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블록
키스 스튜어트 지음, 권가비 옮김 / 달의시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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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생을 살다보면 삶이 게임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삶이 던져주는 장애물을 뛰어넘다가 지치기도 하고 또 보상에 기뻐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게임 속 캐릭터처럼 괴물 ( 코로나 같은 ) 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도 하고 레벨업을 하기 위해 장애물 ( 승진시험같은 ) 을 뛰어넘으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이 [ 소년의 블록 ] 이라는 책에는 마인 크래프트라는 진짜 " 게임 " 을 통해서 삶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한 아버지가 등장한다.


영국 브리스틀에 사는 알렉스는 자극에 민감하고 사람들과 소통이 힘든 자폐아인 샘이라는 아들을 두고 있다. 샘은 사과가 1cm만 더 커도, 스파게티가 2도만 더 뜨거워도 거부하고 소리나 시각같은 자극에 매우 예민하여 자극이 점점 커지면 폭력성이 생기거나 심한 반항을 하는 등등... 다루기가 여간 어려운 아이가 아니다.

그러나 알렉스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 양육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지 않았고 그 결과 아내인 주디로부터 ( 일시적이긴 해도 ) 별거를 하자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적성엔 맞지 않았어도 가족 부양을 위해서 꾸역꾸역 다니던 회사가 그만 합병이 되는 바람에 졸지에 권고 사직을 당하게 된 알렉스. 이쪽 저쪽 인생이라는 게임이 날린 강한 펀치에 맞아 기절직전에 이르게 된 주인공. 과연 그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작가의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서 그런지, 자폐 스펙트럼 안에 있는 샘에 대한 묘사가 매우 현실적이고 생생한 듯 하다. 아이가 한번 폭발하기 시작하면 마치 날아다니는 폭죽같아서 전혀 통제가 안되는 부분이 잘 그려져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자폐아를 키우는 부모의 희생에 초점을 맞춘다기보다는 온 힘을 다해서 자신의 삶을 회피하고 도망다녀온 한 남자가 결국엔 삶에 당당히 대면하게 되는 성장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알렉스는 어릴 적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형 조지를 잃은 경험이 있다. 자신의 장난을 피하던 형이 달려오던 차를 미처 보지 못하고 당한 일이었기 때문에 죄책감과 미안함이 여전히 그의 마음 속에 남아서 그의 인생 전반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 그 사건 이후로 모든 것을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살아온 알렉스는 통제가 되지 않은 아이를 이해해보려하기 보다는 회피하려고만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알렉스의 태도에 그만 지쳐버린 주디가 그에게 별거 선언을 했던 것.


아내와 별거를 하는 와중에도 샘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토요일마다 공원에서 함께 놀이를 하는 등,, 그래도 샘에 대한 노력의 끈은 놓지 않는 알렉스. 하지만 여전히 아이와의 의사소통은 요원하게만 느껴진다. 그러던 어느날 알렉스는 우연히 샘이 푹 빠져있는 마인 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알게 되고 점차적으로 아들과 게임을 통해 의사소통하는 기회를 넓혀가는데.....

이 책은 결국 " 성장과 소통 " 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듯 하다.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 형이 죽은 그 지점에 머무르고 있는 알렉스. 그는 형이라는 마음 속 갈등 때문에 눈 앞에 있는 문제들 ( 자폐아들 샘, 혼자 외로이 양육을 맡은 주디 ) 를 회피해왔던 것. 그러나 생소하기 그지없는 " 마인 크래프트 " 라는 게임을 통해서 조금씩 아이와 소통하기 시작하고 아이와 아내가 그동안 겪어왔던 삶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불규칙하고 통제되지 않는 실제 세상을 떠나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게임 세상에서 날개단 듯 활기찬 에너지를 풍기는 샘을 보면서 알렉스는 남은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는 듯 보였다.

[ 소년의 블록 ] 은 심각하지도 않지만 결코 가볍지도 않은 그런 책이다. 특별한 아이로 인해서 삶에 조금은 지쳐있는 부모를 다루긴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뜻하기만 하다. 아이를 둔 부모들은 거의 100% 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사실 자식이란 존재들을 사랑하긴 하지만 함께 하기엔 너무나 버거운 순간들이 존재하는게 사실이지 않는가? 솔직 담백하게 그리고 위트있게 이들의 삶을 그려내는 이 책 [ 소년의 블록 ]. 메세지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재미있고 감동적인 책을 찾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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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피안
하오징팡 지음, 강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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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이라는 것의 의미를 찾아보니까 인간의 번뇌가 모두 사라진 세상, 즉 다른 말로 하면 불교에서 말하는 " 열반 " 과도 같은 세상을 지칭하는 것 같았다. 인공지능과 같은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겪을 수 밖에 없는 괴로움, 즉, 질병이나 죽음 그리고 고통이 사라진 세상을 이 책을 통해서 저자 하오징팡이 표현하려 한 것인가? 사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자율주행차는 특수한 상황의 사람들 ( 시각장애인 등 ) 이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해준다는 면에서 인간의 편리함을 증폭시킨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인공 지능의 발달은 인간에게 좋은 면만 가져다 줄 것인가? 저자 하오징팡은 각 이야기를 통해서 마치 양날의 검처럼 인간에게 유리하게도 혹은 불리하게도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의 발달에 대해 말하려고 하는 듯 하다. 편리하다는 것은 좋기는 하지만,,, 혹시 인간의 소외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라는 화두를 제시한다는 말이다. 철학자처럼 인간이라는 것의 본질에 대해서 집요하게 묻고 있는 하오징팡의 [ 인간의 피안 ] 의 세계로 한번 들어가보자.

이 책은 6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책이다. 하나하나가 인상 깊은 내용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바로 [ 영생병원 ]. [ 사랑의 문제 ] 그리고 단편이라기보다는 스케일이나 구성면에서 장편이라해도 손색없을 [ 인간의 섬 ] 이었다. 각각의 단편을 간단 정리해 보자면,


[ 영생 병원 ]


평소에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엄마가 위중한 병으로 인해 묘수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심한 죄책감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첸루이. 치료비가 비싸지만 불치병도 낫게한다는 묘수병원,, 그러나 가족들의 면회를 불허하기에 엄마의 상태가 어떤지 알 수가 없어서 더욱 더 불안한 그. 어느날 불법적인 방법으로 병원에 잠입한 그는, 어머니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 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리기 위해 부모님 집을 찾아간다. 그런데 첸루이는 부모님 집에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매우 건강한 낯빛의 어머니가 TV를 시청하고 있었던 것. 과연 이게 어찌된 일일까?

오소소 소름이 돋을 정도로 엄청난 반전을 동반하고 있는 [ 영생 병원 ]. 거의 시체나 다름없던 어머니였는데,,, 돌아온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서 묘수병원이 어머니를 살린걸까? 아니면 인간과 똑같이 만들어진 안드로이드로 바꿔치기당한걸까? 그녀의 비밀을 추적하느라 바쁜 첸루이에게 무심한 듯 던지는 어머니의 말 한마디가 의미심장하다.

“ 사실 중요한 건 네가 너라는 것을 네가 아는 게 아니야 ”



[ 사랑의 문제 ]


인공지능 업계의 토머스 에디슨 같은 존재인 린안이 자신의 집에서 칼에 찔린채 의식불명으로 발견된다. 그러나 찔린 순간을 정확하게 목격한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칼에 찔렸던 그의 곁에는 인공 지능 집사인 천다와 린안과 사사건건 부딪히던 아들 린산수이가 함께 있었기 때문. 특히 린산수이의 경우, 온 몸에 아버지의 피가 묻어있었기에 더욱 더 범인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과연 린안을 칼로 찌른 것은 누구일까? 이성과 합리로 똘똘뭉친 인공지능 천다가 갑자기 스스로 생각할 능력을 획득했단 말인가? 아니면 평소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버지와 아들의 육탄전으로 인해 발생된 사건일까? 사건은 미궁에 빠질 뻔 하다가,,,,, 아버지가 의식을 되찾음에 따라 해결된다.

이 단편을 읽고 있자니 [ A. I. ] 나 [ 블레이드 러너 ] 같은 영화가 떠올랐다. 내용이 비슷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안드로이드를 대하는 그 영화들과 이 단편의 입장이 매우 다른 것 같아서였다. 그 영화들에서는 안드로이드가 감정도 느끼고 자신이 누구인가? 정체성을 묻는데, 오히려 이 단편에 나오는 인공지능 집사 천다는 높은 의식, 즉 데이터에 입각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내는 컴퓨터와 같은 존재인데 주위 사람들이 바꾸 그에게 감정이입을 한다. 특히 심리적 문제를 안고 있는 ( 우울감 ) 린안이 딸 린차오무가 천다에게 애정을 느끼는 부분에서 충분히 그럴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공감이 갔다.

[ 인간의 섬 ]


우주공간에서 블랙홀을 넘나들며 인간을 위해 미지의 세계를 탐험했던 케커 선장 일행이 120년만에 지구로 귀환했다. 그런데 귀환한 지구는 뭔가 달라도 너무 달라져있었다. 지구인들은 뇌에 칩을 이식한채 살고 있었고 세계를 장악한 인공 지능 시스템인 제우스는 그 칩을 이용하여 인간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그들을 조종하고 있었다. 뇌에 칩이 있어야 활동을 할 수 있기에 ( 즉, 칩이 바로 주민등록증 같은 거임 ) 병원에서는 강제로라도 케커일행의 뇌에 칩을 심으려 하지만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그들.... 그런데 지구인들은 제우스에게 저항할 생각도 없고 죽음 따위는 두려워하지도 않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마인드로 살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언제부터 잘못된 것일까?

[ 매트릭스 ] 를 떠올리게 만들었던 단편 [ 인간의 섬 ]. 최고의 지능을 얻기 위해서 뇌에 칩을 이식하고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 지능 시스템인 제우스를 개뱔한 것은 바로 인간 자신이었다!!!! 그러나 뇌에 심은 칩은 신경계에 혼란을 일으키고 감정을 차단하여 인간성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는 것이 문제!! 문제가 발생할때마다 자신의 의식 속으로 들어가 제우스에게 물어보는 사람들이 인상깊었다. 마치 제우스의 미니미처럼 행동하는 그들.


개념이해 등이 어렵다고 생각하면서도 SF 를 즐겨 읽는 이유가 있다. 특히 IT 강국인 한국에서 지켜봤을땐 기술이 인간을 위해서 쓰이는게 아니라 가끔은 기술이 저절로 발달하고 인간은 따라가느라 허덕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분명 기술의 발달에는 좋은 점이 더 많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이용했던 동네 약국 마스크 찾기 앱 같은 경우는 손가락 터치 하나로 발품을 덜 팔 수 있게 해주고 시간을 아껴준다는 점에서 너무 마음에 들었던 기술이다.

그러나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게 뭘까? 효율성... 높은 이성과 합리.... 그리고 풍부한 지식과 정보??? 이건 로봇이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인간에게는 감각이 있어서 냄새를 맡을 수 있고 마음이 있어서 애정을 느낄 수도 있다. 정당하지 못한 일에 분노를 할 수도 있고 세상에 없던 예술품을 창조할 능력도 있다.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존재라는 말씀!!! 기술이 인간성을 이길 수 있을까? 과연......

너무나 매력적인 소설인 하오징팡 작가의 [ 인간의 피안 ]. 마치 살아숨쉬는 책과 대화를 한 기분이다. 아니, 태블릿을 손에 들고 단편 영화를 감상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녀의 작품에는 그런 힘이 있다. 눈 앞에서 생생하게 벌어지는 일을 감상하는 듯한 힘. 재미도 있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SF 소설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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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4 -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 완결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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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기업 ( 정확히 말하면 은행이죠 ) 

마치 하이에나가 우글거리는 정글과도 같은 곳에서 그들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자신의 소신과 의지를 관철해내는 똑똑하고 정의로운 직장인 ( 상사들이 매우 싫어할 타입 ) 인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의 활약을 그려내는 " 기업 미스터리 활극 " 힌자와 나오키가 어느덧 4편으로

마무리를 하게 되었어요. 

 

사실 일반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은행과 은행원들은 대출금의 원금과 이자 상환을 얄쨜없이 쥐어짜는

냉혈한,, 혹은 비도덕적인 인물들도 비춰지는데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까 오히려 방만한 경영과 실적 악화에 책임을 지지않으려는 기업과 경영자 그리고 직원들의 모럴 해저드 현상이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며칠 전에 TK 항공에서 발표한 실적 전망에 따르면 

전기에 이어서 5백억 엔 정도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구조조정을 하려고 해도 노동조합이 맹렬하게 반대하고 있고요

지나치게 많은 기업연금을 줄이자고 해도

퇴직자들이 반발하는 바람에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 ( 27쪽 )


실적이 악화된 회사와 책임을 지지않으려는 사람들 이게 모럴해저드이지,,,,, 딴게 모럴해저드겠냐,,,,,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어내려갔습니다.


한자와 나오키 4는 부제인 “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 ” 이라는 글자가 두드러집니다.

그리스 신화 속 이카로스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날았던 탓에 날개가 녹아서 결국 바다에 추락해버리죠.  너무나 큰 욕심 탓에 불운을 당했지만 어떻게 보면 이카로스가 지독한 이상주의자였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한자와 나오키 4편은 그 전 시리즈들에 비해서 스케일이 큽니다.

이번에는 부패한 기업 임원 뿐만 아니라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뻔뻔한 정치인들까지 우리의 주인공을 괴롭히니까요. 그러나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카로스처럼 한자와도 그들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도전합니다!


절대로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남자 “ 한자와 나오키 ”  

1편에서 상사의 농간에 놀아나서 공중에 분해되어버린 대출금을 환수하느라 백방으로 뛰어다녔던 한자와가 막판에 상사에게 한방 먹여준 장면을 보고 열광했던 떄가 생각납니다.

주변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원리 원칙대로 밀고 나가는,,,,   어찌보면 정말로 비현실적인 직장인 “ 한자와 나오키 ” 그래서 부패한 상사의 눈에 엄청난 골칫덩어리도 보이는 이 남자가 이 책에서 또 한번 대박을 치네요.


그는 자신을 공격하는 하이에나들의 맹공에 맞서서 어떤 논리와 전략을 동원했을까요?



“ 기업 대출이란 과연 무엇일까요여신을 판단해서 대출하고 회수한다

이 원칙을 유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견서의 표면적 해석에 움찔해서 

금융업의 본질을 스스로 포기해야 합니까

과연 이것이 천하의 도쿄중앙은행의 여신 판단으로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채권 포기에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

( 234쪽 )


TK 항공이라는 일본 굴지의 항공 회사가국내 경기 악화와 저가 항공회사 등의 난립으로 인해서  점점 실적악화의 길을 걷다가 결국에는 도산의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도쿄중앙은행의 영업2부 차장을 맡고 있는 한자와에게 주거래 회사인 TK 항공의 재건 계획안을 세우라는 은행장의 명령이 떨어지고,,    원칙주의자답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계획을 세우는 한자와,,,


그러나 갑작스럽게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면서 국토 교통성의 시라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구조조정 계획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정부 차원에서 테스크포스를 설립한다고 발표합니다그런데 웃기는게,,  이 테스크 포스에 참여한 사람들이 아무런 논리적인 근거없이, 그냥 우격다짐으로  TK 항공에 대출을 해준 각 은행에 채권 포기를 종용하게 됩니다.  

(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은행의 희생을 요구, 국민들의 정서를 앞세움 )   그 바람에 한자와가 속한 도쿄 중앙 은행은 빌려준 금액의 70% 인 500억엔을 포기해야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한자와 나오키의 저자인 이케이도 준은 실제로 게이오 대학을 졸업하고 은행에 근무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정경유착이라고 할까?   은행과 기업간에 오고가는 대출과 회생 관련 ( 경제 부문 ) 에 정치인들의 입김이 미치는게 생생하게 묘사되는 부분이 놀랍기만 하더라구요.  일해본 경험이 있기에 이렇게 쓸 수 있다고 봅니다.


어쨌건 한자와는 은행 내부의 적들 ( 자신들의 부정대출이 밝혀질까봐 전전긍긍하는 무리들 ) 과 은행 바깥의 적들 ( 우격다짐으로 채권 포기를 종용하는 교통성 ) 과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을 보면서 뭔가 사이다를 마시는 기분이 든다면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닐까요?  현실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상황....  사실은 윗선에서 시키는대로 따라야하는게 개미같은 직장인의 운명이거늘,,, 운명을 거스르는 한자와 같은 직장인이 도대체 몇명이 있을까요?  


예전에는 홀로 적들과 맞서야했던 한자와 나오키였지만 이번 4편에서는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요.  한자와에게 TK 항공의 재건안을 맡긴 나카노와타리 은행장도 품격있고 정의로운 사람이고 감사부에서 일하고 있는 도미오카는 한자와에게 문제 해결의 결정적인 열쇠를 제공해주는 사람입니다.  


사실 TK 항공의 재건 문제에는 많은 사람들이 얽히고 설켜있어요.  이번에 테스크 포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서 자신의 입지를 굳건하게 하고 싶어하는 시라이 의원, 시라이 의원을 손에 쥐고 마치 꼭두각시처럼 부리고 있는 미노베 의원, 테스크 포스의 중심에 서서 은행에게 채권 포기를 종용하는 노하라 변호사 ( 이놈은 어릴적 아버지가 은행에게 당한 것 때문에 개인적인 원한이 있음 ) 그리고 합병되기 전 은행에서 부정적인 대출에 연루되어 있는 기모토 임원까지...  아주 복잡하고 스케일이 큽니다!!   


과연 한자와는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전 시리즈처럼 심장이 쫄깃하고 손에 땀을 쥘만큼 스릴넘치는 장면들이 속출합니다.   역시 똑똑해~~ 하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만큼 부패하고 정당하지 못한 자들에게 한방을 크게 먹이는 한자와의 활약이 펼쳐지는 [ 한자와 나오키 4 : 이카로스 최후의 도약 ],,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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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3 -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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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나오키”  라는 제목을 들을 때 한국 사람들은 한자라는 사람과 나오키라는 사람의 이야기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이름이 한자와 나오키에요.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 참 흥미롭다고 생각했었죠.


이 작품은 한자와 나오키라는 인물이 은행과 증권회사에서 겪는 사건들로 구성된 소설입니다.  특히 이 시리즈 한자와 나오키 3에서는  주인공이 증권회사로 이동한 뒤의 활약상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금융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혹시나 이런 분야에 관심이 없다면 용어가 생소하기에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어요.


그러나 그 반면에 경제나 금융같은 부문에 관심이 있다면 정글과도 같은 금융의 세계에서 야수와도 같은 적들의 맹공을 쳐내는 한자와 나오키의 모습에,, 그리고 빠르게 전개되는 소설 속 이야기 덕분에 긴장감을 느끼면서 읽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극강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어요.


은행가는 다른 집단에 비해서 계급간 위계질서가 뚜렷하고 상명하복의 관계가 분명한 편이죠.  그런데 그 보수적인 집단 속에서 오로지 자신만의 신념 하나로 바른 소리를 내는 한자와 나오키부장.   그는 자신이 속한 은행 뿐만 아니라 차별적인 계급이 존재하고 부조리한 형태를 답습하는 모든 조직사회에서 갑질을 서슴치 않는 사람들에게 시원하게 한방 먹이는 것으로 유명하죠.  이러한 그의 사이다같은 역할 때문에 조직내의 ’,‘들에게 대리만족감을 주는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도쿄중앙은행에서 일하던 한자와 나오키는 이번에는 증권회사에 적을 옮기면서 책이 시작됩니다.  한순간 모회사 도쿄중앙은행에 M&A 프로젝트를 어이없이 빼앗긴 자회사 토쿄센트럴증권의 한자와 나오키 부장.어떻게 정보가 유출되었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은행과 증권 회사간의 모종의 이해관계가 있었음을 알게됩니다.  그 사실을 발견한 직후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한자와 나오키 부장.  샐러리맨으로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반격을 시작합니다.


“ 뭐가 곤란하지요?”

그걸 몰라서 묻나은행이 싫어할 거야은행은 모회사고 우리는 그곳의 자회사야모회사의 적인 도쿄스파이럴의 자문사가 되겠다니이해 상충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어.

이길 수 있습니다반드시 전뇌의 M&A 공작에서 도쿄스파이럴을 지켜내겠습니다.”


대쪽같은 성품에 불도저 추진력을 지녔을 뿐 아니라필요에 의해서 협박이나 회유를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성격의 소유자 한자와 나오키다시 돌아올 수 없는 요단강을 넘는다는 생각이 드는데그는 어떻게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요?

 

“ 월급쟁이만이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고그곳에서 활약하는 게 가장 행복하지회사가 크냐 작으냐는 관계없어지명도도 관계없고우리가 추구해야 할 건 간판이 아니라 알맹이니까.”

 

무릇 직장인이란, 현실주의자가 될 것인가?  혹은  이상주의자가 될 것인가라는 선택의 사이에서 갈등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들이 치열한 경쟁을 치르지만 특정 업종을 선호하는데는 나름의 이유가 다 있을 것이고,  또한 자신 소신에 의해서 직장을 선택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취업을 하기 위해서 스펙과 경력 그리고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의 경우에도 이러한 선택지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각자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닐까요???  

 

어떤 곳에 있어도또한 대형 은행이라는 간판이 없어도 스스로 빛나는 인재야말로 진정한 인재일세정말로 우수한 인재는 그런 사람이 아니겠나?


어떤 자리에 있어도, 어떤 압력이 들어와도 불의에 맞서는 우리의 한자와 나오키 부장.   직장인의 삶이란 위와 아래를 향한 눈치를 보게되는게 우리네 일상인데 대쪽같은 자세로 소신있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참으로 부럽기만 했습니다.  또 현실에 없는 캐릭터라는 생각도 했구요.  그러나 그가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상하게 스트레스가 확 풀리더라구요.  영원히 " 을 " 의 자세에서 살 수 밖에 없을 이 세상의 모든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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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정명수 옮김 / 모모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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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는 전 세계적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읽혀지고 알려진 고전 명작으로 손꼽히는 책이라서 완독한 적은 없을 순 있어도  책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거에요.    [ 어린 왕자 ] 라는 제목으로  다른 출판사들과 번역가들에 의해서 책 표지만 다른 책들이  많이 나와 있는 실정이죠. '


유년시절 처음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은 그냥 동화책이라는 거??  사실은 별다른 감흥을 받지 못했어요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게 되니까 새로운 감정이 살금살금 올라오고 책 내용이나 주인공들 ( 어린 왕자, 여우, 장미 그리고 각 행성의 왕들 ) 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게 되었어요.


이 책은 사하라 사막에 비행기 고장으로 불시착한 비행조종사가 소행성 B612에서 왔다는 어린 왕자를 만나서 그와 나눈 에피소드를 기록하고 전개해 나가는 작품이죠.   전체 스토리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어린왕자가 지구에 오기 전까지의 여섯 별에서의 여행이야기들과 지구에서의 여정그리고 어린 왕자가 죽어 사라지는 것까지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어린왕자 관점으로 본 이해하기 어려운 어른들의 모습들이 그려지는데우리 어른들에게는 당연한 생각과 행동들이 어린 왕자의 눈으로 볼 때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고 묘사되고 있어요.   

어린 왕자는가 여섯 행성을 차례대로 여행하면서 그 행성에 살고 있는 어른들을을 만나게 되는데요이들을 만나면서 어린 왕자는 행성을 떠날 때마다 이런 말을 되풀이 합니다.


어른들은 참 이상해.’‘어른들은 정말로 완전히 이상해.’


어른들은 속이 보이는 보아뱀이나 안 보이는 보아뱀의 그림 따위는 집어 치우고 차라리 지리나 역사수학이나 국어를 공부하라고 충고했다그래서 나는 여섯 살의 나이에 화가라는 멋진 꿈을 포기했다내가 그린 그림 제1호와 제2호의 실패로 기가 죽었기 때문이다.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이라면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닐까 싶어요나 또한 유년시절에 부모님과의 상호소통에서 경험했던 부분이지만,  많은 부모들은 아이의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냥 부모가 기준과 잣대를 세워두고 그 기준에 아이들을 맞추기 위해서 채찍질을 하기 때문에 어쩌면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제대로 펼쳐 볼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늘을 보라그리고 그 양이 꽃을 먹었는가먹지 않았는가 자신에게 물어보라그러면 여러분은 모든 것이 변하는 것을 알게 되리라 …….

그런데 그것이 그토록 중요하다는 것을 어른들은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똑같은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어른들어른들 스스로가 정의해 버린 우리는 바쁜 사람들의 틀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져 있기 때문에어린시절 가졌던 감수성이나 상상력은 이미 퇴색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어린 시절의 예민하고 민감했던 감수성을 조금이나마 다시 느껴보고 위로받고 싶은 어른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고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요.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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