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피엔스 - 전혀 다른 세상의 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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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언제쯤 가능할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만나서 급속히 발전하는 듯하면서 알파고라는 녀석이 등장하여 바둑 대국에서 세계 랭킹 1위를 이기는 것을 보고 다들 경악하였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잊히는 듯했다. 그렇다가 챗 GPT라는 녀석이 등장하여 1년도 되지 않아 가입자를 폭발적으로 늘리면서 우리 삶에 빠르게 파고들었다. 무서운 기세였는데 이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챗 GPT가 없으면 불편할 정도이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필수품이 되었고 이제는 AI도 마찬가지이다.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구분되는 것 같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키오스크 사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는데 이제는 스마트 기기도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 되었다. AI 사피엔스란 이렇게 AI와 함께 살아가는 신인류를 뜻하는 것이다. 책의 제목처럼 단지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 그리고 그 활용법에 대한 고찰 정도라면 4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을 채우지 못했을 것이다. 책에서 다루는 것은 AI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이며 우리의 기업들이 놓치고 있는 것과 앞으로 챙겨야 할 것들에 대해 알려주기보다 일침을 가한다. 우리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음에도 스스로를 너무 평가 절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꼬집는 것이다.

나보다 나이가 10살에서 20살 정도 많은 분들은 우리나라가 과학이 앞서고 기술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위성도 자력으로 발사시키지 못한다고 핀잔을 준다. 외국에 나가보면 우리가 정말 가난하고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쟁을 겪고 이렇게 단 기간 내에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었으며 조선, 자동차, 반도체, 인공지능,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두 잘하는 나라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물론 반도체 강국이라고 하지만 원천 기술이 없고 경쟁력이라면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야근을 마다하지 않고 장시간 근무하는 부지런함 일 것이다. 그 배경에는 아직 개도국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개도국 시절에는 1등을 쫓아서 열심히 모방하고 빨리빨리 생산하면 되었다. 그렇게 해서는 2등을 벗어나지 못한다. 1등이 되기 위해서는 근면함을 넘어 창의력이 필요한데 우리는 학교 공부를 잘하고 좋은 대학을 가서 대기업을 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도 많이 변했지만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맞아가면서 배워야 한다고 했고 직장에서도 아직 선후배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다.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라고 강조한다. 문제는 이렇게 해서는 최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만든 갤럭시 폰이 기능면에서는 아이폰보다 뛰어나지만 충성층을 많이 확보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다른 관점에서 지적을 한다.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이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것을 경계하고 걱정을 하기에 당장의 고객인 학부모들을 타깃으로 하였지만 잠재 고객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결과이다. 결과를 놓고 보면 이렇지만 처음부터 예견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이유야 어떻든 최종 선택은 고객의 몫인 것이다.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실패한 것이다. 과연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것이 100% 옳은지 그대로 따라 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민감한 주제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제시하였고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여러모로 생각해 볼 아젠더를 도출한 것이라 본다. 20여 년쯤 전에 내가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것을 보고 필요도 없는 것 돈 아깝게 왜 사용하냐고 핀잔을 주시던 어른이 있었다. 몇 년 뒤에 그분을 포함하여 모든 분들이 휴대폰을 사용하였다. 세상은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있다. 변화를 굳이 거부하면서 내 원칙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변화의 물결을 따라가거나 주도할 것인가? 답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알면서도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서일까? 각자의 판단이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최소한 안주하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주제들에 대해 그냥 받아들이는 것보다 스스로의 판단으로 재해석하고 판단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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