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의 참새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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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새 "라고 하면 약하지만 착한 사람이 떠오른다. 물론 죄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말히다. 경건하고 성스러운 수도자이지만 동시에 매우 날카로운 관찰력의 소유자인 캐드펠 수사가 돌아왔다. 이번에도 그가 펼치는 대활약 덕분에 정말 흥미진진한 추리 극장이 문을 열었다! 이번에 읽게 된 편은 7번째 소설 [성소의 참새]이다. 아무런 죄를 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절도와 살인을 저질렀다는 모함을 받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번 작품을 읽고 나서도 느낀 게,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밑바닥 사람들의 삶은 진짜 어두컴컴하기만 했다. 그러나 이 약하고 무력한 사람들에게도 신의 가호가 미치고 있었으니....

조용하고 평화로운 수도원이 사람들의 아우성으로 들썩거린다. 모두가 잠들어있어야 할 밤, 피투성이의 한 젊은이와 그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듯한 성난 폭도들이 들이닥친 것. 그들은 이 젊은이가 금고에 손을 댔고, 누군가의 아버지를 죽이고 달아났다며 난리 법석이다. 그러나 수도원은 엄연히 성스러운 곳, 라둘푸스 원장은 죄인에게도 자비를 베풀어야 마땅하다고 말하면서 엄한 태도로 그들을 돌려보낸다. 다음 날, 행정을 다루는 이들이 수도원을 찾아오지만, 원장은 다시 그들과의 협상을 이끌어내었고, 불쌍한 도망자는 40일간 수도원에서 머물 수 있는 유예 기간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알고 보니, 이 젊은이는 릴리윈이라는 이름의 광대로, 혼인 잔치가 벌어졌던 금은세공업자 월터 아우리파버 집에서 제주를 부렸던 것. 그러나 그가 재주를 부리던 와중에 누군가가 날뛰는 바람에 비싼 찻주전자가 부서졌고, 그 일에 대한 책임으로 돈 한 푼 못 받고 릴리윈은 쫓겨난 것이었다. 잔치가 끝난 뒤 금고가 있던 방에서 월터는 쓰러진 상태로, 금고 속 보물들은 사라진 상태로 발견된 바람에 몇몇 사람들은 그냥 짐작으로 광대가 복수심에 이 일을 저질렀다고만 생각하게 된 것이다. 숲속에서 잠들어있던 릴리윈은 영문도 모른 채 폭도에게 쫓겨서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며 수도원으로 뛰어들었던 것이다.

이 불쌍한 젊은이를 치료하던 와중에 캐드펠 수사는 그가 분명 결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사건을 진상을 밝혀내기 위해 돌아다니며 탐문 수사를 시작하게 된다. 그는 금세공인의 집안 하녀인 레닐트와 대화를 하고 이웃인 자물쇠 제조공인 볼드윈 패치와도 대화를 나눈다. 레닐트는 분명 다정하고 친절하며 재주 많은 광대 릴리윈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믿고 있었고, 이웃인 볼드윈 폐치는 이 사건과 별개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얼마 전 혼인을 치른 금세공인의 아들 대니얼이 어떤 유부녀와 몰래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는 것... 그러던 중 캐드펠은 금고가 있던 방의 문설주에서 릴리윈이 기대 있었을 법한 흔적 ( 붉은 피딱지 )를 발견하게 되는데....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단지 정황 증거만 가지고 혹은 심리적 근거만 가지고 광대 릴리윈을 때려잡으려 했다. 과학 수사대도 없었고 CCTV도 없었을 과거 중세 시대에 얼마나 많은, 힘없는 사람들이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했을까라고 생각하니 진짜 간담이 서늘해졌다. 캐드펠 시리즈가 재미있는 이유는, 이렇게 오고 갈 데도 없는 불쌍한 사람들이 구원을 받는다는 데 있다. 그리고 현재 못지않게 악인들이 들끓었다는 것. 신을 믿고 따른다는 자들이 가난하고 약한 자들을 업신여기고, 혼인이라는 믿음과 책임의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뒷구멍으로 몰래 불륜을 저지르는 자들이 있다. 그리고 많이 가졌음에도 한 푼도 남에게 베풀려 하지 않는 자들도 있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손에 피를 묻혔음에도 불구하고 큰소리로 떠들며 남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자... 그자야말로 지옥행 특급열차의 1등 손님이 될지어다. 이번에도 정말 푹 빠져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느낄 수 없게 해준 재미있는 역사 추리 소설 [캐드펠 시리즈 - 7 : 성소의 참새]를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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