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님의 서재

김태훈 칼럼리스트가 평한 "유발하라리가 쓴 건축 책 같다" 라는 말이 무슨말인지 단번에 딱~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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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건축으로 세상을 조망하고 사유하는 유현준 교수의 색다른 시선에 대해 공감하는 바가 많았다.

기후,문화,변종으로 여는 글에서부터 감탄사가 절로 터져나왔다.

문화와 생각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 공간을 중심으로, 시간의 흐름대로 정리해가며 쓴 책(?) 인 것 같다.

동서양 두 문화가 다른 특징을 갖게 된 이유는 두 지역의 강수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강수량에 따라 밀농사와 벼농사로 구분이 지어진다.

밀농사는 땅 위를 혼자 걸어다니면서 씨를 뿌리기 때문에 관개수로를 지어야 한다거나 토목공사를 해야하는 벼농사에 비해 협력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니 밀농사를 하는 무리들은 강한 평등 의식이 자리 잡아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반면 벼농사를 하는 무리들은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타인과의 상호관계를 중요시하는 정도에 따라 벼농사와 밀농사, 한자와 알파벳, 바둑과 체스, 절대적 가치관과 상대적 가치관, 벽 중심과 기둥중심의 건축양식,

개미와 벌, 관계와 기하학, 고대와 현대, 실제 공간과 가상공간, 인간 관계와 창조에 이르기까지 차이를 만들어 낸다.

건축에 얽매이지 않고 과학, 역사, 문화를 아우르며 종횡무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정신없이 빠져 읽다보면 어느새 코로나 이후의 세계의 공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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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이 동양인들은 상대적 관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비어있는 공간을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도시의 빽빽한 공간보다 자연이 한 눈에 보이는 시골 풍경을 더 좋아하는 걸 보면 나의 조상님은 한국인..ㅎ

얼마전 도산서원에 다녀왔는데 그렇게 마음이 편안하더라니 다 이유가 있었다.


이 책의 다양한 각도에서의 조망도 무척 좋았지만, 이야기에 맞춰 사진과 평면도가 수록되어 있어 이해하기 쉽고,

건축에 대해 조금씩 눈을 뜨는 느낌이 들어 한층 풍부해지는 느낌이었다.


『 총균쇠 』 나 『 사피언스 』 를 흐름에 따라 쭈욱 읽고 나면 아니 읽다보면 왠~지 내가 똑똑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기후,지리,문화,세대를 아우르는 책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되지만 도저히 몇마디로 정의할 수가 없다.

감히 말하건대, 이 책 저 두 권을 읽은 것만큼이나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