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이 두 분의 글을 좋아해 빼 먹지 않고 읽지만, 특히 그 사회의 가치/통념의 억압성을 전복시키는 빼어난 글들은 볼 때마다 늘 뼈 아프다. 진보라는 장식을 달고 도덕적으로 저들보다 낫다며 자위하며 사는 나에게 불시에 날아오는 채찍같은 글 들이다.


불륜사회
제도 밖의 사랑이 불륜이라면 사랑 없는 제도 또한 불륜이다. 결혼의 첫번째 조건이 사랑이 아님을 공공연히 인정하는 불륜의 사회가 불륜을 비난하는 풍경은 우습고 가련하다. 타인의 불륜보다 내 불륜을, 사랑을 잊어버린 나를 먼저 슬퍼할 것.
- 출처 : gyuhang.net(김규항), 2017/02/22 -

참조 없이 창조없다. 내가 생각하는 표절(剽竊)은 다르다. '절'자에는 "조용히, 살짝"이라는 뜻도 있다. 표절은 읽기에 기반한 창조다. 그래서 표절은 기원이나 원본 논쟁과 무관하다. 좋은 글은 훌륭한 생각과 그 생각을 몸 밖으로 꺼낼 수 있는 능력, 표현력의 결합이다. 표현력을 기르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온몸이 열려 있어서 무방비로 세상을 받아들일 때 '저절로' 나오는 경우고, 하나는 독서다. - 출처 정희진 칼럼, 한겨레 17/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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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02-28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김규항과 정희진 글을 좋아합니다. 건조하며 느끼하지 않고 군말이 없는 문장들이 좋더군요..

에로틱번뇌보이 2017-02-28 22:59   좋아요 0 | URL
동감합니다.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기도 전에 이미 마음 속 깊이 박히는 글 들인 것 같습니다. 이 두 분 글은

cyrus 2017-02-28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인의 결점을 잘 보면서, 정작 자신의 결점을 못 보는 사람이 많아요. 반성을 잃어버린 나를 먼저 부끄러워해야겠습니다.

에로틱번뇌보이 2017-02-28 23:04   좋아요 0 | URL
누군가에겐 도끼같은 글이라지만, 이 두 분의 글들을 볼 때마다 진땀을 흘립니다.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