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백골 동서 미스터리 북스 137
오스틴 프리맨 지음, 김종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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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여름이면 읽어줘야할 것 같은 동서미스터리북스. 읽은책 반 안읽은책 반의 책꽂이를 보다가 보다가 골라낸 '노래하는 백골'

여덟개의 중,단편 모음집이다. 멋진 단편 하나 열장편 안 부럽다. 단편이라, 좋구나.
리차드 오스틴 프리먼의 이 책은 두 가지 면에서 시초이고 그것은 또한 그의 대부분의 장,단편의 중심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도서추리소설과 법의학이 그 것이다.

도서추리소설이란 시작부터 범인이 누군지 알고 범인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서술해나가는 방식의 소설을 말한다. 3대도서추리소설에는 프랜시스 아일즈의 [살의], 프리먼 크로포츠의 [크로이든발 열두시 삼십분] 그리고 리차드 헐의 [백모 살인 사건]이 있다. 삼대도서추리소설이라는 [백모살인사건]이나 도서추리의 창시자라는 리차드 오스틴 프리먼의 단편들이 그닥 재미있게 읽히지는 않았다.

이 책에 대한 별 지식없이 읽기 시작한후 그의 단편중 꽤나 쳐주는 '오스카 브러트스키 사건' 을 읽다가

'...그것은 직물의 작은 섬유조각이었네. 현미경으로 보고 여러 가지 색깔로 물들인 몇 가닥 섬유가 모인 것임을 알았네. 중요한 부분은 붉은 색으로 물든 양모섬유인데, 파란 물을 들인 면섬유도 있고, 노랗게 물든 황마 같은 섬유도 조금 섞여 있었네. 분명히 얼룩덜룩한 직물로, 여자의 드레스 조각인지도 모르네. 황마가 섞여  있는 것으로 보아 그다지 질이 좋지 못한 커튼이나 깔개 종류를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

굉장히 낯익은 섬유분석. 그리고 뒤로 갈수록 지문감식, 발자국조사등 과학적 추리들이 쏟아져 나온다. 부족하다고? 목이 잘린 시체의 머리에 피가 흐른 것은 어쩌구 혀의 상태를 보아 범인은 어쩌구 등 요즘 내가 열심히 보는 CSI를 떠올리게 하고 쓴웃음을 짓게 하였다.

왜 쓴웃음이냐. 그리고 왜 재미가 없었냐.
개성있는 탐정을 좋아하는 나의 개인적 취향때문이기도 하겠고,
당시(1910년대) 에는 첨단 기법으로 독자를 끌어당겼을 것이 분명한 "과.학.적. 추리"가 때론 우스워보일정도였던 것도 이유이고, 그렇다고 예전에 쓰여진 책들이 다 후지지 않는 것은
소설이 담고 있는 보편적인 재미나 철학( 철학까지는 거창하고, 삶의 쓴맛, 단맛에 대한 깨달음)인데, 이 책에서는 그것들 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술 넘어가는 것은 추리소설의 특성인가? 추리소설에 대한 나의 선호 때문인가?
아니면 가끔씩 나오는 아래와 같은 말들 때문인가? 정말 '누군가' 를 떠올리게 하지 않는가?
 The evidence says. 라고 말하는 안경쓴 남자.

손다이크가 말했다.
"아주 흥미 있는 민화로구먼. 훌륭한 교훈이 담겨 있네. 우리가 주의깊게 귀를 기울이기만 하면 우리 주변의 생명 없는 것들 하나하나가 저마다 스스로의 노래를 부를 것이라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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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8-08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순전히 개인취향인데요, 뭐. 고전에 가까운 추리물들이 이상하게 재미없더라구요. 다른 추리좋아하는 분들과 차이 많이 나는 부분도 주로 고전들이구요, 뭐, 그렇더라구요. ^ ^전 너무 개성강한 탐정들에만 혹하는 경향이 있어요. 흐흐

하이드 2005-08-0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구 생각해보니 도서추리물도 윌리엄 아이리쉬 책들은 끝나게 재밌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