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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기억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2월
평점 :
기다렸더니, 이렇게 예쁘게 책으로 묶여져 나왔다. 워낙에 신문에 연재되던 내용이라 그새 '기억'이 되어버린 글들을 다시 쳐다봤더니 해당 내용이 신문에 실렸던 아침이나 그때쯤 내가 치렀던 시시껄렁한 일들도 같이 생각났다.
고종석이 가서 걸어다닌 도시 이곳저곳에는 언제까지 젊은 얼굴로만 남을 동료들이 있고, 잃어버린 친구와 그리고 등에 업힌 어린 자식과 총총히 걸어가는 아내의 뒷모습이 보인다. 무모한 고집이나 순수한 감탄과 끈질긴 현실 감각이 이런저런 정보들과 뒤섞였다.-<아랑후에스 협주곡>은 피겨스케이터들이 배경음악으로 가장 선호하는 곡이고 미국인 피겨스케이터 미셸 콴은 2003년 워싱턴 세계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서 일본인 바이올리니스트 가와이 이쿠코의 연주에 맞춰 펼친 연기로 생애 다섯번째 세계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한다. 기자로 일했던 내공이 훅 풍긴다.
헤어진 애인에게 에둘러서 보내는 무지하게 긴 안부를 담은 편지인 것 같다.('내 손으로 추리고 묶어 네게 보내는 이 꽃송이들'-피에르 드 롱사르) 여러분! 수사나 페레스 렌돈 게레로를 찾아주세요! 그런데 꼭 '그 싱그러운 나이'여야 한다는거. 그러니까 그 사사로운 기억. 반짝 솟았다가 이내 사라지는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