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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단 하루가 남아있다면 - 삶의 끝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
김인선 지음 / 서울문화사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내게 단 하루가 남아있다면 무얼하겠나요?" 라고 이 책을 받자마자 SNS에 남겼다. SNS의 지인들이 많은 댓글을 남겼다. 그 중에서 재미난 것도 진지한 것도 많았다. '나는 단 하루의 나무를 뽑겠다' 라고 하는 분이 있었는데 그 이유가 많은 사람들이 심을테니까 그럼 다 죽고 난 이후에 나무가 넘 많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그 사람의 발상에 피식- 웃음이 났다. 대부분이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가족을 만나러 가겠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할까봐 아무일 없다는 듯이 인사하고 여행을 떠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러한 많은 이별 모습이 이 책 속에 담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을때 나는 조금 놀랐다.
'호스피스'에 관련된 책을 작년초에 읽었었다. 읽고 상당히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많이 울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눈물이 맺을뻔하기까지만 했다. 다행이었다. 버스안에서 울 수는 없지 않은가?-ㅎㅎ 이 책은 호스피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호스피스라는 직업,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 곁을 지켜주는 건지, 그리고 그들 곁에서 무얼 해주는 건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걸 이 책에서 얘기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호스피스'라는 네 글자의 직업의 무게를 말이다.

그리고 삶과 죽음을 얘기를 조곤조곤 한다. 크게 슬프지도, 나쁘지도 않게. 그렇기 때문에 내가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거 아닐까?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조금 담담하게 엮어간다. 직접 겪은 이야기도 있고, 주변 자원봉사자들이 겪은 일들도 많다. 항상 죽음 앞에서는 담담해지기 어렵고, 많이 겪는다고 해도 익숙해지지 어려운 것이 죽음. 어떤 사람은 죽음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기도 하다가 인정하기도 하고, 처음부터 조금은 초연한 사람도 있고, 그리고 삶에 대한 욕망이 강해서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마지막이라는 그 순간, 자신이 잘못한 일 그리고 보고 싶은 사람들이 가장 생각나는지... 많은 사람들이 후회 되는 일의 잘못을 빌고 보고 싶은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떠난다. 대부분이 사람들이... 그렇게 죽음을 맞이한다. 특히 암과 같은 불치병과 시한부선고에 있는 사람들이 그러한데, 치료를 거부하고 그들은 죽음을 받아들일려고 노력한다. 그 곁을 지켜주고 '동행'해주는 것이 호스피스들이다. 그들이 많은 이들의 죽음까지의 과정을 함께함으로서 조금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내게 단 하루가 남아있다면> 이라는 책을 저자처럼 담담하게 읽어내려가면서 나도 죽음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사실 아주 가끔 생각을 하곤 하지만 무섭고 두렵다. 내가 죽고나면 '나의 생각'이라는 게 없어지는 것 같아서 무섭다. 하지만 언젠가 내가 겪어야할 일이라면 죽음이 언제가 됐든 내가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미련없이 떠나기가 쉽겠냐만은 적어도 가족들에게, 자식들에게 둘러쌓여 행복하게 눈 감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말이다. (책 속에서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안타까웠다.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