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대화 - 1분 만에 바로잡는 45가지 기술
요코야마 노부히로 지음, 황혜숙 옮김 / 밀리언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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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과 얘기할 때보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또 적절히 리액션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대화를 잘 하고 있는가 생각을 해본다. 그저 상대가 말하는 것에 대해 고개만 끄덕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을 듣고 있는 척하면서 딴청 부리는 것은 아닌가? 나는 상대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를 바라면서 정작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면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대충 말해도 잘 알아듣고 눈치껏 행동하는 반면 한 번에 이해하지 못하고 몇 번을 되묻거나 엉뚱한 답을 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사오정이라고 말하는데 말센스가 없거나 눈치가 없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말을 잘 이해하고 대화가 어긋나지 않게 하는 데는 한 끗 차이라고 본다. 아무렇게나 생각나는 대로 대충 말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저렇게 센스가 없을까 답답해하기도 한다. 물론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기질도 있겠지만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서도 반드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의 내용은 주로 직장 상사와의 대화에서 신뢰를 잃지 않고 제대로 이해하고 행동한다는 이른바 눈치 빠른 직원이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물론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상대방이 적절히 이해를 하고 또 두루뭉술하게 말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이런 대화도 가능할 것이다. 꼰대 같은 직장 상사의 경우 자기 말이 무조건 옳다고 밀어붙일 것이기에 그저 감탄하면서 메모하는 척하며 들어야만 한다. 어디까지나 정상적인 상대와 대화를 한다는 가정하에 책에서 말하는 방법대로 듣고 확인하고 질문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상식적이지 않는 사람과 대화를 할 때에도 가령 고객을 상대하는 경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도 소개를 한다. 책에서 말하는 대로 행동하고 실천한다고 100% 통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디까지나 책에서 예를 들어준 방식으로 대화를 하는 노력을 하다 보면 길이 열린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책의 제목은 어긋난 대화를 바로잡는다고 하였지만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어긋나기 전에 대화를 바로잡는 기술이다. 이미 어긋나버리는 순간 되돌리기는 힘들 것이고 어긋나기 전에 즉 상대로부터 눈치 없다거나 말귀를 못 알아듣는 말을 듣기 전에 선제적으로 질문을 하거나 리액션을 통해 상대가 정확히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대로 내가 일을 지시하는 입장이라면 상대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정확히 전달하고 확인하는 자세도 필요한 것이다. 즉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내용이다. 1분 만에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1분이 아니라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식이 쌓여서 지혜가 되듯이 노력들이 쌓여 기술이 되고 실력이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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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골든타임을 잡아라
김피비.그레이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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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말들이 많다. 실체도 없는 자산에 투자를 한다는 것이 석연치 않을 수도 있고 하루아침에 자산 가치가 0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비관론자들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하락세를 보이던 비트코인이 다시 최고점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비트코인을 주식 종목의 하나로 볼 수도 있지만 가치를 매길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반발이 많다. 주식에 대한 투자는 기업에 대해 공부를 하고 분석을 하면 적정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하지만 비트코인은 그냥 도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비트코인의 탄생 배경이나 블록체인 및 분산 원장에 대한 기술, 거래량 등을 모두 공부한다면 어지간한 기업 분석하는 것만큼 이 어렵다. 변동이 심한 자산이라고 하지만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로 변동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블록체인 기술이라거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근본적인 차이점 등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지는 않다. 원리에 대한 이해라기 보다 전적으로 투자자의 입장을 고려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책의 표지에 역대급 규모의 변동성이 시작된다고 하였는데 거시적인 관점에서 어떤 이벤트가 있을 것이니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기 보다 차트와 거래량 등을 이용한 분석이 주를 이루었다. 주식 투자에서도 차트를 보는 것이 기본인데 비트코인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가 투자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나의 자산을 늘리기 위함인 것이다.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라면 다소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같은 알트 코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었단 것은 이제 제도권 안으로 암호화폐가 들어왔다는 것인데 그만큼 변동성이 줄어들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정부에서 인정하였으니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관심을 가지게 될 텐데 그렇다면 단기간에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기는 어려워진 것 같다. 이제 알트 코인에도 눈을 돌리는데 최소한 어떤 기술이며 거래량, 자산 가치 등을 알아보지 않고 무작정 투자하는 것은 묻지 마 주식 투자랑 마찬가지인 것이다.

책은 말 그대로 실전 비트코인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떤 전망이 있고 전 세계에서 암호화폐를 인정할 수밖에 없기에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논리보다 거래량을 보고 현재 하락 신호인지 상승인지 등을 판단하고 매수와 매도를 하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내가 비트코인에 투자한 이유도 분산 원장 같은 신기술에 대한 이해를 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함이 목적인 것이다. 코인 투자해서 수억 원을 번 사람도 있지만 수억 원을 날린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주식투자와 공통점인 것이다. 하지만 항상 교과서적인 말은 안정적인 자산에 자기 투자하라는 것이다. 비트코인이나 알트 코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주식의 한 종목으로 접근해서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본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고 싶은 투자자라면 이 책을 읽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암호화폐 시장의 전망에 대해 알고 싶다면 말리고 싶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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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입 수시.정시 입시컨설팅의 모든 것 - 한 권으로 끝내는
박영식 외 지음 / 데오럭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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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말로 나도 고3 학부모는 처음이라 대입 입시를 준비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조언을 해줘야 할지 어렵다. 내가 대학을 가던 시절 30년 전에는 그냥 학력고사 한 번으로 결정이 되었기에 별로 고민할 것이 많지 않았다. 나의 성적에 맞게 원하는 대학과 학과를 정해서 가면 그만이었다. 지금은 대학 입학을 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필수라서 거의 취업에 준하는 수준으로 정보를 습득해야 할 것 같다. 그냥 공부만 잘해서 수능 성적만으로 대학에 갈 수도 있지만 할당된 인원이 많지 않고 대부분 수시로 학생을 선발하므로 그에 맞게 공부를 한다. 1학년 때부터 본인이 원하는 대학, 학과에 맞게 과목을 선정해서 공부를 하고 자신의 강점에 맞는 전형을 선택하여 공부한다. 얼마나 효율적이냐 아니냐를 논할 수는 없고 우리는 거기에 맞춰서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라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말 그대로 입시 컨설팅에 대한 내용으로 특정 학과를 졸업하여 진로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해서까지 논하지는 않았다. 하긴 2025년에 입학하여 졸업하기까지 4년이 걸린다고 쳤을 때 5년 뒤에는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모를 일이다.

대학마다 전형에 대한 주요 사항을 정리하였는데 전형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라 고3이 되기 전에 미리 챙겨야 할 내용인 것 같다. 지금 와서 자신의 전략을 수정할 수는 없으니 고등학교 입학할 때부터는 읽어야 할 내용들이다. 주요 학과에 대한 전형에 대한 설명은 가장 인기 많은 '의, 치, 한, 수, 약'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문과에서 인기가 많은 경영, 경제 학교ㅑ에 대해서도 다루었는데 기초 학문에 대해서는 인기가 없어서인지 깊이 있게 다루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쉽다. 하지만 모든 학과를 대상으로 할 수 없으니 가장 선호도가 높은 학과를 선정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도 모른다.

특별 전형도 워낙 다양하여 농어촌전형, 기회균등전형, 특성화고 전형이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해당 사항이 없어 그냥 참고만 하였다. 주요 대학교에 대한 입학 전형 및 입시 결과 분석을 보면서 내가 갈 수 있는 대학, 가고 싶은 대학에 맞게 향후 전략을 세우면 되는데 고3의 경우 1학기 기말을 끝으로 내신은 끝이 나므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면접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었는데 말을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잘 피력해야 하므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조리 있게 말로 표현해야 하므로 단기간 내에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장기 계획을 가지고 준비해야 할 부분도 있다. 책의 제목은 2025 대입이지만 2025년 대입만을 준비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학 및 학과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므로 앞으로 어떻게 목표를 세우고 준비해야 할지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가이드라 본다. 책의 두께고 방대하고 한 번에 다 읽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 입시용어부터 다시 찬찬히 읽어보고 2025년 대입 전형별 입시에 대한 이해를 하고 지원전략을 살펴보고 최소한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준비를 하는지부터 다시 공부하였다. 자녀의 성공 요건 중 하나가 아빠의 무관심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최소한 무관심한 아빠가 되지 않고 뭔가 도움이 되기 위한다면 자녀들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모라면 읽어보고 자녀들과 함께 대화의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꼭 읽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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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피엔스 - 전혀 다른 세상의 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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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언제쯤 가능할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만나서 급속히 발전하는 듯하면서 알파고라는 녀석이 등장하여 바둑 대국에서 세계 랭킹 1위를 이기는 것을 보고 다들 경악하였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잊히는 듯했다. 그렇다가 챗 GPT라는 녀석이 등장하여 1년도 되지 않아 가입자를 폭발적으로 늘리면서 우리 삶에 빠르게 파고들었다. 무서운 기세였는데 이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챗 GPT가 없으면 불편할 정도이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필수품이 되었고 이제는 AI도 마찬가지이다.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구분되는 것 같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키오스크 사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는데 이제는 스마트 기기도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 되었다. AI 사피엔스란 이렇게 AI와 함께 살아가는 신인류를 뜻하는 것이다. 책의 제목처럼 단지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 그리고 그 활용법에 대한 고찰 정도라면 4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을 채우지 못했을 것이다. 책에서 다루는 것은 AI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이며 우리의 기업들이 놓치고 있는 것과 앞으로 챙겨야 할 것들에 대해 알려주기보다 일침을 가한다. 우리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음에도 스스로를 너무 평가 절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꼬집는 것이다.

나보다 나이가 10살에서 20살 정도 많은 분들은 우리나라가 과학이 앞서고 기술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위성도 자력으로 발사시키지 못한다고 핀잔을 준다. 외국에 나가보면 우리가 정말 가난하고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쟁을 겪고 이렇게 단 기간 내에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었으며 조선, 자동차, 반도체, 인공지능,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두 잘하는 나라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물론 반도체 강국이라고 하지만 원천 기술이 없고 경쟁력이라면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야근을 마다하지 않고 장시간 근무하는 부지런함 일 것이다. 그 배경에는 아직 개도국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개도국 시절에는 1등을 쫓아서 열심히 모방하고 빨리빨리 생산하면 되었다. 그렇게 해서는 2등을 벗어나지 못한다. 1등이 되기 위해서는 근면함을 넘어 창의력이 필요한데 우리는 학교 공부를 잘하고 좋은 대학을 가서 대기업을 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도 많이 변했지만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맞아가면서 배워야 한다고 했고 직장에서도 아직 선후배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다.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라고 강조한다. 문제는 이렇게 해서는 최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만든 갤럭시 폰이 기능면에서는 아이폰보다 뛰어나지만 충성층을 많이 확보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다른 관점에서 지적을 한다.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이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것을 경계하고 걱정을 하기에 당장의 고객인 학부모들을 타깃으로 하였지만 잠재 고객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결과이다. 결과를 놓고 보면 이렇지만 처음부터 예견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유야 어떻든 최종 선택은 고객의 몫인 것이다.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실패한 것이다. 과연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것이 100% 옳은지 그대로 따라 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민감한 주제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제시하였고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여러모로 생각해 볼 아젠더를 도출한 것이라 본다. 20여 년쯤 전에 내가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것을 보고 필요도 없는 것 돈 아깝게 왜 사용하냐고 핀잔을 주시던 어른이 있었다. 몇 년 뒤에 그분을 포함하여 모든 분들이 휴대폰을 사용하였다.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있다. 변화를 굳이 거부하면서 내 원칙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변화의 물결을 따라가거나 주도할 것인가? 답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알면서도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서일까? 각자의 판단이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최소한 안주하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주제들에 대해 그냥 받아들이는 것보다 스스로의 판단으로 재해석하고 판단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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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Andersen, Memory of sentences (양장) - 선과 악,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
박예진 엮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센텐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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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어른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초딩처럼 말다툼하는 글을 보았다. 기억나는 댓글 중 하나가 그렇게 '어휘력 딸리고 맞춤법도 틀리는데 동화책이라도 읽고 배우세요'라는 것이었다.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해 아이들이나 읽는 동화책이라고 폄하했는지 모르겠으나 동화가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은 하고 있다. 책의 제목처럼 동화는 어른들을 위한 책인지도 모른다. 무심코 읽었던 아기돼지 삼 형제의 경우도 돼지가 늑대에게 잡아먹히고 빨간 구두의 경우 죽을 지경까지 춤을 추게 만들어 결국 다리를 잘라내고야 만다는 끔찍한 내용이다. 어린 시절에는 별생각 없이 읽었으나 성인이 되고 나서 생각해 보면 피 튀기는 무시무시한 내용이다. 그런데 동화를 쓴 원작자인 안데르센은 독자들이 어떻게 읽고 해석할 것이라 생각하고 동화를 썼을까?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여 현실을 다소 풍자하기 위함이었는지 그냥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쓴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동화도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냥팔이 소녀를 보면 당시에도 빈부격차가 심하여 잘 사는 아이들은 행복하게 살지만 가난한 아이들은 학대를 당했다는 것이다.

동화를 읽다 보면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아름다운 공주가 잘생긴 왕자를 만났다거나 백조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새의 상징인 것처럼 말한다. 예나 지금이나 논란이 되고 있는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일침일까? 아니면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것일까? 왜 공주는 예뻐야만 하고 활달한 성격을 가지면 안 되며 항상 왕자를 기다려야만 할까? 인어공주에 등장하는 왕자는 아름다운 공주의 모습을 보고 반한 것인데 그렇지 못하다면 위기에 빠진 왕자를 구해주지 못하는 것일까? 안데르센 본인이 어릴 적에 외모 때문에 따돌림받았던 기억이 남았기 때문일까? 미운 오리 새끼 같은 걸작을 탄생시켰고 동화 속 주인공은 널리 쓰인다.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는 동화는 어릴 적에 읽은 것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와닿지는 않는다. 저자도 그런 점을 충분히 고려한 듯하다. 각자의 시각에서 다시 한번 동화 속 문장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보거나 사유해 보라고 한다. 나도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가 아니라서 외모 지상주의를 반기지는 않지만 평범한 외모를 가진 유튜버보다 뛰어난 외모를 지닌 유튜버를 선호하는 것은 사실인 것이다.

책의 구성은 동화 속 줄거리 중 서론 부분을 먼저 이야기하고 영어와 번역된 원문을 각각 보여준다. 그렇면서 자연스레 결말로 이어지는데 내가 아는 동화의 경우에는 상당히 친숙하게 와닿기도 하고 나름대로 재해석이 가능한데 일부 동화의 경우 처음 접하였기에 줄거리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 말인즉슨 책에 나온 동화들은 필독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와서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읽어보지 않은 작품의 경우는 읽어야겠다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재해석한다면 어떻게 될지도 궁금했다. 영어도 어차피 덴마크어를 번역한 것이지만 어려운 단어가 별로 없어서 한글 번역본과 함께 읽으며 나름대로 의역해 보며 읽는 재미도 있었다. 저자도 그런 것을 고려해서 영어 문장을 실었을 것이다. 책이 두껍지는 않으나 여유 있게 내용을 음미하며 읽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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