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소설 속 역사 여행 - 개정증보판
신병주.노대환 지음 / 돌베개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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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은 그것이 만들어진 사회와 문화를 일정부분 반영한다는 것이 문학사회학의 일반적 관점이다. 그러므로 문학작품을 읽다보면 작품이 탄생하게 된 그 당시 사회문화적 배경을 엿볼 수 있다. 이 책 <고전소설 속 역사여행>은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고전 소설 20편을 바탕으로 소설적 허구 뒤에 감춰진 역사적 사실, 특히 조선시대의 다양한 생활상을 재미있게 살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춘향전>, <심청전>, <홍길동전>을 비롯해서 <설공찬전>이나 <채봉감별곡>, <홍경래전>과 같이 다소 낯선 고전소설과, <계축일기>, <인현왕후전>, <한중록> 같은 궁중문학, <은애전>과 같은 실제 사실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등 다양한 작품들의 내용과 작가의 집필의도, 당대의 정치, 경제, 사회, 제도 등을 알기 쉽게 전달해 준다. 특히나 <장화홍련전>의 이야기가 효종 무렵 평안도 철산 지방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지어진 소설이라든지, <전우치전>의 주인공 전우치가 개성지방에 실존했던 신이한 인물 전우치를 모델로 한 것과 같은 새로운 사실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기쁨도 이 책이 주는 큰 장점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그동안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 수준으로 바라 보았던 고전 소설을 새롭게 바라보고 읽고 싶은 마음과 학창시절 국사시간에 배웠던 딱딱한 조선의 역사가 아니라 소설 속에 반영된 인물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있는 조선의 생활상에 대한 궁금증을 동시에 불러 일으킨다는 데 있다. 한 마디로 문학과 역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쁨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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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입은 봉황 선덕여왕
김용희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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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역사해석의 역사'라고 한다. 단 두 사람이 관련된 1분 전의 사건조차 사람마다의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수천 년 전의 사건에 대해, 그것도 역사적 사료가 부족한 사건에 대해 무한한 관점의 차이와 해석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요새 드라마로 새롭게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선덕여왕'이란 역사적 인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 향기 없는 모란꽃 이야기와 지귀설화 정도로만 알려져 있던 이 인물에 대해 근래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는 소설과 대중적 역사서들이 늘고 있다. 그 가운데 <상처 입은 봉황, 선덕여왕>은 그 추론의 신선함과 파격성에서 단연 눈에 띈다. 

 

여성이었기에 지난 천 오백여년 동안 평가절하된 채 단편적인 기록으로만 남아 있던 '선덕여왕'을 저자는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다. 백제 고구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던 신라가 진흥왕 이후 점차 세력을 확대하면서 주변국가와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시기에 선덕여왕은 여성의 몸으로 왕위에 올라 팽창적 정복전쟁보다 문화발전을 통한 내실을 기함으로써 후일 태종무열왕과 문무왕에 의한 삼국통일의 기반을 마련했음에도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나 기존 사서에 제대로 기록되어 있지 않은 선덕여왕의 최후에 대해 김유신과 김춘추에 의한 유폐의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사실여부를 떠나 새로운 관점으로 그 당시 권력투쟁을 볼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한다.    

 

역사는 늘 그래왔든 살아남은 승자의 기록이고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다. 따라서 역사 기록은 늘 편파적이었고 그러하기에 역사는 새롭게 해석되어져야만 한다. 역사적 사실과 인문학적 상상력이 만나 해석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단순한 과거의 사건들은 생명력을 얻고 해석자 당대의 사회문화를 새롭게 바라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즉 과거 역사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오늘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역사를 통해 배운다는 말의 의미가 바로 이러한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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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심리학 - 아들을 기르는 부모, 남자아이를 가르치는 교사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교육 지침서
댄 킨들론.마이클 톰슨 지음, 문용린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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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에 나오는 최초의 살인자 카인이 자신의 좌절과 분노를 조절할 수 있었다면, 자신도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다고 자신의 속마음을 하느님께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었다면, 카인은 결코 살인자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들 심리학>이란 제목으로 번역된 댄 킨들론과 마이클 톰슨의 <Raising Cain(카인 양육하기)>은 흔히 충동적이고 말보다 행동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청소년기의 남자아이들을 양육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정서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2000년 세종서적에서 <무엇이 내 아들을 그토록 힘들게 하는가>란 제목으로 출간된 적이 있다.) 

 

흔히 '남자다움'이란 일반적인 편견에 의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여자아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있는 남자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은 물론 타인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바람에 여러가지 갈등상황을 초래하곤 한다. 청소년기의 남자아이도 또래의 여자아이들만큼이나 자신을 둘렀싼 주변환경의 변화나 여러가지 가족문제, 교우관계, 학교생활 등에서 많은 상처를 받는데도 '남자'라는 이유로 그러한 '사소한' 문제에서 비롯된 자신의 고통을 부모나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왠지 '남자답지 못한' 것이 되고 만다.

 

더구나 사춘기 남자아이들은 잔인한 또래문화(약육강식, 지배-피지배) 속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이상의 거칠고 과장된 말이나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그 밑바닥에는 공포와 두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많은 어른들은 간과한다. 그래서 때로 많은 남자아이들의 세상과 담을 쌓은 채 고독한 자신만의 세계에 스스로를 가두고 타인과의 의미있는 소통을 거부하기도 한다. 마치 수퍼맨이나 배트맨이 일상에서는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자신만의 아지트에서만 쉴 수 있듯이 말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남자아이들도 섬세한 감성을 가진 한 사람의 인간이란 사실이다. 그러하기에 성장하면서 다양한 심리적 혼란과 갈등을 겪게 되며, 가정과 학교, 또래 사이에서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남자아이들이 겪게 되는 상실감과 슬픔, 두려움과 외로움에 대해 어른들이 보다 열린 자세로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로 키워진다'라는 시몬느 드 보봐르의 말은 고스란히 남자에게도 적용된다. 남자는 남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남자로 키워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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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의 청소년 - 부모가 알아야 할 청소년 심리, 의학편
신민섭.한수정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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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0편의 영화를 소재로 청소년들이 직면할 수 있는 심리적 문제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법에 대해 알려준다. 다음은 이 책에 소개된 영화와 그 영화를 통해서 다루고 있는 심리적 문제들이다.

 

<그랑블루> : 우울증

<빌리 엘리어트> : 정체성 혼란

<죽은 시인의 사회> : 권위주의적 부모와 착한 아이 콤플렉스

<알렉산더> :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에덴의 동쪽> : 부모 자녀 관계와 형제 관계 문제

<하얀 면사포> : 경계선 성격 장애

<나쁜 영화> : 품행 장애와 반항 장애

<꽃잎>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말아톤> : 자폐 장애

<제8요일> : 다운증후군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문제 행동을 보이는 청소년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 청소년기의 심리적 문제의 상당수가 부모 자녀 간의 갈등이나 가족 문제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한 사람의 교사로서 문제 상황 속에 있는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개입하는데는 많은 한계가 있다. 어떻게 보면 개인의 사생활 문제에 해당하는 상황이기에 아이들을 돕기 위해 선뜻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늘 신문을 보니 초중고생 중 17% 정도가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학교 현장에 있어 보면 자폐와 같은 장애라든지, 아이의 양육을 방치하다시피 하는 학부모, 상대방의 기분이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고 폭력적으로 약한 친구를 괴롭힌다거나 상습적으로 괴롭히는 비행을 저지르는 학생, 가정환경이나 기질상의 문제로 지나치게 우울하거나 비관에 빠져 있는 아이들을 자주 만난다. 한 반에 한두 명, 많게는 서너 명씩 보통 이상의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학생들을 만난다.

 

이렇게 현실적으로 심리적 문제를 가진 청소년들은 매년 늘어가는데 반해 학교 현장에는 그런 학생들을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치유할 수 있는 전문상담교사와 같은 인력은 거의 없다. 30명 이상의 학생들을 책임지는 학급 담임에게 수업과 행정업무 그리고 학생 관리까지 맡겨져 있는 상황에서 깊이 있는 상담을 통한 학생들의 심리적 문제 해결을 바랄 수는 없다.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정부차원에서 현재 벌이고 있는 단순한 학업성취도 제고를 위한 노력보다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이 원만한 인격을 형성하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전문상담교사 확충과 같은 실제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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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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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20년 전쯤에 읽은 이 책을 다시 읽기 전까지 나는 이 책의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나이 마흔에 다시 읽어보니 왜 스무살 무렵에 읽은 이 책이 기억나지 않는지 확실히 알겠다. 단지 20년 전이란 시간이 내 기억력을 이른 겨울 항구의 아침 안개처럼 아득하게 만든 것이 아니었다. 스무살 무렵의 나에게 이 책의 주인공, '정신 나간' 10대 홀든 콜필드의 헛소리는 내 두뇌 속에 어떠한 의미의 맥락도 만들지 못한 것이다. 

 

민음사판 번역본의 띠지에 "출간 50주년, 아직도 전 세계 젊은이들이 정신을 뒤흔들고 있는 문제작"이란 광고성 글귀가 있다. 콧방귀가 절로 나온다. 존 레논의 암살범 마크 채프먼이 레논을 쏘고 이 책을 읽으면서 경찰을 기다렸다는 일화가 어쩌면 필요 이상으로 이 책을 신화화 했을지도 모르겠다. 거기다 대중들의 이목을 피해 지금까지 은둔생활을 한다는 작가의 괴짜스러움까지 더해져서 말이다. 

 

책의 내용은 한마디로 어느 십대 '찌질이(Loser)'의 이야기다. 뉴욕의 변호사 집안 아들은 열여섯 살 홀든 콜필드는 바야흐로 네번째 학교에서도 퇴학당하고 만다. 그의 눈에 비친 주변의 인물들과 세상은 역겹고, 가식으로 가득찼으며, 잘난 체하는 못난 놈들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주변의 인물들-선생님, 룸메이트, 여자친구, 호텔 엘리베이터 보이, 창녀 등등-과 소통을 꾀하지만 언제나 대화는 어긋나고 종종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일방적인 구타를 당하기도 한다. 

 

그는 충동적으로 말이나 행위를 내뱉는다. 그리고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얼른 그것을 거짓말로 얼버무리곤 한다. 늘 상대가 문제다. 가끔 자신이 미친 것이 틀림없다는 자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무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기껏해야 자신의 어린 여동생 피비만이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 주고 대화가 통하는 상대다. 집을 나와 멀리 떠나 오두막을 짓고 벙어리나 귀머거리 흉내를 내며 살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자신을 따라 나서려는 여동생 때문에 포기한다. 이상은 그가 마침내 정신병원에서 형 D.B.에게 들려준 독백이었다.

 

이 책이 미국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우리나라에서도 꽤나 유명하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홀든의 불안한 심리상태와 방황이 미국인들에게는 상당히 공감이 가는 것일까? 내가 보기에 몇몇 학자들을 빼고 이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다거나 주인공의 행위에 공감을 느끼는 한국인은 본 적이 없다.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해 본다면 홀든 같은 아이들이 콜럼바인 고등학교나 버지니아 공대에서 일어난 사건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심각한 사회부적응에 우울증과 강박증과 불안증에 시달리는 이 '병든' 아이들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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