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나
배수아 지음 / 이마고 / 2002년 2월
구판절판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줄의 맨 뒤로 가서 선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줄 밖으로 완전히 빠져나오는 것을 뜻한다. 줄이란 질서이고 질서는 개인의 욕망 때문에 필요해진 것이다. 사로잡힌 경험의 기억은, 자신을 버리는 것과 닮아 있다. 그들은 한때, 아는 사람이 없는 방식으로 살기를 원했던 것이다. 방으로 들어가 은밀히 문을 닫고, 비밀을 가진다. 그들은 그럼으로써 발생되는 속도의 이탈이나 낙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모든 불이익에 대해서 무감각해지겠다는 것을 포함한다. 그것은 결코 이타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윤리적인 목적을 가진 행위는 어느 한 개인의 영혼을 붙잡아두지 못한다. 대상을 매혹시키는 것은 비밀 그 자체이다. 그들은 그것을 위해서 비싼 대가를 지불한다.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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