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거의` 첫 지하철을 타고 나와 바른생활맨과 콩나물국밥으로 어제의 해장을 하고, 3.5키로를 걸어 도서관에 왔다.

주민등록증 만들고 처음 온 도서관이 아닌가싶다.
신간코너에서 눈이 잽싸게 돌아 가장 먼저 집은 책이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이다.

새로운 시도는 쉽지 않고, 고난의 시간을 품는다는 당연한 진리를 본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는 책일은 즐거워 보인다.
책을 읽다 찾아본 작은책방에서 파는 책들의 직접 쓴 띠지들을 보니, `서점`이란 공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하고, 그것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일을 하며 생활을 한다는 것. 이 책에서 무언가는 `책`이다. 정말 좋아한다면, 길이 있는 것이 아닐까. 그 길을 끝까지 찾지 못하더라도, 길을 찾아 가는 길 또한 충분히 보람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이곳 시골 마을 작은 책방에서 서점의 정의를 다시 내린다. 서점이란, 그곳에 들어가면 반드시 책을 한 권이라도 사들고 나와야 하는 곳. 그곳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를 얻었거나 친구와 만남의 장소로 이용했다면 더더욱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책 구매 행위로 치러야만 하는 곳.

수십 곳에 달하는 어린이책 전문 서점은 위기에 올려 폐업 했을지 몰라도 그 자양분이 이어져 오늘날 전국에 100여곳에 달하는 어린이책 전문 도서관이 생기고 2000년대 한국 그림책이 르네상스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비록 문을 연지 6개월, 혹은 1년, 혹은 2년...... 짧은 시간의 바람같은 일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일이 매우 유의미한 까닭이 여기 있다. 의미없는 문화실험은 없다. 우후죽순 게릴라들이 혹은 굶어죽고 밟혀 죽는다 할지라도 결국엔 혁명이 전사로 이름을 남기는 법이니까.

역사학자 하워드 진으로부터도 상찬을 받은 아름다운 서점, 그러나 책은 그리 많이 팔리지 않는다. 전국에서 사람들이 명성을 듣고 찾아오지만 그들이 머무는 30여분, 서점 안은 카메라 찰칵이는 소리만 가득하고 독자를 그리워하는 책들의 기다림은 선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스마트한 독자들에게 서점이란, 책의 실체를 확인하는 곳일 뿐, 구매의 장은 온라인이기 때문이다. 효율과 정보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가격비교, `최저가`의 명패가 붙지 않은 어리석은 구매는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부산 `인디고 서원`

길담서원은 낯선 이를 냉대하지 않는 천사들의 집이다. 사람들이 꼭 이곳에서 책을 사지 않더라도, 그저 책이 있는 서점에 들러주는 것만으로도 그들 인생에 의미가 있을 거라 믿는다. 여기서 만난 새로운 책 하나를 인터넷에서 구매하거나, 혹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더라도 어쨌든 책이라는 존재가 그의 삶에 불 밝혀줏 등불이 된다면 고마운 일 아니겠나, 이야기한다.

알모는 이체 책을 잘 파는 일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싶어졌다. 책이 잘 팔려야 출판사들이 책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공들여 지은 책이 잘 팔려야 책을 쓰고 그리는 작가들이 창작활동을 계속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이 잘 팔린다는 것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이며, 어쨌든 종이책을 사랑하로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증명하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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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2015-12-18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읽고 궁금해서 지난 11월에 부석사 놀러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여기로 직접 찾아 갔는데 전원마을에 일반 주택인데 아저씨,아주머니가 사람좋게 반겨주어 꼭 책을 사야할가 같아서 10만원어치 책을 샀어요...늦은 밤에 가서 주변을 잘 못보았지만 느낌이 좋은곳이었어요..낮에 한번 더 가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