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스 문도스 - 양쪽의 세계
권리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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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게도 책을 읽기전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나에게 낯익은 작가도 아니었고 뜻을 알 수 없는 제목에 당연히 '소설'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수 많은 에세이를 읽어봤지만 이렇게 소설스러운 표지와 제목을 가진 에세이는 처음이었으니. 작가의 이름도 강렬하지만 온통 주황빛을 발산하고 있는 책의 표지도 강렬하다. 더불어 작가의 이름이 외자에 '리'이다보니 자꾸 '북한'이 떠오르기까지 한다. 동갑내기 작가와 통했다고 해야하나? 서른 셋의 나이에 45개국을 여행했다는 그녀가 가보고 싶은 나라는 '북한'이라고 한다. 한겨레문학상 수상 작가 출신이라고 하니 내가 낯을 심하게 가리는 '수상작가' 출신의 그녀가 풀어놓는 여행담은 어떨까?(분명 그녀는 여행기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이것은 여행기가 아니다.
 
 

1979년. 나와 동갑내기 작가의 글. 그래서 더욱 호기심이 일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서른 셋의 나. 그녀는 내가 가지지 못 한 자유를 한껏 누리고 있음이 부럽기도 하고 어린 나이부터 홀로 떠나는 여행을 감행했던 그녀의 용기가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분명 작가는 여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과 뒤섞여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나고 해외 거리에서 노숙을 하는 등 수 많은 위험속에서 여행을 지속했다. 정말 간이 배밖으로 나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신변의 위험은 생각지 않는 대담함이 그녀가 얼마나 당찬 사람인지를 보여주었다. 자로 재듯이 계산하는 여행이 아닌 단순함. 그것 또한 그녀의 매력이 아닐까?
 
첫장을 펴는 순간 이건 철학서인지 문학분류인지 구분이 되질 않는다. 정말 에세이가 맞는 것일까? 그 흔한 여행사진 한장 나오지 않는다. 에세이나 여행서에는 글에 딱딱 맞아 떨어지는 멋진 사진이 함께 있음을 어쩜 당연하게 생각했던 나에게 '당황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더불어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늘어놓는 방대한 문학적 지식이란~ 동갑내기 동성 작가의 이야기다보니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질투가 날법도 했는데, 그러기 보다는 '참 많은 장점과 매력을 가진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어차피 이렇게 된 바에야, 나는 이 책이 서점과 도서관 직원들을 혼란스럽게 했으면 좋겠다. 여행기에 놓아야 할지, 철학에 놓아야 할지, 예술 일반에 놓아야 할지, 아니면 문학과 취미 사이 애매한 선반에 애매하게 놓아두어야 할지 토론이 벌어져도 괜찮다. p268
 
 

 

글을 쓰면서 의도했던 것일까? 작가의 말처럼 과연 이 책을 '에세이'로 분류하는 것이 맞을지에 대한 물음이 생긴다. 세계 곳곳의 여행담을 기록한 이 책은 어쩜 그녀의 일기장과도 같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좋은 곳의 꼭 가봐야하는 명소'에 대한 언급도 없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활과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그와중에 겪는 수 많은 일들로 인한 그녀의 생각들... 더불어 앞서 말했듯이 많은 문학작품에 대한 언급까지.. 어쩌면 그때그때 생각하고 느꼈던 일들에 대한 기록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맞을 것 같다. 그런 느낌때문인지 남의 오래된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가 친구를 마주보고 쉴새없이 릴레이 수다를 떨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든다.

 

조금은 냉소적인 그녀의 문체에 처음엔 적응이 안되어 여성작가라는 것을 몇차례나 확인하며 글을 읽는 웃지 못할 일들도 있었다. 철학적인 내용들과 잘 알지 못하는 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그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작가의 입담과 유머감각 때문에 그녀의 글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많은 매력을 가진 친구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에 작가에 대한 검색까지 해보았는데 그녀의 첫 인상은 글에서 처럼 '배짱이 두둑해 보였다'는 것. 인물검색 결과 그녀는 '소설가'로 되어있지만 '여행작가'라는 타이틀이 어쩜 더 어울릴 것 같다. 오랜만에 너무 괜찮은 책, 정말 괜찮은 작가를 알게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나에겐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권리'라는 사람이 더더욱 궁금해진다. 내 평생에 걸쳐서 그녀와 같이 '무모한'여행의 경험은 오지 않을 것임이 확실하기에 그녀의 이야기를 다시한번 기다리게 될 것 같다.

 

 

 

여행이란 삶의 장기적인 계획에서 옆으로 빗겨 나온 일부이다. 다시 말해 여행은 계획되지 않은 삶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 중에 내가 무언가를 계획하기 시작했다면, 그 여행은 이미 여행이 아닌 삶의 영역 안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p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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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2
박동선 글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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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다닐때 가끔 메일로 돌던 재미있는 글에서 요... 캐릭터를 본 기억이 있다. 씸플하면서도 귀여웠던 캐릭터를 머릿속에 담아두고 가끔은 혈액형에 관한 재미있는 이 만화를 교육시간에 보여주어 환기를 시키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오~ 그런데 책이 나와 벌써 2권이 맞이 했다니...^0^ 그만큼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인기가 있었을 테지만 재미있는 만화가 한권으로 묶여있을 것을 생각하니 펴기도 전에 웃음이 절로 난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그 당시엔 국민학교였지만..) 혈액형은 A형이었다. 지금도 혈액형 검사 결과가 기록되어 있던 선생님의 노트가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 한반에 60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의 명단이 노트 한쪽에 아주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있고 그 줄의 맨 오른쪽에 해당 학생의 혈액형을 적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방식이었다. 몇학년때의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고학년때로 생각이 든다. 분명 나의 혈액형은 A형이었고 선생님 또한 그렇게 말씀해주셨다. 중요한 것은 나는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나의 혈액형이 A형이라고 생각했고 흔히들 말하는 혈액형별 성격유형도 딱 A형과 동일했다. 그런데 취업을 앞두고 신체검사를 했는데 세상에나!! 나의 혈액형이 B형이 아닌가?? 어찌 혈액형이 바뀔수가 있을까? 주변을 둘러보니 그 당시에는 이런식으로 자신의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던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다. 그리하여 나는 내가 좋아하는 A형에서 B형으로 새로(?) 태어났다...

 

그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2'를 펴기전에 과연 나는 어떤 혈액형 성격을 가지고 있을지 매우 궁금했다. 여전히 A형스러운 모습이 많이 있을지 B형 스러운 모습이 많이 있을지 말이다.. 혈액형을 따지는 것은 우리나라와 일본 뿐이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아무 의미없고 신빙성이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으나, 이 내용을 100%로 믿는다는게 아니고 그냥 재미있잖아!?!?!? 복잡하게 생각할 것이 뭐가 있을까?

 

 

 



 

 

혈액형 유치원으로 시작하는 만화는 학교, 회사, 사생활로 이어진다. 그런데 처음부터 빵 터지는 것이!!! 캐릭터의 아동화도 너무 앙증맞고 귀엽지만 유치원에서 보여주는 혈액형별 특성이 너무나도 웃겨서 한참 배꼽을 잡고 웃었다. 덕분에 자고 있던 둘째가 몇 차례나 깨고 말았다는 ㅠㅠ

특히 소풍놀이를 하는 혈액형별 반응은 O형과 AB형이 압권이었는데 ㅋㅋㅋ 즐겁게 보면서도 우리는 쉽게 보고 웃고 즐기는 만화지만 이런 예리한 부분까지 알고 있으려면 혈액형에 대한 상당한 지식이 필요하겠구나~ 만화가 결코 쉬운거은 아니겠다~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런데 나는 웃고 즐기면서 만화를 보면서도 아무리 봐도 A형 타입이란 말이지.. B형의 모습은 나에겐 거의 없는데,,, ㅋ 뭐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아님 내가 오랜 세월을 A형이라고 착각하고 살아서 그렇게 변한 것일까? 나의 A형 스러운 면을 보여주는 몇 편이 있어서 골라봤다. ㅋㅋ

 

 

 



 

A형 : 10월 1일부터 다음 해 1월 계획을 세워 스티커도 붙이고 스탬프도 찍으며 꼼꼼하게 기록한다.

 

B형 : 운 좋게 다이어리가 하나 생겼다면 필기용, 낙서용으로 그때그때 용도가 바뀐다.

 

O형 : 처음에는 열정적으로 쓰다가 점점 간단해진다. 그리고 어느새 잃어버린다.

 

AB형 :  그다지 중요한 건 안 적는다... '허경영을 불러봐 롸잇 나우!' ㅋㅋㅋㅋ

 

 

 

 




 

 

A형 : 최고급 케이스와 긁힘 방지 보호 필름으로 스마트폰을 항상 새것과 같은 상태로 유지한다.

분류의 달인인 A형은 어플도 용도와 목적에 맞게 폴더별로 분류한다.

 

B형 : 재미를 추구하는 B형에게 스마트폰은 종합 엔터테인먼트 상자!

단, 지나치게 재미를 추구하다 보면 충동적으로 어플을 구매할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한다.

 

O형 : 개성 넘치는 O형에게는 스마트폰도 개성 표현의 수단!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과 선호한ㄴ 어플의 신봉자가 되어 여기저기 입소문을 내고 다닌다.

 

AB형 : 시니컬한 AB형... 스마트폰도 역시 전화기일 뿐.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재미삼아 볼 만한 책. 그리고 머릿속을 식히고 싶을때 특히 화장실에 갈때 유용하게 읽힐 책.

하지만 혈액형별 특성을 잘 파악해서 주변인이나 아이의 교육에 접목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웃음 속에서도 지식이 있는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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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보통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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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이후에 오랜만에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만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하면서도 딱히 재미있다.. 생각할 만큼의 작품이 많이 없었던 것 같다. 무언가 심심한 가운데에서도 중독성을 일으키는 것. 그게 그녀의 매력일까? 지난해에 읽었던 '빨간 장화'가 너무나도 나의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오랜만에 만나는 작품 '소란한 보통날'은 어떨지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소란한 보통날이라... 소란한 것이 일상이라면 얼마나 시끄러운 가족의 이야기일까?

 

 

 

 

에쿠니 가오리가 들려주는 유쾌하고 잔잔한 가족의 일상!


 

아빠와 엄마, 딸 셋과 아들의 대가족 미야자카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이 책은 엉뚱하기도 하고 유쾌하기도 하고 잔잔한 무언가도 담겨있는 가족 소설이다.

항상 말이 없지만 언제나 가족의 편이 되어주는 아빠, 나이가 들었음에도 소녀같은 감성을 잃지 않는 엄마, 가족에게 이유를 밝히지도 않고 임신중에 이혼을 감행하는 큰딸 소요, 자살을 두번이나 감행한 사차원 둘째 시마코, 소설의 화자이자 고등학교 졸업 후 진학도 취업도 하지 않고 놀고 있는 셋째 고토코, 특별한 취미 생활로 학교에서 정학을 당한 막내아들 리쓰. 등장인물의 성격만 보더라도 특이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차분함과 담백한 글솜씨 덕분인지 수 많은 '꺼리'를 가지고 있는 그들의 일상은 어쩜 무미건조해 보이기까지 한다.

 

책을 다 읽고 머릿속에 정리를 해보니 이렇게 많은 사건에 노출되어 있는 가족이 또 있을까? 하지만 그들은 '가족'이라는 이름 하나로 서로를 믿고 큰 힘이 되어준다.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질 무언의 규칙들도 많이 자리하고 있고 그 누구도 그 룰에 대해 언급하거나 불만을 가지는 사람도 없다. 그런 덕분인지 문밖에서 바라보는 고토코 가족의 일상은 말 그대로 매일이 '보통날'처럼 느껴진다.

 

 

 

 

비 오는 날은 쓸쓸하다.

왜인지는 모른다. 아니, 나는 그것이 진짜 쓸쓸함인지조차 잘 모른다. 처음 시작은 막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였다. 수업 중이었다. 내 자리에서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심장이 뚝 떨어져나간 듯한 느낌, 아랫도리가 텅 빈 것처럼 허전하고, 한없이 허무한 느낌.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표현은 '싸했다'였다.   P25

 

 

 

표지의 분홍 빛이 봄을 맞은 나의 마음을 설레이게도 했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에쿠니 가오리의 달콤하고 담백한 표현이 가슴깊이 와 닿았다. 덕분에 간만에 제대로 된 그녀의 작품을 만났다는 생각과 함께 흠뻑 내용과 글에 취해서 읽어내려갔던 것 같다. <죽음. 시마코 언니는 무슨 심정으로 알지도 못하는 장소에 혼자 가려 했던 것일까. p21> <겨울의 좋은 점 하나는 창문에 김이 서리는 것이다. 바깥이 추우면 추울수록 유리가 뽀얗고 차갑게 흐려진다. 물방울이 맺혀 흐르기도 한다. 공기는 나빠도 방 안은 따뜻하고 고요하고 고립되어 있다. p68> 누구나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장면들에 대한 표현이 마치 쓰디쓴 커피에 따뜻한 우유를 가득부터 부드럽게 만든 것 처럼 느껴졌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장면 하나하나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전에 나와있는 단어만으로 이렇게 아름답게 묘사할 수 있다는 것에 다시한번 놀라면서 그 덕에 내가 고토코가 된 것 같은 착각으로, 그래서 그들의 소란한 보통날이 나의 것인냥 착각하면서 읽어내려갔다. 그렇게 나는 아무것도 없이 집에서 쉬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가족의 일상을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철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생각이 깊은 스무살의 고토코가 되어 있었다.

 

 

 

때로 인생에 대해 생각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시간에 대해, 그 동안에 생기는 일과 생기지 않는 일에 대해, 갈 장소와 가지 않을 장소에 대해, 그리고 지금 있는 장소에 대해. 대개는 낮에 인생을 생각한다. 그것도 아주 날씨가 좋은 낮. 싸늘한 부엌에서. 전철 안에서. 교실에서. 아빠를 따라간 탓에 혼자서만 심심한 책방에서. 그런 때, 내게 인생은 비스코에 그려진 오동통한 남자애의 발그레한 얼굴처럼 미지의 세계이며 친근한 것이었다. 내 인생. 아빠 것도 엄마 것도 언니들 것도 아닌, 나만의 인생.   P188


 

 

분수 옆 벤치에 앉아 마지막 전철을 보았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모두들 아주 어른스러워 보인다.

나이를 먹으면 먹는 만큼 어른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른이 되면 주변도 훨씬 질서 정연해 질 것이라고.  P 194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우리의 일상은 매일매일이 '소란함의 연속'이란 생각이 들었다.  제 삼자의 눈으로 남의 가정을 살피면 타인의 가족은 조용하고 수월하고 아무일도 없을 것 같이 생각이 들지만, 막상 깊이 들여다보면 그 가족 나름대로의 문제나 고민, 행복과 규칙들이 일어나고 있으니까. 매일 반복되어 지루할 것 같은 삶 속에서도 크고 작은 일들로 채워지는 것이 또 다른 하루 이니까.. < 타인의 집 안을 들여다보면 재미납니다. 그 독자성, 그 폐쇄성. 가령 바로 옆집이라도 타인의 집은 외국보다 멉니다. 다른 공기가 흐릅니다. 계단의 삐걱거림도 다릅니다. 비상약상자에 담긴 약의 종류나, 곧잘 입에 담는 농담, 금기 사항이나 추억도. 그것만으로도 저는 흥분하고 만답니다.>  이런 이유로 색다른 가족 이야기를 썼다는 에쿠니 가오리... 타인의 집은 외국보다 멀다는 말이 백배 공감이 가는 그런 책이었다.  셋째 딸 고토코의 시점으로 잔잔하게 가족에 대해 풀어주는 소소한 이야기들은 마치 그들의 집을 몰래 들여다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세하기에 몰래 훔펴보는 재미와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과 정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비록 고토코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목표없는 20대였지만 가족안에서 누구보다 더 많은 생각과 더 많은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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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 '아침편지' 고도원의
고도원 지음, 대한항공 사진공모전 수상작 사진 / 홍익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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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가끔은 하늘을 보자'... 가끔 생각나는 1990년작 영화의 제목이다. 이 영화를 직접 본적은 없지만 익숙이 제목을 떠올릴 때마다 과연 내가 생을 살아오면서 한템포 쉬며 하늘을 보았던 적이 있었는지... 하는 생각을 깊이 해보게 된다. 오랜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커피와 함께 풀면서는 잠깐 짬을 내어 하늘을 바라본 적이 한번도 없던 것 같다. 아이와 슈퍼에 잠시 나가던 어느날 "엄마 하늘에 달이 너무 이쁘지요~"하는 아이의 귀여운 말에 무심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매일 떠 있는 달인데도 언제 봤었는지 새로운 느낌마저 들었으니까. 인생을 그렇게 팍팍하게 쉼없이 살아왔던 나를 반성하면서도 참 고쳐지지 않는 나쁜 버릇인 것 같다.
 
 출근을 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커피 한잔과 함께 저녁 동안 도착한 메일을 확인하는 거였는데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항상 구독했음에도 선뜻 먼저 열어지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밤동안 수 많은 업무관련 메일이 있었고 어떤 일들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하루의 계획을 세우는 것도 정신없었기 때문에 가끔은 개봉하지도 않은 그 메일을 휴지통으로 삭제하는 경우도 종종있었다. 단 몇 줄의 내용으로 그동안 쌓인 피로도 풀며 정신적인 위안도 되었던 그 메일을 읽을 몇초의 여유도 없었던 것이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는 저자가 낯선곳에서의 여행중에 자주 하는 말이라고 한다. 지금 현재의 위치에서 벗어나 낯선곳을 접하다 보면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감사한 생활속에서 살고 있는지를 수시로 느끼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어찌 여행에서 분이랴. 매일 매시간 내 삶을 에워싸고 있는 모든 것들에 순순히 감사하며 세상과 악수하는 것이 행복에 보다 더 가까워지는 일이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서문을 보니 벌써 긍정의 에너지가 마구 쏟아지는 것 같다. 언젠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나 자신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본적이 없을 것이다. 그 시간동안 눈을 감고 지나온 생을 돌이켜보고 가슴에 손을 얹고 나 자신에게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줘서 너무 고맙다.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순간 가슴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던 기억이 난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는 나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것들과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한번 꺼내 주었다.
 
 
 
밥을 지을 때는 물을 잘 맞춰야 하고, 집을 지을 때는 기초를 잘 다져야 하고, 시를 지을 때는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
말을 지을 때는 거짓이 없어야 하고, 마무리를 지을 때는 깔끔하게 해야 한다.
생활의 전반에서 짓는 일만 제대로 한다면 걸림돌이 없다.
나는 지금 제대로 짓고 있는지, 내가 짓고 있는 것들을 한 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P 13
 
 
 
 
행복을 상상하라. 주위으 모든 것과 하나라고 느끼는 순간에 기쁨과 감사로 충만해지는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기분이 좋을 때, 우리는 인생의 밝은 면만을 보게 된다. 우리는 이런 저런 경험으로부터 한 가지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삶에 대해 상상하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삶에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 기 코르노의 <<마음의 치유>> 중에서 -                                                                                          P 101
 
 
 
 오래전에 나는 시를 참 좋아하는 소녀였다. 시는 짧은 글 속에도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도 또 수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해주어 너무 매력적이다. 고도원의 글들은 그런 시와 같다. 일상에서 느껴지는 것이지만 소소하게 지나쳤을 우리들과는 달리 세심함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간다. 그리고 너무 길지 않은 글 속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에세이라고 하는 이 책은 어쩜 그 어떤 자기계발서 보다 더 삶과 사람,나 자신을 충전시켜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그의 글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대한항공 사진 공모전의 아름다운 사진들도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화려한 색감의 사진들에도 불구하고 사치스럽거나 과장된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오히려 그의 글들과 함께 천천히 사진을 감상하며 더 한템포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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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47kg 되는 디톡스 혁명 - 굶어 죽을 걱정은 절대 하지 마라
서은경 지음 / 성안당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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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톡스 = 명사 : 몸안의 독소를 없애는 일 ]

 

 

 태어나서 지금까지 다이어트라곤 해본적도 없고 해야겠다는 생각도 한번 안해봤던 나다. 큰아이를 낳고도 원래 몸무게인 47kg으로 한달만에 돌아갔던 몸이기에 둘째는 회복이 느리다는 주변의 이야기에도 '그래도 나는...'하며 왠지 모르게 빠른 회복에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출산후 120일이 되었지만 조금(?) 남아있는 살들이 부담스럽게도 빠질 기미가 안보이고 더불어 골반도 제자리가 어디였는지 벌써 잃어버린 것 같다. 확실히 둘째는 회복이 느리구나..하는 생각과 더불어 누가 모유수유를 하면 살이 잘 빠진다고 했었는지.. 모두가 뻥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이제 몇킬로 남아있는 살들을 저멀리 보내버리고 2개월이내에 '내 바지'를 입을 계획을 세워본다.

 

 개인적으로 살면서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여자이기에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살을 빼기위해 전쟁을 벌이는 일을 자주 목격했다. 원푸드 다이어트,바나나 다이어트를 시작으로 무작정 굶기와 단식원, 그리고 한방에 의한 살빼기와 식품이나 의약품을 복용해서 하는 살빼기까지... 오~노우... 그때마다 '아.. 먹느라고 돈쓰고 빼느라고 돈쓰고...'하는 생각도 들긴했지만 먹는 것이야 말로 인간의 원초적인 기쁨이니 조절을 못 하는 것은 십분 이해가 갔다. 나 또한 밥통이 작아서 그렇지 배가 고프면 손발이 떨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체질이니까. <디톡스>다이어트 법은 생전 처음들어보는 내용이었는데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다이어트 법인지 '네이뇬~'을 검색하다 보니 수 많은 내용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과연 내 몸안의 독소를 어떻게 처리해서 살을 빼는 것일까? 더불어 원래 내 몸무게인 47kg이 누구나 될 수 있다니... 무지막지하게 관심가는 책이 아닐 수 없다.

 

 저자인 서은경 원장은 한방 다이어트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것 같다. 20년간 비만 치료를 담당하면서 겪었던 일들과 그간 쌓아온 내공으로 이번 책을 집필했으니 필요한 액기스만 쏙쏙 담아져 있는건 어쩜 당연한 결과이겠고, 무엇보다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에 필요한 내용들만 담았으니 읽기도 실행하기도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책의 첫장을 넘기면서 그동안 알고 있던 다이어트 상식에 많은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자 비록 '다이어트'책이지만 첫장부터 흥미진진한 경험까지 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우리가 흔히 범하고 있는 다이어트에 대한 5가지 오류 및 진실( p5~6 )

 

첫째, 강도 높은 운동을 해야 살을 뺄 수 있다.

→ 운동으로 살을 뺄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라.

둘째, 물은 최대한 많이 마실수록 좋고, 쵯고한 하루 8컵 이상 마셔야 한다.

→ 물은 칼로리가 없지만 많이 마시면 다이어트에는 불리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셋째, 식욕을 이기지 못하는 것은 정신력의 문제다.

→ 식욕은 정신력보다는 무의식과 감정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넷째, 주변에 날씬한 사람들이 많으면 스트레스만 받을 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날씬한 사람들 주위에서 살수록 다이어트 성공률이 높아진다.

다섯째, 굶는 다이어트는 몸을 해친다.

→ 굶으면서 빼는 다이어트가 오히려 몸을 건강하게 만든다.

 

 

 

 

 

 책의 각 장에서 다이어트에 대한 흔한 오류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 다루어 지고 있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체질이 있다고들 하고 물은 0칼로리이기 때문에 상관없이 오히려 물을 자주 많이 마셔야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하지만 수분섭취의 대원칙은 "갈증이 나면 물을 마시고 그렇지 않으면 굳이 마실 필요가 없다"라고 한다. 다이어트 중에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은 몸의 체온을 높게 유지해야 다이어트의 효과가 극대화되는데 물을 자꾸 마시면 체온이 그만큰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오.. 그럴 듯 한 이야기다. 더불어 먹고 싶을때 먹으란 실행원칙은 따르기 힘든 것도 아니니 따로 기억하지 않아도 너무나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니까. 더불어 서은경 원장은 "배고플때 먹고 졸릴때 자는 것이 가장 현명한 건강법"이라고 한다. 나도 예전에는 1시에 잠이 들고 낮잠은 전혀자지 않는 생활을 했지만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 지금은 저녁잠은 11시가 되어도 졸리면 바로 누워 자기 시작한다. 임신을 하고 아이 둘을 돌보니 체력적으로도 많이 딸리기도 하지만 안잔다고 뭐 생기는 것도 아닌데 굳이 잠을 피해야 할 이유가 없단 생각이 더욱 들었기 때문이었다. 물과 음식,잠을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서은경 원장의 지침을 그래도 잘 따르고 있었다니 ㅋㅋ 그러기에 더욱 기억하고 신경써서 실천해야하는 다이어트 법이 아니라 친근한 생각마저 든다. 오호... 난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가기가 한결 수월하지 않을까?

 

 

 



 

 

 아무래도 '다이어트 방법서'라는 생각을 하니까 중요한 것들을 메모하고 표기하고자 나 또한 형광펜을 옆에 꺼내두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나도 세심하게 중요한 원칙과 실행방법들은 알아서 줄이쳐있다. 20년간 비만치료를 하였고 더불어 저자 또한 여성인지라 세심한 곳까지 신경썼음이 많이 느껴진다. 위의 내용은 변비를 유발하는 원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용을 읽고 주변 사람들을 생각해보니 정말  과식하거나 종일 먹을 것을 달고 사는 지인들이 변비가 있다는 사실에 동의하게 된다. 나와 딸래미는 신랑이 부러워하는 '쾌변녀'인데 우리 또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 만큼만 먹기에 평생 변비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나보다. 이렇게 먹고,자고,싸고~의 습관만 잘 들이는 것이 몸안의 독소를 빼는 첫 걸음이라고 하겠다.

 

 독소를 가장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건강법은 적게 먹고 많이 배설하는 '소식 배설 건강법'이라고 한다. 오장은 육부가 비어 있을때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육부가 가즉 차 있는 동안에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개념이 디톡스 다이어트의 핵심이다보니 '건강한 단식'으로 본격적인 다이어트 법이라고... 단식이라.. 난 절대로 배고픈 것을 못 참는데 어찌 굶고 살까.. 더불어 단식다이어트는 '요요현상'이 극에 달하는 방법으로 알고 있는데,, 저자는 단식이란 음식중에서 음과 식을 구분하여, 음(飮)은 허용하고 식(食)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준다. 즉, 건더기가 없는 음료는 마시되 건더기가 조금이라도 있는 음식은 위를 자극하여 운돋하게 하므로 피하라는 것이다. 항암치료이전에 단식한 환자의 치료 효과가 월등히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하니 단식이 건강을 찾는 방법임에도 틀림이 없어 보인다. 단식이 1주일 이상 진행되면 오래된 세포, 병든 세포, 늙은 조직, 염증 세포 심지어 암세포 덩어리까지 파괴된다고 하니 이것이 진정한 티독스 효과가 아닐까? 더불어 무작정 굶은 단식이 아닌 허용가능한 음식과 그 양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고 있다. 살빼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질문에 그에 대한 답도 각장에 조금씩 수록되어있다.

 

 이 책의 매력은 무엇보다 실천하기 너무나도 쉬운 방법이라는 것(실천하기 어려운 다이어트는 실패할 확율이 높으니까..)과 읽기 쉬운 분량에 핵심사항은 밑줄까지 쳐져있는 쎈스를 발휘 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단식어록'과 '다이어트 성공 암시문'은 독자들이 살빼기와의 전쟁에서 실패하지 않도록 격려해주는 서은경 원장의 남다른 선물이라 느껴진다. 정말 쎈쓰가 짱이신듯.^^ 나도 곧 몸안의 독소를 없애는 방식으로 쉽고 간편하게 예전의 몸으로 돌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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