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은 매일 조금씩 안녕이라 말한다
게리 스탠리 지음, 최은정 옮김 / 반디출판사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책을 중간쯤 읽었을때 나는 제목의 의미를 이해했다. '그리핀은 매일 조금씩 안녕이라 말한다'는 의미는 이중적이었다. 게리부부에게 '안녕'이란 우리나라의 안녕과 같은 이중적의미었다. 'Hi'와 'Bye'의 의미를 가진 안녕이라는 의미는 내 가슴을 흔들어댔다. 당신들도 그 의미를 알게 된다면 이 책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자, 어떤 책인지 한 번 봅시다.

 

책의 겉표지와 같이 '개' 또는 애완동물 혹은 반려동물에 관한 책임을 알 수 있었다. 읽지도 않았는데 왠지 가벼움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이 책은 시작부터 나를 설레게 했다. 평소에 강아지를 엄청 좋아한다. 하지만 부모님은 강아지에게 나는 특유의 냄새가 집에 베긴다고 싫어하시고, 여동생은 어릴때부터 동물공포증이 심각한 상태여서 우리집에서는 애완동물이라고는 제대로 키워본 적이 없다. 있다면 내가 억지로 가져온 햄스터 몇마리와 남동생이 시장에서 사온 몇백원짜리 병아리를 할머니가 베란다에서 키웠던 일이 전부다. 원채 집에서 동물을 반기지 않다보니 햄스터는 금새 죽었었다. 남동생이 어려워하는 나를 위해 아파트 앞 화단에 고이 묻어줬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병아리는 할머니가 젊었을 적에 양계장했던 기억을 살려 벼슬이 쏟아날 정도로 키우셨지만 어느날 아침에 기름이 둥둥 떠진 삼계탕을 나는 보아야만 했다. 물론 입도 댄적이 없다. 그런 나에게 애완견을 키우는 것은 로망과도 같은 일이다. 로망 같은 일을 하는 게리의 글을 읽기 시작했다.

 

난 얼마 읽지도 않았는데, 이 책이 벌써 맘에 들어버렸었다. 조금 읽었을 뿐인데, 이 책 내 맘에 쏙들어오는 문구가 있었다. 게리의 아버지가 게리에게 한 말이었다. "너는 네가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처럼 될꺼다. 그러니 친구를 신중하게 선택하도록 해라." 평소에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말들이 적혀있었다. 이것은 친구를 가려서 사귀라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주위 환경에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이다. 친구라는 것도 사실은 부모님과의 관계부터 시작하여 어릴 때부터 간직해온 내 모습과 비슷한 친구를 만나게 되는 것 뿐이다.

 

그리고 조금 더 읽다보니 또 마음에 구절이 보인다. "세상에는 달랠 수 있는 상실과 달랠 수 없는 상실이 있다. 달랠 수 있는 상실은 점차 극복해 나갈 수 있지만 달랠 수 없는 상실은 평생 살아가면서 고스란히 견뎌내야 한다." 이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나는 교과서가 아닌 이상 책에 줄을 긋거나 표시를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노란형광 색연필과 포스트잇으로 표시를 안할 수가 없었다. 하지 않으면 놓칠 것 같은 문장들이 속속 보이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오랜만에 포스트잇을 꺼내어 약 10군데에 깔끔하게 붙혔다.

 

반려동물, 거의 개와 함께 했던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는 책이다. 그들과 생활하고 느끼며 일어났던 일들을 적어놨다. 그리고 그들과 생활하면서 있었던 사소한 일들로부터 크나큰 의미를 이끌어내어준 예쁜 책이다. 그리핀과 다시 만날 상황에 놓였지만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얘기했다. "단지 미래의 고통이 두려워서 현재의 사랑을 놓치고 싶지는 않아." 나에게는 감동 그자체였다. 사실은 나 역시 얼마전에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현재의 사랑에 대해서 고민했었다. 정말 심각하게 고민했었는데, 친구가 얘기해줬다. 뭘 그렇게 두려워하냐고, 니가 이제껏 경험해왔던 것이 두려운거냐고, 그리고 친구는 그렇다고 너 지금 그 마음을 포기할꺼니?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서 두려워하고 피할꺼니? 라고 얘기했다. 나는 당연히 No를 외치며 내 마음을 굳혔다. 현재의 내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고 앞으로 오지 않은 미래는 두려워하지 않고 힘차에 나아가리라 생각했다. 그때의 기억을 다시금 생생하게 기억시켜주었다.

 

이 책 정말 예쁜 책이다. 주옥같은 예쁜 글들이 담겨있다. 왜 고민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쉽게 읽히고 이렇게 나에게 스며들듯이 잦아드는 위트와 감동이 있는 이책. 편안하게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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