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선물 - 커피향보다 더 진한 사람의 향기를 담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이야기
히말라야 커피로드 제작진 지음 / 김영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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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것질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유일하게 중독 수준으로 즐기는 것이 있다면 바로 커피이다. 임신을 해서도 끊을 수 없었고 수유중에도 끊을 수 없었던 커피. 학창시절 독서실에서 즐기는 커피는 밤샘을 즐기던 벼락치기 학생에겐 꿀맛같은 휴식이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곤 출근해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모닝커피의 즐거움은 모든 피로를 풀어주는 피로회복제였다.내 여행가방에 준비물 1호인 커피. 나는 커피에 대해 얼마나 알까? 흔히 마주할 수 있는 다방커피를 선호하는 나이기에 더더욱 커피에 대한 취향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었고 어쩜 그런 이유로 커피에 대한 상식이 더욱 없었던 것 같다.

 

 <히말라야의 선물>은 EBS 다큐프라임 <히말라야 커피로드> 제작진이 담아낸 이야기이다. 히말라야의 깊숙한 산골짜기 마을에서 커피를 키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아직 다큐를 보지 못 한 나였기에 커피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커피와 관련된 이야기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이미 충분했다. <히말라야 커피로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제작진 전원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고 하니 이미 책을 손에 쥐기전부터 훈훈하고 아름다운 마음들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차가 진입할 수 없는 히말라야 품속 깊은 곳에 자리한 멜레마을. 이곳에는 커피만을 바라보며 사는 11가족이 있다. 마을의 위치만 보더라도 그리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사람들. 아이를 넷 둔 젊은 과부에 가족을 부양하고자 해외로 떠나야만 하는 젊은이들, 14살의 최연소 커피농부까지..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들에겐 '커피'라는 희망이 있다. 커피를 키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진 말레마을.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히말라야의 자연이 그들에게 준 선물이 바로 자연이 아닐까? 동전 몇개만 넣으면 쉽게 만날 수 있는 그 흔한 커피가 농부의 어떤 수고와 노력끝에 우리의 입속에서 향기를 내게 되는 것인지를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그들에게 커피는 배불리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고 사랑하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수단이다. 커피가 아니라면 마땅한 수입원이 없기 때문에 삼십그루부터 몇백그루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사정에 맞게 모두가 커피 농사를 한다. 커피를 3년을 기다려야 열매를 맺는 다고 하니 그 기다림이 길고 지루할 법도 한데 그들은 매일 수확의 기쁨만 생각하며 한그루 한그루의 나무를 정성껏 돌본다. 농약도 기계도 없는 말레마을의 커피는 철저한 유기농법으로 재배가 되고 손으로 일일이 따는 작업을 거쳐 탄생하는 것이다. 약을 치지 않기에 열매의 익은 정도를 일일이 눈으로 보고 하나하나 수확을 해야하는 번거로움도 그들에겐 그저 기쁨으로 다가온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말레마을 사람들은 취재진에게 "커피는 어디에 쓰일까요?","옥수수처럼 먹는 건가요?","이왕이면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 먹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 얼마나 당황스러운 일이었을까? 한잔의 커피로도 쌓인 피로가 확풀리는데 그렇게 고단하게 일하는 말레마을 사람들은 정작 커피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어떻게 먹는 것인지조차 모르고 있다. 다행히 촬영기간중 굴미커피협동조합에서 커피 시음회를 열어주었고 그렇게 커피는 또 다른 모습으로 말레마을 사람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잡게 된다. 농부의 손에서 직접 프라이팬에 볶아지는 원두. 산지에서 직접 맛보는 커피는 어떤 맛일까?

 

 커피... 책을 읽기전엔 단순히 커피의 탄생과정이 궁금했던 것 같다. 내 몸속에 들어가고 내가 자주 마시는 커피가 과연 믿을만한 과정으로 탄생하는 걸까? 커피는 어떤 조건에서 생산될까? 어떤 모습을 가졌을까?... 하지만 한알의 커피를 위해서, 얼굴도 모르는 이의 건강을 생각해서 유기농법을 고집하는 농부들을 보면서 그들의 수고로움에 쌀농사를 짓는 농부들에게 그러하듯 감사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밥을 남겨 버리면 벌을 받는다고 했던가? 쌀 한알이 농부의 땀방울이라 생각하듯이 커피 한방울 한방울이 그들의 꿈과 노력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커피왕 브라더스 사이에서 열띤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결론은 같았다. 더 이상 젊은이들이 돈을 벌기 위해 타지에서 고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 더 이상 가족들이 생이별을 하지 않아야 하며 함께 모여 살아야 한다는 것. 자라나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입원이 마을에 꼭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모든것을 해결해줄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커피라는 것이었다.       P 224

 

 

 

 가난했던 말레마을 사람들이 다시 희망을 품게 되었던 것은 우리 나라의 공정무역 단체인  '아름다운커피'를 통해 3천그루의 커피나무를 지원받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공정무역이라는 이야기를 여러번 듣기는 했어도 한번도 내손으로 구입해본 경험이 없었는데 책을 보면서 반성도 하고 앞으로는 이용을 많이 해야겠단 생각을 해본다. 공정무역은 저개발국 생산자에게 정당한 몫, 공정한 대가가 돌아가도록 한다는 목적 아래 펼쳐지고 있는 운동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철저한 유기농법이 아니면 안된다는 조건이 있으니 내 몸에 좋을 것이고 어려운 환경에 있는 농부들을 돕는 것이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되물림 할 수 밖에 없는 가난때문에 노동을 위해 가족을 떠나 보냈고 자녀를 학교에도 보낼 수 없었던 말레마을 사람들. 그렇기에 히말라야의 커피나무는 그들의 희망과 함께 자란다. 그들의 아이와 함께 자란다.

 

 이제 커피를 마주할 때마다 그들의 수고와 노력이 생각날 것이고, 그들의 꿈과 희망이 생각날 것이다. 그렇게 매일 히말라야 산골의 말레마을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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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너무나 익숙한 방송. 윤도현의 러브레터와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작가가 청춘의 솔직한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프로그램 이름 만으로도 만나보고 싶은 작가인데 책이 표지와 내용이 너무 산뜻하고 이뻐서 여심을 사로 잡는다. 작가는 그동안 활동하면서 만났던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 누구나 겪는 청춘의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 놓는다. 생각만 해도 바보 같았던 실수 투성이 그 시절.. 나의 청춘이 벌써 끝났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쩌면 조금은 무료해진, 그래서 어디선가 떠돌고 있는 나의 몇 조각이 마음을 찾기 위한 욕심으로 이 책을 추천해본다. 

 

 

 

 충실한 인생을 살고 싶거나, 인간관게로 고민하거나, 일에서 높은 벽을 느끼거나, 새로운 자신을 만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책.  살면서 어디서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12년간의 직장 생활속에서도 일보다 가장 어려운건 사람이었고 또 그렇게 어려울때 힘이 되어주는 것도 사람이었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난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가끔은 이런 내 모습에 답답할 때도 있고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인간관계를 어찌 풀어가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정답도 모르겠다. 이 책은 풍요로운 삶이라는 주제하에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격언들을 담아낸 책이라고 하니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기 위한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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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참 행복하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사는 게 참 행복하다 - 10년의 시골 라이프
조중의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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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귀농을 꿈꾼다. 도시에 살면 참 편안한데 왜 꼭 시골을 고집하는 걸까? 도시에서 자라 도시에서 살고 있는 나는 시골의 삶을 전혀 모른다. 명절에 찾아갈 시골집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여행을 통해 접하는 시골이나 자연이 전부였다. 그래서 그런지 전원주택이나 귀농이 꿈이라는 사람들을 보면 조금은 고리타분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일까? 아마 결혼하고 난 후의 일인 것 같다. 도시와 너무 멀지 않은 곳에 마당이 넓은 전원주택에서 사는 것이 내 노후의 목표가 되었다. 아이들이 모두 크고 나면 도시와 30분 1시간거리의 한적한 곳에 넓은 땅에 마당과 집을 짓고 강아지도 키우고 화초도 키우면서 안락한 삶을 살고 싶다.

 

'10년의 시골라이프'를 보여준다는 작가는 시골에서 살지만 도시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귀농과 비슷하다. 자연을 누리며 그속에서 살지만 도시와는 너무 멀지 않은 곳.. 사실 평생을 도시에서 먹고 살았던 나 같은 사람에게 오지와도 같은 너무 먼 시골의 삶은 설레임 보다는 두려운 감정이 더 앞서게 될 것이다. 시골에 땅을 사고 직접 집을 지어 이사를 하고 너른 마당에 화초를 키우고 개를 키우며 사는 작가. 시골의 삶이 어떤 특별한 노하우가 있어야 하는것이기에 책을 낸 것일까? 물론 책은 귀농을 위한 준비사항이나 유의사항같은 것을 나열한 실용서는 아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겪은 시행착오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귀농 유의사항이 머릿속에 정리되기 시작한다. 귀농이라고는 하지만 논밭을 갈아 농사를 짓는 일은 없다. 그가 하는 것은 이웃의 소소한 일상을 살피고 바람소리를 듣고 화초를 키우고 주말이면 그에게 주어진 자연환경을 누리면서 휴식을 하는 것뿐. 이 얼마나 환상적인 귀농인가. 바람이 불면 나무 열매가 지붕을 두드리고 연탄을 갈고 이웃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자체가 얼마나 행복을 주는지 '사는게 참 행복하다'란 책의 제목만 봐도 너무나 부러운 삶이다.

 

특별한 이야기는 없다. 특별한 노하우도 없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귀농 10년의 삶이 보여주는 소소한 일상들이 너무나도 부럽다. 무엇보다 주말이면 아무 소음없이 바람과 나뭇잎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며 마당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하니 배가 아프기까지 한다. 작가가 보여주는 일상과 함께 담겨있는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그곳의 풀내음 하나하나가 내곁에 남아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농부의 일상은 농사로 시작해서 농사로 끝날 것 같은 단조로움의 연속이라 생각했지만 이웃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 하나하나가 시골에서는 특별한 사건이 된다는 것도 흥미롭다.

 

도시생활자가 도시를 떠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당에 소복히 쌓인 눈으로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어 친구를 삼고 싶다. 마당에 놓인 내 의자를 탐내는 도둑고양이와 친구가 되고 싶다. 계절마다 피는 꽃의 내음과 함께 책을 읽고 싶다. 그런 여유로운 삶 속에 친구들을 초대해 가끔은 수다도 떨고 싶다. 전원 생활이 꿈인 많은 사람들에게 더더욱 환상을 갖게 해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사는게 참 행복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그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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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
최민석 지음, 유별남 사진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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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불우한 이웃을 돌보는 것은 시간이 남아돌아 할 일이 없는 어르신들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사회에 나와서 일을하면서는 경제적으로 아주 힘든 사람들을 접하게 되면 '인생을 어떻게 살았기에 저렇게 되었을까?'하고 그들의 힘겨운 삶이 꼭 그들의 '나태함의 결과'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시간이 조금씩 흐르고 나도 이런 저런 상황을 겪다보니 '내 맘대로 되지 않는게 삶'이란 생각과 더불어 직장에서 경험하게 된 '봉사활동'을 계기로 조금씩은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열렸던 것 같다. 그럼에도 가끔 광고에서 월정액 후원을 하는 여러 단체들의 이야기를 보게 되면 단돈 몇만원이 왜 그렇게 선뜻 내놓기가 어려웠던지... 두둑한 월급을 받으면서도 내가 먹고 쓸 돈이 없다는 생각에 후원이란 것은 고민의 대상이기만 했었다.

 

몇년전 어느날 언니의 소지품 속에서 무뚝뚝한 표정의 흑인아이 사진 하나를 발견했다. 아이의 사진옆에는 간단한 신상들이 기록이 되어있었는데 공부하는 학생의 신분이라 수입이 없음에도 언니는 월드비전을 통해 아프리카의 아이를 후원하고 있었던 거다. 머릿속에 번뜩...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홈페이지를 통해 바로 아동의 후원을 신청했다. 이제 나는 결혼도 했고 돌보아야할 아이도 있고 더욱 아껴야하는 삶이지만  아이가 있다보니 아이들이 불행한 것 만큼 가슴아픈 일이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런 분야에는 관심이 전혀 없는 신랑이 알게 될까봐 말을 하지 못 하고 시작한 후원. 사실 신랑은 지금도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다. 이제 난 전업주부이고 둘째도 태어났으며 신랑의 빠듯한 월급으로 네 식구의 살림을 꾸리면서 후원하는 아이도 두명으로 늘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가끔은 고민하게 된다. 후원 아이를 한명으로 줄여야할지.. 아니면 내 아이의 것을 줄여 계속 후원을 해야할지... 그런 고민을 계속하는 사이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의 희망 기록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를 만나게 되었다.

 

 

 

 

이 아이들의 눈에서 희망을 배웠습니다. 당신에게도 그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 오지여행 전문서적인 줄 알고 실수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사버린 탓에 인생항로를 급선회하여 월드비전에 입사해 홍보팀에서 일하고 있는 ] 직원에 의해 씌여진 책이다. 월드비전 사업장이 있는 전 대륙을 방문하여 그들을 믿고 후원금을 보내고 있는 후원자들에게 현장의 상황과 사업내용을 알리기 위해 글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정기적인 간행물등을 통해 사업장에서 어떤 사업이 이루어지는지, 후원금은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안내를 듣기는 하지만 나 또한 가끔은 정말 제대로 쓰이고 있는 것인지, 후원금은 왜 아이의 가정에 직접 전달이 되지 않고 단체에서 운영하게 되는것인지에 대한 의문들이 많았기 때문에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반갑기도 했다.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나의 조금은 우스운 모습을 발견했다. 멋진 사진이 많은 에세이를 내심 기대한 것인지 '이쯤은 절절한 사연이라고 할 수 없잖아?','왜 조금더 극적인 사진이 없을까?'하는 생각이 한편에서 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창피한 상황이다. 도대체 얼마나 더 어렵고 힘든 상황을 이야기 해야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간 오지를 여행한 이야기들을 접해왔던 터라 그마저도 면역이 되었던 것일까?

 

 

 

" 제대로 먹여주지 못하는 엄마라는 게 너무 미안해서 밤을 새워 울었어요. 내가 울자 이기가 옆에서 따라 울었죠.

  아기를 안고 달래는데, 아기가 깃털처럼 가벼워 또 울었어요. "     P23

 

 

 

우리 가족이 한번의 외식비용 3만원으로 한달을 살 수 있는 그들의 삶자체가 극적인 것을 난 무엇을 더 원했던 것일까? 볼리비아의 18살 된 어린 엄마의 인터뷰에 가슴에서 흘러넘치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었다. 내가 두 아이의 엄마인지라 더욱 피부에 와 닿는 것 같다. 넉넉한 상황이든 어려운 상황이든 아이에 대한 사랑만큼은 더하고 모자란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아기가 깃털처럼 가벼워 울었다는 엄마의 한마디에 넉넉한 냉장고 속에 먹을 것이 없다는 이유로 끼니를 거를 나의 모습이 참 한심스러워 진다. 모유가 부족해 분유를 함께 먹는 이제 태어난지 6주가 된 둘째 딸아이가 '참 행복한 환경에서 태어나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절로하게 만들어준다.

 

기관을 통해서 후원하는 사람이라면 가끔 가질만한 의문중에 하나가 '왜 당장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내 후원금을 직접 전달해주지 않는 것일까?'이다. 월 정액으로 후원되는 금액은 아이의 두손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월드비전에서 관리하면서 예방접종,식사,교육등에 사용되고 있고 '선물금'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별도의 돈을 직접 전해줄 수가있다. 이 또한 너무 자주 주게 되면 의존도가 높아지고 후원아동이 다른 아동들의 질투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이용하는 건 좋지 않다고 한다. 나 또한 이런 궁금증이 있는 상황에서 선물금을 보냈었는데 아이는 아주 밝은 표정으로 내가 보낸 선물금으로 구입한 물건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서 보내왔었다. 새로 구입한 교복을 들고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한 사진속에서 아이는 가장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돈인데 왜 직접 돈으로 주지 않고 우물을 파고 교육을 하냐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깨끗한 물이 없어 아이들이 설사병으로 죽어가는 마을의 한 집에 매달 후원금 3만원을 준다면, 그 돈으로 매달 생수를 사다 마시는 방법 외에 이 결연아동이 깨끗한 물을 마실 방법은 없다. 마을에 학교가 없어서 이웃마을로 매일 1~2시간씩 걸어서 학교를 가는 아이의 교육에 3만원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P 125

 

 

 

월드비전은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게 아닌 근본적인 원인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책을 통해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 그리고 각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사업 내용들을 접하면서 머릿속에 품고 있던 의문들은 깨끗하게 해소 되었고 이런 부분이 후원자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사실 '월드비전'에서 출간한 책이라고 하니 후원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은 책을 접하길 꺼려할 지도 모르겠다. '기관을 홍보하는 듯한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테니까. 물론 후원자들에겐 궁금한 여러가지 상황을 해결해주기도 하지만 책은 대부분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최민석 작가와 함께 동행한 사진작가 유별남. 남자둘이 함께한 여행아닌 여행들은 그들의 인생도 많이 바꿔 놓은 듯 했다. 그들은 책을 위해 그곳에 갔지만 눈물을 흘린 날들이 더 많은 듯 했다. 남자들이 왜 그렇게 눈물이 많은 것인지.. 그들의 글과 사진속에도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아동 노동 착취, 에이즈 감염, 초경도 시작하지 않은 아이의 조혼, 여성 차별, 자녀들 앞에서 '거지'신분을 이야기 해야하는 부모...상상하기 조차 힘든 가슴아픈 상황들을 접하게 되면서 내가 얼마나 행복한 상황에서 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그리고 후원을 계속 이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다짐하게 된다. 지금도 내 주변에는 처음의 나처럼 생각은 있는데 단돈 몇 만원이 빠듯해 선뜻 후원을 하지 못 하는 사람들이 여럿있다. 그러면서 별다방에서 마시는 커피를 즐기고 문화생활을 하고 매일 외식을 한다. 한번의 외출만 줄이더라고 어려운 아이 한명을 살릴 수 있음에도.. 그렇게 갈등과 고민의 갈림길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두 남자의 특별한 여행을 통해 나 또한 배움과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을 갖게 되었다.

 

 

 

" 지금 울지 않으면, 그대는 언제 무엇을 위하여 울 것인가?"  P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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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여기 또 하나의 연예인이 써내려간 책이 발간되었다. 그들의 유명세만 믿고 출판되어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는것이 바로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이 출간하는 책들이다. 호기심에 나도 몇몇권을 접해보았지만 늘 그렇듯이 특별한 주제없이 무슨 화보집을 보는 것 마냥 눈만 즐거운 책들이 대부분이었고, 가끔 소설을 써내려가는 연예인들의 책을 보자면 결국 남는게 없는다는 느낌만가득했기에 이후부터는 그들이 쓰는 책이라면 의례 뒷전으로 생각했던게 사실이다. 그런 내가 공효진의 신간 '공책'을 추천하는 이유? 일단 난 그녀의 팬이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능청스런 연기나 패션스타일에 호감이 가는건 사실이다. 얼마전 뒤늦게 '미쓰 홍당무'란 영화를 보면서 공효진의 매력을 듬뿍 느꼈고 능청스레 주책맞은 연기를 하는 공효진의 모습에 왠지모를 공감과 동정심이 생겼었다.  

다행히 공효진의 '공책'은 신변잡기식 책이 아닌 주제가 있는 에세이집이라고 한다. 그녀가 무엇을 말했을까? 삶?패션??? 특이하게도 그녀는 '환경'을 이야기한다. 그녀가 평소 환경에 신경쓰고 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 소소한 것들을 사진과 함께 담았다고 하니 더더욱 호감이 가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환경을 위해 실천하는 것들을 독자들과 함께 하고 싶다니 이렇게 좋은 취지의 책은 마구마구 읽어줘야 할 것 같다. 

 

 

 이십여 년 여행하고 깊이 있는 독서를 해온 저자가 '여행자의 독서'를 테마로, 여행지와 이에 어울리는 책들을 그의 카메라에 담았던 사진들과 함께 구성한 독서에세이이다. 

 책 소개에 나와있는 이 한줄만으로도 왜! 꼭 이책을 읽어야하는지에 대해서 설명이 다 되는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그리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이것보다 더한 매력이 있을까? 여러가지 여행들을 생각해보았지만 독서를 위한 여행이라든지 여행지와 어울리는 책들이라는 신선한 주제에 대해서는 생각해본적이 없다. 물론 나또한 여행을 할때마다 여행지에서 읽을 책들을 챙겨가는건 사실이지만 난 지난 괌여행에서 그림같이 멋진해변에 앉아서 추리소설을 읽고 있었으니 말이다...--;; 여행지와 어울리는 책들이라.. 생각만해도 정말 매력적이다. <책을 읽기 위해 떠나는 여행...> 이 꿈만 같은 여행을 나도 한번 계획해보려한다. 아이가 둘이 있는 아줌마지만 이런 여행만큼은 나홀로~ 또는 통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 아!!! 뭘까 이런감정은~ 생각만해도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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