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러브드 - 할인판
만다 구니토시 감독, 모리구치 요우코 외 출연 / 대경DVD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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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이해할 수 없어서 괴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점점 견.디.기.가 힘들다.
외로움에 관한 이야기도 그렇다.
아무래도 내가 혼자 있을 때에는 너무 어려워 말조차 꺼내지 못하다가, 어떤 순간이 와서, 그 순간에 내 청춘이 나에게 신호를 보냈던 것만 같다.
괴롭고 외로웠던 그날들 사이로 어느새 이렇게 떠나간다고, 이제는 더 견딜 수가 없다고.
그러니까 내 젊음이 나에게 쓰는 작별 인사인 셈이다.
저 재미없는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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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 앙꼬 단편집
앙꼬 지음 / 새만화책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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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그림이 서로 잘 어울린다. 마치 삶이라는 것이 이 작가를 관통하면서 이런 그림이 되어 나온 것 같다. 그러니까 자기가 아는 이야기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녹여서 자신의 것으로 다시 만들었다는 말이다.

그냥 이렇게 작가 자신에게 스며들어 그림이 되어 나온 이야기들을 기다린다는 말 대신에, 기타 한 곡 쳐주세요 하고 싶다. (그녀는 일기에 기타를 배우고 있다고 썼다.)

사실은 책 뒷부분에 수록된 작가의 꾸밈없고 솔직한 일기도 매우 감동적이다. 슬픔도 나누면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감동이 되어 주는 듯. 

부기 : 남자 친구 머리 깎아주는 장면에서 울었다. 어이 없게도. (요즘은 거의 맨날 우네. -.-;) 혹시 좋은 기회가 생기면, '바바라 붓'이 뭐냐고, 여쭤보고 싶다. 물론 그게 뭔지 아실 것처럼 보이는 분에게. 갖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거 같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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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pie 2008-04-22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면에 죄송합니다.) 바바라 붓은 그저 BABARA에서 나온 붓이 아닌지요? 노랗고 촘촘한 탄력있는 털로 유명한 BABARA라는 미술용 붓 메이커가 있거든요.

내국인 2008-04-22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녜요. 저도 초면에 이렇게 댓글 답니다.) 설명 감사드려요. 붓 메이커로 어울리는 이름같아요. 저 "열아홉" 작가 앙꼬가 일기에 바바라 붓이 일곱 개나 있으니 행복하다고 써놓았더라고요. 모두들 행복하게 해주는 뭔가가 있으니까 가끔 우울하더라도 버틸 수 있는 거겠죠...
 
이바나
배수아 지음 / 이마고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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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줄의 맨 뒤로 가서 선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줄 밖으로 완전히 빠져나오는 것을 뜻한다. 줄이란 질서이고 질서는 개인의 욕망 때문에 필요해진 것이다. 사로잡힌 경험의 기억은, 자신을 버리는 것과 닮아 있다. 그들은 한때, 아는 사람이 없는 방식으로 살기를 원했던 것이다. 방으로 들어가 은밀히 문을 닫고, 비밀을 가진다. 그들은 그럼으로써 발생되는 속도의 이탈이나 낙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모든 불이익에 대해서 무감각해지겠다는 것을 포함한다. 그것은 결코 이타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윤리적인 목적을 가진 행위는 어느 한 개인의 영혼을 붙잡아두지 못한다. 대상을 매혹시키는 것은 비밀 그 자체이다. 그들은 그것을 위해서 비싼 대가를 지불한다.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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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zona Dream - O.S.T.
Various Artists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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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쯤에 구입한 CD. OST 커버만 케이스에서 빼서 몇일동안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면서 아침 저녁으로 꺼내서 읽고 또 읽었다. 깨알같은 영어가 가득 들어 있는데, 감독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 생각했던 것, "아리조나 드림"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들이다. 그런데 그게 참 감동적이다. 음악은 뭐 당연 두말할 필요 없고.

I believe that human beings belong to nature not to civilization. And I see man as being like a fish passing through a huge city. The fish doesn't understand anything about the city, he's just floating through it. What I'm trying to do, always, is to get people wondering.

-Emir KUSTU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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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타 - 할인행사
뤽 베송 감독, 체키 카리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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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히 산 채로 자신의 죽음을 목도해야 하는 여자의 마음은 무엇과 비슷할까? 개인의 행정적 기록이 기관에 의해 모두 말소되었으므로 사회적 존재 증명이 불가능한 가운데 그 여자는 뛴다. 산다고는 쓸 수가 없다.

자신을 취조하던 경찰의 손등을 연필로 찍어누르던 잔인한 여자는 살인 기계로서 훈련받은 이후, 아직 죽지 않은 시체의 얼굴 위로 염산을 쏟아붓는 남자 옆에서는 오히려 끊이지 않는 눈물을 줄줄 흘린다. 영화 제목을 "그 여자 니키타"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여자들에게 있어 감정의 호오가 동반되지 않고서 무언가를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은 거의 예외 없이 불가능해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인간을 대표하는 건 남자보다는 여자다.) 

모르는 사람을 향해 총을 쏘아야 하니까, 사랑하는 남자를 떠나야만 하니까, 그 여자는 뛰는 것을 멈출 수 없다. 어쨌거나 존재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되어 존재할 수 있는 기회조차 더러운 짓들을 모두가 인정할 만큼 하고 난 뒤에야 온다.

정말 이상하다. 나로 존재하기 위해 나 아닌 무엇이 되어 계속해서 달리는 것을 그만둘 수 없다는 것이. 허가된 것은 언제든지 당길 수 있는 방아쇠 하나. 관객의 얼굴 위로 눈물이 흐른다면 그건, 그가 이미 뛰어 봤거나 아직 뛰고 있거나 어쨌거나 존재를 열망한다는 거. 그래서 계속 뛸 수밖에 없다는 거...

REM : 감독 Luc Besson, 음악 Eric Serra 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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