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 탐험가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여기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이 있다.

제목은 '정신의 탐험가들' 이다. 이 책에서는 프란츠 안톤 메스머, 메리 베이커 에디, 지그문트 프로이트라는 각각 '인간의 정신'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최초로 발을 디디고 결실을 낸 3명의 선구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을 읽기 시작할때 내 머릿속에는 '심리학' 이라는 단어와 동일시되는 ' 지그문트 프로이트'라는 이름에 대한 얕은 지식밖에 없었다. 프란츠 안톤 메스머는 현대심리학이라는 영역에 첫발을 내디뎠던 인물이고, 메리 베이커 에디는 크리스천 사이언스 운동이라는 종교운동을 만들고 이끌었던 인물이고, 알다시피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심리학'을 비로소 현대적인 학문의 한 분야로 자리잡게 한 인물이다.

책을 읽으면서, 메스머라는 겸손하고 올곧은 신념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흡족한 기분의 만족감을 그리고 메리베이커 에디라는 불꽃같은 좀 정신이 나간듯한 광신도교주같은 여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불쾌감과 기이감의 만족감을 느꼈다면 프로이트에 대한 부분은 생각보다 잘 넘어가지 않았다. 작가역시 당시 살아있고, 평가를 내리기에 완결되지 않은  프로이트의 업적, 그리고 작가 자신이 도움도 많이 받은 그에대해 쓰기에 껄끄러웠다고 말하고 있다.

일단 슈테판 츠바이크는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걸출한 전기작가이다. 객관성과 정확성만이 그의 장점은 아니다. 그리고 다른 어떤 책보다 이 책에서 우리는 그의 대담한 이야기전개와 '사람'과 '시대'를 꿰뚫어보는 그의 명석함, 직관을 엿볼수있다. 

프란츠 안톤 메스머 : 콜롬버스처럼 새로운 학문의 대륙을 발견한 최초의 현대심리학자. 메스머의 비극은 그가 너무 일찍 나타났고, 또한 너무 늦게 나타났다는 사실에 있다. 그가 등장한 시대는 이성理性을 지나치게 자랑으로 여기고 직관은 무엇이 ‰永?싫어하던 시대, 즉 계몽주의라는 '수퍼 똑똑이' 시였다.부유하고 명석하고 겸손하며 모두에게 호감을 주는 메스머가 빈에서 처음 '자기치료요법'을 시작하면서부터 그가 빈에서 쫓겨나고, 프랑스로 건너가 그의 열렬한 추종자를 만들어내다가 어느 순간 몰락하고 스위스로 물러가 말년에야 그의 업적을 일부나마 인정받게 되기까지의 그 질곡있는 평생의 이야기이다.

메리 베이커 에디 : 가장 흥미롭게들 읽는 부분. 메리 베이커 에디라는 어렸을적과 젊었을적에는 신경증과 히스테리로 마비 상태가 대부분이었고, 배운 것 없고, 자기고집만이 불같은 여자가 만들어낸 크리스천 사이언스란 '오직 하느님만 계시다. 그리고 하느님은 선이기에 악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오로지 감각이 오류를 범한 것, 즉 인간의 '오류(error)'일 뿐이다.' 라는 절대명제 아래 '병'을 부정함으로서 '치유'의 효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이 타고난 조롱의 재주를 모두 쏟아부어 메리 베이커 에디를 비난했지만, 결코 자신에 반대하는 얘기에는 굴하지 않는 이 어느 소설책에서도 보기 힘든 불꽃같은 여자의 이야기는 그 여자의 탄생에서부터 죽음까지,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는 어느 소설책보다도 드라마틱하다. 그녀를 묘사하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방식도 너무너무 맘에 든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 위의 두 사람에 대해서 그 사람의 시대와 그/그녀를 그렇게 이끈 그/그녀의 심성에 대한 묘사가 많다면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대해서는 그의 업적과 그 학문에 대해 늘어놓는 것이 대부분이다. 프로이트의 책들을 보고 알았던 부분들을 밖에서는(최소한 츠바이크는)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글을 읽는것은 여전히 재미있다.

가장 흥미로운 세명을 모아서 프로이트편을 빼고는 빠르게 이 책을 완성했다던 츠바이크. 정말 젠장스럽게 멋진 책이다!

* 이 책에 나오는 역자서문, 편집자후기는 내가 정말 바라마지 않는, 후기와 서문의 본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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