 독특함이 소개된다. 루마니아는 문학적 저변이 그리 넓지 않은 곳이라 사람들이 글쓰기와 돈벌이를 연결할 수 없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소설가를 겸업하고 있다는 나라 루마니아. “ 루마니아에서 소설 집필은 돈과 연결되지 않는다. 즉, 소설이라는 예술은 자본주의 논리 밖에 존재한다. ‘예술이 돈과 결탁하면 쓰레기가 된다’라는 고풍스러운 생각을 지닌 내게는 루마니아, 참으로 매력적이다.”

지적 유희를 즐기고 싶다면, 오늘 이 책으로!! 섬세한 평론가이자 소설가인 "사이토 뎃초"의 눈으로 들여다본 루마니아의 영화 그리고 문학 세계는 그야말로 예술 그 자체였고 매우 아름다웠다. 경찰이 등장하고 범죄자를 때려잡는 그런 영화에서 언어와 수사법을 다루다니... 진짜 상상도 못 해본 세계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왜 루마니아 문화 그리고 언어에 빠지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우울하고 외로웠던 대학생 시절.. 잿빛이었던 그의 세상은 10년이 흐른 후 루마니아가 가져다준 무지갯빛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한편으로는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그를 이끌고 있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었다. 한 개인의 지적 탐험, 지적 유희의 정점을 본 기분이 들었던 책 [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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