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당탐정사무소 사건일지 - 윤자영 연작소설 한국추리문학선 5
윤자영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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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회관밀실살인사건 아주 재미있게 읽었었어요. 이번 작품도 완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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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반양장) - 제12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89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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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될 수 없습니다. 부모가 되고 싶으세요?  그럼 줄을 서세요. 면접 후 합격을 하시면 부모 자격증을 드리겠습니다.

 

뭔가 통쾌한 기분이다. 아이들이 직접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니.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사리판단이 분명하고 속 깊은, 매력적인 아이들의 부모 선택 스토리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누구를 고르시겠습니까? ”

 

책의 제목인 페인트는 무엇을 의미할까? 책의 내용에 따르면 parents' interview를 줄인말이다.  책 속 아이들이 머물고 있는 NC 센터에서 실시하는 예비 부모들에 대한 부모 자격 면접을 가리킨다.  또한 이 페인트는 물감을 뜻하기도 하는 것 같다.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듯 본인의 인생을 스스로 색칠해나가는 아이들.

가상의 미래에 속한 한국 사회. 사람들은 더 이상 자식을 낳지 않거나 낳아도 기르려하지 않는다.  인구 감소를 걱정한 정부는 대책의 일환으로 버려진 아이들을 모아 국가 차원에서 길러주는  NC ( Nation's Children ) 센터를 세운다.  여기에서 머물고 있는 아이들은 일정 나이까지 시스템의 혜택을 받다가 열 세살에서 열아홉사이에 자기와 잘 맞을  부모를 선택하여 입양을 나가게 된다.  NC 센터의 아이들은 태어난 달에 따라 이름이 지어지고 ( 1월은 제누, 제니 등등 ) 그들을 통솔하고 돌봐주는 가디언들의 관리하에서  건강과 교육, 인성 등을 좋은 방향으로 갖춰나간다.

 

입양 결정도 파양 결정도 모두 아이들의 판단으로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신선하고 파격적이다.  정부의 지원과 연금 혜택으로 인해서 아이들을 입양하겠다는 부모들은 많지만  결국은 현명한 아이들의 판단이라는 필터로 이익만을 취하려는 부모들은 걸러지게 된다.  부모없이 일찍부터 본인을 스스로 돌봐야했던 NC 센터의 아이들은 나이에 맞지 않게 매우 성숙하다 ( 주인공 제누처럼 ) 그래서인지 부모 선택에 있어서도 신중한 면모를 보이는 아이들.

책을 읽다보니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저자가 이런 주제를 바탕으로 글을 쓰게 된 이유가 뭐였을까?  사실 세상에는 부모 자격이 전혀 없거나 있다하더라도 서투른 부모들이 많다.  자신의 꿈을 억지로 아이에게 투영하거나, 본인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학대나 방임을 자행하는 몇몇 부모들. 어쩌면 이 책을 쓴 작가도 누군가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아닐까?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놓여있는 것 같다. 

나의 사랑이 누군가에게 독이 되지 않도록.

 

NC 센터장인 가디언 박은, 폭력적인 아버지의 학대로 인해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센터에 속한 아이들이 되도록 좋은 부모와 좋은 환경을 만날 수 있게 엄청 애를 쓴다. 그는 NC 센터의 실적을 쌓기 위해서, 주인공 제누에게 전혀 부모 자격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을  소개해주고  미안해하지만,  정작 제누는 그들을 마음에 들어하고 3차까지 예비 부모 면접을 진행한다. 돈이 많아 보이지도, 애정어린 달콤한 말을 늘어놓지도 않는 이 예비부모들의 무엇이 그를 사로잡았던 것일까?   거의 매번 다른  예비 부모들에게는 거절 의사를 밝혔던 제누가 3차까지 면담을 진행할 정도로...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결국 우리 이야기인 것 같다. 완벽한 부모, 이상적인 부모란 결국 ... 꿈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불완전하지만 노력하는 사람들이 존재할 뿐이다. 좋은 관계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주는 소설이다.  누구나 자식이었고 부모이고 또한 부모가 될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이 가는 소재에 가독성도 매우 높다. 이 책을 드는 순간, 부모에 대해서 고민할 수 밖에 없는 NC 센터의 아이들과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를 소개하려는 가디언 최와 박의 이야기에 금새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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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 지니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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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작가의 신작!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ㅠㅠㅠㅠ
빨리 읽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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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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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각했으므로 세월이 가도 무엇 하나 구하지 못했구나 "

짧지만 임팩트있는 단편들로 구성된 소설집 <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 > 을 읽었다. 제 9회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임성순 작가님의 첫 소설집이다. 첫 단편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그만큼 가독성이 높고 몰입이 잘 되는 글이었다. 썩은 내가 진동하는 쓰레기 매립지, 칠흑같은 미술 전시장 속 그로테스크한 전시물들, 버둥거리는 분홍빛 피부의 새끼쥐 등등.... 그의 글을 읽는 동안 시각, 청각, 후각이 한꺼번에 가동되었다.

이 소설집을 이루는 단편들은 매우 다양한 장르로 이루어져 있다. 실소를 머금게 하는 블랙 코미디에서부터, 절망과 우울감을 일으키는 디스토피아 그리고 웬지 어디서 본 것 같은 패러디물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다양해서 지루할 틈 없는 구성이다. 그는 각 이야기를 통해서, 부조리한 사회를 향한 비판적이고 냉소적이며 잔인할 정도로 날카로운 농담을 날린다.

첫번째 작품 몰 沒. 쇼핑장소를 뜻하는 영어 mall 과 잠긴다는 뜻의 몰. 주인공은 한 백화점 붕괴사고의 잔해에서 누이의 손 같은 고운 손을 건져올린다. 그러나 제때 건져내지 못하여 사람은 없고 손만 남았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나, 결국엔 바다에서 건져내지 못한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글.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 무너진 쇼핑몰을 쓰레기장에 버리는 놈들이 있는 나라니까, 그러니까 백화점이 무너지는 거야 "

두번째 작품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 허세와 속물근성에 찌든 미술계를 고발하는, 진한 농담이다. 유명 미술 에이젼시의 대표도 결국 자본의 논리에 부합하는 장사치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주는 듯 하다. 결국 돈이 되는 미술, 예술이 먹힌다는 걸 강조하는 듯한 이야기. 죽음에 대한 공포도 예술로 승화될 수 있다... 단, 돈이 된다는 조건하에서.

" 이것이 쇼든 현실이든 답은 늘 같았다. 모든 건 결국 돈의 문제였으니까 "

사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글은 바로 계절의 끝 이라는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단편이었다. 우주적 재난이 일으킨 기상이변으로 인해 겨울이 지속되자 사람들은 서서히 죽어간다. 지하철 역에 숨어든 주인공은 식량이 떨어지자 상상하기도 싫은 그 무언가를 먹으며 살아남는다. 거칠고 황량한 대재앙의 그늘에서 살아남은 여주인공,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그녀는 절망의 끝자락에서 돌아오지 못할 연인을 그리며 편지를 쓴다.

" 당신은 결코 돌아올 수 없습니다. 바다가 사막이 되고, 강물이 황무지가 되어도 당신은 오지 않습니다.

.... 저는 나지막이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

이외에도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를 향한 고발인 줄 알았더니 갑자기 지옥에 대한 과학 이론이 등장해서 실소를 머금게 했던 < 사장님이 악마에요 >, 사랑에게 버림받고 자신을 쓰레기처럼 느끼는 남자 이야기 < 불용 >, 그리고 인간 가치를 높이려는 야욕 (?) 에 불타는 비밀결사단이 등장하는 < 인류 낚시 통신 > 등등... 책의 구성이 다양하고 알차서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선물 상자를 열어 본 느낌이다.

독창적인 구성과 흡입력있는 문장구사 그리고 뼈있는 농담으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임성순 작가. 이 책은 문학성과 대중성, 두 가지를 모두 보장한다고 생각한다. 부조리한 세태에 대한 묵직한 비판이 숨어 있으나 결코 무겁지 않고 재기발랄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현실을 충실히 담아내고 있으나 뻔하지 않은 구성으로 인해서 이야기들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재치있고 박학다식한 달변가의 토크쇼를 본 느낌!!! 임성순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할 것 같다. 또다시 잠 못 자는 밤이 찾아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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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 런던에서 아테네까지, 셰익스피어의 450년 자취를 찾아 클래식 클라우드 1
황광수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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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부모님이 사주셨던 세계문학전집 50권에는 그의 작품도 들어있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끌렸던 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햄릿의 우유부단함에 가슴치고, 오델로의 어리석음을 개탄하다가 맥베스의 경솔함에 혀를 차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흘러흘러 저녁이 되어 있었다.

 

영국의 대문호 이자 문학의 아버지 셰익스피어.... 서양의 많은 작품들은 결국엔 그의 작품을 토대로 지어진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던 작가이다. 인간의 감정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았던 셰익스피어는, 아직까지도 고전으로 남아있는 여러 훌륭한 작품을 써냈다. 현재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그의 존재... 뛰어난 그의 필력을 의심한 많은 사람들은 의심했다. 혹시 여러 작가들이 합심해서 결성한 작가 길드가 사실은 셰익스피어의 본질이 아닐까?... 그렇게 의심할 정도로 그의 작품의 완성도는 매우 높다.

 

 

어른이 되고 바쁘게 생활하다보니 예전만큼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게 되진 않았지만 연극으로 영화로 그의 작품을 다시 만나볼 기회는 있었는데 이번에 클래식 클라우드에서 나온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에 대한 해설집은 깊이나 장르 면에서 나의 취향저격이라 더 반가웠던 것 같다.

 

 

저자 황광수님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지역을 여행하면서 작품에 대한 분석과 함께 본인의 소감을 피력한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영국 지역을 여행하면서 동시에 그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는 부분은 특히 흥미로웠다. 저자와 함께 여행을 하지는 않았지만 마치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실제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던 독서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 왜 우리는 400년도 더 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읽어야 하나? 어쩌면 이런 의문에 사로잡힌 독자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의문이 ‘ 동시대성’ 이란 개념의 이해를 통해 쉽게 풀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동시대성’ 은 하나의 시대에 다양한 현상들이 공존하는 것을 지칭하는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시대를 달리하면서도 공통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런던의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 ( Stratford-upon-Avon ) 에서 시작된 이 여행은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의 배경지인 독일, 프랑스, 덴마크 등을 거쳐 그리스 아테네까지 이어진다. 여행지를 둘러보면서 저자가 끄집어내는 각 작품에 대한 분석과 설명은 대단히 흥미롭다. 기존 전문가들의 견해와 비슷한 부분도 많지만 저자 본인의 독창적인 해설이 두드러져서 더욱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 햄릿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코펜하겐 북쪽에 있는 크론보르 성 >

 

지역과 시간을 초월한 셰익스피어의 작품답게, 그의 모든 작품에는 인간사가 일으키는 여러 문제들이 숨어있었다. 사랑과 갈등, 노인 문제, 가부장적 제도에 대한 반기, 삶과 죽음을 고민하는 철학적 통찰력 등등...

 

 

[ 리어왕 ] 에서 딸들에게 모든 것을 빼앗겨버린 리어왕. 이 작품 속에는 그 당시 브리튼에 살고 있던 은퇴한 노인들의 문제가 숨어있다.

 

 

“ 당시의 브리튼에서는 은퇴한 노인을 법적으로 보호하지 않았다. 그래서 노인들은 굴욕에 직면하고 많은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리어가 딸들의 사랑을 시험한 데에는 그런 노년에 대한 불안도 한 가닥 스며 있었을 것이다. 그는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노년에 대비했지만 피하고 싶었던 일들은 어김없이 닥쳐온다. ”

 

 

[ 햄릿 ]에서 우유부단한 주인공의 자화상은 그가 가지고 있던 우울증과 사색적인 성격이 이유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미학적 의도이기도 하다는게 황광수님의 주장이다.

 

“ 덴마크의 실제 역사에서 햄릿에 해당하는 인물 암렛은 복수를 할 수 있는 어른이 되기까지 미친 척하며 기나긴 인고의 세월을 보낸다. 셰익스피어는 [ 햄릿 ]에서 그 긴 세월을 삭제해버렸다. 그는 피살과 복수 사이의 공백을 풍부한 시적 언어를 펼치며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층적으로 성찰하는 데 활용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햄릿의 고뇌 어린 내면 풍경을 심어두었다 ”

 

 

 

 

 

 < 햄릿을 연기하는 프랑스의 전설적인 배우 사라 베르나르 >

 

 

중간 중간 아름다운 여행지의 사진이 더해져 책의 묘미가 살아나는 책, 아르테의 셰익스피어. 깊이와 넓이가 남다른 책이다. 셰익스피어의 거의 모든 작품에 대한 해설과 분석이 실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광수님의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이곳저곳에 묻어나는 좋은 책,

이 책은 꼭 소장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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